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다시피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이다. 한국에서의 나는 발렌타인 데이가 그저 여자가 남자친구 등에게 초컬릿을 주는 날이라고 생각했을 뿐 별로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는 않았더랬다. 하지만 미국에 와서 내가 느낀 발렌타인 데이는 남녀 구분 없이 가족, 친지, 혹은 학급 친구들 등 모두가 서로에게 초컬릿이나 캔디를 주고받는 보다 일반적이고도 마치 준명절과도 같이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같은 맥락에서인지 며칠 전 하은이 프리스쿨에서 온 가정통신문에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이하여 반 친구들끼리 선물을 교환할 예정이니 각 부모님들은 12월 11일 금요일 아침까지 총 16개(한 학급이 16명임)의 선물을 준비해 달라고 쓰여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서둘러 한국에서 가져 온 뽀로로 색종이 세트와 하드보드지, 그리고 이 곳 타겟 매장에서 산 각종 스티커 등으로 조촐하게나마 하은이 친구들의 선물을 마련해 보았다. 그리고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별로 약간 구성을 달리한 후 봉투 겉장에는 하은이의 공주 커스튬을 입은 사진을 붙여 포장을 끝냈다.



그리고 발렌타인데이 파티 날에는 선생님의 말씀대로 하은이를 온통 핑크 복장으로 치장하여 프리스쿨에 보냈다. 우리 하은이, 웃지도 않고 제법 의젓하게 사진포즈를 취한 것 좀 보라 ㅋㅋ



이 날 하은이는 내가 만든 선물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또 그 친구들이 준 선물을 이렇게 한아름 받아왔다. 이런 시기가 되면 선물을 준비하느라 엄마들은 좀 고되지만, 대신 이렇게 아이들이 서로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니까 또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하은이를 프리스쿨에 보낸 후 나 역시 어덜트 스쿨에 가보니 수잔 선생님께서 출석부 옆에 약간의 발렌타인데이 초컬릿을 준비해 두셨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좀 준비해서 선생님이나 같은 클래스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건데, 내가 생각이 좀 짧았다^^



이번 주에는 발렌타인 데이 준비 이외에도 여러 가지 책을 읽느라 나와 하은이는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먼저 아래 사진은 내가 costco에서 하은이에게 사 준 할인가 책들이다. 아래 4가지 숨은그림찾기 책은 4권 합쳐 9달러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은 4.99달러, 또 원어민이 책 내용을 읽어주는 공주님 스토리 CD북은 8.99달러이다. 코스트코에서 다들 이렇게 싸게 샀지만 하은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사주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래의 책 6권은 지난 주에 내가 처음으로 얼바인 공립 도서관에 가서 빌린 책들 되시겠다. 여기 온지 1년이나 되었지만 나는 그동안 게을러서 그랬는지(혹은 두려워서 그랬는지?^^) 도서관에 가 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난 주에 용감한 후배 지영씨의 도움으로 얼바인 공립 도서관에 가서 회원으로 가입도 하고 그 기념으로 이렇게 하은이를 위한 책들을 공짜로 빌려와 봤다. 유명한 카렌 카즈 작가의 작품들과 메이지 시리즈가 도서관에는 가득 있어서 앞으로도 내가 굳이 돈을 들여서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음은 따끈따근한 여성잡지 바로 2월호 레이디경향과 여성동아 되시겠다. 여기서도 한인 서점에 가면 이런 여성잡지들을 구할 수 있긴 하지만 대개 정가의 2배에서 3배 정도의 가격에나 살 수 있다. 이런 잡지들은 대개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아무래도 서적을 수입하는 대가가 좀 더 비싼가보다.

하지만 이번 주에 얼바인으로 출장오신 남편 회사의 김성규 과장님이 임신 막달의 우울증(?)에 시달리는 나를 위하여 특별히 이 두 권을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와 주셨다. 그 아래 사진은 책을 직접 들고 와주신 김과장님과 함께 우리 부부가 일식집에서 식사하는 모습이다^^



끝으로, 좀 생뚱맞지만 이번 주에 내가 갔던 얼바인 최고의 레스토랑을 하나 소개한다. 바로 브라질 정통 스테이크 레스토랑인 agora인데, 아는 교회 집사님이 이곳에서 어카운턴트로 일하고 계셔서 나를 초대해 주셨다. 나는 그 신선한 샐러드바와 서빙하는 분들이 연신 가져오는 이름모를 여러 종류의 스테이크에 넋을 잃고 말았다. 내가 음식을 먹는데  연연하느라 서빙되는 각종 스테이크들을 정작 사진으로 올리진 못했음을 양해해 주시길^^   



나는 요즘 발렌타인 데이 저녁식사를 위하여 근사한 레스토랑을 어디로 예약할까... 남편에게 어떤 선물과 카드를 주고 또 나는 남편에게 어떤 선물을 사달라고 할까... 하는 등의 다소 유치한(?) 생각들에 빠져있다. 이제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데도 아직 이런 생각들이나 하고 있는걸 보면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아님 곧 둘째를 낳아야 하는 이 힘든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거나 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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