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친구로부터 하은이 또래 아이들에게 구경시켜 주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소개받았었던 스컬볼 센터.
그동안 내 수첩 속, 가고 싶은 곳 리스트에서 언제나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곳이었지만 LA의 게티센터 옆에 위치한 관계로 장거리 운전을 잘 못하는 나로서는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름 휴가를 맞이하여 민기사를 대동하고 집념의 윤요사, 드디어 스컬볼 센터에 입성하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은 바로 '노아의 방주'이다. 유태인들이 만든 문화센터답게 성경적 의미를 진하게 담고 있긴 하지만, 각종 재활용 물건들을 이용하여 만든 아이디어가 가득한 그 곳! 오늘은 Skirball Cultural Center, 그 중에서도 Noah's Ark에 다녀왔다.
 



노아의 방주에 들어가는 첫 관문은 노아의 방주에 관한 여성 직원분의 친절하고도 간단한 성경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가족도 역시 그녀의 영어발음에 귀를 쫑긋 세워가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호기심을 불태워본다.

참! 인터넷으로 사전에 입장권을 예매하고 입장시간까지 선정해야 하는 다소 수고스러운 점은 있지만, 그런만큼 내부가 심하게 붐비지도 않고, 프로그램 역시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느낌이 들어 더 좋았다.

설명을 듣고 나서 아래 사진과 같이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만든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작은 로비를 지나



역시 각종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갖가지 동물들의 형상과 방주의 실내 장식을 꾸민 그들의 아이디어에 연신 혀를 내두르며 노아의 방주 입구에 도착했다.



방주 입구에는 아이들이 레버를 돌리기만 하면 직접 번개를 만들 수도 있고 큰 파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높은 배 안으로 물건들을 실어 올릴수도 있었는데, 우리 하은이도 이런 식의 체험학습이 마냥 즐거운 모양이었다.



방주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펼쳐지는 선실 내부의 모습들.



방주의 또 다른 선실로 이동하는 복도의 광경이다.

한쪽 벽면에 여러 가지의 노아의 방주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드로 만든 모형들이 정말이지 너무너무 귀여워서 만일 판매하는 제품이었다면 아무리 비싸도 꼭 하나 사오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복도를 통과한 또 다른 선실의 풍경.

여기서는 혐오스럽거나 무서운 동물조차도, 마치 아이들의 귀여운 친구처럼 느껴진다. 



선실 밖으로 나가면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한쪽 벽면에는 노아의 방주로 세상을 심판하셨던 하나님이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치 않으시겠다며 약속의 징표로 보여주신 '무지개'가 곱게 그려져있고



다른 한 켠에는 아이들을 위한 블록 놀이장소가,

 


그 맞은편에는 선생님이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직접 크래프트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넓은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그 선생님이랑 영어만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었어도 하은이에게 더 풍성한 체험학습을 시킬 수 있었을텐데... 쯧쯧^^
 

 


마침 우리가 구경하고 있던 시간에 이 홀에서 '뮤직 앤 댄스 타임'이 있었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각종 동물들의 몸짓을 흉내내면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시간이다. 하은이도 토끼와 펭귄, 호랑이, 새 등의 움직임을 흉내내며 자뻑모드의 저질댄스(?)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제 노아의 방주 얘기는 그만 하고...

오늘의 점심은 LA한인타운에서 냉면으로 가장 유명한 '칠보면옥'에서 먹었는데, 비빔냉면과 물냉면 모두 그 맛이 얼마나 훌륭한지 강추!강추!  



그리고 내친 김에 나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우리 가족은 LA 근교에 있는 유일한 아울렛 CITADEL에도 잠시 들러 보았다.

하지만 이 아울렛에서 우리가 들른 곳은 오직 하은이를 위한 '토이저러스' 매장과 내가 요즘 가장 열광하는 '르쿠르제' 아울렛 매장 뿐이었다.

하은이에게는 토이저러스에서 50피스가 넘는 소꿉놀이 세트를  단돈 19달러에 장만해 주었고



남편의 성화 때문에 거의 10분 밖에 둘러보지 못한 나의 완소 샵 '르쿠르제'에서는 서울에 계신 형님께 선물로 보낼 반찬 담는 스톤웨어 세트를 30% 추가 세일을 받아서 하나 업어왔다.  



저기 보이는 저 빨간색 하트 냄비! 그거 우리 집에 있는거다 ㅋㅋ



아... 이 어여쁜 색깔의 주전자들과



각종 냄비와 프라이팬, 그리고 스톤웨어들...
너희들을 빌레로이 앤 보흐에 이어 나의 차기 수집제품들로 임명하노라~~ ㅋㅋ

 

 
집에 와서 꺼내본 오늘의 득템 상품들!


우리 하은이... 벌서부터 소꿉놀이 세트 꺼내놓고 난리가 났구나^^

이제 6개월된 주은이를 데리고, 게다가 유축기 세트까지 이고 지고, 또 입만 열면 쫑알대느라 정신이 없는 세살 반 하은이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정신없는 순간들은 이 블로그에 전혀 드러나지 않고 오직 잘 나온 사진들 위주로만 올리기 때문에 혹자들은 내가 요즘 아주 태평하게 아이를 잘 키우면서 씩씩하게 나돌아다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절대로 현실과는 다르다! 흑흑...  사실 나는 오고 가는 차 안에서, 그리고 식당과 여행지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아이와 씨름하며 또 쫑알대는 하은이를 하루 종일 상대해주며(엄마를 닮아서 말은 또 왜 그리 많은지^^) 그렇게 휴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요즘 남편은 내가 너무 고생이 심하니까 이제 집에서 그냥 음식이나 to-go해 먹으면서 조용히 휴가를 지내자고 종용하곤 한다. 그러나 그럴 순 없는 일! 오죽하면 내 좌우명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이겠는가? ㅋㅋㅋ   

그럼 내일은 또 어디로 가볼까나...^^
Posted by 모델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