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린 숙소에서의 날이 밝았다. 단 1초도 여기에 더 머물 수 없어... 라는 신념(ㅋㅋ)하에 우리의 윤요사, 고양이 세수를 하고 짐을 챙긴 채 바로 체크아웃 해주시었다^^

우리 일행이 정통 미국식으로 아침 식사를 한 곳은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지어진 어느 작은 레스토랑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곧바로 이곳의 명물이라는 바다코끼리(elephant Seal)를 구경하기 위하여 차를 타고 해변가로 이동하였다.

가이드 아저씨가 주차장에 차를 멈추자마자 우리의 눈에 들어온 바다코끼리들... 뜨아~~~
처음에 나는 무슨 환경오염으로 인해 떼죽음을 당한 돌고래떼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얘들은 모두 살아있었고 그냥 널부러져서 햇빛을 쬐고 있는 바다코끼리들이었다.

하지만 전혀 아름답지 않은 이 광경은 도무지 뭐람... 웩웩^^

 

 

 

 



바다코끼리를 보고 한 40여분 이상 달렸을까... 다음으로 우리는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지인 허스트 캐슬(Hearst Castle)에 도착했다. 끝없이 펼쳐진 멋진 목장(ranch)를 계속해서 올라가다 보면 당시 재벌이었던 허스트가 지어서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헌납했다는 허스트 캐슬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먼저 비지팅센터에 있는 그의 박물관에 잠시 들러 이 성을 짓게 된 허스트 일가의 히스토리에 대해서 잠시 공부하였다. 

 

 

 

 



우리는 비지팅센터에서 전용 셔틀 버스를 타고 10여분 이상 달려서 드디어 언덕 꼭대기에 있는 허스트 캐슬에 도착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잠시 캐슬 외부의 전경 감상에 들어가본다.

 

 

 

 

 

 

 



여긴 캐슬 안. 캐슬에서 일하시는 전용 투어 가이드가 뭐라고 쏼라쏼라 떠들어댄다.

내용을 알아들었냐고? 무슨소리!  나는 그저 보채는 주은이 안고 다니느라 팔 빠질뻔한 기억 밖에 없다. 캐슬 안의 통로가 좁아서 유모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나는 여기에 절대로 오지 않았을텐데 ㅋㅋ

 

 

 

 

 

 

 

 



건물 내부를 소개해주는 공식 투어를 마치고 야외 수영장으로 나온 우리들. 무슨 그리스 로마 시대로 돌아간 듯 하다. 이게 웬 화려한 수영장이란 말인가!

 

 

 

 

 

 

 

 

 

 

 

 

 

 



근데 이 허스트 양반은 수영을 몹시 좋아했는지 거대한 실외 수영장도 모자라 또 다른 건물 안에 이렇게 실내 수영장도 만들어 놓으셨다. 그것도 진짜 금으로 바닥과 천장을 도배해서 말이다.

덕분에 몇 십 년 전에는 여기서 무슨 영화 촬영도 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평범한 서민인 나로서는 그렇게 돈을 쓸 데가 없으셨남...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허스트 캐슬 구경을 마친 우리는 잠시 Sea Otter를 보기 위하여 Monterey Bay에 내렸다가

 

 

 

 



이 근방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Splash Cafe에 들러, 역시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크램 차우더 슾을 먹기 위하여 이렇게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리 크지도 않은 가게였건만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 그리고 이 바닷가 일대에 정말 많은 브런치 카페가 있었지만 아무데도 장사 잘 안되고 모든 손님들은 바로 이 카페 앞에서만 이렇게 나래비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이 연출된 까닭은...

역시 사우어 도우에 가득 담긴 크램차우더 슾 맛을 직접 봐야만 알 수 있다 !!! 정말 쵝오야요!^^

 

 

 



그리고 LA 까지 내려 오는 도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들렀던 덴마크 마을 솔뱅. 여기는 작년에 이미 한 차례 왔다가서 그런지 이번엔 그리 큰 감흥이 없었더랬지만, 그래도 예쁜 풍차와 그림 같은 건물들, 그리고 로얄 코펜하겐 상점까지(뭐 별 건 없었지만^^) 필수 코스들을 한 시간 안에 쫘악~ 둘러봐 주시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의 1박 2일 여행 일정이 모두 끝이 났다. 이제 8개월된 주은이는 얼바인을 벗어나 처음으로 만만치 않은(?) 세상 구경을 해보았고, 하은이와 우리 부부도 간만에 콧바람을 좀 쐬었다.
 
그래, 이제 시작이다. 12월 한달은 한국가서 친정에 얹혀서 대충 비비적 거리다가, 1월에 미국 들어올 때 친정 부모님 모시고 같이 와서 두어 달 지내다보면 주은이는 곧 돌잔치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 주은이를 바로 데이케어에 보내 버리고 ㅋㅋ   내년의 꽃피는 춘삼월이 되면 나는 지난 1년간 참아왔던 칩거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리라...
(쯧쯧... 윤요사, 벌써부터 아주 꿈에 부풀었구만... 푸핫!)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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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발렌타인 데이 날, 둘째 아이를 낳은 이후 어딘가로 여행을 떠난다는 건 정말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2주 후면 곧 한국으로 돌아가실 시엄니가 당신께서 열심히 도와줄테니 애 둘을 데리고 여행하는 것도 그리 어렵진 않을 거라며 계속 부추기셔서(^^)  나는 드디어 "큰 맘 먹고" 허스트 캐슬  1박 2일 기차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삼호관광에 예약하니, 거기서 기차표랑 숙소랑 다 정해주고 가이드 아저씨와 차량까지 제공해 준단다. 여행 경비? 그리 비싸진 않았지만 그것도 울 시엄니가 다 대셨다^^ 나는 말그대로 그냥 "큰 맘만 먹고 떠나면" 되는 여행이었다고나 할까 ㅎㅎ 

토요일 오전 9시, 우리 가족은 암트랙을 타고 기차여행을 떠나기 위하여 LA의 역사적 기차역인 유니온 역에 도착했다. 미국 와서 난생 처음 와보는 기차역이었고 또 난생 처음 타 본 기차였더랬다^^



기차로 거의 5시간이나 달려서 가야 하는 여행이었는데, 삼호 관광에서 점심식사로 미리 김밥과 삶은 계란을 준비해 주었다.  



