설(구정)이 돌아왔다. 미국에서는 이를 '차이니즈 뉴이어'라고 부르지만, 당연히 별다른 행사는 없다. 그냥 어덜트 스쿨에서 차이니즈 뉴이어 관련 풍습을 가르쳐 준다거나 하은이 유치원에서 선생님들이 동양계 아이들에게 '해피 차이니즈 뉴이어'라고 인사해 주는 정도랄까?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한국 아이들에게 자기 뿌리를 가르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우리 '디사이플 한국한교'에서는 이번에도 설을 맞이하여 아이들에게 한복을 입고 오게 하는 것은 물론, 특별히 윷놀이 대회도 마련했다.

하지만 윷놀이도 배가 불러야 할 수 있는건 당연지사!  윷놀이 하기 전, 아이들이 교회 식당에서 이른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한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귀엽다. 하은이 옆에서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저 머리 큰 아이는 요즘 하은이에게 강력히 대시 중인 친구 아들 이헌이다. (이헌이! 너네 집 재산세 납부 명세서 가져 왔어? 이 장모님께서 사위감 심사하는데 꼭 필요하단 말야 ㅋㅋ) 

 

곧이어 윷놀이 시간이 돌아왔다. 프리스쿨 아이들(개나리 1반)과 킨더가튼 아이들(개나리 2반)이 먼저 치열한(?) 예선전을 치르기 위하여 빙 둘러 앉고 있다.

 

드디어 하은이 차례. 윷놀이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우리 하은이, 오늘은 도, 개, 걸, 윷, 모를 신나게 외치며 나무조각 4개를 겁나게 높이 공중으로 던져부린다. 얘야! 그러다가 담요 밖으로 벗어나 오히려 꽝 나올라!^^

 

폼은 그럴듯 했는데 '개'나 '걸'만 작렬하시니 좀처럼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우리 하은이다ㅋㅋ. 그러자 선생님들께서 윷조각을 여기까지만 던져 보라며 손으로 기준을 잡아 주신다.  

 

그러면 뭐하나. 역시 '개'인데 ㅋㅋ

하은이도 부끄러운지 금방 제가 던진 윷조각들이 주워 모은다. 일종의 증거인멸인가? ㅋㅋ

 

아이들의 윷놀이가 끝나자 한쪽에선 부모님 대항 윷놀이도 벌어졌다.

하은아! 시방 이 에미가 너를 뭐라 할 게 아니구나. 자신있게 참가한 윤요사의 3회 누적 성적은 '개', '도', 그것도 모자라 '빽도'까지 ㅋㅋ

 

그렇게 윷놀이가 끝나고 이제는 세배할 시간이다. 아이들은 미리 선생님들께 배워 놓은 세배하는 법을 따라 그럴싸하게 세배를 해본다. 아유~ 이 귀여운 것들!

 

아이들은 세배가 끝나자 마자 교장선생님께로 달려가 한글학교 측에서 미리 준비한 행운의 2달러가 들어 있는 세배돈 봉투를 잽싸게 받아 든다.

하은이도 세배돈을 받아 들고 기뻐하고 있다.(그러면 뭐하나... 이 돈은 곧 엄마의 지갑 속으로 즉각 회수될텐데^^).  근데, 하은이 머리에 꽂은 꽃핀이 너무 커서 꼭 평양어린이 합창단원 같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날 아이들은 학부모들이 도네이션 한 각종 학용품 선물 꾸러미도 받았는데, 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돈의 가치를 아직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오히려 세배돈을 받을 때보다 더 입이 쩍 벌어진다. 

그래... 이 엄마도 예전에 설날이 되면 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 세배하고 선물 받는게 그렇게도 좋았단다. 그게 벌써 2,30년 전의 얘기가 되어 버렸지만...^^

 

끝으로 오늘의 단체 사진.

가운데 앉으신 고현종 디사이플 교회 담임 목사님과 한복을 곱게 입으신 김혜순 한글학교 교장 선생님, 그리고 노란 잠바를 입으신 다섯 분의 고학력(^^) 선생님들과 수십여명의 철없는 아이들, 그리고 그 부모님들의 모습들이다.

내년 2월에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오늘의 이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하여 내가 의자에 올라가서 직접 찍은 귀한 사진 되시겠다.^^ 

 

그리고 며칠 후.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 또 주은이의 생일이기도 하다.

그래... 아직 임신 35주 밖에 되지 않았던 2년 전 발렌타인 데이였지.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 기념 외식을 어디서 할까... 하고 이 철없는 엄마가 짱돌을 굴리고 있을 때, 갑자기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우리 주은이가 1.99킬로그램의 미숙아로 태어났던 바로 그 날. 그리고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머, 그게 바로 저인가요?... 부끄러워라. 안녕하세요? 저는 발렌타인데이 걸, 두 살 민주은이에요.

 

썅! 기지배, 볼에다 손 올리고 청순한 척 하기는...ㅋㅋ 니가 이 귀여운 얼굴로 그동안 엄마에게 4번의 유선염과 2번의 젖몸살을 안겨주면서도 대차게 생후 10개월간 꼬박꼬박 모유수유를 받아 먹고, 밤마다 2시간 간격으로 한밤동안 평균 4회 이상을 깨주시면서 엄마에게 수면장애를 가져다 준 것도 모자라, 하루라도 변비에 걸려주기를 애타게 기다렸던 이 엄마의 바램을 무참히 깨면서 지금까지 하루에 평균 4번씩이나 똥을 싸제기고 있단 말이냐!!! ㅎㅎ

이제 넋두리는 그만 하고 데이케어에서 열린 주은이의 생일 잔치는 모습이나 살펴 보자. 우리 데이케어는 원생이 꼴랑 두 명 뿐인 관계로, 또 다른 원생이자 주은이의 첫번째 보이프렌드인 조나단도 오늘의 생일잔치에 함께해 주었다.

 

주은이 다 키운 생각에 눈물이 나올 뻔 했던 생일축하 노래가 끝나고(하하, 윤요사, 웬 청승은...), 자~ 이제 촛불을 끌 시간이다. 주은이가 촛불 두 개를 바라보며, 어라... 이걸 어떻게 끈다? 하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주변 사람들이 촛불 부는 흉내를 내자, 자기도 처음으로 약한 입김을 한 번 불어 본다. 주은아! 그렇게 약하게 불어서야 어디 촛불이 꺼지겠니?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촛불 하나가 꺼졌다. 그녀는 이제 다른 하나에 집중한다.

그래, 앞으로도 이렇게 무슨 일이든 하나 하나 배워 나가겠지... 세상은 결코 녹록한 곳이 아니란다.(그래서 이 엄마가 나중에 거친 세상에 나갔을 때 놀라지 말라고, 지금부터 집안에서 몸소 그것들을 가르쳐주는 거란다... 음하핫!)

 

아래 사진은 보이프렌드 조나단 엄마와 데이케어 집사님이 주신 주은이 생일 선물들. 조나단 엄마도 와줘서 고맙구, 무엇보다도 집사님! 이 풍선 데코레이션과 고깔 모자, 미역국...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을께요^^

 

그리고 저녁때 차려진 진짜 주은이의 생일 잔치.

불고기와 굴비, 계란 후라이와 시금치 콩나물 된장국(미역국은 아침, 점심때 먹었으니깐^^)이 전부이지만, 무시하지 말라! 이 모든 것이 전부 주은이의 페이버릿 반찬들이니깐^^ 헤헤, 하루에 너무 많은 케익을 먹으면 안되니깐 생일 케익도 이번엔 5달러짜리 컵케익으로 대신!

 

나는 요즘 하은이와 주은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안먹어도 배부르다. 하은이가 동생을 너무 아껴주고 주은이도 언니를 매우 따르기 때문이다.

나는 오빠와 나, 이렇게 남매로 자랐다. 우린 자라면서도 우애가 썩 좋은 편이었지만 장성하고 또 서로 결혼하고 나니, 일년에 서너번 집안 대소사 챙길때만 연락하는 그런 사이가 되어 버렸다. 어쩌다 아무 일 없이 그냥 안부 전화하면 서로 놀라는 그런 사이 말이다. 그러다보니 요즘은 오죽하면 서로의 이름이 스마트폰에 뜨면, 집에 무슨 일이 있나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냔 말이다.

