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얼바인에서 2년 반이란 세월을 보냈다. 두돌된 하은이를 데리고 얼바인에 온 것이 마치 엊그제 같은데 그동안 여기서 둘째를 낳고 또 그 둘째가 벌써 17개월이 되었으니 시간 참 빠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 얼바인에 대해서는 대충 웬만큼은 안다고 자부했는데(특히 신생아 및 프리스쿨러와 관련된 분야라던가 혹은 레스토랑? ㅋㅋ)  요즘에도 나는 얼바인의 다양한 면모들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짐네스틱 학원과 양키 캔들, 그리고 몇몇 맛집에 대하여 소개하련다.  

며칠 전 이웃 언니의 소개로 얼바인 근처 터스틴에 체조 학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호기심 발동한 우리의 윤요사! 하은이와 주은이를 대동하고 당장 따라 가봤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건물 사면에 각종 트로피들과 수상 사진들이 가득히 전시되어 있었다. 여기 쫌 유명한 학원인가본데?^^ 

 

입구를 지나 실내 체육관으로 들어가보니, 이렇게 아주 어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낮은 평균대부터

 

좀 더 높은 평균대,

 

그리고 무슨 올림픽 경기 같은데서나 볼 수 있었던 이단 평행봉이랑 뜀틀 같은 것까지 온갖 종류의 기구들이 가득했다.

 

또 2층엔 요렇게 친절하게도 엄마들이 기다리면서 자녀들의 연습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나같이 둘째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겐 이런 배려가 너무도 소중하다. 오죽하면 하은이 발레 수업할 때 주은이를 데리고 기다릴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하은이 발레를 그만두게 했겠는가!^^(난 열혈엄마가 되기엔 아직 소양이 많이 부족한 듯 ㅋㅋ)

 

난생 처음 체조학원에 와 본 우리 두 딸들도 이렇게 신이 났다. 특히 오늘 하은이는 체조라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흥미를 보였는데, 그래서 나는 담주에 하은이가 프리 클래스를 한 번 들을 수 있도록 신청해 주었다.

만일 하은이가 프리 클래스를 들어 보고 계속 해보고 싶다면, 나는 기꺼이 체조를 한 번 시켜볼 예정이다. 괜시리 공주병 부추기는 발레보다는 차라리 역동적인 체조가 더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뭐 손연재나 신수지 수준까지야 되겠느냐마는, 적어도 몸은 좀 유연해지지 않을까나?^^  

 

다음은 갑자기 생뚱맞게 양키 캔들 이야기!

내가 처음 미국 와서 뜨아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캔들 문화였는데, 그동안 내 머릿속에서 양초란 그저 정전이 발생했을때 비상용으로 쓸 수 있는 하얗고 길다란 싸구려 양초만을 의미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어느 집에 가든지 혹은 어느 샵에 가든지 늘 여러 종류의 예쁜 양초와 촛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누군가에게 양키 캔들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또 우연히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를 지나다가 양키 캔들 샵을 보게 되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샵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 예쁜 유리 병에 담긴 형형 색색의 양키 캔들을 바라 보니 괜히 우리 집에 몇 놈 갖다 놓고 싶어졌다 ㅋㅋ

 

양초도 그렇지만, 양초 위에 씌우는 갓 같이 생긴 것이나 양초 몸통을 감싸는 것, 그리고 양초를 올려 놓는 받침대에 이르기까지(요런 부대 장비들의 정식 명칭을 하나도 모르겠다. 무식한 윤요사 같으니... 쯧쯧...) 예쁜 것이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샵에서 아무리 세일을 해도 양키 캔들의 기본 가격 자체가 만만치 않은 고로(물론 그래도 한국보다는 훨씬 싸기 때문에 주재원 부인네들의 귀국 필수품 리스트에 언제나 올라 있다카더만 ㅋㅋ), 샵 안을 서성이며 군침만 뚝뚝 흘리고 있던 나에게, 같이 구경 갔던 세진 언니가 상큼한 레몬향의 CAR JAR를 선물해 주었다. 요것도 이렇게 작아 보이지만 6달러나 한다.  언니! 고마워요. 이제 구린 내 차에서도 레몬향 좀 풍기겠어요~~~

 

다음은 최근에 새로 도전한 맛집들 이야기! (이놈의 식욕은 끝이 없구만. 쯧쯧...)

