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금, 토, 일에 이르는 땡스기빙 연휴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아직도 주은이가 21개월인 관계로 지난 8월의 디즈니 크루즈 이후, 가족끼리 어디 가서 자고 오는 여행을 아직 시도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지난 3개월간 나의 모토가 "집 나서면 돈지랄이자 개고생이다!" 였겠는가ㅋㅋ   

하지만 이런 선정적인(?) 모토조차도 윤요사에게는 그 유효기간이 고작 3개월 뿐이었다ㅋㅋ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번 땡스기빙 연휴... 절대 놓칠 수 없어... 라는 마음이 자꾸 커져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획하게 된 것이 바로 2박 3일짜리 '라스베이거스-자이언, 브라이스 캐년' 상품(라스베이거스에서 2박을 하면서 거기서 두 시간, 네 시간 거리에 있는 자이언 캐년과 브라이스 캐년에 다녀오는 일정)이었다. 약 2년 반 전에 라스베이거스에 갔었을 때 그랜드 캐년은 이미 구경했으니 이번에는 자이언과 브라이스만 찍고 오면 되겠구만^^

나는 먼저 단체투어를 무진장 싫어하는 남편을 설득하여 관광회사에 예약을 하고, 은행에서 현금을 뽑아온 후, 신속하게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 모든 과정들을 얼마나 신속하게 해치웠는지 사실 나 자신도 조금 놀랐다ㅋㅋ 

 

아침 10시경 다이아몬드바에서 대형버스에 올라탄 우리 가족은 약 4~5시간을 달려(물론 중간에 Barstow에 내려 점심 한 끼 먹구) 오후 5시경 드디어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아직 오후 5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요즘 서머타임이 해제되고 낮이 짧아진 관계로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하자마자 날은 이미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오히려 라스베이거스는 야경이 더 멋진걸!^^

이렇게 해서 나는 난생 두번째로, 그리고 꼭 2년 반 만에 다시 라스베이거스에 찾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도 호텔은 지난 번과 동일하게 럭소(LUXOR)이다. 사실 그리 좋은 호텔로 명함을 내밀지는 못하는 곳이지만 삼호관광에서 미리 예약해 놓은 것이니까 뭐 불평할 생각은 없다. 그리구 지난 번에는 스핑크스 모양의 오래된 본관에서 머물렀는데 이번에는 새로 지은 West Tower의 방을 받아 시설도 꽤 좋은 편이라서 나는 대략 만족하기로 했다! 왜냐구? 나는 벨라지오나 아리아 호텔 등 좋은 호텔을 선호하는 된장녀라기보다는 차라리 호텔비 아껴 딴 데 쓰자는 실용주의자니깐(이런 어설픈 자기 위안이라니ㅋㅋ).

 

이번 여행은 식사도 나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지난 번에 자유 여행으로 이곳에 왔을때 호텔 부페들은 웬만큼 먹어 보았으니 이번엔 한식을 좀 먹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요 여행 상품은 거의 모든 식사가 전부 한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행이었다.

누구나 라스베이거스 strip을 지나다 보면 요런 한글간판을 금방 찾아볼 수 있는데, 요게 바로 strip 대로변에 위치한 유일한 한국 식당 진생(Ginseng)이다. 음... 서비스도 좋고 맛도 좋은 편이었는데 가격은 결코 싸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었는데 이 식당 한 달 렌트비가 8000달러라고 하니 임대료 내려면 그럴만도 하겠다^^

 

그리고 약간 변두리에 있지만 그래도 strip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식당 김치(Kimchi)에서도 두 번 먹었는데, 여기도 음식이 약간 짜긴 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곳이었다.

원래 라스베이거스 오면 수 십개의 즐비한 호텔들에서 내로라하는 셰프들의 산해진미를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맛보는게 정설인데, 이렇게 한식당만 전전하는데도 불만을 터뜨릴 줄 모르는 나는 아무래도 이제 진정한 아줌마의 길로 접어든 듯 하다 ㅋㅋ

 

그래서 그런지 이런 구찌나 펜디, 루이비똥 매장엔 별루 관심도 없고(사실 관심은 있는데 돈이 엄따ㅋㅋ).  

 

이렇게 돈은 안들면서도 추억만 남겨주는 애꿎은 사진만 여러 장 찍어댈 뿐!^^  

아래 사진들은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호텔까지 걸어가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요건 가장 최근에 생겼다는 아리아(ARIA) 호텔. 언젠가 다시 라스베이거스에 온다면 담번엔 꼭 저기서 머물러 보고 싶다. 왜냐구? 난 오래된 집만 살아서 집이든 호텔이든 새건물엔 사족을 못쓰니깐 ㅋㅋ

 

어쨌든 나는 마치 서울에 첨으로 상경한 촌년이 촌티 작렬하면서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니듯이, 레스포색 백팩을 매고 오래된 애버크롬비 후드 잠바를 걸친 채 양손에 두 아이들의 손을 꽉 잡고 라스베이거스 밤거리를 특유의 팔자걸음으로 신나게 활보해 주시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돈 한푼 쓰지 않고 그저 두 다리로 밤거리를 휘저으면서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을 마음껏 만끽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서의 첫번째 밤이 지나고 라스베이거스에 다시 맞이하게 된 낮 풍경. 어제 본 야경과는 대비되게 차분한 모습들이다. 그리구 대개 라스베이거스는 많이들 다녀 보셨을테니 여기가 어디고 저기가 어디라는 구차한 설명은 달지 않겠다...

 

끝으로 라스베이거스 한복판에서 싸이 캐릭터가 그려진 옷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서 한 장 찍어 봤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저 자랑스러울 뿐!!! ㅋㅋ 

 

군대 두 번 다녀온 싸이의 인생도 이렇게 바뀌었을진대, 지금은 비록 애들 뒤치닥거리나 하고 있는 신세이지만 조만간 이 윤요사의 인생에도 봄이 올지 누가 알겠는가? ㅋㅋ

그런 기대를 가져 보면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본격적으로 브라이스, 자이언 내셔날 팍 이야기를 좀 풀어 보겠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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