생후 8개월된 우리 주은이, 지가 뭘 안다고 옥스나드 기차역에 기차가 정착하자 창 밖을 바라 보며 상념에 잠긴다 ㅋ



우리가 탄 암트랙은 대부분 바닷가와 아주 가까운 거리의 철로를 달렸다. 통유리 밖으로 이렇게 멋진 바다가 쉴 새 없이 펼쳐졌다.  



기차칸 중에는 창 밖 풍경을 잘 감상하라고 이렇게 의자가 유리창을 향하여 나란히 배치된 칸도 있었더랬다. 여긴 다른 여행사에서 온 한국 아줌마들로 온통 점령당해서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잘 모를 정도였다.  



여긴 식당칸의 모습. 주은이가 조금만 더 컸어도 우아하게 여기서 식사 한 번 해보는 건데... ㅎㅎ



으앙~  엄마! 또 내 욕하는거야?  나 8개월만에 기차까지 타 본 베이비야~ 이거 왜 이래!!!^^
데려가는 사람은 힘들었지만, 우리 주은이는 아주 신이 났다.
야 이년아! 벌써부터 이런 살인미소를 짓다니, 나중에 남자 여러 명 홀리겠구나 ㅋㅋ 



드디어 5시간여만에 우리의 목적지인 San Luis Obispo 기차역에 도착했다. 이 도시는 칼 폴리라는 유명한 대학도 있다는데 비록 처음 와본 곳이었지만 올드 타운도 그렇고 주변 경관도 그렇고 참 마음에 드는 도시였다.

처음 타 본 2층 기차야~ 아젠 안녕!!!



우리는 샌 루이스 오비스포 역에서, LA에서부터 15인승 봉고차를 몰고 달려온 가이드 아저씨를 만났다. 우리 일행은 우리 가족을 제외하고 4명이 더 있었는데 아저씨는 이렇게 10명 정도 되는 여행이 참 좋다면서 역 부근의 작은 사과농장과 와이너리로 우리를 안내해 주셨다.

여긴 사과농장의 모습이다.
우리는 비료를 주지 않아 비록 작고 보잘것 없지만 맛은 정말 기가 막히게 좋은 후지 사과 한 봉지와 그 사과로 즙을 내서 만든 사이다 1갤런 짜리 한 병을 샀다.



우리는 바로 그 옆에 위치한 패밀리가 운영하는 작은 와이너리에도 들렀는데,



캘리포니아만 해도 크고 근사한 와이너리가 많겠지만(물론 나는 그런데 가본 적도 없지만^^) 이런 쬐끄만 와이너리도 와 보니깐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참 좋았다.
나랑 울남편도 나중에 은퇴하면 시골에다 이런 작은 농장 같은 거 하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첨으로 들었으니깐^^



우리 가족은 5종류의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그 중 4병을 골라왔다.마침 20%씩 세일까지 하고 있어서 울 남편 좀 과욕을 부려 주시었다^^ 

저 테이스팅하는 남편의 심각한(?) 모습을 좀 보라. 자기가 무슨 소믈리에 쯤 되는 줄로 아남 ㅋㅋ



그리고 인근 비치의 피어에 가서 여기 명물이라는 무슨 바다 사자를 보았는데, 어찌나 많은지 그저 징그럽단 생각 밖에는... ㅎㅎ



인근에서 일행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마침내 들어온 숙소에서 주은이와 한 컷.
내가 그동안 미국 와서 삼호관광으로 캐나다 록키, 하와이,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등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다만, 이렇게 구린(?) 숙소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1박 2일에 겨우 1인당 190 달러인 여행에 무얼 바라겠는가?

비록 옆 방에서 코고는 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로 허름한 Inn이었지만 나는 두 눈 질끈감고 아이를 껴안은채 잠을 청했다.

 


비록 회사에서 맡은 연구용역 진도도 밀려 있고 우리 교회 제자반 과제들도 많았건만, 시엄니의 권유로 떠밀려(?0 오게 된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지난 1년간의 출산과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만큼 즐거운 하루였다. 

여행의 위력이란게 바로 이런건가보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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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친구로부터 하은이 또래 아이들에게 구경시켜 주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소개받았었던 스컬볼 센터.
그동안 내 수첩 속, 가고 싶은 곳 리스트에서 언제나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곳이었지만 LA의 게티센터 옆에 위치한 관계로 장거리 운전을 잘 못하는 나로서는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름 휴가를 맞이하여 민기사를 대동하고 집념의 윤요사, 드디어 스컬볼 센터에 입성하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은 바로 '노아의 방주'이다. 유태인들이 만든 문화센터답게 성경적 의미를 진하게 담고 있긴 하지만, 각종 재활용 물건들을 이용하여 만든 아이디어가 가득한 그 곳! 오늘은 Skirball Cultural Center, 그 중에서도 Noah's Ark에 다녀왔다.
 



노아의 방주에 들어가는 첫 관문은 노아의 방주에 관한 여성 직원분의 친절하고도 간단한 성경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가족도 역시 그녀의 영어발음에 귀를 쫑긋 세워가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호기심을 불태워본다.

참! 인터넷으로 사전에 입장권을 예매하고 입장시간까지 선정해야 하는 다소 수고스러운 점은 있지만, 그런만큼 내부가 심하게 붐비지도 않고, 프로그램 역시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느낌이 들어 더 좋았다.

