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편 민모군!

우리 남편은 매일 내가 걸판지게(?) 차려주는 아침밥을 먹고, 아침 7시경 회사로 향한다. 아래 사진은 며칠 전 내가 남편 회사 앞을 지나다가 찍은 회사 사진이다. '현대-기아 자동차 디자인 테크니컬 센터'라는 작은 간판만 붙어 있을 뿐, 그리 크지 않은 2층 짜리 소박한 건물이어서 나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는 평균 저녁 8시경 집에 들어오는데 집에 오자마자 내가 차린 저녁을 열심히 먹고는 10시경 걍 자버린다. 우리 부부 요즘 대화 상실이다. 흑흑... 
참! 가끔 스트레스가 심할 때면 (나랑 도란도란 얘기하는게 아니라) 페이퍼 모델과 자동차 게임을 즐기기도 하신다.  


남편의 비교적 최근 취미 작품을 소개한다. 하은이를 위한 팬더곰과 자기를 위해 만든 노란 오토바이다.
요즘은 기차를 만들다가 때려치고(우리 남편은 원래 진득한 편이라 이런 경우가 잘 없는데... 요즘 스트레스가 극심한 게 분명하다^^) 생뚱맞게 로봇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도 언제 때려칠지 모르겠다 ㅎㅎ 



2. 딸 하은!


요즘 하은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헬룸을 넣은 캐릭터 풍선이다. 그래서 나는 며칠 전 마켓 플레이스에 위치한 party city라는 상점에 가서 하은이가 좋아하는 풍선을 하나 사 주었다. 하은이는 수많은 풍선들 중에서 푸우가 그려진 풍선을 선택했다. 요즘 잘 때도 풍선을 손에 잡고 잘 정도다^^


하은이는 요즘 병원에 몇 번 다녀온 이후, 부쩍 청진기와 주사기에 집착하고 있다. 엄마를 진찰해야 한다면서 손으로 청친기처럼 내 가슴에 대기도 하고 볼펜으로 주사라면서 내 엉덩이를 사정없이 공격하기도 한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어제 아마존 닷컴에서 병원놀이 세트를 하나 사 주었다. 가격은 25달러인데 청진기와 주사기 이외에도 삐삐와 가위, 붕대, 혈압측정계 등 여러 가지 부대 소품들이 들어 있었다.

조만간 내 낡은 내복을 개조해서 하얀 의사가운을 하나 만들어 줄 예정이다.(정말 할일 없으니 별짓을 다한다 ㅋㅋ)


마지막으로... 사실 오늘(4. 22. 2010)은 하은이 양육사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다.
왜냐하면 하은이가 28개월만에 처음으로 변기에 자발적으로 응가를 한 날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일주일간 하은이가 아직도 기저귀를 떼지 못한다는 사실에 약간의 자괴감이 들었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왜 이렇게 potty training이 안될까... 고민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갑자기 하은이가 '엄마! 응가 나온다' 하면서 변기 앞에 떠억 하니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도 또 거짓말이겠지 생각하고 반신반의하면서 변기에 앉혀 주었지만 우리 하은이는 결국 해내고 말았다. 그것도 오후에 한 번 더 성공하여 두 번이나 성공한 것이다.

나와 어머님은 진심으로 큰 박수를 쳐 주고 마구마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하은이가 똥 싸는 모습과 그 영광스런(?) 결과물을 사진으로 찍어 주었다. 과분한 칭찬을 받은 하은이는 우쭐해하며 온 집안을 뛰어다녔다. 이제 하은이가 또 하나의 중요한 관문을 통과하게 된 것이다. 으흐흑...( 이 결과는 지금까지 다 내가 고생해서 키운 덕분이다 ㅋㅋ)



3. 나, 윤영란!

나는 오늘 드디어 두 번의 주행 테스트 끝에 운전면허증을 손에 쥐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운전을 전혀 하지 않았던 나는 이 곳에 오니 '10미터 이상은 절대 걷지 않는다'는 미국인들의 철칙(?)에 따라 장보러 갈 때는 물론 걸어서 15분 거리인 어덜트 스쿨에 갈 때에도 운전을 해야 했고 그 스트레스는 제법 상당했다. 운전면허증이 없으니 길거리에서 경찰만 봐도 괜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

어쨌든 2월 초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지난 3월 첫번째 실기 시험에 떨어진 이후 무려 6주간 절치부심한 끝에(쯧쯧... 남들은 다 한 번에 따는 것을ㅋㅋ) 드디어 오늘 주행 테스트에 합격한 것이다.

두 번째 사진에 나온 팻말 아래서 오늘 나는 자그마치 두 시간 반이나 마냥 기다려야 했다. 이 곳 laguna hill DMV를 비롯하여 요즘 미국의 거의 모든 관공서들은 정부예산 부족으로 공무원들을 해고하거나 운영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그래서 운전면허시험도 예전에는 한 번 떨어지면 며칠 후에 다시 볼 수 있었지만 이번에 나는 6주나 기다려야 했고 간신히 차례가 와도 오늘처럼 서너시간 씩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제 ID가 생겼으니 그동안 미뤄왔던 백화점 카드를 본격적으로 발급받기 시작해야겠다. 우하하~~~


우리 가족은 변화한 환경 속에서 제각각 이렇게 열심히 적응하고자 노력 중이다. 

우리 가족 모두, 영어가 조금 만 더 유창하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행복할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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