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 우리 가족은 두 대의 차를 몰고 있다. 한 대는 내가 몰고 다니는 기아 세도나(한국명 : 2010년형 그랜드 카니발)이고 다른 한 대는 남편이 출퇴근 용으로 사용하는 현대 액센트이다.
그러나 악몽같던 1월 31일, 내가 미국에 온지 한 달이 조금 지나서 운전이 영 미숙하던 나는 드디어 어이없는 접촉사고를 저질렀다.
그 이유는... 내가 우리집 차고에 차를 넣으려고 차고 앞에서 문을 열려고 폼을 잡고 있는데, 그 날 따라 차고 앞 좁은도로에 웬 낯선 자동차가 역방향으로 떡하니 정차해 있고 그 운전자인 백인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게 아닌가?
나는 그동안 우리 집 차고 앞 도로에서 역방향으로 오는 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순간 매우 당황한 나머지 서둘러 차고에 차를 넣고 빨리 차고 문을 닫아 버려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바로 그 순간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나는 당황한 나머지 후면주차를 시도하던 중 차고에 설치된 수납장을 심하게 받아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 수납장은 처참하게 찌그러지고 세도나의 뒷부분도 심하게 이그러졌다.
나도 얼마나 놀랐는지 한동안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길가에서 상대차를 받은 것이 아니라, 내 차로 내 집 차고를 박았다는 사실(비록 더욱 바보같긴 하지만^^)과, 차고에 수납장이 설치되어 있어서 수납장이 부서지는데 그쳤다는 사실이었다. 정말이지 만일 수납장이 없었다면 내 차는 벽을 뚫고 부엌으로 돌진할 뻔 했다.
아래 사진은 차고 안에서 후면주차를 하다가 수납장을 받아버린 사진이다. 수납장의 도어와 옆면은 물론, 벽면에 걸려 있던 시계랑 전등까지 다 부서졌다. 흑흑...
사고 처리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힘들었다.
일단 보험회사에 연락하여 사고 처리과정을 알아보고 그 다음에 BODY SHOP에 가서 손상된 차량을 인도했다. 그리고 렌트카 업체에 가서 렌트카를 대여했는데... 이 모든 과정이 당연히!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이 모든 일은 다 내가... 처리한 것이 아니라 남편이 처리했다. ㅎㅎ
돈도 많이 깨졌지만, 그보다 가뜩이나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느라 고생하는 남편에게 골칫거리만 안겨준 것 같아 그게 더 미안했다. 그리고 사고를 수습하면서 드러난(현지인들과 일하면서 갑자기 향상된) 남편의 영어실력을 보고 새삼 놀랐다(하긴 남편이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으니 더 잘 알아들었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운전을 하지 않고는 도무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이 슬프다. 나는 한국에서 운전을 못해도 아무 것도 불편하지 않았는데... 하긴, 불평하면 무엇하리! 내가 얼른 적응해야지...흑흑
나는 2월 8일 DMV에서 치른 미국 자동차운전면허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임시면허를 받고 지금 2차 주행시험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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