설명을 듣고 나서 아래 사진과 같이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만든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작은 로비를 지나



역시 각종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갖가지 동물들의 형상과 방주의 실내 장식을 꾸민 그들의 아이디어에 연신 혀를 내두르며 노아의 방주 입구에 도착했다.



방주 입구에는 아이들이 레버를 돌리기만 하면 직접 번개를 만들 수도 있고 큰 파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높은 배 안으로 물건들을 실어 올릴수도 있었는데, 우리 하은이도 이런 식의 체험학습이 마냥 즐거운 모양이었다.



방주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펼쳐지는 선실 내부의 모습들.



방주의 또 다른 선실로 이동하는 복도의 광경이다.

한쪽 벽면에 여러 가지의 노아의 방주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드로 만든 모형들이 정말이지 너무너무 귀여워서 만일 판매하는 제품이었다면 아무리 비싸도 꼭 하나 사오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복도를 통과한 또 다른 선실의 풍경.

여기서는 혐오스럽거나 무서운 동물조차도, 마치 아이들의 귀여운 친구처럼 느껴진다. 



선실 밖으로 나가면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한쪽 벽면에는 노아의 방주로 세상을 심판하셨던 하나님이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치 않으시겠다며 약속의 징표로 보여주신 '무지개'가 곱게 그려져있고



다른 한 켠에는 아이들을 위한 블록 놀이장소가,

 


그 맞은편에는 선생님이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직접 크래프트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넓은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그 선생님이랑 영어만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었어도 하은이에게 더 풍성한 체험학습을 시킬 수 있었을텐데... 쯧쯧^^
 

 


마침 우리가 구경하고 있던 시간에 이 홀에서 '뮤직 앤 댄스 타임'이 있었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각종 동물들의 몸짓을 흉내내면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시간이다. 하은이도 토끼와 펭귄, 호랑이, 새 등의 움직임을 흉내내며 자뻑모드의 저질댄스(?)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제 노아의 방주 얘기는 그만 하고...

오늘의 점심은 LA한인타운에서 냉면으로 가장 유명한 '칠보면옥'에서 먹었는데, 비빔냉면과 물냉면 모두 그 맛이 얼마나 훌륭한지 강추!강추!  



그리고 내친 김에 나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우리 가족은 LA 근교에 있는 유일한 아울렛 CITADEL에도 잠시 들러 보았다.

하지만 이 아울렛에서 우리가 들른 곳은 오직 하은이를 위한 '토이저러스' 매장과 내가 요즘 가장 열광하는 '르쿠르제' 아울렛 매장 뿐이었다.

하은이에게는 토이저러스에서 50피스가 넘는 소꿉놀이 세트를  단돈 19달러에 장만해 주었고



남편의 성화 때문에 거의 10분 밖에 둘러보지 못한 나의 완소 샵 '르쿠르제'에서는 서울에 계신 형님께 선물로 보낼 반찬 담는 스톤웨어 세트를 30% 추가 세일을 받아서 하나 업어왔다.  



저기 보이는 저 빨간색 하트 냄비! 그거 우리 집에 있는거다 ㅋㅋ



아... 이 어여쁜 색깔의 주전자들과



각종 냄비와 프라이팬, 그리고 스톤웨어들...
너희들을 빌레로이 앤 보흐에 이어 나의 차기 수집제품들로 임명하노라~~ ㅋㅋ

 

 
집에 와서 꺼내본 오늘의 득템 상품들!


우리 하은이... 벌서부터 소꿉놀이 세트 꺼내놓고 난리가 났구나^^

이제 6개월된 주은이를 데리고, 게다가 유축기 세트까지 이고 지고, 또 입만 열면 쫑알대느라 정신이 없는 세살 반 하은이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정신없는 순간들은 이 블로그에 전혀 드러나지 않고 오직 잘 나온 사진들 위주로만 올리기 때문에 혹자들은 내가 요즘 아주 태평하게 아이를 잘 키우면서 씩씩하게 나돌아다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절대로 현실과는 다르다! 흑흑...  사실 나는 오고 가는 차 안에서, 그리고 식당과 여행지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아이와 씨름하며 또 쫑알대는 하은이를 하루 종일 상대해주며(엄마를 닮아서 말은 또 왜 그리 많은지^^) 그렇게 휴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요즘 남편은 내가 너무 고생이 심하니까 이제 집에서 그냥 음식이나 to-go해 먹으면서 조용히 휴가를 지내자고 종용하곤 한다. 그러나 그럴 순 없는 일! 오죽하면 내 좌우명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이겠는가? ㅋㅋㅋ   

그럼 내일은 또 어디로 가볼까나...^^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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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드디어 남편의 여름휴가가 시작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언제나 8월 첫째주를 강제로(?) 쉬게 하기 때문에 도무지 날짜 선택의 자유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주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참 즐겁다. 

작년 여름휴가는 캐나다 록키산맥으로 여행을 갔었지만 올 여름은 주은이가 너무 어린 관계로, 나는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관광지들로 소박하게(?) 휴가 일정을 짜기로 했다.

그 첫번째 코스는 바로... 헌팅턴 라이브러리!

예전에 프리데이에 동네 언니들과 함께 한 번 문 앞까지 갔다가 미리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지 않았다하여 퇴짜를 맞은 후, 벼르고 벼르다 불굴의 의지 윤요사, 오늘 이렇게 온 가족을 이끌고 다시 왔도다 ㅎㅎ 쨔잔~  



이곳은 라이브러리와 아트갤러리 이외에도 '보태니컬 가든'이 유명하다 하니, 오늘은 가든에 초점을 두고 투어해 주시겠노라 ㅋㅋ

먼저, 여기는 선인장이 가득한 데저트 가든!
하은이에게 각종 선인장들을 보여 주며 우리의 땡볕 고생길(?)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데저트 가든이 끝나면 그 옆 쪽으로 뱀부 숲과 작은 연못이 나온다. 그나마 땡볕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랄까... 여기 분위기가 그나마 가장 좋았다.



