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주(San Diego Zoo) & 와일드 애니멀 팍(Wild Animal Park)... 3년전 얼바인에 처음 왔을 때부터 언제나 추천 받아 왔고 또 계속해서 갈까 말까 고민해왔던 곳이다.

그러나 동물 특유의 냄새 때문에 동물원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동안 소신있게(!) 이곳을 외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 전, 샌디에고 동물원의 연간회원권을 끊은 도희 언니가 어른 두 명이 하루 동안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거져 주면서, 이제 '공짜'라면 한 번 가볼만 하지 않겠나... 라는 쪽으로 나의 생각이 급선회하기 시작하더니(소신은 무슨! 사실은 돈 때문이었던거지 ㅋㅋ), 급기야는 주말이 되자마자 나는 역시나 피곤에 쩔어있는 남편을 반강제로 협박(?)하여 샌디에고로 바루~ 고고씽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찾아오게 된 곳... 바로 샌디에고 주! 쨔잔~(에게, 역광이라 사진이 잘 안나왔네 ^^) 

 

 

주은이는 아직 어려서 공짜인 관계로 하은이 입장료 37달러만 내고 입장한 우리는, 들어가자마자 모두가 추천하는 '가이디드 익스프레스 버스 투어'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익스프레스 버스 투어. 요렇게 생긴 완전 개방형 2층 버스를 타고 운전하시는분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면서 그냥 눈과 귀로 동물원 곳곳을 누비기만 하면 된다.

 

참! 이 버스는 아무래도 시야가 훨씬 탁트인다는 장점 때문에 언제나 2층이 먼저 매진되곤 한단다. 하지만 우리는 운좋게도 2층의 아주 좋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삐삐머리 주은이도 오늘의 버스 투어가 기대되는지 설레는 표정으로 한 손을 번쩍 치켜들며 사진 찍기에 응해 준다^^  (니가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다 ㅋㅋ)

 

버스 투어를 하는 내내, 맨 처음에 동물원을 설계하기 이전부터 마치 이런 버스 투어를 예상했던 것처럼, 버스를 탄 사람들이 여러 가지 동물들을 잘 볼 수 있도록 버스의 동선과 관람객들의 시선 등에 많은 배려를 해 놓은 것이 딱! 느껴질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운전사가 동물의 습성이나 동물원의 역사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제대러 동물 사진을 찍을수 있도록 주요 포토존에서는 운전을 멈추거나 서행하는 등 여러 가지 배려를 해주어서, 나같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도 동물원 투어가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여러 동물들 중 그나마 사진이 제대로 나온 것들을 몇 개 올리자면,

그 몸 빛깔이 정말 우아한 홍학과

 

유칼리 나뭇잎을 먹고 있는 귀여운 코알라,

 

음... 얘는 표범이었던가 호랑이였던가... ㅋㅋ

 

그리고 하은이가 긴 상아를 보고 열광했던 코끼리와,

 

지금은 비록 그물 안에 갇혀 있는 신세이지만 한때는 하늘의 제왕이었을 독수리들,

 

잽싼 몸놀림의 야생 늑대와

 

그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었던 멧돼지,

 

그 뿐인가! 워낙 게을러 자기 굴에서 자주 안나오는 관계로 그렇게 보기 어렵다는 갈색곰 두마리와,

 

흑백의 대비가 너무도 선명했던 얼룩말,

 

무슨 갑옷을 걸친 것처럼 멋졌던 코뿔소하며,

 

긴 목으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은 기린들까지!...

