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랜드 프리스쿨은 8월 30일부터 방학에 들어갔고 곧 하은이가 다니게 될 얼바인 몬테소리 스쿨은 9월 6일에 개학하는 관계로, 나는 어쩔 수 없이 졸지에 거의 일주일 이상 하은이, 주은이와 함께 집에서 씨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제 7개월된 주은이를 키우느라 고생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한창 에너지가 뻗치는(?)  하은이와 일주일 이상 집에서 놀아준다는 것은 거의 불! 가! 능!에 가까운 일이다. 고로 나는 나름 다양한 스케줄을 짜서, 하은이와 나의 직접적 접촉은 최대한 자제하는 동시에 하은이에게는 유익한 일주일을 만들어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첫번째 프로젝트는 바로 드림랜드 유치원 친구들과 플레이데이트 시켜주기!
땡볕 놀이터에서 놀아주는 것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이지만, 다른 아이 몇을 꼬셔서 하은이와 같이 놀게 한 후에, 나는 벤치에서 그 아이의 엄마들과 수다를 떨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이 날은 감사하게도 션 엄마와 요한이 엄마가 같이 동참해 주었는데, 우리가 선택한 오늘의 놀이터는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콜럼부스 그로브' 커뮤니티의 sweetshade 놀이터 되시겠다. 그나마 놀이기구 위에 차양이 설치되어 있어서 완전 땡볕은 아니라 참 다행이었다.

놀이터 전경.

 

 

이 날 장난 아니게 더웠는데 내가 깜빡잊고 하은이 썬블록을 안발라줘서 급하게 어벙한 빨간 모자를 씌워주었다ㅋㅋ

뜨겁게 달구어진 미끄럼틀과 그네를 오가며 열심히 에너지를 발산하시는 우리 큰 공주님^^

 

얘야! 사진의 포스로만 보면, 너 당장 엄홍길 대장님 따라서 에베레스트 암벽 등반이라도 나갈 수 있겠구나 ㅎㅎ 

 



요즘 한창 발레를 시켜 달라며 아무데서나 다리 찢기 연습을 하고 있는 우리 하은이. 쯧쯧... 애처롭구나. 그래, 조만간 발레 학원에 꼭 보내주마^^



요건 베스트 프렌드 요한이, 션과 열심히 놀고 있는 하은이 모습.



말도 안통하는 외국 아이들 틈에 무조건 비집고 들어가 모래 장난도 해본다. 넉살 좋은건 이 에미를 꼭 빼닮았구나^^ 



하은이는 이 날의 놀이터 플레이 데잇이 아주 재밌었단다. 하지만 나는 다신 이런 짓 안하기로 결심했다. 아무리 벤치에 앉아서 언니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즐겁다해도, 주은이 들쳐업고 땡볕에 나가는 건 정말 무리였다. 주은이가 어찌나 보채고 울어대던지...

게다가 놀이터에서 한바탕 논 후, 언니들이랑 같이 점심먹으러 '칙-필-래'에 갔었는데 각각 애들 두 명씩 데리고 간 덕분에 아이가 총 6명이나 되다보니 햄버거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말 모르겠더라....

나 진짜 다시는 애들 둘 데리고 놀이터는 안 나갈테다. 퉷퉷 ㅋㅋ 
 
-----------------------------------------------------------------------

그래서 다음 날은 야외를 피해 실내 놀이터를 찾아, 하은이가 젤로 좋아하는 'pretend city'에 가 보았다. 지난 5월에 여기 한 번 데리고 갔더니 하은이가 얼마나 좋아하던지...(프리텐드 시티 사진은 지난 5월에 올린 블로그 사진으로 대체 ㅋㅋ) 또한 오늘은 울 시엄니께서 하은이를 데리고 종횡무진 돌아다녀 주셔서 나는 주은이만 전담마크하면 되었기에 그나마 수월한 하루였다.

그리고 나서 우리 가족은 점심을 먹으러 프리텐드 시티 바로 옆에 위치한 얼바인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만큼 유명하다는 일식집 FUKADA로 향했다. 이 날은 오전 근무가 끝난 남편도 합류하여 모처럼만에 온가족 점심 외식이 성사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명성답게 음식점 안은 장난 아니게 사람들이 많아 주신다.



