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멋지고도 깔끔한 남의 집을 돌아다니면서 성경공부하고 집구경하면서 맛난 식사 얻어먹기를 좋아하던 나.
하지만 드디어 나의 차례도 오고 말았으니... 지난 2월 22일은 바로 제자반 훈련에서 우리 집을 오픈하는 날이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13개월 주은이 때문에, 나는 그동안 소파와 탁자를 한구석으로 밀어 둔 채  뽀로로 놀이방 매트와, 지인이 공짜로 준 침대 매트리스를 거실에 깔아 둔 채 생활하고 있었는데 오늘 제자반 훈련으로 쪼부자장한 우리집에 10명을 한꺼번에 맞이하게 된 관계로, 고심 끝에 침대 매트리스를 벽에다 흉측스럽게(?) 세워 기대어 놓은 채, 상 3개를 빌려와서 영 어색한 상태로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런 불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집을 오픈하느라 수고했다며 칭찬해 주신 여러 자매님들께, 나는 또 다시 케이터링한 비빔밥을 먹이는 실례를 범할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도저히 어린 주은이를 데리고 홈메이드 음식을 10인분이나 뚝딱 만들어 낼 재간이 내게는 없었다... 흑흑)... 쯧쯧...

그래도 맛있게 먹어주신 자매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당^^

 

다음은 요즘 부모님이 잠시 우리 집에 와 계신 관계로 주은이를 낳고 1년만에 다시 시작하게 된 어덜트 스쿨 수업 이야기이다.

바뀐 토플이 도대체 무엇이냐며 용감하게도 토플반을 수강한 나는, 주은이 때문에 정신 없어서 예습 복습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마다 하은이 라이드 하느라 아침 8시 반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을 매번 9시부터 들을 수 밖에 없는 열악한 처지이건만, 그래도 배울 수 있는 것이 어디냐며 무지 행복해하면서 나름 열심히 출석하고 있다.

풍채(?)가 아주 좋으신 우리 플로댄 선생님. 풍채에 걸맞게 성격도 무지 좋으시고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신다. 다만 선생님께서는 지난 1년간 영어 한 번 안써보고 주로 집에만 콕 틀어 박혀 얼라만 키우던 나를 지진아 쯤으로 알고 계실 거라는 사실이 마음 아플 뿐이다...(저기요! 저도 한국에서는 나름 엘리트였어요 ㅋㅋㅋ 젠장~)



그리고 최근에 다녀 온 새로운 음식점들.

먼저, 퀘일 힐 몰에 있는 일식집 O. 벤또 박스 맛 괜찮다. 무엇보다도 양이 정말 많다. 일식집은 원래 양이 적은게 특징인데 여기는 그런 거 상관 엄따. 그냥 양 무지 많다. 그래서 더 행복했다^^
 



여기는 얼바인의 고급 정통 이태리 레스토랑 il fornaio. 본 칼만 거리에 있는데 LA 피트니스 옆에 들어와 있어서 거리에서는 잘 안보인다. 나는 제자반 유정 자매님이 한 턱 쏘신대서 얼떨결에 따라 왔는데 분위기 최고 쥑인다. 맛도 꽤 괜찮다. 그러나 가격은 역시 비싸다^^  



여기는 오차드 힐 몰에 있는 작은 일식집 ayame다. 캘리포니아 롤이나 일식 단품들도 많이 팔지만 무엇보다도 개인별로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다기에 한 번 가봤다. 정말 귀여운 냄비에다가 1인분씩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다.

국물 종류부터 고기 등급은 물론이고 야채 종류까지 자자세세하게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1달러만 더 내면 샤브샤브 국물에 라면 사리도 추가해 줘서 더 좋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앞으로도 날씨가 꿀꿀한 날이거나 뜨거운 국물이 생각날 때 자주 올 듯 싶다.    



그럼 나는 맨날 외식만 하냐구? 무슨 소리! 절대 아니다 ㅋㅋ 

어제는 남편이 젤로 좋아하는 감자전을 간만에 부쳐 봤다. 뭐 젤로 쉬우니까 ^^*  그래도 쑥갓도 한 장씩 붙여서 나름 비쥬얼도 추구해 봤다. 맛은? 당연 쥑인다^^ 

 

끝으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우리 두 딸 소식도 올려 본다.

언제나 부억 한 구석에 쳐박혀 있던 스토케 하이 체어가 드디어 제구실을 하게 됬다. 230달러 주고 하이 체어 산 것도 심장이 벌렁거렸던 관계로, 130달러 상당의 이 트레이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위시 리스트에 담아 놓고 맨날 군침만 흘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주은이 돌 선물로 지오엄마가 이 트레이를 선물해 준 것이다. 지오엄마 너무 고마워요^^



트레이를 끼워 주니 확실히 주은이도 이 의자에 앉는 것을 좋아하게 됬다. 그런데 하이 체어에 앉은 주은이 사진을 찍어준다 하자 어디선가 하은이가 갑자기 달려와서 어설픈 발레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눈물이 핑 돌때까지 웃어댔다.

 

아이들을 그토록 싫어하던 내가 이제 두 딸의 엄마가 되어 이런 소소한 기쁨을 느끼고 산다.
참 행복한 일이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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