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국의 공휴일 프레지던트 데이를 맞이하여 학교들은 일제히 문을 닫았지만, 울 남편 회사는 역시나! 쉬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에(대단하다! 현대차! ㅋㅋ) 나는 하은이와 주은이를 데리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텨내야 할까 고민하다가 예전부터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실내 놀이공간에 가보기로 결심했다.

그곳은 바로 미션 비에호(Mission Viejo)시에 있는 점프 앤 재민(Jump'n Jammin).

이곳은 말하자면 실내 놀이터인데, 현지인들은 Children's Entertainment Center라고 부른다. 그냥 하루 와서 잠시 놀고 갈 수도 있고 생일 같이 특별한 날에는 파티를 할수도 있는 공간인데, 샵스 앳 미션 비에호(Shop's at Mission Viejo) 몰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어서 얼바인 우리 집에서는 프리웨이로 한 20분 정도만 가면 된다.

 

입장료는 아이 한 명당 12달러이며 시간 제약이 있는 다른 곳과는 달리 무제한 놀 수 있다. 그리고 아이를 동반한 어른 1명은 요 가격에 포함되어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참! 2살 이상의 토들러 비용은 5달러다.

여기서 황당 에피소드 하나! 우리의 짠순이 윤요사, 그 5달러를 아끼기 위해 '그래, 우리 주은이는 이제 2살이 된 지 꼭 4일이 지났으니 그냥 1살이라고 속여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주은이가 몇 살이냐고 묻는 직원의 물음에 'Just one year old'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옆에 서 있던 눈치 없는 우리 하은이, 내가 주은이가 1살이라고 얘기하자 직원에게 며칠 전 동생은 두살이 되었다고 얘기한다. 뜨앗~

우리의 윤요사, 너무 부끄러워 바로 돈을 꺼냈지만, 친절한 여직원이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웃음을 지으며 괜찮으니 그냥 들어가란다. 끄응~ 이거 거짓말도 손발이 맞아야 해먹지... (썅! 하은아, 넌 순수한 거냐 눈치가 없는거냐?ㅋㅋ)

 

입장료를 내고 게이트를 통과해서 들어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자마자 얼마 안지나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벌써 이렇게 많다니, 미국인들도 휴일에 딱히 할 일이 없나부다 ㅋㅋ

 

이곳은 한쪽에 마련된 엄마들끼리 수다 떨면서 스낵이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나는 오늘 무려 3시간 동안이나 여기에 죽치고 앉아 매의 눈으로 얼라들을 무한 감시했다 ㅎㅎ

 

여긴 토들러 전용 공간. 하지만 주은이는 아직 어린지 내 곁을 좀처럼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 하은이는 혼자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좀처럼 내 곁에 찾아오지 않았다 ㅋㅋ 

 

그리고 토들러 공간 옆에 위치한 빅 사이즈 바운서.

하은이와 주은이는 이 안에 들어가 트램블린을 이용하여 하늘 높이 솟구쳤다가 떨어지는 동작을 무한반복하며 까르르 웃고 난리가 났다. 얘들아! 높이 뛰어 올랐다 떨어지면 그렇게 좋으니?(하긴 엄마도 옛날에 동네 공터에 트램블린 설치하는 아저씨가 오면, 100원 내고 30분 타는데 얼마나 시간이 금방 가던지 해가 지는 줄도 몰랐단다^^) 

 

바운서 옆에는 이렇게 암벽 타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암벽타기는 레고랜드에도 있었는데, 미국 아이들은 이런 걸 좋아하는지 바운서와 암벽타기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면 대개 세트로 설치되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윤요사의 한국적 정서(?)에는 그닥 재미있어 보이진 않았음ㅋㅋ

 

이제 잡소리는 그만하고 우리 하은이의 마음을 홀라당 빼앗아 버린 메인 놀이시설 얘길 한 번 해볼까나?

 

여러 가지 엔터테인먼트가 복합된 메인 놀이시설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걸 고르라면 바로 작은 공을 쏘아댈 수 있는 요 장난감 총일게다. 남자 아이들은 이 총을 이용하여 서로에게 공을 쏘아 대는데 그 쾌감이 장난 아닌가보다. 다다다다~ 하는 보이들의 함성과 총쏘는 소리가 실내 가득히 울려 퍼진다. 

 

이렇게 아이들이 쏘아댄 공들은 가운데의 뻥 뚤린 가운데 공간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그 밑에서 기다리던 아이들은(주로 우리 하은이 같은 여자 아이들) 떨어진 공들을 재빨이 주워 담아, 가운데 있는 요 기구에 넣는데 그러면 작은 볼들이 공중을 향하여 팝콘처럼 튀어 나오면서 아이들의 흥을 한껏 더 돋구어 준다.

 

메인 놀이시설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코너는, 바로 요 길고 구부러진 밀폐형 슬라이드이다. 아이들은 이 긴 슬라이드를 타면서, 너무 금방 끝나버려 시시했던 동네 놀이터 미끄럼틀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는 듯 하다^^

 

그리고 메인 공간 이외에도 이렇게 규모는 작지만 좀 더 아기자기한 다른 슬라이드와 놀이기구들이, 메인 놀이시설의 번잡함이 싫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기도 한다.

 

오늘, 격한 놀이로 배고파진 아이들과 그들을 케어하느라 역시 녹초가 된 내가 선택한 레스토랑은, 점프 앤 재민의 바로 윗층에 위치한 일식당 '립 타이드(rip tide)' 되시겠다. 입구에는 이렇게 2012년 올해의 식당으로 선정되었다는 자랑스런 서티피킷도 붙어 있다.

 

이날 우리가 시켰던 요리들. 새우와 연어와 필레미뇽까지. 보기보다 완전 맛나다. 강력 추천! ^^

 

신나게 뛰어 논데다 배부르게까지 먹여 놔서 얼라들이 이젠 좀 파리약먹은 것처럼 쓰러져 자줄까 기대했더니, 갑자기 눈이 더 총총해지면서 아이스크림을 신나게 외쳐대는 이 아이들! 

에라, 이 불량 엄마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알았다, 알았어. 이 엄마가 아이스크림까지 아주 풀서비스로 대접해주마. 이렇게 해서 옆에 있는 요거랜드에서 또 내 돈을 뜯어가는 아이들. 서로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으려고 숨도 쉬지 않고 먹어대는 아이들을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ㅋㅋ

 

아이스크림까지 싹싹 비운 아이들, 그제야 '엄마! 졸려요'하면서 어서 지들이 잘 공간을 마련하란다. 이에 주차장으로 내려가 아이들을 차에 태우니 그녀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정말 1분만에 곯아 떨어진다.

잠든 아이들을 뒤에 태우고 프리웨이를 운전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동차 안 시계는 아직 3시도 되지 않았건만 내 몸은 천근만근 피로가 몰려왔다. 그래도 이따 집에 도착하면 나는 아이들을 깨워서 씻기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남편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겠지...   

이렇게 지친 날은 다만 한끼라도 누가 내 밥 좀 차려줬음 좋겠다 ㅋㅋ  하지만 울 엄마도 예전에 철없는 나와 오빠를 이렇게 키우셨겠지...하는데까지 생각이 나아가자 괜히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몹시 그리워졌다. 부모가 되봐야 부모의 사랑을 안다는 말, 정말 사실인 것 같다.

또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오늘의 두서없는 포스팅도 얼른 끝내야겠다. 오늘의 포스팅도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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