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어덜트 스쿨에 갔는데 내 옆자리에 앉은 백인 여자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면서 자기를 "이라니안"이라고 소개했었다. 그때 나는 처음에 "이라니안"이 도대체 무슨 뜻이야? 라는 생각과 함께 솔직하게 "What?"이라고 물었었고 그 여자는 벽에 붙은 세계지도를 보면서 자기 나라(이란)를 가리키며 나의 무식(?)을 일깨워 주었다.
처음에는 그녀가 무슨 왕족 쯤 되서 여기 잠깐 나와 살 정도로 부자인가보다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그 수업에만 이란 사람들이 10명은 있었고 그 이후에 듣는 수업도 대개 마찬가지였다. 그 때 이후로 내가 알게된 것은, 이란 사람들은 이라크 사람들과는 틀리게 아리안 혈통이라 백인처럼 생겼다는 것, 종교는 역시 모슬렘이고, 케밥 같은 것을 주식으로 한다는 것 정도라 하겠다.
오늘은 그들의 식문화를 한 번 경험해 보기 위해 얼바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페르시안 음식점 '캐스피언'에 가보았는데 감사하게도 같은 다락방 영준형제가 특별히 동행해 주었다. 왜냐? 기냥 돈만 갖구 음식점에 들어가면 모하남. 무슨 음식이 맛있고 또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설명을 들어야 하니깐 말이다^^
캐스피언 레스토랑 모습. 막상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이제 홀로 들어가 보자.
앗! 이건 또 뭐야. "어서 오십시요?"
영어보다도 한국말이 먼저 나와 있네. 역시 얼바인의 코리아 파워는 아무도 못당한다니깐^^
홀 내부가 무지 크다. 아치형태의 기둥들도 서있구... 곳곳에 페르시아 조각상이랑 그림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당.
오늘의 메뉴는 점심 뷔페로 결정했다. 단품 요리를 시킬까 생각도 했으나, 여러 가지 페르시아 음식들을 고루 맛보고 싶어서 결국 뷔페로 낙찰! 가격은 텍스 제외 1인당 19.99 달러 되시겠다. 참! 3살 짜리 하은이도 5달러를 받더라... 끄응~(그 어린 게 뭘 먹는다구...^^)
음식을 담으면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사진을 좀 찍어봤다. 레스토랑 직원이 카메라로 음식을 찍어대는 나를 보면서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 하는 표정으로 째려봤지만. 파워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 아줌마 정신으로 그냥 막 사진기를 들이댔다 ㅋㅋㅋ
그리하여 담아온 음식들. 요런 접시로 1인당 거의 3접시씩은 비운 것 같다.
솔직히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는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 하지만 그렇게 역하지도 않은 것 같다. 비록 나는 시도해 보지 않았지만 영준 형제 왈, 양고기 같은 것도 냄새나지 않게 잘 한다고 한다.
얼바인까지 와서도 주말마다 맨날 한식집만 돌아다니는 건 좀 그런 것 같아서 그동안 미국 음식, 이탈리안 음식, 일식, 중식 등을 골고루 트라이해 봤는데, 오늘은 또 페르시아 음식점까지 와보게 되어 나름 기분은 뿌듯했더랬다. 하지만 솔직히 두 번 오고 싶을 정도로 맛있지는 않더라^^
기냥 앞으로 ESL클래스에서 이란 사람들을 또 만나면 나도 너네 전통 음식점 한 번 가봤다고 자랑이나 한 번 하는데서 오늘 트라이의 의미를 찾아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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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우리 큰 딸 하은이 소식!
우리 하은이가 이번 8월 29일을 끝으로 얼바인의 유일한 한국계 프리스쿨 드림랜드를 그만두고 드디어 미국 프리스쿨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지난 12개월 동안 정들었던 드림랜드 프리스쿨. 하은이는 이별이 뭔지도 모르는 어린 나이라서 그런지, 마냥 자기는 영어를 잘 할 자신이 있다며 이제는 미국 프리스쿨만 다니고 싶단다.
드림랜드의 마지막 날. 아침 일찍 하은이를 바래다 주면서 빈 교실을 배경으로 마지막 사진을 한 번 찍어 주었다.
그리고 나는 나름 정성껏 '굿바이 파티'도 마련해 주었는데
먼저 드림랜드 전체 선생님들끼리 나누어 드시라고 작은 컵케익 세트를 준비했고
하은이네 반, 십 여명의 친구들끼리 나누어 먹을 수 있게 큼지막한 화이트 초컬릿 라즈베리 플레이버 케익도 준비했다.
하은이를 1년간 사랑으로 돌봐주신 두 선생님께서도 기꺼이 사진 촬영에 응해주셨다.
우리 하은이 일생의 첫번째 선생님들! 1년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평생 이 사진 간직하면서 선생님들의 사랑을 두고두고 추억하겠습니다^^
우리 둘째 주은이 사진이 빠지면 또 섭하지^^
7개월된 그녀, 아빠가 높이 들어주면 이렇게 좋아라 한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우리 하은이는 9월부터 미국 프리스쿨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껌딱지 울보 땡깡쟁이 주은이는 언제쯤 커서 내 손이 좀 덜 갈 수 있을까?
박사과정을 수료한지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도대체 나는 박사 논문을 언제쯤 시작이나 할 수 있을까? 쯧쯧...
머릿 속이 많이 복잡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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