그래서 나는 늘 자매 사이를 부러워했다. 예쁜 핸드백이나 옷이 나오면 같이 백화점 갈 수 있는 그런 사이. 맛집을 찾아 다니며 유행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 그리고 예쁜 아이들 옷을 보면 조카들 얼굴이 저절로 떠올라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게 되는 그런 사이 말이다.

나는 하은이와 주은이가 서로에게 그런 자매가 되길 바란다. 다혈질 독재자인 이 엄마(?) 밑에서 서로의 잘못을 감싸주는 사이, 부모에게는 말 못하는 자기들만의 비밀을 공유할 뿐 아니라, 거친 세상에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그런 자매 말이다.

외부의 적 앞에서 내부의 결속은 더욱 공고해진다고 했던가? 알았다. 이 엄마가 기꺼이 그 악역을 맡아 주마 ㅋㅋ 하지만 얘들아! 사실은 이 엄마가 격하게 사랑한다!!! 알제?^^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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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째 12월이면 한국을 방문하는 바람에, 하은이는 그동안 12월 초까지 또래 친구들과 열심히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다니는 프리스쿨이나 주일학교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었더랬다. 그리고 올해에도 역시나 그럴 것이기에 나 역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하은이 앞에서는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에 한국에 들어가보니 신학대학을 나온 내 사촌 언니가 최근에 인천에 교회를 개척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때마침 강화도의 작은 군인교회에서 목회하시던 아빠도 작년에 정년퇴임을 한 관계로 울 부모님도 요즘엔 사촌 언니의 교회에 나가고 계신단다.

그러고 보니 내가 사촌 언니를 본 지도 꽤 오래 되었다. 언니가 신학대학을 졸업한 것은 진즉 알고 있었지만 어릴 적부터 가까이 살며 자주 같이 놀던 언니가 목회를 한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또 궁금하기도 해서, 나도 이번에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에는 좀 멀지만 언니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올해에는 우리 하은이, 주은이도 교회에서 성탄예배를 지대로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엄마가 원래 한국에서 다녔던 초대형 교회인 '사랑의 교회'에 나갔더라면 너희들은 아마 비디오실에서 성탄 예배를 드리고 있을걸? ㅋㅋ

자~ 이제 성탄 축하 예배에서 내 사촌 언니가 미리 만들어 놓은 천사 날개를 달고 성탄 찬송을 부르는 하은이와 그 옆에서 장단 맞추고 서 있는 주은이의 모습을 한 번 감상해 보자^^         

 

다음은 아이들의 합동 공연 되시겠다. 때마침 영국에 살고 있는 다른 사촌 언니도 아이들을 데리고 잠시 들어온 관계로 하은이는 이렇게 많은 육촌들과 함께 온몸으로 하나님을 찬송하며 즐거운 성탄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맨 왼쪽은 목회하는 사촌 언니 아들 시온이, 가운데 둘은 영국에서 들어온 사촌 언니 딸들인 리디아와 마리아) 

 

하은아! 별 장갑까지 끼고 참 열심히도 부르는구나~ 너의 그런 순수한 마음, 하나님께서 누구보다도 기뻐하실게야^^ 

 

다음은 아이들이 산타 할아버지 복장으로 급 바꾸어 입고 부른 캐롤 송 메들리~

이날 미국에서 온 하은이와 영국에서 온 사촌 조카들이 시종일관 영어로만 캐롤을 불러대는 통에 늙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전혀 따라부르지 못하고 애꿎은 박수만 쳐댔다는 후문이 ㅋㅋ 

 

그렇게 잊지 못할 성탄 예배를 드린 후, 우리 하은이는 (내가 아이들 선물을 사러 나갔던)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산타 할아버지까지 직접 만나는 행운을 잡았다 ㅎㅎ

자기가 백화점에 올 줄을 어떻게 알고 산타 할아버지가 여기로 찾아 왔느냐며 흥분하는 하은이를 보니 괜히 내 마음도 뿌듯해졌다^^

 

나는 어릴적부터 울 아빠가 워낙 철저하게 산타 할아버지 역할을 해주셔서, 자그마치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고 살았더랬다. 그러다가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에 우연히 잠에서 깨었는데 때마침 선물과 편지를 들고 내 방에 들어오신 아빠를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었던지... 크크

어쨌든 나도 우리 아빠처럼, 가능하면 오래동안 우리 하은이와 주은이의 동심을 지켜주는 그런 엄마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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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 11일이면 하은이의 다섯번째 생일이 돌아온다. 하지만 올해는 물론이고 작년에도, 제작년에도 우리는 12월마다 계속 한국에 들어갔기 때문에 하은이는 언제나 한국에서 돌아온 후 1월 무렵 뒤늦게 생일 잔치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제법 머리통이 굵어진 하은이가 올해는 자기 생일이 지나기 전에 꼭 유치원에서 먼저 생일잔치를 해달라고 조르느 통에, 이번에는 특별히 하은이의 생일 잔치를 '미리' 해주기로 결심했다.

나는 예전처럼 컵케익 좀 준비하고 구디백이나 챙겨서 들여보내주면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하은이 선생님께서 하은이가 생일축하 받는 장면을 엄마가 직접 교실에 들어와서 사진도 찍고 함께 인조이해도 좋다고 제안하는 게 아닌가! 평소 영어 울렁증이 심한 우리의 윤요사, 어린 주은이 핑계까지 대가며 정중하게 거절해 보았으나 둘째 아이까지 데려오라는 선생님의 친절한 말씀에 더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걍 주은이까지 데리고 한 번 구경가 보기로 했다.

그럼 먼저 컵케익을 준비해야지~ 나는 당장 Nothing bundt cake에 가서 25개의 예쁜 컵케익을 샀고, 거기에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살리기 위해 13달러나 추가로 내고 데코레이션 세트를 별도로 구매하여 케익마다 꽂아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아~ 아이들이 좋아하면 좋으련만^^(이렇게 컵케익과 데코레이션에 든 가격만 55달러 T.T)

 

주은이를 데리고 교실에 들어 가니 아이들이 이렇게 둥글게 앉아 있었다. 선생님 왈, 이게 바로 birthday circle time 이라나? 어쨌든 미국 유치원에서 아이들 생일잔치 해주는 걸 난생 처음 보는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안되는 영어를 만회하고자 아이들에게 연신 썩소를 날려 주시었다 T.T

곧이어 몇몇 친구들이 나와 원 가운데 둥근 해가 그려진 천을 깔아주었다. 

 

그러자 하은이의 킨더 담임 선생님인 미스 에이미는 하은이에게 미리 만든 종이 왕관을 씌워 주었고 하은이를 자기 오른편에 앉힌 채 하은이에게 지구본과 (나보고 미리 준비해오게 했던) 하은이 한 살 때, 두 살 때, 세 살 때, 네 살 때, 다섯 살 때 사진을 차례로 건네주었다.

 

이윽고 친구들이 'the Earth goes round the Sun'이라는 노래를 부르자 하은이는 지구본을 들고 태양이 그려진 매트를 한 바퀴 돌았다. (그 사이 우리 주은이는 원 가운데 철퍼덕 주저 앉아 신나게 진상 짓을 해댔다 ㅋㅋ)

 

그게 1년이 지났음을 의미하나보다. 원을 한 번 돈 후 하은이는 한 살 때 사진을 척 꺼내들고 아이들에게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 누구와 찍은 사진인지를 설명하며 다시 한 번 원을 천천히 돌았다. 그러자 친구들이 귀엽다는 둥 옷이 예쁘다는 둥 저마다 덕담들을 건넨다.

 

사진 설명이 끝나면 아이들이 또 다시 노래를 부르고 하은이는 지구본을 들고 또 한 바퀴를 돈다. 그리고는 두 살 때 사진을 설명하고, 또 지구본을 들고 돌고 또 세 살 때 사진을 설명하고... 이런 식이었다.  