헌팅턴 아트 갤러리 건물의 모습. 하지만 우리는 보태니컬 가든에 집중하느라 과감히 이곳을 지나쳐 버렸다^^ 



어설픈 로즈 가든을 지나서



우리는 재패니즈 가든으로 향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요즘 공사중이란다. 흑흑...

어쩔 수 없이 공사장 펜스 앞에서 카메라만 높이 쳐들고 꼴랑 아래 사진 몇 장만 찍고 왔다 ㅋㅋ 



다음은 차이니즈 가든. 우리는 그나마 여기서 콜라와 아이스크림으로 갈증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늘에 앉아서 연못과 정자를 바라보며 온가족이 도란도란 둘러 앉아 아이스 콜라를 들이키는 그 기쁨이란~^^ 



마지막 코스는 '칠드런스 가든'이었다. 우리 가족은 땡볕에 그늘도 없는 가든을 돌아다니느라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하은이를 위해서 이곳까지 들러주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모정은 강하다 ㅋㅋ



마지막으로 북스토어와 기프트샵에 들러 시원한 에어콘 바람 한 번 쐬 주시고, 기념으로 2012년 탁상 달력을 하나 구입했다. 2012년... 이 달력을 볼 때 쯤이면 우리 하은이랑 주은이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커있겠지...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아침 일찍부터 가든을 헤매고 다녔더니 벌써 점심때를 훌쩍 넘겼다. 게다가 우리 주은이는 더위까지 먹은듯하다. 하은이도 다리가 아프다고 난리다.

그래서 미리 인터넷에서 내가 써치해 놓은 맛집, '가온'에 들렀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는 겨우 4분 거리에 있고 행정구역상으로는 패서디나에 있는 한정식집 되시겠다.



하은이를 위한 공짜 메뉴 ㅋㅋ



우리는 쌈밥정식과 순두부정식, 그리고 시원한 동치미국수를 시켜서 정신없이 먹어치웠다. 다 맛있었지만 특히나 동치미 국수는 내가 그동안 먹었던 동치미 국수들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배를 든든히 채운 우리는 차로 '올드 패서디나'를 한 번 사파리하듯 훑어준 후, 프리웨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에서부터 시엄니랑 남편은 오늘 내가 짠 휴가 첫 날의 코스가 너무 빡세다며 불평이 자자했다 ㅋㅋ 이에 나는 내일의 코스는 실내로만 구성했으니 안심하시라고 애써 그들을 진정시킨 후, 내일의 코스를 혼자 조정하기에 바빴다^^ 

쳇, 3살 반의 큰딸과 6개월의 둘째 딸, 그리고 시엄니와 남편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휴가 코스를 짜는 일이 과연 가능하긴 한가? 남편은 집에서 시체놀이를 하고 싶어하고, 하은이는 저 좋아하는 놀이기구만 타고 싶어하는데다 시엄니는 뭔가 근사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하실텐데 말이다. 아~ 며느리는 괴로워!ㅎㅎㅎ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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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경 산후도우미 면접 보러 잠시 LA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2월에 주은이를 낳은 이후로 우리 가족은 LA에 놀러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100% 직접 모유수유만 하는 나로서는(요즘 주은이는 모유를 젖병에 짜서 줘도 절대 먹지 않는다. 젖병은 무조건 싫다는거다. 아주 호강에 겨웠구나~ 이 까다로운 것 같으니!!! ) 얼바인으로부터 1시간 이상 떨어진 곳까지 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남편의 부추김을 받아 모처럼 용기를 내어 LA까지 한 번 나가보기로 했다. 물론 주은이가 제때에 젖을 먹어주지 않을 것을 대비해서 유축기와 부대장비 역시 철저히 챙긴채 말이다^^

그동안 제대로 된 한정식에 목말라 있던 우리 부부와 시엄니는 제일 먼저 LA 용수산으로 향했다. 나는 그나마 미국에서는 이곳 용수산이 가장 입맛에 맞는 것 같다. 예전에 입덧했을 때에도 여기 오면 신기하게 많이 먹곤 했었는데...^^
오늘도 우리 가족은 점심 세트메뉴를 저마다 완벽히 소화하면서, 용수산의 음식물 쓰레기 감소에 기여하였다ㅋㅋ  



식사를 마치고 나서 향한 곳은 '12센티미터'라는 케익하우스였다. 나는 예전에 '바다를 건너며'라는 블로그를 보다가 이 베이커리에 대한 포스팅을 읽은 후, 담번에 LA에 가면 꼭 한 번 들러봐야지... 하고 벼르던 차였다. 

하지만 기대를 잔뜩하고 갔는데 막상 12센티미터 베이커리에 도착해 보니, 가게도 생각보다 작은데다가 또 진열된 케익도 거의 없는 황당한 전경이 펼쳐졌다. 나는 각종 쉬폰케익과 형형색색의 마카롱, 그리고 먹음직스런 각종 생크림 과일케익이 가득 진열된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꼴랑 두 개 남아있던 케익 중 티라미수 케익을 하나 집어 들었고, 또 딸랑 3개 남아있는 롤케익중에서는 나름 특이해 보이는 블루베리 롤케익을 하나 샀다. 주인아저씨는 케익은 대부분 전화로 미리 주문을 받아서 제작하기 때문에 진열된 케익이 별로 없다고 친절하게 말씀하셨지만, 얼바인에서부터 꿈을 안고 찾아온 케익킬러 윤영란으로서는 그 말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 와서 먹어보니... 명성 그대로였다. 여기 티라미수는 보기엔 평범하지만 맛은 아주 일품이었다. 85도씨 베이커리보다도 덜 달면서도 더욱 깊은 맛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마카롱 맛도 괜찮았는데 이건 내 입맛엔 너무 달았다. 그래도 어쩌다 단 것이 생각날 땐 한 개 정도 먹어도 좋을듯.



