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인 오늘, 우리는 아이들을 남편에게 각각 맡겨 놓고 헌실(헌주엄마)이랑 나랑 둘이서 유니버시티 센터 몰이라는 곳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마다 열린다는 파머스 마켓에 가보았다. 나는 여기 온지 몇 달 안되었을 무렵부터 여러 사람들에게 이곳 파머스 마켓에 대해서 입소문을 들어오긴 했지만 정작 작심하고 와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파머스 마켓은 우리 나라의 아파트 마을시장과 대체로 분위기가 비슷했다. 하지만 차이점이라면 파머스 마켓이 훨씬 규모가 크고 또 파는 물건도 다양하다는 점이랄까?  나랑 헌실이는 아침 9시에 도착했는데도 이렇게나 사람들이 많았으며 천막 부스들도 줄잡아 50여개는 족히 넘을 것 같았다.



솔직히 그동안 나는 파머스 마켓이라는 이름 때문에 농민들이 자기가 직접 재배한 농산물, 그러니까 과일이나 채소들을 가지고 와서 파는 것이 주종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정작 와보니 마치 우리 나라 홍대 앞 벼룩시장처럼 농산물 이외에도, 자기가 직접 만든 악세서리나 쥬얼리, 테이블보 혹은 아가들 옷이나 인테리어 소품들도 꽤나 많아서 나는 오히려 이런 것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무척 쏠쏠했다^^ 



그 이외에 먹거리 관련 부스도 상당히 많았는데 주로 유기농 잼이나 베이커리, 쥬스, 그리고 파머스 마켓을 둘러보면서 간단히 투고해서 먹을 수 있는 간이 레스토랑들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파머스 마켓이니만큼 당연히 과일과 각종 야채 등이 풍성하게 많았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은 대개 Costco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걍 스킵해 버렸다. 왜냐하면 나는 지난 달에 코스트코에서 100달러짜리 멤버십에 가입했기 때문이다(나중에 2% 캐쉬백을 받기 위해서라도 올 한해는 당분간 코스트코에 올인할 생각이다ㅋㅋ).



마지막으로 나는 이 곳 파머스 마켓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며 헌실이가 추천해 준 구운 옥수수를 하나 사서 먹어보았다. 가격은 옥수수 하나에 자그마치 3달러!!! 하지만 과연 그 명성대로 정말정말 맛있어서 돈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담번엔 우리 남편이랑 하은이도 데려와서 이 통옥수수를 꼭 먹여줘야겠다^^   (윤영란... 임신 9개월의 뚱녀의 모습으로 옥수수를 들고 좋아하는 모습이란... 쯧쯧)



그리고 주말을 맞이하여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잡채를 한 번 만들어 보았다.

시금치를 살짝 데쳐 양념해 놓고 고기도 양념으로 버물버물 해 놓았다. 그리고 버섯이랑 파프리카, 당근, 양파 등을 먹기 좋게 썰어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맛소금과 함께 살짝 볶아준다. 당면은 끓는 물에 10분 정도 끓인 다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간장도 넣고 설탕도 좀 넣고 해서 간을 맞춰준다. 그 다음에야 뭐 당면이랑 고기랑 야채랑 시금치랑 모두 섞은 다음 깨소금을 뿌리면 끝이지... 헤헤 



이렇게 말은 쉽게 했지만 사실 배가 많이 부른 상태에서 나 혼자 한끼 식사를 위하여 잡채를 준비하는 것이 결코 수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편이 잡채를 먹으면서 맛있다고 워낙 많이 칭찬을 해주어서 내 기분도 많이 뿌듯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부모님의 칭찬이 공부할 힘이 되었고, 또 직장에 다닐 때는 상사나 동료들의 인정이 일을 열심히 할 동기가 되었는데, 이제는 한낱 남편의 칭찬이 내 요리 동기의 원천이 되다니 조금 서글프긴 하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내 상황이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기 어려운 형편이므로 지금은 온리 가정주부로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련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공부를 하거나 일을 시작했을때 후회없이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기에...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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