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즈음 남편이 5박 6일간의 한국 출장에서 돌아온다길래, 나는 언니들과 함께 오전시간을 이용하여 인근 라구나 비치로 브런치를 먹으러 나갔다. 이게 얼마만에 먹는 브런치인가... 지난 일주일간 하은이 프리스쿨에 내려다 놓고 맨날 집에서 아침은 굶거나 빵조가리로 대충 때우곤 했는데^^

오늘 간 곳은 라구나 비치에 있는 surf&sand resort 였다. 이 리조트 1층에 위치한 브런치 레스토랑은 해변가와 바로 인접하여 있어서 열려진 창문 사이로 바다 냄새와 바다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매우 멋진 곳이었다. 하지만 역광인 관계로 사진이 멋있게 나오지 않아서 그게 좀 안타까왔다.



그리고 다양한 브런치 메뉴의 가격도 각각 15달러 내외로서(물론 텍스 제외하고) 분위기나 맛에 비하여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었다. 



여유있게 브런치를 즐긴 후, 레스토랑에서 나와 리조트 마당에 있는 의자에서 사진도 한 컷 찍어보았다^^(내 사진을 올려 달라는 얼라들의 성화 땜시 ㅋㅋ 하지만 친구들아~임신 6개월째엔 그 누구도 예쁘지 않단 말이다~변명변명)   


집에 오니 남편이 간발의 차이로 도착해 있었다. LA 공항에서 어머님이 싸 준 김치가 터진 것 같다며 절규하던 남편의 말대로 집에 와서 여행 가방을 열어 보니 김치가 두 포기 터져서 국물이 줄줄 새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시엄니가 싸 준 이모님과 직접 담그신 김치와 고등어, 굴비, 참기름, 멸치, 말린 홍합, 말린 버섯, 북어, 김 등을 보고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진정 감동인 것은 직접 더덕에 양념을 재워 보내 주시고 내가 좋아하던 꼬돌배기와 고구마줄거리 김치, 깻잎 반찬까지 조목조목 담그셔서 보내주신 것이었다.



그 뿐 아니었다. 얼마 전에 미국은 하은이 옷이나 구두, 머리끈이 꽤 비싼 편이니 한국 시장이나 이마트 같은데서 하은이 옷 같은 것 좀 사서 보내 달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이렇게도 많이 사 보내 주셨다.  


그럼, 우리 친정 부모님은 뭘 보내셨냐구?... 처가에 잠시 들린 남편에게 영란이랑 맛있는 거 사먹으라며 약간의 달러를 보내 주셨다...

원래 친정 엄마한테 이런 음식이나 선물들을 받는게 일반적인데, 나는 시엄니에게 받았으니 복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결혼하면서부터 홀시어머니와 같이 사느라 좋은 점도 있었지만 속상한 점도 많았는데, 그래도 3년 반 같이 살았다고 어머님이랑은 미운정 고운정이 많이 든 것 같다.앞으로는 좀 더 시엄니께 잘 해 드려야겠다.

근데 은근히 아들을 기다리시던 시엄니께 어제 둘째도 딸이라는 비보(?)를 알려드렸더니, 애써 아닌 척 하시지만 많이 섭섭해 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자칭 페미니스트로서 이 두 자매를 아들 부럽지 않게 한 번 훌륭히 키워보련다. 내가 비록 사이는 좋은 편이었지만 세 살 터울의 오빠와 평소 별 동지애를 느끼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내 아이들은 세상에 둘도 없이 가깝고 소중한 자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모델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