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드디어 남편의 여름휴가가 시작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언제나 8월 첫째주를 강제로(?) 쉬게 하기 때문에 도무지 날짜 선택의 자유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주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참 즐겁다. 

작년 여름휴가는 캐나다 록키산맥으로 여행을 갔었지만 올 여름은 주은이가 너무 어린 관계로, 나는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관광지들로 소박하게(?) 휴가 일정을 짜기로 했다.

그 첫번째 코스는 바로... 헌팅턴 라이브러리!

예전에 프리데이에 동네 언니들과 함께 한 번 문 앞까지 갔다가 미리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지 않았다하여 퇴짜를 맞은 후, 벼르고 벼르다 불굴의 의지 윤요사, 오늘 이렇게 온 가족을 이끌고 다시 왔도다 ㅎㅎ 쨔잔~  



이곳은 라이브러리와 아트갤러리 이외에도 '보태니컬 가든'이 유명하다 하니, 오늘은 가든에 초점을 두고 투어해 주시겠노라 ㅋㅋ

먼저, 여기는 선인장이 가득한 데저트 가든!
하은이에게 각종 선인장들을 보여 주며 우리의 땡볕 고생길(?)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데저트 가든이 끝나면 그 옆 쪽으로 뱀부 숲과 작은 연못이 나온다. 그나마 땡볕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랄까... 여기 분위기가 그나마 가장 좋았다.



헌팅턴 아트 갤러리 건물의 모습. 하지만 우리는 보태니컬 가든에 집중하느라 과감히 이곳을 지나쳐 버렸다^^ 



어설픈 로즈 가든을 지나서



우리는 재패니즈 가든으로 향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요즘 공사중이란다. 흑흑...

어쩔 수 없이 공사장 펜스 앞에서 카메라만 높이 쳐들고 꼴랑 아래 사진 몇 장만 찍고 왔다 ㅋㅋ 



다음은 차이니즈 가든. 우리는 그나마 여기서 콜라와 아이스크림으로 갈증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늘에 앉아서 연못과 정자를 바라보며 온가족이 도란도란 둘러 앉아 아이스 콜라를 들이키는 그 기쁨이란~^^ 



마지막 코스는 '칠드런스 가든'이었다. 우리 가족은 땡볕에 그늘도 없는 가든을 돌아다니느라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하은이를 위해서 이곳까지 들러주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모정은 강하다 ㅋㅋ



마지막으로 북스토어와 기프트샵에 들러 시원한 에어콘 바람 한 번 쐬 주시고, 기념으로 2012년 탁상 달력을 하나 구입했다. 2012년... 이 달력을 볼 때 쯤이면 우리 하은이랑 주은이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커있겠지...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아침 일찍부터 가든을 헤매고 다녔더니 벌써 점심때를 훌쩍 넘겼다. 게다가 우리 주은이는 더위까지 먹은듯하다. 하은이도 다리가 아프다고 난리다.

그래서 미리 인터넷에서 내가 써치해 놓은 맛집, '가온'에 들렀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는 겨우 4분 거리에 있고 행정구역상으로는 패서디나에 있는 한정식집 되시겠다.



하은이를 위한 공짜 메뉴 ㅋㅋ



우리는 쌈밥정식과 순두부정식, 그리고 시원한 동치미국수를 시켜서 정신없이 먹어치웠다. 다 맛있었지만 특히나 동치미 국수는 내가 그동안 먹었던 동치미 국수들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배를 든든히 채운 우리는 차로 '올드 패서디나'를 한 번 사파리하듯 훑어준 후, 프리웨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에서부터 시엄니랑 남편은 오늘 내가 짠 휴가 첫 날의 코스가 너무 빡세다며 불평이 자자했다 ㅋㅋ 이에 나는 내일의 코스는 실내로만 구성했으니 안심하시라고 애써 그들을 진정시킨 후, 내일의 코스를 혼자 조정하기에 바빴다^^ 

쳇, 3살 반의 큰딸과 6개월의 둘째 딸, 그리고 시엄니와 남편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휴가 코스를 짜는 일이 과연 가능하긴 한가? 남편은 집에서 시체놀이를 하고 싶어하고, 하은이는 저 좋아하는 놀이기구만 타고 싶어하는데다 시엄니는 뭔가 근사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하실텐데 말이다. 아~ 며느리는 괴로워!ㅎㅎㅎ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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