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서 벌써 세번째로 맞이하는 할로윈이건만, 하은이 유치원에서 하는 할로윈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것은 정작 이번이 처음이다(첫번째는 한인교회 부설 한국계 프리스쿨이어서 아예 할로윈 퍼레이드 행사 자체가 없었구, 작년에는 주은이가 너무 어려서 하은이 프리스쿨의 할로윈 행사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하은이가 제법 커서 각종 학교 행사에 이 엄마의 참여를 간절히 기다리는데다, 옮긴지 이제 넉달째인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에서는 어떻게 할로윈 퍼레이드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이번에는 주은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잠깐 하은이의 할로윈 퍼레이드에 가보기로 했다.

시작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갔는데도 유치원 마당에는 부모님들이 이렇게 많이 와 있었다. 미국인들도 자녀에 대한 관심만큼은 한국 부모들 못지 않은걸 ㅎㅎ

 

그뿐인가, 어떤 센스쟁이 엄마는 아예 이렇게 멋진 마녀 커스튬을 입고 오기도^^

 

드디어 병아리같이 귀여운 아이들의 할로윈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노란 벨 공주 드레스를 입은 하은이가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웃는다. 그나 저나 저 드레스... 약 2년 전에 거라지 세일에서 신발과 왕관 통틀어 단돈 10달러 주고 산건데 이렇게 몇 년째 잘 우려 먹고 있으니 그저 뿌듯뿌듯 ㅋㅋ

 

하은이와 그녀의 단짝 차이니즈 친구 3총사들. 조이는 인어 공주로, 샨디는 신데렐라로, 우리 하은이는 벨 공주로 변신했다^^

그렇게도 신나니, 하은아!  얼굴에 아주 함박 웃음꽃이 피었구나~

 

다른 아이들의 커스튬 역시 볼거리가 많았는데, 

붉은색 파마 머리 가발까지 쓰고 디즈니 만화 BRAVE의 메리다 공주로 완벽 변신한 아이와, 라푼젤 가채머리를 쓰고 마치 진짜 라푼젤이 된양 사뿐사뿐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 보였다.(근데 라푼젤 가채 머리는 금발인데 정작 그걸 쓴 아이 머리는 흑발이라니 ㅋㅋ)

 

앗! 이건 내가 젤로 좋아하는 '환타지아'에 나오는 마법사 미키마우스로군! 내가 저 모자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 이에외도 인어공주와 배트맨,

 

백설공주와 벨 공주는 물론,

 

레이디버그와 범블비, 개구리와 다이너소어 등 동물 모양 커스튬을 입은 아이들도 너무 천진스럽고 귀여운 표정들이었다.

 

게다가 이런 할로윈 퍼레이드에는 단순히 아이들만 참여해도 될텐데, 오늘은 모든 선생님들도 각자의 캐릭터로 변신하고는 아이들과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즐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하은이 킨더 담임인 금발의 미스 에이미도 오늘은 오렌지색 가발을 쓰고 그럴듯한 마녀로 분장했으며,

 

부담임 선생님인 미스 에린은 넉넉한 몸매의 나비 요정이 되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깜찍한 미니마우스로 변한 선생님과

 

긴 머리에 흰 스타킹, 검은 샌들까지 완벽하게 매치함으로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100% 소화해 낸 선생님은 물론,

 

까무잡잡한 피부에 잘 어울리는 귀여운 검은 고양이로 분장한 실비아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이렇게해서 유치원 앞 주차장을 몇 바퀴씩 돌아가며 사진찍기에 응해준 귀여운 아이들과, 아이들과 같이 동심으로 돌아가서 적극적인 커스튬으로 승부해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일찍부터 주차장 주변에 둘러 앉아 퍼레이드를 기다려 준 학부모들이 빚어낸 오늘의 할로윈 퍼레이드는 나와 하은이의 마음 속에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하은아! 2년 전에 거라지 세일에서 사주었던 이 드레스가 이제는 벌써 네 발목까지 올라왔구나...

 

엄마는 아이를 키우는 신비한 경험들을 모두 너와 처음으로 함께 했었지...  네가 언제 몸을 뒤집었는지, 언제 처음으로 뒤뚱뒤뚱 걸었었는지, 언제 처음 '엄마'라는 말을 했는지 이 엄마는 모두 기억하고 있단다. 지금 엄마 눈에 둘째 주은이가 아무리 귀여워도, 아이를 키우며 처음으로 경험하고 느꼈던 감동들은 모두 너와 함께였었지. 

그리고 잊지 말렴. 엄마는 더도 덜도 아닌 지금의 네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단 사실을. 며칠 전 에이미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선생님은 너를 confident, funny, social 이라는 말로 소개하더구나. 그 말을 듣고 엄마 마음이 얼마나 기쁘던지! 그래... 자신감있고 재밌게,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살면 그걸로 족하단다.(하지만 다음엔 꼭 genius, smart, bright 뭐 이런 말들을 좀듣게 해다오 ㅋㅋ)

아직 말도 잘 못하는 동생을 너무 따뜻하게 보살펴 주고 

 

며칠 전 한글학교에서 열렷던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도 최연소로 참가하여 여러 사람들 앞에서 또박또박 자신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할 줄 아는 너...(다만 그 꿈이 헤어 스타일리스트라는게 좀 ㅋㅋ)

 

하지만  며칠 전 유치원에서 이 증명 사진을 받고 사실 엄마는 깜짝 놀랐단다. 새삼 우리 큰 딸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말이지...

 

앞으로는 이 엄마가 더 잘할께... 라는 상투적인 말은 하지 않으마. 그러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니가 엄마한테 더 잘해주면 안되겠니?^^

오늘의 포스팅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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