마지막으로 블루베리 롤케익! 설명이 필요없다. 뜯은 그 자리에서 다 먹어치워 버렸으니 ㅋㅋ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케익을 사들고 난 우리는 산타모니카 해변 옆에 위치한 3rd St. Promenade로 차를 몰았다. 여기는 작년에도 한 번 왔었지만 그 때는 거리의 한쪽 끝이 대형 쇼핑몰 입점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산타모니카 플레이스'라고 부르는 이 대형 쇼핑몰 공사가 마무리되어 이 거리가 더욱 멋있어졌다길래 우리 가족은 큰 맘먹고 한 번 들러보았다.  



여기가 바로 산타모니카 플레이스이다. 마침 새 영화 스머프의 홍보를 위하여 대형 스머프 인형도 세워져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스머프를 좋아하는 나는 괜시리 더 신이났다. (내 학창시절 별명이 똘똘이 스머프였기 때문일까?ㅋㅋ)

산타모니카 플레이스를 지나서



우리는 3rd street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거리 양쪽으로는 많은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차가 통제된 중앙 도로에는 비보이들과 거리의 악사들, 춤꾼들이 저마다 솜씨를 뽐내며 지나가는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비보이들의 춤사위에 우리 하은이도 옆에서 신나게 춤을 추었다^^



우리는 차를 산타모니카 플레이스 공영주차장에 주차했기 때문에 거리 구경을 마치고 다시 플레이스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오늘 하루 종일 차 안과 식당, 그리고 거리를 활보하느라 피곤했을텐데도 우리 주은이는 시종일관 방긋 웃어 주어 이 엄마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6개월만에 이렇게 큰 우리 주은이... 내가 널보면 안먹어도 배부르다! ㅋㅋ



오후 5시경 집으로 돌아온 나는 허리를 부여잡으며 말그대로 그냥 뻗어버렸다.
이유인즉슨 작년에는 7인승 미니밴을 몰았었는데 괜히 차만 커서 주차하기도 힘들고 기름값도 많이 먹어서, 올해에는 투싼 5인승 SUV로 바꾸었더니 앞에는 남편이랑 시엄니가 타고, 뒷자리에는 양옆에 하은이와 주은이 카싯을 달고 나니 정작 그 사이의 내가 앉을 자리가 너무 좁고 불편했던 것이다.
그 상태에서 왕복 2시간을 넘게 노면도 좋지 않은 프리웨이를 덜덜거리며 타고 다보니 멀쩡했던 허리가 쑤시고 아프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앞으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는 7인승 밴을 렌트하던지 해야할 듯^^

하지만 모처럼만에 주말을 맞이하여 우리 5식구 모두 맛난 음식도 먹고, 쇼핑 및 문화의 거리에서 눈요기랑 다리 운동도 해서 그런지 참으로 기분 좋았던 하루였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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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Costco에서 장을 보다가 우연히 각종 티겟을 할인해서 파는 섹션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나도 모르게 눈길이 머문 곳은, 바로 라구나 비치의 종합문화공간인 Sawdust에서 열리는 아트 앤 크래프트 페스티벌 티켓이었다. 어른 한 명의 입장료 가격이 원래 8달러인데 50%나 세일해서 두 명 합쳐 7.9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얼바인에서 라구나 비치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도로인 133번 도로를 지나치면서 늘 바라보기만 했던 그 곳, 소더스트의 아트 앤 크래프트 페스티벌이 뭔지는 몰라도, 그저 한 번 꼭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에 나는 얼른 할인티켓을 구매해 버렸다.  



그리고 바로 오늘, 나는 시엄니와 하은이, 그리고 둘째 주은이까지 대동하고 소더스트로 차를 몰았다.

쨔쟌~ 바로 여기이다.

그나저나 소더스트의 뜻은 '톱밥'인데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지 맨날 궁금했었는데, 정작 안으로 들어가보니 바닥에 굵은 톱밥들이 잔뜩 깔려있어 그 궁금증은 한 큐에 해소되어 버렸다^^ 자잘한 나무조각 위를 사각사각 걷는 경험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어서 내 마음도 무지 기뻤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보니 라구나 비치의 온갖 예술가들이 다 모여서 만든 것 같은 자신만의 작품 부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누군가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은 그림을, 또 누군가는 직접 만든 각종 수공예품을, 또 누군가는 자기만의 개성이 가득 담긴 악세서리를 만들어서 전시하고 있었다. 나는 마치 예전에 홍대앞 벼룩시장에 갔었던 생각이나서 괜히 기분이 업되었다. 물론 여기 소더스트 아트 앤 크래프트 전시장이 훨씬 크고 다양하지만 말이다^^ 

예술가의 작품들에 일일이 왈가왈부 하지 않겠다. 나는 그럴 주제도 안되고, 실은 여기에 그런 평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을 시간도 없다.(그럴 시간 있음 저~기 밀린 설겆이나 해야지^^) 고로 사진만 방출할테니 맘껏들 감상하시라~^^



그리고 예술가들의 부스 중간중간을 지나다 보면 이렇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작은 숲과 오솔길, 그리고 연못 등을 만날 수 있다. 때문에 구경하다가 다리가 아프면 소다 하나 들고 벤치에 앉아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나도 소더스트 쉼터의 물레방아 앞에서 단 한 장의 인증샷을 찍어 보았다. (예전에 컷하면서 같이 했던 파마 머리가 요즘 하도 드라이를 안했더니 제멋대로 삐치고 있어 내 모습을 나도 차마 눈뜨고 봐줄수가 없구만^^)



뿐 만 아니라 한 켠에 위치한 작은 공연장소에는 거리의 악사들이 나와 신나는 라이브 음악을 들려준다. 하은이도 박수를 치면서 덩달아 신이 났다.



