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가 아니라 Veterans Day이다. 그리고 아이들 학교는 쉬지만 울 남편 회사는 안쉬는 이런 날은, 내가 젤로 싫어하는 날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학교가 쉬는 날은 아예 남편 회사까지 쉬어서 온가족이 아싸리 놀러 가든가, 아님 학교도 쉬지 말던가 해야 하는데, 이러한 나의 바램과는 전~혀 상관없이 미국에는 이런 휴일들이 꽤나 많다^^ )

하지만 오늘 하루 또 무얼하며 얼라들과 놀아 주어야하나 고민하던 나에게, 하은이 친구 엄마가 갑자기 좋은 제안을 해왔는데 그것은 바로 얼바인 인근 도시인 라구나 힐즈에 최근 생겼다는 '트램폴린 파크'에 함께 가자는 것이었다. 워낙 새로운 곳에 가보는 걸 좋아하는 우리의 윤요사, 당장 트램폴린 팍으로 고고씽이다!!!  

난 '트램폴린 파크'라기에 첨에는 무슨 야외 공원에 덤블링 시설 몇 개 갖다 놓은 그런 곳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트램폴린 팍은 실내(indoor) 플레이 그라운드 같은 곳이었고. 과연 라구나 힐즈라는 그 위치답게 인근의 온동네 금발머리 백인들은 다 모아 놓은 것처럼 미국 아이들이 북적거리는 곳이었더랬다.

 

이곳에서 놀려면 아이 1인당 한시간에 10달러, 그리고 두 시간을 한꺼번에 신청하면 15달러만 내면 된다. 결국 나는 15달러를 내고 하은이만 두 시간 동안 놀리기로 했는데, 내가 하은이와 함께 돌아 다니며 놀아줄 동안 감사하게도 울 시엄니는 주은이를 전담해서 봐주시기로 했다.

 

하은이의 첫 코스. 나이 어린 아이들이 제일 많이 노는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트램폴린 되시겠다.

 

그 다음 코스. 옆에 있는 비스듬한 벽면을 발판 삼아 도움닫기를 하여 뛰어 오른 후 멋지게 낙하하는 코너다. 우리 하은이, 너무 좋아서 한마디로 난리났다 ㅋㅋ 

 

여긴 도지볼(Dodgeball)을 하는 코너. 트램폴린 위에서 뛰고 있다가 상대방이 던지는 공을 받거나, 아니면 트램폴린의 탄성을 이용하여 멋지게 날아 올라 피구왕 통키처럼 공을 던지면 된다 ㅋㅋ 

나는 혹시나 승부욕에 불타오른 남자 아이들이 공을 세게 던져 하은이가 다칠까봐 걱정했는데, 여기 아이들은 상당히 젠틀해서 하은이에게는 일부러 받을 수 있게 공을 살살 던져 주는게 뻔히 보였다. 하지만 하은이가 자기가 공을 받아냈다며 얼마나 의기양양해 하던지 ^^ 

 

다음은 트램폴린 모양이 제각각인데다가 길이도 꽤나 긴 트램폴린이 깔려 있는 메인 트램폴린 코너다. 이 날은 나름 공휴일인지라 사람들이 좀 많아서 인기 코너는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다음은 농구 섹션이다. 요걸 보니 괜시리 예전 고딩적에 슬램덩크라는 만화에서 서태웅, 송태섭, 강백호 이런 캐릭터를 보며 열광했던 생각이 떠올라 나는 괜시리 피식 웃음이 났다. 

그리고 하은이는 아직 어리니 여기서 그저 똥폼이나 좀 잡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하은이는 단번에 슛을 성공시켜 버렸다ㅋ

 

 

마지막으로 하은이와 나는 배틀 빔 코너로 향했다. 다행히 같이 간 하은이 친구가 게임에 응해 주었고 더 나아가 그녀는 하은이에게 져주는 아량(?)까지 베풀어 주었다^^ 우리 하은이, 오늘 기분 째지는구나~

 

그밖에도 인공 암벽타기 코너는(물론 하은이는 암벽이 너무 높아서 바로 포기^^) 물론, 

 

이렇게 간단한 음식을 파는 곳, 그리고 그것을 먹을 수 있는 꽤 넓은 휴식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그럼 엄마가 돈 아낀다고 표도 끊어 주지 않고, 언니와 두 시간 동안 트램폴린 팍 곳곳을 돌아 다니고 있을 동안, 우리 주은이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녀는 이렇게 소파 위에서 각종 요가 자세를 선보이며 저렴하게(?) 놀아 주시었다. 쯧쯧~ 미안타. 둘째야~

 

오늘 나는, 나에겐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던 트램폴린 팍에서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얼바인에서의 4년... 시건방진 말일수도 있지만 이제 이 근방에서 나에게 새로운 것이란 별로 없다. 사실 한국 마트, 한인 교회, 한국 식당만 주로 다니다보니 도대체 내가 한국에 사는 것인지 미국에 사는 것인지 헷갈릴때도 있다. 

그래도 나는 익숙한 것만 즐기는 것보다는 오늘처럼 이렇게 새로운 걸 경험하는게 여전히 참 좋다. 그러면 내가 정말 미국에 살긴 사는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오늘도 나에겐 참으로 감사한 하루였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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