첫번째는 잼보리 - 마이클슨에 위치한 파니니 카페(PANINI CAFE) 되시겠다. 여긴 지중해식 음식을 파는 곳인데 그냥 인근을 지나갈 때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줄서 있는 것이 신기해서 누군가의 추천을 받은 적도 없건만 용감히 들어와 봤다.

 

레스토랑은 패티오와 인사이드로 구분되어 있는데 점심 때 오면 사람들이 월매나 많은지 맨날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스마트 폰으로 옐프 리뷰에서 가장 평이 좋은 음식 두 개, 즉 새먼(연어) 파니니와 케밥을 주문했다. 맛은 썩 괜찮은 편이었는데, 하지만 만일 지중해식 음식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리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다음은 컬버-월넛에 위치한 커리 하우스 이야기. 얼바인 사람들에겐 이미 잘 알려진 곳이다.

나도 약 2년 전쯤에 한 번 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땐 한창 입덧이 심한 때였기 때문에 곧 쓰러질 것 같아서 거의 기어서 외식을 하러 나왔는데 식당에 와서도 컨디션이 계속 않좋아서 이 레스토랑에 대한 기억 자체가 그냥 별로 좋지 않았더랬다. 

 

하지만 지인으로부터 이번 주에 어른 메뉴를 먹으면 아주 푸짐한 아이들 메뉴가 꽁짜로!!! 제공되는 프로모션이 있다길래 다시 한 번 나와봤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도 음식을 주문하자마자 이렇게 예쁜 열쇠고리도 선물로 주는 것이다. 아싸라비야!

 

지난 번과는 달리 참 맛나게 먹었던 돈까스와 커리 요리. 게다가 샐러드와 스파게티까지 곁들여져서 아주 푸짐하다.

 

거기에 공짜로 제공되었던 키즈 메뉴(데리야끼와 미트볼 커리 요리) 역시 어찌나 실하던지. 콘 스프도 맛있고 과일까지 단물이 죽죽 흘러서 최고여욧! ㅎㅎ

 

오늘 이 프로모션을 소개해 준 하은이 친구 오드리네와 함께! 감솨 감솨~~~^^

 

마지막으로 시몬마트 몰에 위치한 스파이시 크랩!

그동안은 언제나 맛난 새우요리를 먹고 싶을 때마다 인근 가든그로브까지 나가서 베트남 사람들이 운영하는 유명한 레스토랑 "더 보일링 크랩"까지 가서 줄 길게 늘어선 채 투고를 해와야 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내 입맛엔 여기가 더 맛있으니깐 ㅎㅎ

 

식당 내부도 이렇게 크고 깔끔하다.

 

가장 맛난 건 새우 요리인데, 새우 1파운드가 1인분이라고 보면 된다. 시즈닝은 마일드가 젤로 낫다. 미디엄만 되어도 좀 매운 것 같다. 아! 시즈닝 종류는 "허리케인"이 최고다. 옥수수나 햄 등 기타 첨가물은 따로 주문해야 한다.(아... 저쪽에서 얼라는 울어대건만, 블로그 방문자들을 위한 윤요사의 이 섬세한 조언이라니 ㅋㅋ) 

 

이번 포스팅의 마무리는 요즘 부쩍 큰 우리 하은이의 사진으로 마감하련다.

울 교회 집사님께서 최근 본인이 직접 만든 옷을 세 벌이나 하은이에게 선물해 주셨는데 어찌나 러블리한지 감사한 마음으로 착샷을 한 번 올려 본다. 

 

우리 하은이가 벌써 한국 나이로 여섯 살이라니... 세월 참 빠르다.

하은아! 네가 요즘 영어와 한글을 같이 배우느라 둘 다 어설픈 상태이지만 그래도 넌 참 축복받은 아이란다. 네 엄마는 다들 어학연수 1년 씩은 가던 시절에 대학 졸업한 후에야 유럽으로 겨우 17일 배낭여행 가면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본 서울 촌년이었거든 ㅋㅋ

하지만 너는 아빠 직장 덕분에 이렇게 세살부터 일곱살까지 미국을 경험할 수 있게 됬으니 얼마나 다행이니... 부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가려무나.

하긴 주변에서는 이 엄마에게 네가 너무 어려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모든 기억을 빛의 속도로 까먹을테니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고 말한다만, 그래도 이 엄마는 왜 이렇게 너에게 기대가 되는지 모르겠다. 제발 여기서 배운 영어, 하나도 까먹지 말구, 디즈니랜드나 레고랜드 같은 여기서의 즐거운 기억들도 다 간직하길 바란다^^ 

- 열혈 엄마가 -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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