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은이 프리스쿨에서 처음으로 필드트립을 나가는 날! 엄마가 반드시 따라가야만 한다길래 나는 뜨거운 모성애(?)로 무거운 몸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먼저 하은이 교실 벽면에 붙어 있는 지난 땡스기빙데이 파티 때의 사진을 하나 소개한다. 귀여운 칠면조 모자와 조끼를 입은 하은이의 모습을 보니 '쨔식! 벌써 이렇게 컸구나'하는 생각에 벌써부터 오늘의 필드트립이 기대가 된다.  



엄마들은 개인적으로 삼삼오오 모여 차를 타고 오늘의 필드 트립 장소인 디스커버리 센터에 9시 반경 먼저 도착해 있었고, 프리스쿨 학생들은 스쿨버스를 타고 한 10여분 후에 도착했더랬다. 하은이네 레이디버그반 원생 15명 중에 오늘 참여한 학생은 총 8명. 하은이는 가장 친한 남자친구 쭌과 함께 병아리처럼 샛노란 유니폼을 입고 스쿨버스에서 내려 기념 촬영에 응했다.  



하은이 또래는 워낙 어린 아이들이라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그리 즐길 할만한 건 없었는데, 먼저 거북이 관련 4D영화를 단체로 관람하고, 뒤이어 어떤 할아버지께서 나오셔서 식물이 햇빛을 받고 물을 먹으면서 자라는 과정을 쉽고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하은이는 영어를 모르니까 거의 못 알아들었음은 물론이다 ㅋㅋ  



이제 단체행동이 끝나고 엄마들이 자기 자녀를 데리고 약 1시간 반 동안 디스커버리 센터 곳곳을 돌아다니며 구경시켜주는 일이 시작되었다.  배가 불러서 하은이를 제대로 커버할 수 없는 나를 위해 다행히 같은 반 엄마들이 하은이를 많이 챙겨주셔서 참 고마운 시간들이었다.

하은이는 1층과 2층을 부지런히 오가며 제 수준에는 이해하기 버거운(?) 과학원리를 이용한 여러 가지 장비들을 직접 만져보며 즐거워했다.

하은이와 동갑인 친구는 한국에 살면서도 영어와 중국어를 벌써 제법 구사한다는데 우리 하은이는 미국에 살면서도 그저 '땡큐'나 '아임쏘리' 정도만 하고 다니니 이게 다 하은이 교육에 너무 무관심한 내 책임은 아닌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조기영어교육을 위해서 하은이를 미국 프리스쿨로 옮기기에는, 하은이가 지금 다니는 프리스쿨을 너무 좋아하기에 나도 기냥 소신을 가지고 '슬로우 교육'을 밀어붙여 보련다^^  (실은 미국 프리스쿨 선생과는 내가 대화가 안통해서리^^)



12시경 아이들은 다시 프리스쿨로 돌아갔고 우리 엄마들은 다같이 모여 얼바인 시내의 한 순두부집에서 허겁지겁 점심을 먹었다. 아마 아이들도 유치원에서 점심밥 먹고 피곤해서 다들 뻗어 자고 있을테지...^^

나는 오늘 겨우 두세시간 아이와 돌아다녔을 뿐인데 이렇게 심신이 지치는 걸 보면서, 매일 그렇게 아이들을 돌보는 유치원 선생님들이야말로 참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저나 엄마를 넉다운시킨 오늘의 이 필드트립이 하은이의 기억 속에는 어떻게 저장될까... 설마 너무 어린 시절의 일이라 기억도 못하는 건 아니겠지... 오늘 나의 이 수고를 훗날 하은이에게 반드시 상기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포스트는 영원히 남겨두어야겠다 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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