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디즈니 크루즈에 다녀온 이후, 지난 8월 한달 동안 큰 딸 하은이의 활발한 사교 활동(?)에 대하여 요약 정리하고자 한다.

 

1. 먼저 하은이가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로 옮긴 이후, 처음으로 가게 된 필드 트립 이야기부터.

명색이 하은이의 첫 소풍인데 자칭 열혈 엄마인 윤요사, 어찌 따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웨스트팍 몬테소리 스쿨의 전반적 분위기 파악 및 하은이의 적응도를 직접 취재(?)하기 위하여, 우리의 윤요사, 전혀 안되는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둘째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긴 채 용감히 동행하심ㅋㅋ 

필드 트립을 출발하기 직전, 프리스쿨 아트리움에서 아이들이 대기하는 모습. 이 구여운 얼라들 같으니~~~

 

그리고 윤요사, 드디어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심ㅋㅋ - 하은이가 집에 오면 맨날 자기가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던 데이빗을 오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음 (음... 예비 장모의 철저한 사전 조사랄까ㅋㅋ ).

근데 하은아!  데이빗이 잘생긴 건 맞는데 이 엄마는 데이빗이 차이니즈라 좀 그렇구나^^... (사실 데이빗은 우리 하은이에게 별로 마음이 없는 것 같았는데 하은이만 홀로 격한 애정표현을 해대는 통에 슬쩍꿍 민망했음^^)

 

그렇게 좀 기다린 후, 우린 곧 이렇게 생긴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를 달려서 오늘의 목적지인 UCI Theatre에 도착함.

 

버스가 UCI 캠퍼스 안에서 우리 일행을 내려준 곳. UC Irvine에 이런 건물도 있었나? (사실 그동안 얼라들 키우느라 바빠서 UCI엔 딱 두 번 와 봤음ㅋㅋ)

 

오늘 소풍은 이 건물 1층에 위치한 작은 영화 상영관에서 약 1시간 동안 미국 역사를 소개하는 찰리 브라운 만화 영화를 보는 것이 전부 되시겠다.

원래 그동안 내가 다녀봤던 프리스쿨 필드 트립은 대개 농장이나 동물원, 사이언스 센터나 라이브러리 등을 방문하는 것들이었는데, 요렇게 조그만 아이들에게 만화영화를 보여 주는 필드 트립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싶어, 사실 오늘 내 호기심도 백만배 증폭^^

 

하은이 옆에 앉은 이 아이는 오늘 내(여기서는 아이들 보호자를 chaperone이라고 부른다. 이런 단어는 여기서 난생 첨들었음)가 케어해야 하는 킨더 학생 안젤리나. 캘리포니아 주법상 야외학습에서는 어른 한 명이 아이 두 명은 맡아야 한다면서 학교측에서 강제로 나에게 맡긴(?) 아이인데, 이 안젤리나가 얼마나 영어를 잘하는지(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ㅋㅋ) 어쨌든 오늘 난 이 아이의 말을 잘 못알아 들어서 엄청 쪽팔렸다 T.T(내가 얘를 케어한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얘한테 케어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달까 ㅋㅋ) 

 

오늘의 상영 영화는 "This is America Charlie Brown"라는 영화였는데, 영국에서 청교도들이 메이 플라워 호를 타고 갖은 고생 끝에 미국으로 건너와 인디언들과 함께 추수 감사 예배를 드린다는 감동적인 건국신화(?)와 미국에서 NASA를 만들어 우주를 연구하는 내용에 관한 두 편의 에피소드가 결합된 만화 영화였다.

여튼 영화가 끝나자, 아이들은 다시 버스를 기다리며 약 30여분 간 잔디밭에서 열심히 뛰어 놀았다. 한국 엄마 하나 없는 외로운 그곳에서 나 역시 하은이와 안젤리나를 돌보며 기나긴(?) 30여분을 보냈다. 씨잉~ 한국 엄마가 한 명만 있어도 좋았으련만 T.T

 

이 회색 티셔츠 입은 분은 오늘 필드 트립의 히어로인 크리스티 아빠인데, 어찌나 자상하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지 언제나  아이들 10명은 혼자서 거뜬히 상대해 주신다.

왜 크리스티 엄마는 안왔냐고 물어 봤더니 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다고 그러길래 자기가 회사 휴가내고 따라 왔단다. 크리스티 엄마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맨날 회사일에 쩔어 사는 울 남편은, 언제쯤 이렇게 하은이 소풍에도 따라 와서 아이들하고 신나게 놀아 줄까... (현대차는 주재원의 자유로운 휴가사용을 당장 허용하라! 허용하라!ㅋㅋ)

 

 

2. 두 번째 이야기는 하은이 차이니즈 친구 로렌(Lauren)의 생일 잔치 이야기.