 

이 모든 순서가 끝나자 선생님은 하은이를 자기 옆에다 다시 앉히고는 너희 부모님들은 어떻게 만났는지, 언제 결혼했는지, 부모님 이름은 뭔지, 너는 언제 태어 났고 또 어느 나라 사람인지, 그리고 미국에는 언제, 왜 왔는지 등을 물어 보며 하은이에게 자신의 나라와 가족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는데, 나는 그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생일 축하 노래나 한 번 부르고 케익 먹고 선물이나 나눠주는 줄 알았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철학적(?)인 생일 파티였다고 할까? ^^

이제 드디어 즐거운 간식 타임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하은이는 가장 좋아하는 친구 세 명을 선정해서 자기와 함께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권한(?)을 주었고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인 차이니즈 3총사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이 엔트리에 포함되는 영광(?)을 누렸다 ㅋㅋ   

 

그러자 다른 테이블에 앉은 친구들도 하은이에게 다가와서 '케익 잘 먹을게' 하며 인사를 하기도 하고 동생 주은이에게 귀엽다며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하은이는 아주 뿌듯한 표정으로 '많이 먹어' 라고 말하거나 '내 동생 귀엽지?'라며 자랑을 해댄다. 이 구여운 것들... 얘들아! 너희들도 뭐 알긴 아는겨?  

 

때마침 찾아온 친구 엄마들도 저마다 하은이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 주자, 하은이의 입이 아주 귀에 걸렸다^^

 

비록 나는 오늘, 누구네 엄마들처럼 유치원 밖에서 놀이시설이나 레스토랑을 따로 빌려서 거하게(?) 생일 잔치를 해주지는 못했지만, 하은이가 이렇게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니, 내심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기쁜 마음이 들었다.  

 

하은아! 네가 벌써 만 5살이 되었구나... 어린 나이에 동생이 생기는 바람에 일찍부터 많은 것을 양보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부끄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단다.

지금처럼 늘 자신있는 태도와 배려심있는 마음으로 자라준다면 엄마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공부까지 잘하는 건 기본이고. 알지? ㅋㅋ).  하은아! 끝으로 이 엄마가 격하게 싸랑한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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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결혼한지 만 6년이 되었다. 지난 6년간의 결혼 생활을 가만히 되돌아보니...

우리는 약 2년 정도 만난 후에 결혼했는데, 연애할 때부터 '아...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이렇겠구나...' 라고 생각한 것에 더도 덜도 아닌 "딱 그대로"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즉 남편이 결혼하고 난 후 딱히 돌변(?)하지 않은 관계로, 뭐야... 연애할 때랑 너무 틀리잖아... 하고 실망한 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우와~ 우리 남편에게 이런 판타스틱한 면이 있었나? 라고 놀란 적도 별로 없단 얘기다.(하긴 울 남편은 나에게 실망했을수도 있다 ㅋㅋ) 역시 결혼은 환상이 아니고 '생활'이라니깐 ㅋㅋ

어쨌든 결혼 6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남편의 국제적으로(?) 바쁜 출장 스케줄과, 마누라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육아 및 살림 스케줄을 고려하여, 그저 조촐하게 인근 뉴포트 비치 시에 있는 '펠리칸 힐 리조트'에서 소박하게 점심 한 끼만 하기로 합의했다.  

 

펠리칸 힐 리조트 안에도 레스토랑이 여러 군데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가 오늘 선택한 곳은 바로 이 곳, '펠리칸 그릴' 되시겠다.

 

오늘의 날씨는 '캘리포니아 썬샤인' 바로 그 자체인지라, 우리는 일부러 레스토랑 밖에 있는 테라스 쪽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은 한 손으로는 식전 빵 먹으랴 다른 손으로는 레스토랑 측에서 준 색칠공부 하랴 나름 바쁘시다 ㅋㅋ

 

맨날 집 밥만 먹어대다가 간만에 좋은 레스토랑에 오니, 식전 빵과 크림 치즈까지도 너무 맛있어서 두 번이나 리필해 먹는 촌티 작렬해 주심!

 

게다가 아이들은 집에서 배운대로 식기도에 열올리며 나름 홀리한 영상을 연출해 댄다^^(얘들아! 밖에서는 이렇게까지 생색내지 않아도 되거덩? ㅋㅋ)

 

이 날 우리가 시켰던 메뉴들. 먼저 조개 감칠맛이 가득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던 해물 파스타(텍스 제외하고 27달러나 했음T.T)와

 

가장 비싼 필레미뇽 스테이크(34달러)였다. 우리의 윤요사, 고기가 몸에 안좋은 걸 잘 알지만서도 이런 날은 칼질 한 번 지대로 해줘야 한다면서 괜시리 고집을 피웠다ㅋㅋ

 

또한 너무도 친절했던 서버 아저씨는 우리가 결혼기념일이라고 말하자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도 공짜로 가져다 주셨다.

 

결혼 6주년.

지난 6년간 나와 정반대인 진중한 성격으로 가장의 역할을 잘 감당해 온 울 남편(사실 요즘 고된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짜증이 지대로 늘긴 했다^^) 과, 미국 나이로 5살(한국 나이로 6살)이 된 큰 딸 하은이, 그리고 이제 21개월에 접어든 둘째 주은이가 있어 오늘도 나는 행복하다

....고 말하고 싶다만...

 

사실 이제 좀 해치웠다고 생각하면 너댓 시간마다 또 다시 찾아오는 삼시세끼를 차려내야 하는 부담과, 매일 아침 학교 보내기 전 없는 시간을 쪼개서 그나마 정성껏 머리를 땋아주면, 땋아준 머리가 비뚤어져 맘에 들지 않는다고 입을 쑥 내미는 큰 딸하며, 아직도 하루에 서너번씩 똥을 싸제기고도 마치 안싼것처럼 평화로운 표정으로 엉덩이로 기저귀 곳곳에 똥을 펴바르는 둘째 딸을 생각하면 사실 하루 하루가 고되고 힘들때가 많다.

큰 아이 학교와 교회 간식 당번은, 아이들 목욕 시킬 시간은, 빨래하고 청소해야 할 때는, 장봐서 밥 차리고 설겆이하고 또 다시 다음 끼니 준비를 걱정하는 일은... 정말 금방도 돌아오는 나의 일상 그 자체다.       

남편이 주재원으로 회사의 또 다른 글로벌 업무들을 익히며 커리어를 쌓아갈 때, 큰 아이가 한글보다 먼저 소위 말하는 빠다 발음을 구사하면서 영어를 배워갈 때, 둘째가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태어나면서 장래에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을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갈 때,

나는 이렇게 그들의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오늘도 '투명 인간'처럼 살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비겁하게 누굴 원망하고 자시고 하면서 너땜에 내 인생을 희생했네 아니네 하며 넋두리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 내가 지난 3년간 기쁜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부비대며 잘 살았지... 하지만 내년에는... 미국 생활 4년차이자 여기서 보낼 마지막 해가 될 내년에는 말이지... 뭔가 나를 위한 일을 하나쯤 크게 벌여 볼꺼야...

그러니 남편은 빨랑 돈 준비하고 너희들은 학교와 데이케어 종일반에서 또래집단들과 훌륭히 어울리면서 사교성 충만하게 지내야 해! 알았지?^^

                                                                                                     결혼 6주년을 맞이한 윤요사 씀 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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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서 벌써 세번째로 맞이하는 할로윈이건만, 하은이 유치원에서 하는 할로윈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것은 정작 이번이 처음이다(첫번째는 한인교회 부설 한국계 프리스쿨이어서 아예 할로윈 퍼레이드 행사 자체가 없었구, 작년에는 주은이가 너무 어려서 하은이 프리스쿨의 할로윈 행사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하은이가 제법 커서 각종 학교 행사에 이 엄마의 참여를 간절히 기다리는데다, 옮긴지 이제 넉달째인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에서는 어떻게 할로윈 퍼레이드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이번에는 주은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잠깐 하은이의 할로윈 퍼레이드에 가보기로 했다.

