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경 산후도우미 면접 보러 잠시 LA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2월에 주은이를 낳은 이후로 우리 가족은 LA에 놀러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100% 직접 모유수유만 하는 나로서는(요즘 주은이는 모유를 젖병에 짜서 줘도 절대 먹지 않는다. 젖병은 무조건 싫다는거다. 아주 호강에 겨웠구나~ 이 까다로운 것 같으니!!! ) 얼바인으로부터 1시간 이상 떨어진 곳까지 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남편의 부추김을 받아 모처럼 용기를 내어 LA까지 한 번 나가보기로 했다. 물론 주은이가 제때에 젖을 먹어주지 않을 것을 대비해서 유축기와 부대장비 역시 철저히 챙긴채 말이다^^

그동안 제대로 된 한정식에 목말라 있던 우리 부부와 시엄니는 제일 먼저 LA 용수산으로 향했다. 나는 그나마 미국에서는 이곳 용수산이 가장 입맛에 맞는 것 같다. 예전에 입덧했을 때에도 여기 오면 신기하게 많이 먹곤 했었는데...^^
오늘도 우리 가족은 점심 세트메뉴를 저마다 완벽히 소화하면서, 용수산의 음식물 쓰레기 감소에 기여하였다ㅋㅋ  



식사를 마치고 나서 향한 곳은 '12센티미터'라는 케익하우스였다. 나는 예전에 '바다를 건너며'라는 블로그를 보다가 이 베이커리에 대한 포스팅을 읽은 후, 담번에 LA에 가면 꼭 한 번 들러봐야지... 하고 벼르던 차였다. 

하지만 기대를 잔뜩하고 갔는데 막상 12센티미터 베이커리에 도착해 보니, 가게도 생각보다 작은데다가 또 진열된 케익도 거의 없는 황당한 전경이 펼쳐졌다. 나는 각종 쉬폰케익과 형형색색의 마카롱, 그리고 먹음직스런 각종 생크림 과일케익이 가득 진열된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꼴랑 두 개 남아있던 케익 중 티라미수 케익을 하나 집어 들었고, 또 딸랑 3개 남아있는 롤케익중에서는 나름 특이해 보이는 블루베리 롤케익을 하나 샀다. 주인아저씨는 케익은 대부분 전화로 미리 주문을 받아서 제작하기 때문에 진열된 케익이 별로 없다고 친절하게 말씀하셨지만, 얼바인에서부터 꿈을 안고 찾아온 케익킬러 윤영란으로서는 그 말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 와서 먹어보니... 명성 그대로였다. 여기 티라미수는 보기엔 평범하지만 맛은 아주 일품이었다. 85도씨 베이커리보다도 덜 달면서도 더욱 깊은 맛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마카롱 맛도 괜찮았는데 이건 내 입맛엔 너무 달았다. 그래도 어쩌다 단 것이 생각날 땐 한 개 정도 먹어도 좋을듯.



마지막으로 블루베리 롤케익! 설명이 필요없다. 뜯은 그 자리에서 다 먹어치워 버렸으니 ㅋㅋ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케익을 사들고 난 우리는 산타모니카 해변 옆에 위치한 3rd St. Promenade로 차를 몰았다. 여기는 작년에도 한 번 왔었지만 그 때는 거리의 한쪽 끝이 대형 쇼핑몰 입점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산타모니카 플레이스'라고 부르는 이 대형 쇼핑몰 공사가 마무리되어 이 거리가 더욱 멋있어졌다길래 우리 가족은 큰 맘먹고 한 번 들러보았다.  



여기가 바로 산타모니카 플레이스이다. 마침 새 영화 스머프의 홍보를 위하여 대형 스머프 인형도 세워져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스머프를 좋아하는 나는 괜시리 더 신이났다. (내 학창시절 별명이 똘똘이 스머프였기 때문일까?ㅋㅋ)

산타모니카 플레이스를 지나서



우리는 3rd street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거리 양쪽으로는 많은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차가 통제된 중앙 도로에는 비보이들과 거리의 악사들, 춤꾼들이 저마다 솜씨를 뽐내며 지나가는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비보이들의 춤사위에 우리 하은이도 옆에서 신나게 춤을 추었다^^



우리는 차를 산타모니카 플레이스 공영주차장에 주차했기 때문에 거리 구경을 마치고 다시 플레이스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오늘 하루 종일 차 안과 식당, 그리고 거리를 활보하느라 피곤했을텐데도 우리 주은이는 시종일관 방긋 웃어 주어 이 엄마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6개월만에 이렇게 큰 우리 주은이... 내가 널보면 안먹어도 배부르다! ㅋㅋ



오후 5시경 집으로 돌아온 나는 허리를 부여잡으며 말그대로 그냥 뻗어버렸다.
이유인즉슨 작년에는 7인승 미니밴을 몰았었는데 괜히 차만 커서 주차하기도 힘들고 기름값도 많이 먹어서, 올해에는 투싼 5인승 SUV로 바꾸었더니 앞에는 남편이랑 시엄니가 타고, 뒷자리에는 양옆에 하은이와 주은이 카싯을 달고 나니 정작 그 사이의 내가 앉을 자리가 너무 좁고 불편했던 것이다.
그 상태에서 왕복 2시간을 넘게 노면도 좋지 않은 프리웨이를 덜덜거리며 타고 다보니 멀쩡했던 허리가 쑤시고 아프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앞으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는 7인승 밴을 렌트하던지 해야할 듯^^

하지만 모처럼만에 주말을 맞이하여 우리 5식구 모두 맛난 음식도 먹고, 쇼핑 및 문화의 거리에서 눈요기랑 다리 운동도 해서 그런지 참으로 기분 좋았던 하루였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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