원래 로렌은 하은이가 웨스트팍 몬테소리로 오기 전에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에서 1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아이인데, 하은이가 다른 유치원으로 전학을 갔는데도 불구하고 생일 잔치에 초대해 주어서 나는 고마운 마음에 흔쾌히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의 생일 잔치 장소는 특이하게도 얼바인 하이스쿨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윌리엄 울렛 주니어 아쿠아틱스 센터'라는 수영장이다. 물론 자기 집이 속한 커뮤니티의 수영장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이렇게 공공 수영장을 빌려서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오늘은 나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오늘도 역시 한국인은 우리 식구 꼴랑 한 팀이다. 하지만 내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사실을 아주 자알~ 알고 있는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 아이 엄마들은, 내가 먼저 그들에게 말을 걸기 전에는 절대로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 센스쟁이들이다ㅋㅋ

도착해보니 수영장 건물 안 파티실에 벌써 생일잔치 세팅이 완료되어 있다. 로렌 엄마! 준비 많이 하셨네요~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로렌 엄마가 하은이의 영어 이름인 애술리라고 쓰여진 모자를 내민다. 나는 그 모자를 감사히 받아 하은이에게 씌우고 탈의실로 들어가 수영복으로 재빨리 갈아 입혀 주었다. 여기 착샷 공개!

 

이 아이가 오늘의 주인공 로렌이다.

 

그리고 다시 만난 얼바인 몬테소리 프리스쿨의 개구장이 4총사들. 조슬린, 로렌, 나디아(인도), 하은이.

 

수영장으로 나오니, 건장한 몸매의 수영 선생님께서 초대된 아이들을 일일이 케어하며 다이빙과 수영, 물놀이 등을 가르쳐 주신다.

하은이도 오늘, 난생 처음 이분께 수영을 배웠는데 나를 닮아 물을 몹시 무서워하는 하은이는 오늘 아주 눈물 바다를 이루었다 ㅋㅋ

 

다른 아이들은 수영을 이미 체계적으로 배워서 수영을 꽤나 잘하는데 하은이만 수영을 못해서 나는 급 부끄러워졌다. 아이를 구슬러 보기도 하고 윽박질러 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수영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에 나는 신경질이 나서 엄마들끼리 앉아 있는 텐트로 걍 들어와 버렸는데

 

보다 못한 울 시엄니가 갑자기 바지 가랑이를 걷어 부치고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 하은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것이다 ㅋㅋ 역시 모정은 약해도 조모정은 강한가부다 ㅋㅋ

 

게다가 나만큼이나 매사 적극적인 울 시엄니는 슬라이드까지 직접 올라가서, 연신 안타겠다고 울어대는 하은이를 위에서 확 떠밀어 버렸다.

그 결과는... 미끄럼틀 밑에서 수영 선생님이 안전하게 받아 주었지만 하은이는 수영장이 떠나가라 대성통곡하심^^ ...

 

오늘 컨셉인 미니마우스에 맞춰 제작된 쿠키와 초콜릿들.

 

그리고 로렌 엄마가 직접 준비해서 나눠 준 미니마우스 머리띠.

 

하은이도 옛 친구들을 만나니 아주 신이 났다. 특히 실리 페이스를 주문하는 사진사 앞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는 하은이 ㅋㅋ

 

수영과 촬영이 모두 끝나고, 이제는 맛있는 식사 시간~

어디서 이렇게 예쁜 케익을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예쁜 미키마우스 케익을 보고 너무 기뻐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 속에서 그간 육아에 찌들었던 나도 지금 이순간만큼은 모처럼 함박 웃음이 났다.

 

오늘 가장 특이하고 인상 깊었던 시간인 구디백 타임.

이 미키마우스 상자에 달린 리본 끈을 아이들이 힘을 모아 함께 잡아 당기면, 그 안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잘한 선물들이 와르르 쏟아진다. 그러면 미리 나눠준 작은 봉지에 자기가 좋아하는 선물들을 담아서 집으로 가져 가는 것이다.

 

여기 하은이도 한밑천 챙겼다 ㅋㅋ

그리고 로렌 엄마! 그동안 여러 가지로 고마웠어요... 영어가 짧아서 내 마음을 그저 '땡큐 쏘 머치'라는 상투적인 말로밖에 표현 못하는 저의 안타까운 심정을 알아 주세요^^

 

3. 다음은 하은이의 종이접기 무료 클래스 참관기.

예전에 하은이랑 같이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 같이 다녔던 아이의 엄마가 무료 종이접기 클래스를 연다길래, 오늘은 주은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하은이와 함께 처음으로 종이접기 클래스에 참석해 보았다.

오늘의 목표는 사탕이 달린 하마풍선 만들기! 아이가 어렸을때 종이접기를 자주 하면 소근육 발달에 좋다고는 하는데, 집에 종이접기 책도 여러 권 사다 놨는데 나도 둘째를 키우느라 영 시간이 나질 않아 꺼내지도 못했다.

 

그래도 종이접기를 하면서 하은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같이 아이랑 놀아주는데 인색한 엄마도 괜시리 마음이 미안해졌다. 하은아! 앞으론 엄마가 꼭 시간 내서 집에 사다 놓은 수백장의 색종이와 여러 권의 종이접기 책으로 재밌게 놀아줄께... 이 엄마가 격하게 반성한다~~~

 

근데... 엄마! 여기 저도 있어요! 이 포스팅을 보니, 나는 맨날 아빠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겨지는 존재로만 묘사되는군요! 하지만 저의 존재감도 좀 드러내 주세요!!!

그래...엄마가 지금 좀 바쁘니 너의 존재감은 사진으로만 대신하마 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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