시작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갔는데도 유치원 마당에는 부모님들이 이렇게 많이 와 있었다. 미국인들도 자녀에 대한 관심만큼은 한국 부모들 못지 않은걸 ㅎㅎ

 

그뿐인가, 어떤 센스쟁이 엄마는 아예 이렇게 멋진 마녀 커스튬을 입고 오기도^^

 

드디어 병아리같이 귀여운 아이들의 할로윈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노란 벨 공주 드레스를 입은 하은이가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웃는다. 그나 저나 저 드레스... 약 2년 전에 거라지 세일에서 신발과 왕관 통틀어 단돈 10달러 주고 산건데 이렇게 몇 년째 잘 우려 먹고 있으니 그저 뿌듯뿌듯 ㅋㅋ

 

하은이와 그녀의 단짝 차이니즈 친구 3총사들. 조이는 인어 공주로, 샨디는 신데렐라로, 우리 하은이는 벨 공주로 변신했다^^

그렇게도 신나니, 하은아!  얼굴에 아주 함박 웃음꽃이 피었구나~

 

다른 아이들의 커스튬 역시 볼거리가 많았는데, 

붉은색 파마 머리 가발까지 쓰고 디즈니 만화 BRAVE의 메리다 공주로 완벽 변신한 아이와, 라푼젤 가채머리를 쓰고 마치 진짜 라푼젤이 된양 사뿐사뿐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 보였다.(근데 라푼젤 가채 머리는 금발인데 정작 그걸 쓴 아이 머리는 흑발이라니 ㅋㅋ)

 

앗! 이건 내가 젤로 좋아하는 '환타지아'에 나오는 마법사 미키마우스로군! 내가 저 모자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 이에외도 인어공주와 배트맨,

 

백설공주와 벨 공주는 물론,

 

레이디버그와 범블비, 개구리와 다이너소어 등 동물 모양 커스튬을 입은 아이들도 너무 천진스럽고 귀여운 표정들이었다.

 

게다가 이런 할로윈 퍼레이드에는 단순히 아이들만 참여해도 될텐데, 오늘은 모든 선생님들도 각자의 캐릭터로 변신하고는 아이들과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즐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하은이 킨더 담임인 금발의 미스 에이미도 오늘은 오렌지색 가발을 쓰고 그럴듯한 마녀로 분장했으며,

 

부담임 선생님인 미스 에린은 넉넉한 몸매의 나비 요정이 되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깜찍한 미니마우스로 변한 선생님과

 

긴 머리에 흰 스타킹, 검은 샌들까지 완벽하게 매치함으로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100% 소화해 낸 선생님은 물론,

 

까무잡잡한 피부에 잘 어울리는 귀여운 검은 고양이로 분장한 실비아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이렇게해서 유치원 앞 주차장을 몇 바퀴씩 돌아가며 사진찍기에 응해준 귀여운 아이들과, 아이들과 같이 동심으로 돌아가서 적극적인 커스튬으로 승부해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일찍부터 주차장 주변에 둘러 앉아 퍼레이드를 기다려 준 학부모들이 빚어낸 오늘의 할로윈 퍼레이드는 나와 하은이의 마음 속에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하은아! 2년 전에 거라지 세일에서 사주었던 이 드레스가 이제는 벌써 네 발목까지 올라왔구나...

 

엄마는 아이를 키우는 신비한 경험들을 모두 너와 처음으로 함께 했었지...  네가 언제 몸을 뒤집었는지, 언제 처음으로 뒤뚱뒤뚱 걸었었는지, 언제 처음 '엄마'라는 말을 했는지 이 엄마는 모두 기억하고 있단다. 지금 엄마 눈에 둘째 주은이가 아무리 귀여워도, 아이를 키우며 처음으로 경험하고 느꼈던 감동들은 모두 너와 함께였었지. 

그리고 잊지 말렴. 엄마는 더도 덜도 아닌 지금의 네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단 사실을. 며칠 전 에이미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선생님은 너를 confident, funny, social 이라는 말로 소개하더구나. 그 말을 듣고 엄마 마음이 얼마나 기쁘던지! 그래... 자신감있고 재밌게,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살면 그걸로 족하단다.(하지만 다음엔 꼭 genius, smart, bright 뭐 이런 말들을 좀듣게 해다오 ㅋㅋ)

아직 말도 잘 못하는 동생을 너무 따뜻하게 보살펴 주고 

 

며칠 전 한글학교에서 열렷던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도 최연소로 참가하여 여러 사람들 앞에서 또박또박 자신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할 줄 아는 너...(다만 그 꿈이 헤어 스타일리스트라는게 좀 ㅋㅋ)

 

하지만  며칠 전 유치원에서 이 증명 사진을 받고 사실 엄마는 깜짝 놀랐단다. 새삼 우리 큰 딸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말이지...

 

앞으로는 이 엄마가 더 잘할께... 라는 상투적인 말은 하지 않으마. 그러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니가 엄마한테 더 잘해주면 안되겠니?^^

오늘의 포스팅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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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할로윈 시즌이 돌아왔다. 정작 할로윈은 10월 31일이지만 미국은 적어도 9월 말부터는 할로윈 시즌에 돌입하는 듯 하다.

하은이 유치원도 예외는 아니다. 10월 4일, 올 가을 학기 첫 필드 트립으로 펌킨 패치(호박 밭)를 보러 또!!!  타나까 농장에 간다나?  안돼~ 타나까 농장은 벌써 세번째란 말이야... (맨 처음은 2년 전 드림랜드 프리스쿨 필드 트립이었구, 그 다음은 1년 전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 그리고 이제는 웨스트팍 몬테소리까지 그곳으로 필드 트립을 간다니 T.T)

그래도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마치 엄마들이 백화점에 자꾸 가도 다시 또 가고 싶은 것처럼 ㅋㅋ). 그리고 마음만은 아직 어린(?) 우리의 윤요사도 주은이를 홈데이케어에 맡기고 또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하은이의 필드 트립에 따라나섰다.

 

먼저 스쿨버스를 기다리면서 아이들이 아트리움에서 놀고 있는 모습부터 시작해 볼까?.

요건 하은이가 베스트 프렌드 Zoe랑 놀고 있는 모습. 하은이가 다니는 킨더 클래스는 차이니즈 아이들이 절반 이상이라 하은이의 베스트 프렌드들은 모두 차이니즈다. 오죽하면 하은이가 어설픈 만다린어를 구사할까! ㅋㅋ(돈 안들이고 중국어까지 가르치니 오히려 좋다고 해야하나?^^)

 

드디어 타나까 농장에 도착. 하은이와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들. 하은이와 레게 머리 남자아이를 제외하고는 전부 차이니즈다. 

 

그리고 이 날 내가 보호를 맡은 케일린과 하은이 모습.

 

오늘의 첫번째 순서는 언제나 그렇듯 웨곤 라이드이다. 경운기 같이 생긴 걸 타고 농장을 주욱~ 둘러보는 건데 뭐가 그리 좋은지 아이들은 모두 열광, 열광!

 

우리 뒷 칸에 앉은 저 분홍 티셔츠 입은 사람이 킨더반 담임 Miss. Amy 이고(그녀는 아이들에게도 엄한 것으로 유명한데, 나도 그녀 앞에서는 괜히 쫄아서 물어볼 말도 제대로 입을 떼지 못한다는 ㅋㅋ)

 

우리 칸 앞부분에서 파란 모자를 쓰고 사람 좋게 웃고있는 저 분이 부담임 Miss. Erin이다.(나는 개인적으로 그녀를 정말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무한 사랑을 주는 것은 물론, 나의 서투른 영어를 들을 때면 안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한 마디라도 더 알아들으려고 무지 애쓰곤 한다^^) 

 

비록 덜덜거리는 웨건을 타고 가지만, 파란 하늘에 낮은 구릉, 그리고 넓게 펼쳐진 주황색의 펌킨 패치를 보니 내 마음까지도 왠지 더 풍요로와지는 느낌이다.

그리구 이번이 총 3번째 타나까 농장 방문이지만, 그동안은 스트로베리 시즌과 워터멜론 시즌에 온것이었는데 이렇게 할로윈 시즌에 오니 또 다른  운치가 느껴져서 더 좋았더랬다.

 

웨건을 타고 가다가 내린 곳은 바로 페팅 주(petting zoo). 이 흰 천막이 임시로(?) 설치된 페팅 주 되시겠다.

