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바인 생활이 벌써 24개월째에 접어든다.
남편 회사에서 해마다 한 차례씩 보내주는 한국 여행이 바로 12월에 있기에 최근들어 12월은 나에게 더욱 설레는 달이 되어 버렸다. 사실 작년 이맘때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때, 나는 하은이를 친정집에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채, 뱃속에 든 주은이를 데리고 회사 동료들과 친구들을 만나느라 정신이 없었더랬다ㅎㅎ

하지만 벌써 네 돌을 넘겨 버린 우리 하은이. 이젠 그녀의 머리도 제법 굵어져 버려서 그녀를 예전처럼 3주 가까이나 집구석에 붙잡아(?) 두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없이(?) 올해 한국방문 시간의 상당 부분을 그녀에게 할애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하은이와 지겹게도 많이 갔던 키즈카페 건은 차치하더라도, 롯데월드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헬로키티 전시회 이야기로 대충 꾸며 보련다^^

--------------------

먼저,여기는 롯데월드! 

디즈니랜드를 세 번이나 갔던 하은이지만, 모든 놀이기구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이런 초대형 실내 놀이공간은 처음인지라, 롯데월드의 분위기 자체에 무지 열광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오래만에 모인 또래의 외사촌(울 오빠 딸들)들과 정답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기뻤고(아직 둘째 주은이는 결코 그녀의 상대가 될 수 없기에 ㅎ),  나 역시 올만에 만난 새언니와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롯데월드 입구에서 로티와 함께 한 컷.



평일 아침 9시 반에 롯데월드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간 우리는 먼저 이 모노레일을 가볍게 타 주시고...



그 담에는 다른 얼라들이 더 많아지기 전에 어린 아이들을 위한 전용 공간인 '키즈토리아'로 바루 고고씽!



참! 우리는 공개 스테이지에서 공연되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도 관람하였는데, 요즘 한창 공주 열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하은이는 무대에 등장한 발레리나를 보자마자 급흥분 모드로 전환ㅋㅋ



오늘의 피날레는 바로 요 동화극장에서 하는 피노키오 뮤지컬이었다. 공연 내용은 아쉽게도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올릴 수 없지만,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아~주 교육적인 내용 덕에 내 마음까지도 흡족했던 뮤지컬이었다^^  




롯데월드의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은 다음 날, 우리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헬로키티 전시회로 발길을 옮겼다. 추운 날씨에 서초동에서 일산까지 가는 교통편이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고딩 친구 승은이가 차로 라이드를 해준데다 쿠팡에서 반값 표까지 예매해 주어 마음도 주머니도 한결 가볍게 다녀올 수 있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다행인 것은 그녀의 딸 서영이 덕분에 우리 하은이도 심심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닐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아이들을 반겨 준 것은 바로 헬로키티 인형탈을 쓴 사람들이었다. 하은이가 어찌나 좋아하던지^^



이곳은 온통 헬로키티 캐릭터로 도배된 모형집 되시겠다.

나도 언젠가 우리 두 딸들의 방을 이런 분홍빛 천국으로 꾸며주고 싶다만 요즘 땡전이 없는 관계로... ㅋㅋ



모형집을 나와 본격적인 놀이시설로 들어가 보았다.



작고 아기자기한 기차랑



배타기 놀이,



하은이가 보는 것 만으로도 가장 무서워했던 고공 점프와



미끄럼 등 바운서를 이용한 각종 놀이기구들은 물론



헬로키티 색칠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그리고 전시장 한켠에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 헬로키티 팬시용품 전시장도 있었는데



예산이 그리 풍족하지 않았던 나는 고르고 고르다가 30%씩 세일하는 물건 들 중에서 작은 발매트와 하은이 팬티 세트, 그리고 싸인펜과 벽걸이 족자를 업어 가지고 급만족해하며 개선장군처럼 친정집으로 돌아왔다 ㅎㅎ



이번 한국 여행에서도 느낀거지만 아이들을 키운다는 건 부모의, 그중에서도 특히 엄마의 시간이나 금전,  체력등을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는 매우 지난한 과정인듯 하다. 물론 내 부모님께서도 나를 그렇게 키우셨겠지만 이제 그동안 내가 부모님께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받았던 것들을, 정작 내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려니 요즘은 그런 것들이 그렇게 힘들고 아까울 수가 없다.(내가 너무 이기적인건가?ㅎㅎ)

최소한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 이 정도의 시간은 나를 위하여 즐기고 싶은데, 혹은 이 돈만큼은 나를 위해 쓰고 싶은데 등등... 하지만 이러한 생각들을 뒤로 하고 이번 여행의 많은 부분을 어쩔 수 없이(?) 하은이에게 그리고 이제 10개월이 된 주은이와 함께하면서 나는 한편으로는 서글프고 또 한편으로는 흐뭇해지는 묘한 기분을 자주 느꼈다.

이렇게 머리로도 이해할 수도 없고 또 말이나 글로도 제대로 설명하기도 힘든 아이들과 관련된 애매모호한 감정을 점점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아마도 그것이 진짜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인가보다^^    

Posted by 모델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