우리는 팁이라도 아낄 요량으로 일부러 투고를 해서(이 절약정신을 좀 보라^^) 음식점 앞에 설치된 간이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투고한다며 음식을 주문해 놓고 음식점 바로 앞에서 음식을 풀러 놓고 먹으니 종업원들도 아마 황당했으리라 ㅋㅋ
어쨌든 우동도 맛있고 롤이랑 가쯔 돈도 다 맛이 좋아서 우리 가족은 올만에 맛난 외식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날 하은이는 전혀 시의적절치 못한(?) 드레스를 입어 음식점을 오고 가는 손님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는데,

그 이유는 프리텐드 시티 안에 직접 공주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는 작은 원형 극장이 하나 있는데, 하은이가 집에 있는 자기 드레스를 입고 거기서 춤을 추고 싶다고 해서 아침에 내가 특별히 드레스를 챙겨 나갔었다. 그런데 하은이가 남들이 이쁘다고 말해주니깐 신나서 프리텐드 시티를 나와서도 절대 드레스를 안벗겟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하은이는 1년전 거라지 세일에서 단 돈 10불 주고 산 이 드레스를 입고 음식점까지 가게 된 것이다^^

벨 공주 드레스를 입은 하은이 모습. 쨔식! 날 닮았으면 더 예뻤을텐데...(푸하핫!)

 

 

-----------------------------------------------------
어찌어찌하여 괴로운(?) 일주일이 지나가고 드디어 토요일이 되었다.

오늘은 라구나 비치의 유명한 맛집 NICK'S를 찾아가 보았다. 역시 사람들이 울트라 많다. 일부러 오후 2시에 갔는데도 번호표 받고 30분이나 기다렸다.



요즘 내 모습이 너무 구려서 직접 사진을 찍기는 좀 그렇구해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간접적으로 한 번 찍어 보았다.(근데... 역시 구리다^^)



재밌게 나온 우리 두 공주님 사진.
으이구... 미국까지 와서 너네들만 키우느라 이 엄마 청춘이 썪는다 썩어... ㅋㅋ  



그리고 음식 사진 방출!
뭐 다 괜찮았다. 하지만 정통 미국 음식들이 대개 그렇듯이, 딱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맛이었다고나 할까?



닉스에서 배를 두드리며 나온 우리는 산책이나 할 겸 라구나 비치의 메인 비치로 걸어갔다. 역시 토요일이라 그런지 흡사 부산 해운대를 연상시키는 장대한 인파로 비치가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라구나 메인 비치를 빠져나와 다시 길 건너 반대편으로 향했다. 그리고 언제나 들어가보고 싶었던 가장 목 좋은 곳에 자리잡은 이 유명하다는 아이스크림 집에 들어가 아이스크리을 먹기로 했다.



하지만 배가 너무 부른 관계로 바나나에 초컬릿 감싼 막대 하드 하나랑, 초컬릿 아이스크림 한스쿱만 꼴랑 주문했다. (이것도 남아서 처치곤란했다는 후문이^^)



바이올린을 켜는 거리의 악사에게 1달러를 전해 주고 돌아오는 하은이 모습. 
열정적인 연주에 감동받아서 그런지 지도 어서 바이올린을 가르쳐 달란다. 넌 참 하고 싶은 것두 많다... 쯧쯧



마지막으로 공영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에 띤 라구나비치 도서관 옆 예쁜 의자 모습.
이거 너무 귀여워서 통째로 집으로 들고 가고 싶구나^^  
라구나비치는 역시 의자 하나도 예술적이다.



하은아... 드디어 담주면 네가 유치원에 가는구나. 솔직히 엄마는 이번 주가 아주 힘들었단다...

엄마가 너를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닌데, 너까지 집에 있으니 이 엄마가 육체적으로 너무 지친다... 어서 이 한주가 빨리 지나가면 좋겠당^^
Posted by 모델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