 

페팅 주의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들이 쏟아져 들어간다.

그런데 선생님이 보호자들도 같이 들어가 달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으악~ 설마! 나보구 저 냄새나는 우리 속으로 고고씽하라구?

그러나 반항의 영어 한마디 못하는 우리의 소심한 윤요사, 쓴웃음을 지으며 제일 먼저! 조용히 우리 안으로 들어가 주시었다 T.T 

 

하은아! 넌 동물 좀 안만지면 안되겠니?

엄마! 여긴 페팅 주여요. 동물을 만지라고 온 곳이라구요.

너 엄마 말 안들을꺼야?

엄마! 다른 친구들은 집에 강아지들도 많이 키우는데, 저는 페팅 주에서 동물도 만지면 안되나요?

... 어따 대고 빠락빠락 말대답이야? 너 이따 집에 가면 주거써! ㅋㅋ

 

페팅 주에서 나온 아이들은 호박이 가득 놓인 포토 존에서 사진도 찍구 지푸라기로 장난도 치면서 또 다시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그리구 이것도 미로랍시구 내겐 너무도 뻔하게 출구가 보이는 이 Corn Maze^^조차도, 아이들은 지들끼리 헤매다가 서로를 만나면 자지러질듯 웃곤 했다. 너희들 지금 뭥미?^^  (하긴, 내가 벌써 마냥 동물을 사랑하고 작은 일에도 크게 웃는 아이들의 동심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그저 서글플 뿐이다 T.T)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U -pick형 펌킨 패치와 베지터블 패치에 참여할 시간이다.

먼저 야채 농장부터.

아이들은 4개 종류의 채소들 중에서 한 종류당 4개씩 총 16개의 채소들을 직접 뽑아갈 수 있다.

 

4종류의 채소는 양파와 당근,

 

그린빈, 그리구

 

빨간 무 되시겠다.

 

우리 하은이와 내가 보호하는 케일린이 총 16개의 야채를 수확한 후, 당당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그녀들은 얼마나 뿌듯해 하던지 무거우니까 내가 들어준대도 무조건 자기들이 들겠단다 ㅋㅋ

 

다음은 오늘의 마지막 순서이자 할로윈을 겨냥한 시즌 상품인 펌킨 패치로 고고씽!~

얼바인 한복판에 이렇게 넓은 호박밭이 있었던가... 하은이에게 할로윈 그림책 읽어줄때나 보곤 했던 펌킨 패치를 막상 이렇게 눈으로 보게 되니 나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연신 놀라워하는 하은이에게는 마치 엄만 이런 거 다 알고 있었다는듯이 최대한 심드렁하게, "야! 얼렁 들어 가서 크고 실한 걸루 하나 골라와! 알았지?" 하고 말해 주었다 ㅋㅋ)   

하은이는 넓은 호박밭을 뛰어 다니며 스케어크로우(허수아비)를 직접 만져 보기도 하고 이 호박 저 호박 두드려 보기도 하면서(엄마가 수박 고를때 두드려 보는 건 배워가지고는 ㅋㅋ) 친구들과 즐거운 U pick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에는 드디어 맘에 드는 큰 호박 하나를 낑낑대며 들고서는 나에게로 정신없이 뛰어 온다.

그래, 잘했어! 이 엄마의 맘에도 꼭 드는구나!!! 나중에 커서 결혼할 때, 남자도 그렇게 잘 골라와야 한다. 알겠느뇨? ㅋㅋ

 

요건 다음 날 하은이가 킨더에서 어제의 펌킨 패치 필드 트립을 회상하며 적은 그녀 생애 첫번째 그림 일기 되시겠다.

아이들이 저마다 작성한 그림 일기가 이렇게 클래스룸 벽에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우리 하은이 것을 확대해서 들여다 보면(참, 별걸 다 확대해서 보여준다 ㅋㅋ)  우측에는 우리가 탔던 웨곤이, 그리고 중앙에는 페팅 주에서 본 각종 동물들이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사진을 찍어 이렇게 벽에 전시해 놓으므로써,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이 날 아이들과 필드 트립을 함께 하지 못한 부모들의 아쉬움을 달래 주기도 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나와 하은이 사이에는 우리 둘 만이 공유하는 또 하나의 추억이 마음 한 켠에 고이 쌓이게 되었다.

훗날, 하은이가 커서 이 사진들을 보면서 예전에 한때나마 외국에서 유치원을 다녔었던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리며 웃을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 추억 속에서 비교적 젊은 모습의 이 엄마 얼굴도 떠올리게 되겠지...

비록 오늘은 나에게 있어 무진장 피곤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하은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늘의 포스팅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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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얼바인에 온지 정확히 2년하고도 10개월이 지났다. 그러다보니 이번 추석이 벌써 미국에서 3번째로 맞이하는 추석이 되어 버렸다. 

몇 년 전 한국에서 내가 직장다닐때만 해도 추석이 되면 나라에서 보장하는 긴 휴일은 물론, 회사에서 주는 추석 보너스나 선물세트에 늘 설레곤 했는데, 여기 주재원의 삶이야 추석 휴가도 없고 한국처럼 온나라가 명절로 들썩이지도 않으니까 명절 기분이 정말 안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결혼한 이후부터 주욱 시엄니와 함께 살아온데다 명절이면 유독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을 많이 하시는 시엄니 때문에, 우리가 기독교 가정이라 제사를 드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명절이 찾아오면 이런 저런 명절 음식을 만들곤 했다. 작년엔 둘째가 너무 어려서 추석 음식을 거의 만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그래도 둘째가 돌도 지나고 해서 간만에 시엄니와 함께 추석 음식 몇 가지 만들어 봤다.(물론 내가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만,그것도 극히 간단하게ㅋㅋ)

먼저 내가 젤로 좋아하는 소고기파전, 준비 들어간다~

 

다음은 하은이와 주은이가 좋아하는 잡채 대령이오!

 

다음은 시엄니가 좋아하는 토란국 되시겠다. 근데 잘라놓고 보니 토란이 무슨 무우 같다 ㅋㅋ

 

이제 재료 손질이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STOVE 위에서 요리 좀 시작해 볼까나?

 

서서히 내가 생각했던 음식들이 그 형체를 잡아 가고 있다. 어쨌든 이 날 전부치느라 계란 한 판은 물론 올리브유도 엄청 들어갔다 ㅋㅋ

 

드디어 식탁위에 디스플레이 시작! 고기파전과 잡채, 그리고 숙주나물 하나 무쳐봤다.

 

남편이 간단하게 명절 맞이 특별 가정예배를 인도한 후, 하은이에게 식사 기도를 시켜 보았다...

근데 이 사진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주은이다 ㅋㅋ 20개월된 주은이가 두 손 모으고 고개 숙이고 기도하는 저 모습을 좀 보라. 아멘은 또 얼마나 크게 하는지! 누가 지 외할아버지가 목사님 아니랄까봐. 우하하~

 

직접 담은 깎뚜기는 물론, 시온마트에서 갓 사온 뜨끈한 송편이랑 과일까지... 이제는 맛있게 인조이~ 하면 된다.

 

다음 날인 주일 아침.

나는 교회에 가기 전, 아이들에게 간만에 옷장 안에서 잠자고 있던 한복을 꺼내 입혀 봤다. 하은이 한복은 예전에 얼바인 살았던 혜정 언니 딸이 물려준 것이고 주은이 한복은 하은이가 어렸을 적 입던 것 되시겠다. 하지만 두 벌 다 오래된 한복 같지 않게 너무 예쁘다. (사실 주은이가 입은 한복은 내가 3년 전에 한국 고속버스 터미널 7층에서 단돈 5만원 주고 구입한건데^^)

먼저 요즘 큰 아이들과 킨더수업 듣느라 가랑이 찢어지는 하은 공주 납시요 ㅋㅋ

 

다음은 언니의 모든 일에 참견하느라 공사다망하신 둘째 주은 공주 납시오~

 

끝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두 공주의 합동 사진을 유포하오~ 그러나 어서 주일 예배 드리러 교회에 가야하니 이제 그만 폼잡고 빨랑빨랑 차에들 타시오 ㅋㅋ

 

이렇게 미국에서의 세번째 추석이 지나갔다.

