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얼바인은 같은 동양계라도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이 고루 살고 있는 관계로 미국 땅이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한식, 일식, 중식을 고루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하긴 여기는 맛있는 이란계 식당과 멕시칸 식당도 많다).

입맛이 촌스런 나는 그동안 중국 음식이 땡길때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화된 중국집(예를 들면, '골든 차이나' 혹은 '루나' 같은)에 가서 기껏해야 자장면이나 짬뽕, 탕슉, 깐쇼새우 같은 요리들만 먹어왔다. 하지만 이번 주에 우리 가족은 나름 문화의 다양성을 경험해 보고자, 같은 교회 영준형제와 함께 그가 추천한 중국인이 운영하는 정통 중식 레스토랑 홍성(영문명 차이나 가든)에 가 봤다.



겉에서 보던 것과 달리 식당 내부가 꽤 넓다. 그리고 무슨 횟집도 아닌데 한쪽 벽면은 수족관으로 되어 있다. 아마도 게나 랍스터, 생선 등을 신선하게 보관했다가 요리하기 위해서인가보다.



널찍한 홀은 사람들로 꽉 찼다. 하긴 우리도 번호표 받고 25분이나 기다려서 입장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아니, 얼바인에 온게 벌써 1년 8개월인데 이렇게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는 줄도 몰랐다니... 발바리 윤요사 체면이 말이 아니군^^



영준형제가 엄선하여 주문한 오늘의 요리들. 내가 주문하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정확한 요리명은 모른다. 고로 대충 소개한다 ㅋㅋ 

먼저 조개와 야채가 범벅된 요리. 아주 맛있다. 자체 평점 별 4개.



영준 형제 왈, 중국인들이 진짜 좋아한다는 무슨 완두콩 줄기를 푹 삶아서 슴슴하게 양념한 요리. 에이~ 무슨 시금치 요리 같다. 완전 채소맛 그 자체. 특별하지 않아서 별 꼴랑 두 개. 



다음은 오늘의 주요리인 게요리 되시겠다.
맛은 좋았는데 잘라 먹을 가위나 살을 발라 먹을 꼬챙이 따위도 주지 않는다. 오직 맨손과 이빨로만 먹어야 하기 때문에 먹을 때 매우 귀찮고 또 추하다. 맛은 좋았지만 편의성이 고려되지 않았으므로 별 두 개 깎아서 별 세 개. 



생선을 몹시 좋아하는 울 시엄니와 남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던 요리. 나는 요 징그러운 생선 눈깔만 보고도 역겨워서 단 한 숟갈도 먹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나만의 별점은 스킵. 하지만 울 시엄니는 생선을 샅샅이 발라 드시고도 요 소스에 밥까지 말아서 아주 깨끗이 비우셨다는 후문이^^ 



이건 겉으로 보기엔 두부 요리 같지만 절대로 속지 마시길. 두부 밑에 매우 노린내나는 생선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함. 나는 한 숟갈 먹고는 그 비린내에 속이 다 울렁거렸다.

하지만 미국에 오래 살아서 모든 나라의 정통 음식에 너그러운 영준형제는 그 비린 맛이 은근히 중독성있어서 가끔 이 요리가 땡긴다나? 뜨앗~ 이건 별점도 필요엄써. 기냥 요건 증말 아니야~~~



다음은 컬버 플라자에 위치한 삼우 레스토랑. 역시 중국인이 운영하는 정통 중식 레스토랑 되시겠다. 여기는 10불 미만의 다른 스페셜 단품요리도 괜찮은 편이지만 특히나 북경오리, 페킹 덕이 유명하다고 한다. 지난 달에 교회 식구들과 함께 와서 단품요리를 한 번 먹어보긴 했지만 그 유명하다는 북경오리는 아직 못 먹어본 관계로, 요번엔 친구 정민이와 그 아들래미 이헌과 함께 페킹 덕을 먹으러 와 봤다.

그 유명하신 삼우 레스토랑. 점심 시간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오늘 동행해준 정민이와 그 아들 이헌이.



지난 번에 먹어본 단품 요리들. 가격 대비 맛이 아주 좋은 편이었다.



드디어 난생 처음 맛 본 북경 오리. 나는 한국에서 맨날 놀부 유황 오리만 먹어본 관계로... 북경 오리는 진짜 첨이었다. 맛은 역시... 짱입니다요~~ 꽃빵에다 싸먹는 건데 빵도 보드랍고 맛있다.



요건 같이 주문한 새우 랍스터 슾. 맛도 좋았다. 난 아무데나 가서 그저 새우랑 랍스터 글자가 보이면 바로 주문한다. 둘 다 나의 페이버릿 식재료들이기에^^



오늘의 아이 손님들. 커피숍에서 내 커피를 들고 포즈를 취해 준 이헌이. 쨔식! 큰 머리가 어찌나 귀여운지... 이모가 늘 말했지? 너는 큰 머리통이 최고 매력이라고^^



북경오리 먹을때는 매우 보채다가 커피숍에 가서야 깊은 잠에 빠져버린 우리 주은이. 자는 모습이 천사같다(내 눈에만 그런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바인 최고의 바베큐립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쨔잔~ 메모하시라! 그곳은 바로 바로 휴스턴즈!

맨날 그렇고 그런 바베큐 립 요리에 질려서 나는 늘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여보, 한국의 토니로마스 립 맛이 그리워... 그러면 남편은 언제나 '그건 한국화된 맛이지, 미국의 정통 립은 원래 이런거야. 네 입맛을 바꿔야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동안은 맛없는 집에만 갔던 거였다. 며칠 전에 방문한 휴스턴즈! 과연 입소문이 화려한대로 이곳의 바베큐립 맛은 환상이었다.



내부엔 스시를 파는 곳도 있고 바 형태로 된 곳도 있다. 즉 정통 바베큐립 집도 아니라는 사실. 햄버거도 팔고 스파게티도 판다.



두둥~ 오늘의 요리들.  



립 칭찬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했으니 됬고... 오늘의 다크호스는 바로 이 요리이다. 무슨 누들 앤 스테이크였는데 그 소스맛와 누들, 그리고 고기 맛이 어쩜 이렇게 맛있는지... 강추!



끝으로 요 햄버거 요리는 쏘쏘. 그저 나쁘지 않은 정도였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내가 무슨 요리평론가가 된 것 같다. 나는 원래 내 블로그에 이런 음식점 리뷰나 쓰고 싶진 않았는데... 사실 요즘 워낙 쓸 게 엄따. 뭐 아이 때문에 별로 좋은데 나다니지도 못하고. 잠을 잘 못자서 머리가 아픈 관계로 공들여 써치해야 하는 인터넷 쇼핑도 전혀 안하고...

그래도 이 글을 읽는 얼바인 지인들의 음식선정 실패에 대한 기회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입맛 없을때 맛난 음식 써치하느라 고생하는 걸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지금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ㅋㅋ) 주저리주저리 써봤다(쯧쯧... 구린 포스팅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기는 ㅋㅋ).

아... 간밤에는 잠을 설치고 눈을 뜨면 거의 기계처럼 아침밥 먹여서 남편 출근시키고 하은이 프리스쿨 라이드하고 주은이 기저귀 갈고 목욕시키고, 그러고 나면 또 청소하고 빨래하고 장보고 음식하고 설겆이하면서 또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런 무료한 생활에서 벗어나. 뭔가 의미있고 재미난 일이 어디 없을까?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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