여긴 화장실도 예술이다 ㅋㅋ




슬슬 배가 고파진 우리는 역시 라이브 생음악을 들으며 '비싼 그러나 맛은 드럽게 없는 샌드위치'(소더스트는 다 좋은데 음식이 아주 황이야~^^)를 시켜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라구나 비치의 명물, 무료 셔틀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언젠가는 저 유리창 없는 낭만적인 버스를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라구나 비치 일대를 꼭 순례할테야~~~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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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주은이를 낳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여행을 해 본 적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주은이는 점점 커가고 있지만, 역으로 우리 가족이 4년 혹은 5년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이곳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아니, 누려야만 하는^^) 미국 여행의 기회는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우리의 윤요사, 이제 주은이가 넉 달을 막 넘기고 나니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좀 콧바람을 쐬고 싶은 생각이 강렬해졌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알아낸 것이 바로 얼바인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오래된 도시 San Juan Capistrano에 있다는 스페인 성당(Mission)이었다. 캘리포니아 해안가를 따라 건설된 21개의 스페인 성당(Mission)들을 다 둘러볼 순 없을지라도(물론 다 둘러볼 필요도 없지만^^) 그 중 가장 아름다워 미션의 보석으로 불리운다는 바로 그 곳! Mission San Juan Capistrano라도 꼭 발도장을 한 번 찍어봐야 속이 시원하겠다^^

지난 밤 내내 주은이와 수유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 멍멍한 정신이었지만, 토요일 아침이 밝자 나는 남편과 하은이, 주은이를 데리고 시온마트에서 김밥 두 줄을 달랑 사 가지고는 싼 후안 카피스트라노를 향해 출발했다. 

먼저 성당 입구의 모습.



며칠 전 인터넷으로 결제한 (어른 1인당 10.5달러짜리)표를 내고 그 입구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담하고도 근사한 정원이 펼쳐진다.



이상한 선인장 사이에 위치한 낡은 돌의자는 이미 관광객들의 포토존이 되어 버렸다^^



ㅁ자 형태로 건물에 둘러싸여진 중앙 정원이 참 예쁘다.



그리고 토끼랑 도롱뇽 등이 그 중앙정원은 자기네 세상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오래된 스패니쉬 성당에 이런 야시꾸리한 포토존이?^^  하지만 나는 다소 유치한 이런 설정들을 좋아한당~  



아치형의 복도를 가진 ㅁ자형 건물들과 아름다운 중앙 정원은 서로 절묘하게 어울려 뭔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것을 굳이 꼽으라면, 자외선을 피하고자 챙 넓은 농부 모자를 눌러 쓴 어떤 부부와 빽빽 울어대는 유모차 속의 어린 것, 그리고 공주님 흉내를 내며 잔디밭을 휘젓는 어린 소녀가 아닐까... ㅋㅋ



또 중앙정원 한 가운데는 운치있는 분수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연꽃과 잉어가 한가로이 떠다니고 있었다. 



아치형 복도 한 쪽으로 뚫린 작은 길에 들어서면 아담하면서도 화려한 예배당이 보인다. 그 옛날 스패니쉬 성당 예배실은 이러했구나... 라는 생각에 나는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본다.



예배당을 나와 중앙정원 반대편 쪽으로 나가다 보면 무슨 묘지와 종이 달려있는 외벽이 보였다. 각기 뭐라고 작은 팻말이 써 있었지만 우리 무식한(?) 윤요사, 그런 소소한 역사엔 관심없어! 하며 쓱 지나쳐 버린다^^ 



예배당 맞은 편에는 기념품 샵도 있었는데 카톨릭계 성당답게 여러 종류의 예쁜 카톨릭 종교 소품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미션 타일이 제일 예쁘더라~



이제 시간이 멈춰버려 속세와는 영원히 단절되어 있을것만 같던 중앙정원을 나오면, 지진으로 무너졌다는 성당 본 건물의 남은 일부가 그 웅장했던 위용을 짐작케 한다.

그리로 가는 길목의 바닥 돌엔 무슨 글씨가 깨알같이 쓰여져 있고...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신부님이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동상이 나온다.



그리고 바로 펼쳐지는 무너진 성당건물의 일부들.

예전에 유럽 배낭여행 갔을 때 봤던 성당처럼 입을 떡 벌어지게 하는 웅장함과 화려함은 없을지라도, 예전에 미국이 스페인 영토였을 시절에는 이런 미션들이 전략적으로 곳곳에 세워졌겠구나... 하는 생각과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잔해들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이 새삼 느껴졌다.

 


자연을 좋아하고 사람들 많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울 남편은 오늘의 여행을 매우 만족스러워 했지만, 인공적인 건물(... 백화점?^^)과 사람들로 북적대는 화려한 거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늘 여행 점수를 한 70점 정도만 주련다. (역시 나는 뉴욕 맨하탄에 빨리 가야 한다니깐 ㅋㅋㅋ)

그나마 하은이가 좀 더 커서 미국의 역사나 종교 전파의 의미 등을 다소라도 이해하게 된다면 이런 여행이 좀 더 의미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하은이에게 오늘 여행이 어떘냐고 물어 보니... "하은이는 가든을 좋아해"라고만 대답한다. 으이구~

아무래도 우리 가족은 미국에 너무 일찍 온 것 같다. 하은이는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 아직도 헷갈려하고, 정작 여기서 태어난 주은이는 아직 정신이 없구 말이당ㅎㅎ 

그래도 오랜만에 얼바인을 벗어나 관광지에 오니 기분만은 참 좋았던 하루였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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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스터 휴가의 경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대개 금, 토, 일까지만 휴가인 것이 일반적인데, 남편이 근무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매년 월요일까지 휴가를 주는 바람에 우리 부부는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작년 이스터 휴가 때에는 라스베이거스에 놀러 갔었었지만 이번에는 주은이가 있고 해서 어디 멀리 나갈 수도 없구, 하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그것도 좀 아니고...