비록 음식 하느라 설겆이가 싱크대에서 산을 이루고 온 부엌이 난장판이 되어 버렸지만, 그리고 얼라들 한복 한 번 입혀서 교회 보낸답시고 애꿎은 드라이 값만 들었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의 추석은 이렇게 나름 행복했다.

혹자들은 말한다. 홀시엄니 모시고 사는게 힘들지 않냐고. 또 남편 도시락까지 매일 삼시세끼를 차려 내는게 힘들지 않냐고. 게다가 어린 아이 둘 뒤치닥거리 하는 건 또 얼마냐 힘드냐고. 맞다, 맞다. 모두 맞는 소리다. 하지만 그로 인해 알게 모르게 행복한 일들도 많다. 이번 추석은 나에게 그런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즐거운 날들이었다고나 할까?^^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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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동을 정말 싫어한다. 말 그대로, 숨쉬는 것 이외의 모든 운동을 거부한다고나 할까?ㅋㅋ 어렸을 때부터 눈이 많이 나쁜 걸 제외하고는 건강한 편이기도 했고, 또 아무리 단것을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라서 운동의 필요성을 딱히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8월 말 즈음, 나는 나름 중대한 결심을 하나 했다. 그것은 바로 난생 처음으로 피트니스에 다니기로 한 것이다. 그 이유는 작년에 둘째 아이를 낳고 평소 몸무게보다 자그마치 5킬로 그램이나 늘어난데다, 요즘 들어 자꾸 피곤하고 매일 몸이 찌뿌둥하여 최후의 처방으로 운동을 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9월 1일 아침 댓바람부터 집 앞에 있는 LA 피트니스에 가서 등록을 마치고, 역시 집 근방에 위치한 마샬에 가서 제일 싼 운동복 두 벌을 샀다 (맘 같아선 요즘 트렌디한 아줌마들은 다 입는 다는 '룰루레몬' 운동복을 사고 싶었지만, 사실 언제 맘이 바뀌어 운동을 그만 둘지 몰라서리 ㅋㅋ).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마침 35% 세일 가격으로 핫딜에 뜬 리복 핫핑크색 운동화를 오더했다.

 

그리고는 난생 처음으로 운동 좀 해보겠다며, 운동하는 동안 주은이를 맡긴답시고 피트니스 안에 있는 키즈 클럽에 용감히 들어갔다. 머릿 속에서는 주은이를 맡기고 쿨하게 나오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낯선 환경에 봉착한 주은이가 시종일관 울어대는 바람에 애 봐주는 멕시칸 아줌마한테 한참동안 머리를 조아리며 애걸복걸한 것도 모자라, 멕시칸 아줌마와 영어 소통이 잘 안되서 결국은 얼굴 붉히고 싸우고(사실 일방적으로 내가 혼났다)... 흑흑...

여하튼 이러저러한 난관 끝에, 완전 운동 초짜 아줌마인 우리의 윤요사, 드디어 피트니스에 입성하긴 했는데... 

수영은 원래 전혀 못하시고,

 

피트니스가 난생 처음이니 러닝머신조차도 조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리셉셔니스트가 헬스 트레이너로부터 일대일 훈련을 받을 것을 제안했지만, 영어에 대한 소심함과 혹시나 과한 운동을 시키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에 급거절했당ㅎㅎ) 

 

그래서 나는 우선 요가와 필라테스, 줌바 등의 클래스 수업을 먼저 들어보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정말 매일같이 피트니스로 출근하여 골고루 여러 클래스에 참여해 봤는데, 2주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결국 나는 줌바(Zumba)가 딱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줌바는 쉽게 말하면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격렬하게 댄스(일면 싸구려티 난다는 의미의 싼티 댄스 ㅎㅎ)를 추는 것인데, 예전 우리 엄마세대들이 열올리던 에어로빅보다는 그나마 동작들이 좀 더 세련된데가, 팝송을 들으면서 춤을 추니깐 최신 음악을 통해 황량한 내 정신세계도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다. (참! 아래 사진들은 다 줌바가 아닌 다른 클래스 모습임. 줌바 사진은 내가 정작 열라 흔들어 대느라고 사진을 못찍었음 ㅋㅋ)

 

다음은 운동 말구, 영어공부 이야기.

지난 6월 말부터 방학에 들어갔던 얼바인 어덜트 스쿨이 9월부터 다시 문을 열고 10주간의 first quarter를 시작했다. 예전에 얼바인에 처음 왔을 때에는 괜히 자존심만 앞서서 남편에게 나는 UCI의  ESL만 듣겠다고 난리부르스를 추곤 했는데, 지금은 어린 아이 둘을 키우는 마당에 어덜트 스쿨도 나에겐 감지덕지가 되어 버렸다(슬픈 현실....흑흑)

일단 나는 월, 수, 금 어덜트 스쿨 수업을 듣기 위하여 9월부터 주은이를 정기적으로 홈데이케어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미 하은이의 킨더가튼에 매달 1200달러가 넘는 돈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주은이까지 홈데이케어에 보내는 것은 금전적으로 확실히 무리가 있는 일이었지만, 나는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며(^^) 월, 수, 금 4시간씩 그러니까 일주일에 총12시간씩을 데이케어에 보내기로 했다.

이렇게 많은 금전적 출혈을 감수하고 또 다시 등록하게 된 어덜트 스쿨. 맨날 똑같은 선생님 수업만 듣는 건 별로 발전이 없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처음으로 Mimi Kaplan이라는 선생님 수업을 신청해 봤다. 아주 맘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잘 가르치시는 편이라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사실 숙제도 잘 못해가는 처지에 내가 선생님 가릴 처지는 아니다^^)

 

월, 수, 금 영어 수업은 매일 2시간 인데 내가 주은이를 4시간 동안이나 데이케어에 보내는 이유는 바로 나만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갖기 위해서다. 그래서 나는 월, 수, 금요일마다 수업을 시작하기 한 시간쯤 전에 집 앞에 있는 이 곳 파네라 브래드를 찾곤 한다.

 

여기서 나는 2달러짜리 커피 한 잔을 시키고는 주로 영어 수업의 예습과 복습, 그리고 성경공부나 가계부 정리, 시간이 남으면 그 날의 신문 등을 읽으면서 한 시간을 아주 알차게 보내곤 한다.   

 

참! 9월부터는 난생 처음으로 교회에서 정기적인 봉사도 시작했다. 바로 1부예배 차일드케어(아이들 부모님이 1부 예배를 드리는 동안 그 아이들을 보는 일)인데, 내가 젤로 힘들어어하는 것이 바로 내 아이들 보는 일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10명도 넘게 남의 아이들을 보게 됐는지 ㅋㅋ(역시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놀랍다^^)

1부예배 차일드케어에 오는아이들은 돌쟁이 아이부터 2학년짜리 아이까지 연령대도 아주 다양한데 나는 그냥 오전 9시까지 나가서 1시간 반 동안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자면 같이 그림을 그려 주고 책을 읽자면 같이 책을 읽고 또 화장실 가고 싶다면 화장실에 데려가면 된다.

처음에는 남의 아이들이라 승질이 나도 욕도 못하고 착한 척 하느라 무지 힘들었는데, 이것도 한 대여섯 번 하다보니 아이들 저마다의 고유한 성격들이 파악되고 그 이면에 있는 순수함들이 보이기 시작되면서, 요즘에는 괜히 애들이 기다려지고 심지어 애들은 혼자 잘 노는데 나 혼자 좋아하는 마음에 괜시리 애들 노는데 끼어들기도 하고 그런다 ㅎㅎ 

 

우리 하은이에게도 또 다른 변화가 있었다. 하은이는 9월부터 얼떨결에 킨더에 합류한 것도 모자라, 또 처음으로 디사이플 교회의 어와나(AWANA) 프로그램에 나가기 시작했다.

나도 어와나가 뭔지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아마도 자기 또래 아이들과 함께 성경 말씀을 배우고 암송하며, 또 그걸 게임과 접목시켜 신앙심은 물론 기억력과 단체 활동, 승부욕까지 키울 수 있는 미국 교회에 널리 퍼진 전국적인 프로그램인듯 했다.

