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완전한 자유여행 날이다.
다른 가족들은 옆 섬인 마우이섬나 빅 아일랜드 섬으로 일일 여행을 떠나거나, 아님 최소한 오아후섬 안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해양스포츠에라도 참여했지만, 이미 지난 이틀간 피로가 착착 누적된 나와 우리 가족은 오늘 하루를 그냥 호텔과 바로 앞의 와이키키 쇼핑 거리를 헤매며 탱자탱자 놀아 보기로 결심했다.

먼저 아침식사로 우리는 호텔 안에 있는 근사한 부페식당이 아니라!!! 호텔 앞 작은 골목에 위치한 분식집 같은 곳에서 하와이의 전통 음식이라는 loco moco를 먹어 보았다. 요건 밥에다가 계란 후라이 두 개, 그리고 햄버거 스테이크 비슷한 고기에 하이라이스 비스꾸름한 소스가 뿌려진 매우 간단한 음식이었는데 뭐 그럭저럭 맛은 괜찮았다. 



우리는 아침을 대충 때우고 무작정 호텔 밖 거리로 나서 보았다. 호텔과 그 주변의 모습은 요렇게 생겼는데, 그동안 나는 여행은 꽤 많이 다녔지만 대부분 헝그리한 여행을 다녀서 그런지 이번 호텔은 맘에 드는 편이었다^^



호텔 앞 와이키키 해변의 이름도 알 수 없는 어떤 동상 앞에서 사진도 찍구



하와이에서 제일 오래되었다는(자그마치 107년이나) 호텔 앞을 지나 



무슨 남대문시장 처럼 생긴 이런 도매시장에 들어가 각종 싸구려 물건들도 구경하구



와이키키 거리에 있는 제법 멋진 쇼핑거리와 상점을 죄다~ 구경한 우리는(정말루 다리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



점심은 일본라멘으로 겨우 허기를 채우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하와이에서 젤로 유명하다는 "호놀루루 쿠키" 가게에 들러 며칠 후에 귀국해서 만날 한국의 가족들을 위하여 쿠키 선물을 왕창 구입했다. 여기 쿠키는 가격이 한 개당 800~900원 선으로 꽤 비싼 편이었지만 맛은 정말 좋아서 초컬릿 쿠키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나로서는 여기 쿠키의 매력에 홀딱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요즘들어 악기를 너무 좋아하는 하은이가 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하와이의 전통악기인 "우클레레"라는 기타 비스꾸름하게 생긴 악기도 하나 샀다. 원래 우클레레는 그 질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지만 어짜피 애가 가지고 놀꺼라서 거의 제일 싸구려인 22달러 짜리를 사주었다. 그래도 하은이는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면서 우클레레를 기타인줄 알고 열심히 연주해대고 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하와이안 퀼트'로 제작한 벽걸이 되시겠다. 호텔 안에 있는 특산품 샵에서 내가 처음 보자마자 넋을 잃었던 작품인데 원래 가격이 500달러나 하는데 그나마 세일해서 350달러에 샀다. 무슨 이런 퀼트 따위가 40만원 가까이나 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그건 한땀 한땀 수공예로 제작되는 퀼트의 특성을 모르시는 말씀이다. 울 남편도 처음에는 저런 걸 꼭 사야 하느냐며 말렸지만 내가 너무 갖고 싶어하자  결국에는 자기 카드를 꺼내어 내게 선물해 주었다^^   



이렇게 우리가족의 3박 4일간 하와이 여행이 끝이 났다. 처음에는 오버부킹으로 비행기를 놓치더니 돌아오는 길에는 남편이 여권이 든 백팩을 잃어버려 가슴조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하나님 은혜로 찾아내어 겨우겨우 집까지 올  수 있었다.

임신 후반기의 몸으로 하와이를 여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어찌됐든 다녀오고 보니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진다. 하지만 또 바닥을 친 통장잔고를 생각하면 앞으로 한동안은 또 긴축하며 살아야 할 듯 하다. 여행의 매력은 이런 것인다 보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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