그래서 우리는 결국 얼바인에서 약 35분 정도 떨어진 롱비치에 다녀오기로 했다. 차로 오고가는 길에 주은이는 인펀트 카싯에서 잘 자주길 바라며 나는 주은이의 젖병과 기저귀 등 각종 부대용품과 함께 가열차게 유축기까지 챙겨가지고 차에 올랐다. (하은이는 걍 프리스쿨에 보내버렸음^^)

해안가 도로를 따라 주욱 달려가던 우리는 헌팅턴 비치와 실(Seal) 비치를 지나 드디어 롱비치에 도착했다.



롱비치 중에서도 우리가 목적지로 삼은 곳은 언젠가 남편이 회식을 했었다는 벌몬(Belmont - 내가 처음에 벨몬트라고 읽자 남편이 왕 웃어댔다. 끄응~ 내가 이런 취급이나 받고 살아야 한다니... 흑흑 ) 피어에 있는 한 피자 & 맥주 레스토랑이었다.

하지만 가열차게 유축기만 가져왔지 유축을 할 때 필수적인 깔대기(전문 용어로는 '쉴드'라고 함)를 안가지고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몹시 조급해진 나는 점심이고 뭐고 빨랑 집에 돌아가서 유축부터 해야 한다고 성화를 부려댔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벌몬 피어의 거리만 대충 훑어본 후 다시 얼바인으로 급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ㅋㅋ 



거리 곳곳에서는 이와 같은 현대자동차의 광고판들을 여러 개 볼 수 있었다.

사실 얼바인 시내에서도 요즘은 현대차와 기아차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1년 4개월 전 이곳에 왔을 때는 도요타와 혼다가 거의 70% 정도였구 가뭄에 콩나듯 현대와 기아차들을 간간히 볼 수 있었는데, 도요타 리콜 사태가 터진 이후부터는 거리를 지나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쩍 늘어났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구 미주 중앙일보에서도 매달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내 판매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주재원 월급은 이토록 안올려준단 말이냐!!! ㅋㅋ



아래 사진은 이발소 사진인데 신기해서 걍 찍어봤다. 내가 미국온지 1년 4개월만에 바버샵은 여기서 첨봤기 때문이다. 얼바인엔 이런 촌스런 거 절대 엄따^^



그리고 내가 벌몬 피어 스트릿에서 유일하게 들어가 본 문구매장 파피루스.

공부 못하는 애들이 꼭 학용품에 신경쓴다고, 나는 예전부터 예쁜 학용품이나 문구류에 꽤 열광하는 축에 속했다. 하지만 노트정리도 그닥 깨끗하게 하지 못하고 글씨도 날려서 쓰는 편이라 문구류들은 내게 오면 크게 효용 없이 대부분 서랍 속에서 낮잠자기 일쑤다^^ 

 


파피루스 이외에도 예쁜 샵들이 꽤 있었지만 유모차에 탄 주은이가 깨기 전에 얼바인으로 돌아가는게 속편하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대충 윈도우에서 샵들을 쓰윽 훑어본 채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요건 좀 다른 얘긴데...

요즘 하은이 프리스쿨 라이드 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외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나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차 번호판 구경하기!!!

뭐 별거 아니다. 원래 미국 차 번호판은 7자리로 그 중 둘째부터 네째 자리는 이니셜이고 나머지는 숫자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아래 내 투싼 차처럼), 간혹 운전을 하고가다 보면 주변에서 이런 원칙에서 이탈한 재밌는 번호판을 단 자동차들이 보이곤 한다. 그래서 몇 개 찍어 봤다. 



또 웬만한 상점들은 대부분 "드라이브 쓰루" 서비스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인앤아웃 버거 같은 패스트 푸드점들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약국이나



은행까지도 말이다.



어쨌든 미국이란 나라는 자동차와 관련된 신기한 것들이 참 많다 ㅋㅋ

근데 문득 이런거나 포스팅을 올리고 있는 내가 무지 안스럽게 느껴지네... 윤영란! 애 때문에 집에서 갖혀 지내다보니 참 별 걸 다 찍고 그런다... 쯧쯧...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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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아주머니가 떠나신지도 어언 열흘. 게다가 모유수유를 하느라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나는, 요즘 그야말로 식신이 강림한 듯한 허기진 상태에 쩔어 지내고 있다.

이런 나에게 이스터를 맞아 맛난 고기를 사주겠다며 언젠가 회식을 했다던 뉴포트비치에 있는 '이조갈비'라는 곳을 향하여 자신있게 운전대를 잡은 울 남편. 그러나 네비에 주소를 찍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헤매이더니 결국 '베니하나'라는 일본식 철판볶음밥 집 근방에 이르러 우와좌왕하신다. 

그래서 내가 그럼 이조갈비는 나중에 가구, 우선은 이 철판볶음밥집에나 들어가자고 제안해서 들어가게 된 베니하나. 내가 자신있게 들어가자고 했던 이유는 언젠가 한국의 압구정동에 이 분점이 있었던 것을 기억했기 때문이었다.   



우선 건물의 위용이 제법 멋지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간 우리 가족은 가운데 철판이 부착되어 있는 큰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하은이는 베니하나라고 써 있는 쉐프 모자를 쓰고는 좋아라 하고 있다.



우리 테이블 앞에 와서 정중히 인사하는 일본인 주방장 아저씨. 그리고 드디어 주방장 아저씨의 철판볶음밥 요리가 시작되었다. 주방장 아저씨는 나름 성실하고 친절한 태도로 이런저런 묘기들을 선보이며 음식을 먹는 내내 우리를 지루하지 않게 해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점심 메뉴 중 스테이크 요리와 새우 요리를 주문했는데 1인당 약 13불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샐러드와 볶음밥, 그리고 고기 등을 먹을 수 있서 참 좋았다.



