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남편의 얼바인에서의 주재원 생활이 거의 1년에 접어들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전세계 주재원들을 매년 12월이면 불러들여 재교육을 시키고 약간의 특별휴가도 즐기게 해주는데, 우리도 올해 처음으로 그 대상에 포함되었다.

나는 지난 1년동안 한국을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에 살 때에는 빨리 주재원으로 나가고 싶다고 남편을 달달 볶았었는데 미국에 오자마자 나는 역시 한국사람은 한국에 살아야 해... 하며 혼자 향수병에 걸려 때이르게도 아직 4년여나 남은 귀임일자를 카운트하곤 했다. 물론 지금은 외국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이긴 하지만^^

여하튼 2010년 12월 4일, 올때는 두돌이었던 하은이가 이제는 세돌이 되고 그것도 모자라 배속에는 7개월된 둘째 아이까지 데리고 나는 지난 주 하와이 여행의 여독도 채 풀리지 않은 피곤한 몸으로 남편과 함께 인천공항행 대한항공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한국에 온지 이틀만에 다시 김포공항에서 남편과 함께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우리 하은이? 울 시엄니께서 나흘이나 봐주시기로 하셨다 ㅋㅋ (이게 웬 떡이냐...흑흑 감솨합니다 엄니)

우리가 묵게된 숙소는 해비치호텔이라는 곳이다. 약 4년전 남편이랑 이곳에 놀러왔을 때에는 해비치 리조트에 묵었었는데 당시 이 호텔은 신축공사중이었다. 그래서 생긴지 얼마 안된 이 호텔은 조금 연륜이 있는 해비치 리조트에 비해서 훨씬 시설이 좋고 또 깨끗했다.



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호텔측은 은갈치구이와 김치두부전골을 저녁으로 내 놓았다. 오랜만에 제주 바람을 쐬니 시장함이 밀려왔다. 나는 제주에 온 첫날부터 과식을 하면서 내게 배당된 음식을 거의 다 먹어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ㅋ
  


객실 안의 모습. 창문을 열면 제주민속촌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런 아담한 방이었다. 



게다가 1층 섬모라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아침 부페는 정말 최고였다. 호주로 신혼여랭 갔을 때도 결혼하고 나서 태국에 여행 갔을때는 물론, 지난 1년간 캐나다와 하와이 각지를 여행할 때도 이런 거나하고 맛있는 아침부페는 결코 없었다. 앞으로 제주도를 방문할 때는 반드시 이 호텔에 와서 이 아침식사를 먹겠다고 나는 굳게 다짐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우리는 본격적으로 관광에 들어갔다. 먼저 사륜오토바이라는 ATV를 타게 됬는데(대개의 ATV 체험장은 승마체험장 옆에 있는 것 같다) 나는 임신중이라 남편과 다른 일행들이 타는 것을 구경만 했더랬다. 하지만 남편의 경험담이나 나의 목격담에 근거해 볼 때 요건 좀 아니다. 간단히 말해 비추!^^



그 다음 코스는 트릭아트 뮤지엄이라는 곳인데, 이곳은 평면의 벽에다가 각종 명화들을 그려 놓고 그 명화의 일부에 그림자까지 함께 그려 놓아, 디카로 찍었을 때 마치 내가 입체적인 그림의 일부분이 되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만든 테마박물관이었다. 아이디어는 훌륭했지만 점수로 친다면 여기도 한 70점 쯤?(내가 최근에 외국을 쪼까 돌아다녀서 점수가 좀 짜졌남?^^)



그리고나서 우리 일행은 방어회 정식을 먹으러 모 항구에 위치한 횟집으로 향했다. 끊임없이 나오는 코스로 인하여 입은 즐거웠지만 소화기관은 힘들었던 시간이었다^^(아래 사진은 아직 음식이 나오기 전 테이블 세팅된 상태를 찍은 것임)

게다가 나는 임신중이라 회는 먹을 수가 없어서 해조류 밑반찬과 마지막에 나오는 매운탕에만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흑흑



배부르게 회정식을 먹고 구경나선 곳은 '선녀와 나뭇꾼'이라는 우리나라 6,70년대의 고품들을 모아 놓은 추억의 테마박물관이었다. 당시 사용했던 각종 소품들은 물론 당시의 거리 모습까지 완벽하게 재현해 놓아서 어르신들의 소소한 향수를 자극하기에는 매우 적격인 곳이었다.



둘째 날 저녁은 더욱 근사한 만찬이 나왔다. 안심스테이크와 무슨 생선요리가 같이 나오는 완벽한 풀코스 정식이었는데 웬만한 레스토랑에서 먹으려면 인당 7,8만원은 족히 나올 것 같았다. 이런 요리들을 여기 와서 다 공짜로! 먹을 수 있다니...나는  평소에는 있지도 않았던(아니 오히려 박봉에 남편 부려먹는다고 불만이 자자했던) 남편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이번 제주도 여행을 통해서 무럭무럭 자라남을 느꼈다^^



세째 날 역시 근사한 아침 부페를 먹고 고급스런 보자기에 싸인 죽방 멸치세트와 제주감귤 초콜릿을 선물로 받은 채 우리는 다시 제주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비록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그리고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하와이에서 서울로 그리고 다시 제주도로 이동하느라 피곤한 몸이었지만 이번 제주도 여행은 내내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여행이었다.

이제 서울로 돌아가 2주간 펼쳐질 나의 한국방문기가 몹시도 기대된다. 반드시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보고 싶은 것 다 보고,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다 만나고 돌아가리라... 불끈!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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