 

이제 20개월이 된 우리 주은이도 많이 컸다. 요즘엔 패션 감각이 날로 상승하여 제 언니가 어렸을 때 쓰던 빵떡 모자와 입던 옷, 신던 신발까지 그대로 매치하여 걸치고 다니는데 아주 재미를 붙였다(야, 이년아! 고만해라. 촌스럽다ㅋㅋ).

 

이렇게 9월을 맞이하여 소소하게나마 시도한 여러 가지 일들이 제자리에 잘 정착되어 훗날 나와 우리 가정을 살찌우는 좋은 결실들을 맺으면 좋겠다.

오늘의 포스팅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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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에 내가 가장 신났던 일이라면 바로 큰 딸 하은이가 기적적으로(?) 킨더가튼에 합류하게 된 일일 것이다.

이미 지난 2년 동안 프리스쿨에 다닌 하은이지만, 올해 9월부터 시작하는 새학기에는 2007년 10월생까지만 킨더가튼에 입학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라(그나마 11월생은 트랜지셔날 킨더가튼이라도 갈 수 있지만, 하은이같이 12월생을 위한 구제방안은 암것두 없었다 T.T) 그녀는 원래 킨더가튼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도 백방으로 알아 보다가 그냥 포기하고 있던 차에, 지난 8월 말에 갑자기 하은이 프리스쿨 담임 선생님께서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는데, 그것은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의 킨더가튼 클래스에 마침 빈 자리가 하나 나서, 하은이를 킨더가튼 클래스로 올려 주겠다는 말씀이었다. 우리의 열혈 엄마 윤요사, 그 날 흥분되서 잠도 안오더구만(울 남편 왈, 그 날 마치 내가 하은이가 하버드에 들어간 것만큼 기뻐했다고 ㅋㅋ).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 프리스쿨은 한국의 유치원처럼 선택과정이지만, 킨더가튼부터는 정식 교육 과정에 해당된다. 따라서 사립 프리스쿨이나 사립 킨더가튼은 그 투이션(tuition)은 비슷하지만 교육 과정은 꽤 다른데, 킨더가튼부터는 영어로 읽고 쓰는 것이나 숫자로 계산하는 방법 등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제 남편의 주재원 기간도 1년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내가 하은이 학교에 내는 돈에 걸맞게(?) 하은이가 빨랑 빨랑 영어를 배워줘야 할 게 아닌가 ㅋㅋ

어쨌든 그렇게 해서 들어가게 된 하은이의 킨더가튼 클래스 모습을 소개한다^^

 

요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시청각 교육을 실시(뭐 그냥 TV 보여 주고 있단 얘기지 ㅋㅋ)하고 있는 모습^^

 

이렇게 기쁜 9월의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물론 하은이는 싫어할 지 모르지만^^), 그렇잖아도 고마운 학교에서 더 고마운 공지가 날아 왔다. 바로 학생 가족들을 모두 불러 선생님들과 함께 스파게티 파티를 연다는 것이었다. 이게 웬 떡(아니 스파게티)이냐!ㅋㅋ

주은이, 그리고 남편과 함께 제시간에 학교에 도착하니, 하은이 학교 건물 안쪽으로 펼쳐진 뒷마당에서는 벌써부터 고소한 스파게티 냄새가 풍겨나온다. 그리고 학교 식당에서 방금 만들어진 스파게티와 샐러드를 이렇게 선생님들이 직접 서빙해 준다.

 

저 분홍색 옷을 입은 금발머리 선생님이 바로 하은이의 킨더가튼 담임 선생님이다.  

 

비록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와 빵 한조각, 그리고 샐러드가 전부이지만 이렇게 온 학생 가족들이 함께 모여 학교 뒷뜰에 둘러 앉아 시원한 저녁 바람을 쐬면서 화기애애하게 한 끼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오늘 정말행복했다.

 

우리 하은이와 주은이도 열심히 스파게티와 레몬쥬스를 먹고 있다. 하은이는 자기 학교라서 그런지 집에서보다 더욱 어른스럽게 행동할 뿐 아니라 테이블 매너도 아주 훌륭해서 이 엄아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곧이어 스파게티 한 그릇을 뚝딱 비우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바로 옆에 있는 놀이터로 자석처럼 끌려 나간다.

다행히 하은이가 주은이를 계속 데리고 놀아 줘서, 나는 별로 할 일 없이 그저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아이들을 바라 보기만 하면 되었다.(누가 보면 되게 자상한 엄만 줄 알았겠다 ㅋㅋ)

 

귀여운 주은이는 이 날 프리스쿨과 킨더가튼 언니 오빠들로부터 인기 만점이었다^^

 

맛나게 스파게티를 먹어 치우니 또 다시 저쪽 테이블에서는 과일과 쿠키 등의 디저트 판이 벌어졌다. 우리의 윤요사, 이미 부를 대로 불러 버린 배에 또 디저트를 우걱우걱 먹어 주신다.

 

디저트까지 전부 맛나게 흡입한 우리 주은이도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포효해 본다. 엄마, 아빠, 언니! 오늘 나 너무너무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제 우리 하은이는 비록 몇 달 차이이긴 해도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의 킨더가튼 클래스에서 가장 어린 아이가 되었다. 게다가 집에서는 순수하게 한국말만 쓰기 때문에, 집에서도 영어를 쓰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말도 많이 어눌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오늘 보니, 하은이는 이 에미를 닮아서(^^) 사교성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였다 ㅋㅋ 

"하은아, 세상 사는거 뭐 별 거 없단다. 그냥 지금처럼 매사 자신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면 그걸로 족한거야... 엄마가 요즘 주은이 때문에 너에게 거의 신경을 써주지 못하고 있지만(사실, 그게 너에겐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엄마가 한 번 관심가지면 심하게 족치는 스따일이거덩 ㅋㅋ) 늘 지금처럼 기죽지 말고 씩씩하게 학교생활하기 바래. 누가 뭐래도 너는 이제 "킨더가튼 걸"이니까. 아랐지?^^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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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디즈니 크루즈에 다녀온 이후, 지난 8월 한달 동안 큰 딸 하은이의 활발한 사교 활동(?)에 대하여 요약 정리하고자 한다.

 

1. 먼저 하은이가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로 옮긴 이후, 처음으로 가게 된 필드 트립 이야기부터.

명색이 하은이의 첫 소풍인데 자칭 열혈 엄마인 윤요사, 어찌 따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의 전반적 분위기 파악 및 하은이의 적응도를 직접 취재(?)하기 위하여, 우리의 윤요사, 전혀 안되는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둘째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긴 채 용감히 동행하심ㅋㅋ 

필드 트립을 출발하기 직전, 프리스쿨 아트리움에서 아이들이 대기하는 모습. 이 구여운 얼라들 같으니~~~

 

그리고 윤요사, 드디어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심ㅋㅋ - 하은이가 집에 오면 맨날 자기가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던 데이빗을 오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음 (음... 예비 장모의 철저한 사전 조사랄까ㅋㅋ ).

근데 하은아!  데이빗이 잘생긴 건 맞는데 이 엄마는 데이빗이 차이니즈라 좀 그렇구나^^... (사실 데이빗은 우리 하은이에게 별로 마음이 없는 것 같았는데 하은이만 홀로 격한 애정표현을 해대는 통에 슬쩍꿍 민망했음^^)

 

그렇게 좀 기다린 후, 우린 곧 이렇게 생긴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를 달려서 오늘의 목적지인 UCI Theatre에 도착함.

 

버스가 UCI 캠퍼스 안에서 우리 일행을 내려준 곳. UC Irvine에 이런 건물도 있었나? (사실 그동안 얼라들 키우느라 바빠서 UCI엔 딱 두 번 와 봤음ㅋㅋ)

 

오늘 소풍은 이 건물 1층에 위치한 작은 영화 상영관에서 약 1시간 동안 미국 역사를 소개하는 찰리 브라운 만화 영화를 보는 것이 전부 되시겠다.