뉴포트 비치까지 온김에 우리는 차로 10여분 정도 더 달려 내가 늘 가고 싶어했던 발보아 아인랜드에 도착했다. 지난 10여일동안 하은이 유치원 라이드 해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집 밖 출입을 거의 하지 못한 나를 위하여 남편은 흔쾌히 차를 몰아 주었다.  



하지만 이스터가 낀 토요일이라 그런지, 발보아 아일랜드는 차량과 사람으로 무진장 붐벼댔다. 웬만한 인근 파킹랏은 대만원이어서 차를 대려면 적어도 30분 이상은 걸릴 듯 했다.



그래서 파킹랏에 차를 대고 주은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하은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이 한가롭게 산책을 하려던 계획은 잠시 접어둔 채, 남편의 제안대로 나만 차에서 내려서 상점들을 잠깐 둘러 보고, 그동안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차로 섬을 빙빙 돌고 있다가 나를 픽업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은이가 갑자기 울어 제낄지도 모르는데 남편이 이 붐비는 섬 안을 빙빙 돌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렇게도 예쁜 상점들이 많았지만 나는 어느 가게에도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아쉽게도 상점 밖에서 윈도우 쇼핑을 하는데에만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끄응~ 조만간 다시 와서 그 땐 반드시 상점 안을 구석구석 훑어볼테야... 흑흑



그래도 오늘은 발보아 아일랜드의 명물이라는 '초컬릿 바나나 아이스크림'은 반드시 먹고 가야지.



급속냉동시킨 바나나를 초컬릿에 퐁당 담그고 그 위에 고객이 선택하는 토핑을 발라주는 별 것 아닌 생과일 아이스크림이지만 그 가격은 무려 3달러~ 그래도 난 궁금해서 이런 건 무조건 다 먹어봐야해^^

맛은 소문대로 역시나 좋았더랬다 ㅋㅋ(하지만 그보다는 나도 드디어 먹어봤다는 일종의 군중심리에 기반한 만족감이... ㅋㅋ)



우리 부부의 이스터 전날 토요일은 베니하나에서 철판볶음밥을 먹고 잠시 동안 바닷 바람을 쐰 채, 이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 온 나는 또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씻겨 주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나마  첫째 아이 키울 때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요즘은 남는 모유를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비닐팩에 담아서 냉동보관해 놓는다는 것. 사실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는 모유의 양은 많은 반면, 아이는 아직 그리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늘 남는 모유가 처치곤란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이 '메델라 펌프 앤 세이브'를 발견하고 나서부터는 여분의 모유를 냉동보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냉동실 하나 가득 들어찬 냉동 모유를 볼때마다 괜시리 부자가 된 느낌이다 ㅋㅋ



불쌍한 윤영란, 한방울의 모유라도 긁어 모아 분유값 아껴 때부자 되려나 ㅋ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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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수요일 오전, 나는 큰 딸 하은이가 다니고 있는 드림랜드 프리스쿨의 field trip에 참석하기 위하여 다나카 딸기농장을 찾았다.

이 필드트립에 참석하기 위하여 나는 이제 막 생후 2개월 된 둘째 아이를 봐주시는 아주머니를 비싼 값에 간신히 구해야만 했다. 이미 두 달이나 산후도우미를 써서 더이상 아주머니를 구하는데 쓸 돈도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하은이가 얼마나 이 봄소풍을 기다렸는지 충분히 알고 있는 엄마로서 도저히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긴 나도 얼바인에 온지 벌써 1년 하고도 4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이런 "U Pick"형 딸기농장은 처음이라 자못 기대가 되기도 하였더랬다. 그리고 둘째 아기 낳느라고 하은이 프리스쿨 엄마들 만난지도 오래됬고 해서 아이 뿐 아니라 나도 이래저래 설레는 마음으로 나선 필드 트립...

먼저, 사진 대 방출!!!      



장난꾸러기 큰 딸 하은이와 올만에 사진 한 컷! 유치원에서는 딸기 물이 묻는다고 아이들보고 모두 빨간 티셔츠를 입고 올 것을 권장했다. 그래서 우리 하은이도 레드 컬러 옷 작렬~



하은이 친구들~ 오드리, 쟈슈아, 요한이~



하은이가 속한 레이디버그 클래스 단체 사진. 내가 정말 존경하는 케이 선생님과 정희 선생님의 모습도 보인다. 이 선생님들 덕분에 하은이가 유치원에 잘 적응하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



이제 요런 트럭을 타고 직접 채소와 딸기를 따러 갈 시간이다.



트럭 위에서도 아이들은 여간 분주한 것이 아니다. 일어서고 소리지르고... 딸아~ 밖에 나오니 그리도 좋더냐...



대파와 당근, 브로콜리, 완두콩 등을 직접 구경한 아이들...



아래 사진은 우리 하은이와 결혼하고 싶다고 이 날 예비 장모님 앞에서 당당히 프로포즈한 쟈슈아와 하은이의 커플 사진. 그러나 정작 결혼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ㅋㅋ



이제 정말로 딸기를 따보는 시간이다.

하은이는 새빨간 딸기를 직접 따면서 얌냠짭짭 먹어보기도 하고 딸기밭 사이를 펄쩍펄쩍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40개월이 된 큰 딸 하은이.

예전에는 내가 윽박지르면 눈물부터 떨어뜨리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앙칼지게 "왜 혼내세요?" " 엄마, 저한테 아임쏘리라고 사과하세요"라며 당당히 요구하곤 한다.

요즘 나는 둘째를 돌보느라 하은이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오늘 놀아준 것이 그나마 이 아이에게 위로가 되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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