 

하지만 곧 기린 똥 냄새가 진동하자 하은이는 재빨리 자기 코를 막고 또 친절하게(?) 동생의 코도 막아 주었다. 자매는 용감하다 ㅋㅋ

 

이 버스 투어는 수고스럽게 내 발로 걷지 않아도, 동물원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많은 동물들을 매우 가까이에서 스피디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나같이 조금만 걸어도 다리 아프다고 징징대는 어린 아이들을 둔 엄마들은 손목 아프게 유모차를 끌어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아, 또 하나 느낀 점! 그동안 내가 봤던 여러 동물원들은 대개 사람들의 동선을 먼저 고려하고 그 다음에 동물들을 배치해 놓은 느낌,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는 곳에 동물들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었는데, 여기 샌디에고 동물원은 마치 동물들이 사는 곳에 사람들이 살짝 들어와서 그네들을 보고 가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 동물들이 사는 곳은 그냥 단순한 우리 수준이 아니라, 마치 그들이 원래 살았던 생태계를 최대한 재현해 놓은 것처럼, 공간도 매우 넓고 무작정 개방형으로 되어 있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이 조용히 들어가 쉴 수 있도록 폐쇄된 공간도 꽤 있는 것 같았다.

따라서 샌디에고 동물원은 사람들이 기껏 찾아가도 동물들을 다 보지 못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마도 아까 잠시 언급했듯이 우리 나라의 동물원은 대부분 동물의 몸이 관광객들에게 노출되기 쉬운 구조임에 반해, 여기는 이런 특성 덕택에 동물들이 날씨가 추우면 춥다고 혹은 더우면 덥다는 이유로 자기 굴에 들어가서 안나오는 경우가 많은듯 했다. ㅋㅋ 

 

참! 버스 투어에 이은 샌디에고 주의 또 다른 명물이라면, 바로 SKYFARY라고 불리우는 요런 리프트를 꼽을 수 있겠다. 처음에 입장해서 이걸 타고 동물원 꼭대기까지 먼저 주욱~ 올라간 다음에, 걸어서 입구까지 내려오면 똑같은 동물을 두 번 보거나 똑같은 길을 두 번 걷는 수고를 덜 수 있다(하긴 뭐 이건 서울대공원에도 있는 거긴 하지만^^).  

 

그리고 양서류나 파충류는 이렇게 별도로 건물 혹은 별도의 개방형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어, 보기에도 수월하고 아이에게 species간의 공통점을 설명하기도 편리했다.

 

각종 뱀이나 개구리 등은 실내 건물에, 그리고 악어와

 

이구아나,

 

왕 거북이(하은이는 이렇게 큰 거북이를 보고 진짜 놀라워했다는^^)는 개방형 공간에서 지들끼리 아주 넓찍한 공간을 쓰면서 유유자적 지내고 있었다.

 

게다가 아주 어린 아이들을 위한 요런 귀여운 시설도 있었는데

 

 

놀이터는 기본이고

 

직접 들어가서 먹이도 주고 만져 볼 수 있는 petting zoo와

 

정해진 시간이 되면 사육사나 zookeeper가 나와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는 코너도 있다.

 

그뿐인가... 지천으로 잘 보존되어 있는 자연 덕택에 이렇게 귀여운 다람쥐들을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감시 소홀을 틈타 우리 밖으로 빠져 나온 공작새도 있었으니... (지금 뒷모습이라 잘 안보이지만, 하은이는 이 날 이렇게 가까이에서 달아나는 peacock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입을 떡 벌리고 놀라워했다 ㅋㅋ)

 

게다가 어뮤즈먼트 팍이라면 어느 곳에나 있는 캐리커쳐 코너는 물론,

 

기념품 샵에도 동물에 특화된 귀여온 인형과 각종 서적 및 동물 관련 장난감들이 즐비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휴일마다 아침 일찍부터 3단 찬합에다가 이것 저것 도시락을 싸가지고는 길거리에다 기름값 버리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동물원 같은데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작 요즘 내가 이러고 다니고 있으니 ㅋㅋ 

비록 아빠는 운전하느라(왕복 3시간^^) 그리고 엄마는 이것저것 준비하고 또 애들 챙기느라 고달픈 하루였지만, 오늘의 동물원 여행이 하은이, 주은이의 기억 속에 즐거운 추억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하긴 금방 잊어버려도 상관없다. 여기 내가 블로그에 꼬박꼬박 올려 놓은 증거 자료들을 가지고  이 에미가 평생 우려 먹으며 강제로 기억시킬테니 말이다 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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