원래 그동안 내가 다녀봤던 프리스쿨 필드 트립은 대개 농장이나 동물원, 사이언스 센터나 라이브러리 등을 방문하는 것들이었는데, 요렇게 조그만 아이들에게 만화영화를 보여 주는 필드 트립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싶어, 사실 오늘 내 호기심도 백만배 증폭^^

 

하은이 옆에 앉은 이 아이는 오늘 내(여기서는 아이들 보호자를 chaperone이라고 부른다. 이런 단어는 여기서 난생 첨들었음)가 케어해야 하는 킨더 학생 안젤리나. 캘리포니아 주법상 야외학습에서는 어른 한 명이 아이 두 명은 맡아야 한다면서 학교측에서 강제로 나에게 맡긴(?) 아이인데, 이 안젤리나가 얼마나 영어를 잘하는지(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ㅋㅋ) 어쨌든 오늘 난 이 아이의 말을 잘 못알아 들어서 엄청 쪽팔렸다 T.T(내가 얘를 케어한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얘한테 케어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달까 ㅋㅋ) 

 

오늘의 상영 영화는 "This is America Charlie Brown"라는 영화였는데, 영국에서 청교도들이 메이 플라워 호를 타고 갖은 고생 끝에 미국으로 건너와 인디언들과 함께 추수 감사 예배를 드린다는 감동적인 건국신화(?)와 미국에서 NASA를 만들어 우주를 연구하는 내용에 관한 두 편의 에피소드가 결합된 만화 영화였다.

여튼 영화가 끝나자, 아이들은 다시 버스를 기다리며 약 30여분 간 잔디밭에서 열심히 뛰어 놀았다. 한국 엄마 하나 없는 외로운 그곳에서 나 역시 하은이와 안젤리나를 돌보며 기나긴(?) 30여분을 보냈다. 씨잉~ 한국 엄마가 한 명만 있어도 좋았으련만 T.T

 

이 회색 티셔츠 입은 분은 오늘 필드 트립의 히어로인 크리스티 아빠인데, 어찌나 자상하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지 언제나  아이들 10명은 혼자서 거뜬히 상대해 주신다.

왜 크리스티 엄마는 안왔냐고 물어 봤더니 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다고 그러길래 자기가 회사 휴가내고 따라 왔단다. 크리스티 엄마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맨날 회사일에 쩔어 사는 울 남편은, 언제쯤 이렇게 하은이 소풍에도 따라 와서 아이들하고 신나게 놀아 줄까... (현대차는 주재원의 자유로운 휴가사용을 당장 허용하라! 허용하라!ㅋㅋ)

 

 

2. 두 번째 이야기는 하은이 차이니즈 친구 로렌(Lauren)의 생일 잔치 이야기.

원래 로렌은 하은이가 웨스트팍 몬테소리로 오기 전에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에서 1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아이인데, 하은이가 다른 유치원으로 전학을 갔는데도 불구하고 생일 잔치에 초대해 주어서 나는 고마운 마음에 흔쾌히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의 생일 잔치 장소는 특이하게도 얼바인 하이스쿨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윌리엄 울렛 주니어 아쿠아틱스 센터'라는 수영장이다. 물론 자기 집이 속한 커뮤니티의 수영장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이렇게 공공 수영장을 빌려서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오늘은 나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오늘도 역시 한국인은 우리 식구 꼴랑 한 팀이다. 하지만 내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사실을 아주 자알~ 알고 있는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 아이 엄마들은, 내가 먼저 그들에게 말을 걸기 전에는 절대로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 센스쟁이들이다ㅋㅋ

도착해보니 수영장 건물 안 파티실에 벌써 생일잔치 세팅이 완료되어 있다. 로렌 엄마! 준비 많이 하셨네요~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로렌 엄마가 하은이의 영어 이름인 애술리라고 쓰여진 모자를 내민다. 나는 그 모자를 감사히 받아 하은이에게 씌우고 탈의실로 들어가 수영복으로 재빨리 갈아 입혀 주었다. 여기 착샷 공개!

 

이 아이가 오늘의 주인공 로렌이다.

 

그리고 다시 만난 얼바인 몬테소리 프리스쿨의 개구장이 4총사들. 조슬린, 로렌, 나디아(인도), 하은이.

 

수영장으로 나오니, 건장한 몸매의 수영 선생님께서 초대된 아이들을 일일이 케어하며 다이빙과 수영, 물놀이 등을 가르쳐 주신다.

하은이도 오늘, 난생 처음 이분께 수영을 배웠는데 나를 닮아 물을 몹시 무서워하는 하은이는 오늘 아주 눈물 바다를 이루었다 ㅋㅋ

 

다른 아이들은 수영을 이미 체계적으로 배워서 수영을 꽤나 잘하는데 하은이만 수영을 못해서 나는 급 부끄러워졌다. 아이를 구슬러 보기도 하고 윽박질러 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수영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에 나는 신경질이 나서 엄마들끼리 앉아 있는 텐트로 걍 들어와 버렸는데

 

보다 못한 울 시엄니가 갑자기 바지 가랑이를 걷어 부치고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 하은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것이다 ㅋㅋ 역시 모정은 약해도 조모정은 강한가부다 ㅋㅋ

 

게다가 나만큼이나 매사 적극적인 울 시엄니는 슬라이드까지 직접 올라가서, 연신 안타겠다고 울어대는 하은이를 위에서 확 떠밀어 버렸다.

그 결과는... 미끄럼틀 밑에서 수영 선생님이 안전하게 받아 주었지만 하은이는 수영장이 떠나가라 대성통곡하심^^ ...

 

오늘 컨셉인 미니마우스에 맞춰 제작된 쿠키와 초콜릿들.

 

그리고 로렌 엄마가 직접 준비해서 나눠 준 미니마우스 머리띠.

 

하은이도 옛 친구들을 만나니 아주 신이 났다. 특히 실리 페이스를 주문하는 사진사 앞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는 하은이 ㅋㅋ

 

수영과 촬영이 모두 끝나고, 이제는 맛있는 식사 시간~

어디서 이렇게 예쁜 케익을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예쁜 미키마우스 케익을 보고 너무 기뻐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 속에서 그간 육아에 찌들었던 나도 지금 이순간만큼은 모처럼 함박 웃음이 났다.

 

오늘 가장 특이하고 인상 깊었던 시간인 구디백 타임.

이 미키마우스 상자에 달린 리본 끈을 아이들이 힘을 모아 함께 잡아 당기면, 그 안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잘한 선물들이 와르르 쏟아진다. 그러면 미리 나눠준 작은 봉지에 자기가 좋아하는 선물들을 담아서 집으로 가져 가는 것이다.

 

여기 하은이도 한밑천 챙겼다 ㅋㅋ

그리고 로렌 엄마! 그동안 여러 가지로 고마웠어요... 영어가 짧아서 내 마음을 그저 '땡큐 쏘 머치'라는 상투적인 말로밖에 표현 못하는 저의 안타까운 심정을 알아 주세요^^

 

3. 다음은 하은이의 종이접기 무료 클래스 참관기.

예전에 하은이랑 같이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 같이 다녔던 아이의 엄마가 무료 종이접기 클래스를 연다길래, 오늘은 주은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하은이와 함께 처음으로 종이접기 클래스에 참석해 보았다.

오늘의 목표는 사탕이 달린 하마풍선 만들기! 아이가 어렸을때 종이접기를 자주 하면 소근육 발달에 좋다고는 하는데, 집에 종이접기 책도 여러 권 사다 놨는데 나도 둘째를 키우느라 영 시간이 나질 않아 꺼내지도 못했다.

 

그래도 종이접기를 하면서 하은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같이 아이랑 놀아주는데 인색한 엄마도 괜시리 마음이 미안해졌다. 하은아! 앞으론 엄마가 꼭 시간 내서 집에 사다 놓은 수백장의 색종이와 여러 권의 종이접기 책으로 재밌게 놀아줄께... 이 엄마가 격하게 반성한다~~~

 

근데... 엄마! 여기 저도 있어요! 이 포스팅을 보니, 나는 맨날 아빠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겨지는 존재로만 묘사되는군요! 하지만 저의 존재감도 좀 드러내 주세요!!!

그래...엄마가 지금 좀 바쁘니 너의 존재감은 사진으로만 대신하마 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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