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하은이에게 이렇게 특별히 신경을 써주는 이유는, 미국 프리스쿨을 다닌지 이제 2주 밖에 되지 않아 축 쳐진 어깨가 안쓰러운 이유도 있지만, 반면 하은이가 늘 대견하게도 동생을 많이 사랑해주고 또 어른스럽게 같이 놀아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는 무조건 공주님이라고 불러주는 걸 제일 좋아했는데 이제는 자기를 발레리나라고 불러달란다. 언젠가 동네 발레학원에 놀러갔다가 연습하는 언니들을 본 후, 맨날 발레복 사달라고 졸라대서 나는 며칠 전 타겟에 가서 제일 싸구려(17불)로 하나 장만해 주었다. 드디어 발레복 착샷 공개, 쨔잔~(역시 싸구려라 별 폼이 안난다^^)
아직 발레를 배워본 적이 없기에, 하은이는 발레가 무조건 다리를 찢고 손발을 쫙펴면 된다고 생각한다.(야! 그건 국민체조인 것 같은데! ㅎㅎ)
그러니 이렇게 사랑스러운 큰 딸을 위해, 내가 주말에 집에서 겨우 20분 거리에 있는 공원에 나가주는 것도 못한다면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일게다. 그래서 바로 피곤에 쩔은 남편을 설득하여 얼바인 리저널 팍으로 고고씽^^
쨘~ 이 현수막을 보라. 정말 오늘이 할로윈 시즌 개장 첫 날이다. 히히, 불량 엄마 윤여사 간만에 부지런 좀 떨어봤다~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의 첫코스는 기차타기~~
하지만 우리 가족은 벌써 세번째 온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기차 티켓 값을 절약하고자 어머님과 하은이만 기차를 타고, 나랑 남편이랑 주은이는 인근 파라솔에서 걍 편히 쉬었다^^
한편 기차 코스 안쪽으로 마련된 넓은 원형 공간에는 매우 재밌는 할로윈 이벤트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디 한 번 구경해 볼까나?
먼저 넓은 공간에 꾸며진 펌킨 패치. 요 주황 호박들은 단순히 장식용일 뿐 아니라 직접 판매되기도 한다.
페이스 페인팅 코너도 있었는데 요건 돈이 아까워 걍 스킵!
아이들이 젤로 좋아하는 할로윈 모양의 moon bounce. 하은이도 관심을 보였지만 옷이 더러워질까봐 강력 제지! ㅋ
그리고 허수아비로 만들어 놓은 할로윈 장식들.
요건 고스트 타운이란다. 웃겨~ 우리 말로 하면 유령의 집(haunted house)이랄까? 첨에는 들어가보고 싶다고 자신만만해 하더니, 어두컴컴한 실내를 보자마자 우리 하은이, 소리 지르며 바로 뛰어나왔다^^
직접 사금을 채취해보는 코너도 있다. 이렇게 허접스러운데 과연 ? 요것도 돈 아끼려 스킵! ㅋㅋ
아이들이 직접 미니 트랙터를 몰 수 있는 코너. 남자 아이들은 무지 좋아하더라^^
참! 구린 냄새가 진동하는 건초더미 미로 놀이도 있었는데 울 시엄니 왈 구역질이 나올 뻔 했다고^^
하긴 이 공원은 전반적으로 구린내가 좀 나는데 그건 조랑말을 탈 수 있는 이런 시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말냄새를 정말 싫어 하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미국인들은 그런거에 별로 개의치 않는 듯 하다.
오늘 모처럼 언니가 쓰던 귀여운 모자를 쓰고 바깥 나들이에 나선 우리 주은이.
엄마, 요즘 저 키우시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제가 나중에 하버드 대학 들어가 드릴께요 ㅋㅋ
(그래, 너는 얼굴이 안되니 제발 공부라도... ㅋㅋ)
오늘 우리식구의 단촐한 점심 식사 컷. 시온마트에서 파는 김밥 4줄과 떡볶이 되시겠다.
아이들 둘 키우고 사니깐 아침 챙겨 먹고 오는 것도 힘들어서, 예전에 나들이할 때 챙기곤 했던 맛난 도시락은 아예 꿈도 못꾼다^^
이제 점심도 먹었으니 공원 곳곳을 좀 더 둘러볼까?
요건 무슨 링 던지기 게임. 돈 아까워서 이건도 구경만 하고 걍 스킵!
하지만 아직 솜사탕을 한 번도 못 먹어본 우리 하은이를 위해, 몸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솜사탕은 하나 사주었다. 어제 새로 안건데 솜사탕의 영문명은 코튼 캔디란다^^
즐거운 사진 찍기 놀이!
그리고 간만에 찍어보는 가족 사진!(아이 둘 건사하느라 팍삭 늙어버린 내 얼굴. 흐흑~)
오늘 시간적인 문제로 트라이 해보지 못했던 헤이 라이드, 너는 담번에 다시 와서 꼭 타주마~
그리고 패들 보트, 너두 담엔 꼭 만나장~
또 주말을 맞아 공원 곳곳에는 생일잔치를 하는 팀들이 많이 보였다.
나도 우리 주은이 돌잔치를 미쿡 스타일로 이런데서 큰 에어 바운서 하나 빌려 놓고 확 해버릴까 보다 ㅎㅎ
그동안 돈 아끼려고 애써 외면해 왔던 4인용 자전거. 하은이가 하도 졸라대서 어머니의 예산 지원으로 오늘 드디어 트라이! (자전거를 일컫는 이 다양한 용어들! 다들 공부하시라! ㅋㅋ)
솔직히 나는 패달 구르는게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그래도 하은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애써 참아낸 걸 보면 불량엄마인 나도, 엄마는 엄마인가보다 ㅎㅎ
아... 이제 피곤했던 공원 얘기는 그만하고...
한동안 쉬었던 나의 사랑, "핫딜 온라인 쇼핑" 얘기로 돌아와 보자.
먼저 최근에 핫딜로 장만한 르쿠르제 스패출라 세트.
정가가 텍스 제외하고 90불인데 그 절반 이하 가격으로 장만했다. 100불 이상 어치 사면 쉽비 무료라기에 친구들 지인들 선물하려고 3세트 왕창 질렀다^^
그리고 이건 웨지우드 오베론 5피스 세트. 내가 쓰려고 2세트 구입했는데 역시 정가 215불 짜리를 79.99불에 마련하는 기염을 토했다.
엄마~ 나 돈 벌었어...(그럼 우리 엄만 아마 이렇게 말씀하시겠지... 야, 이 년아! 안 사는게 절로 돈버는 거여... ㅋㅋ)
이제 하은이도 미국 프리스쿨에 잘 적응해가고 있고, 주은이의 이유식도 잘 진행되어 간다.
하지만 나는 주은이 때문에 여전히 잠을 잘 못자고 있으며, 공부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전혀 나지 않는다.
나... 솔직히 이런 동네 공원이 아니라 요세미티나 엘로스톤 공원 같이 거창한 곳에 가고 싶다. 하지만 이 두 껌딱지들 때문에 그런 데는 꿈도 못꾸는 처량한 신세...
이렇게 얼바인 인근 놀이터와 동네 공원만 전전하다가 나 조만간 "세 살 미만 아이들과 가기 좋은 얼바인 인근 놀이터와 공원 탐방기" 뭐 이런 제목의 책을 낼지도 모르겠다. 젠장, 이건 정말 아니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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