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그리고 내가 다니는 디사이플 교회의 한글학교에서 이번 봄학기 필드 트립으로 LA ZOO에 가는 날이기도 하다. 앞서 누차 밝혔듯히 나는 동물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하은이는,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물원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올 봄의  필드트립 코스 역시 또 동물원이 간택된 듯 하다^^  

나는 그동안 얼바인에 와서 샌디에고 zoo, OC(오렌지 카운티) zoo, 산타애나 zoo 등을 두루 섭렵하였는데, 이제 오늘 LA zoo까지 다녀 오면 나는 거의 캘리포니아 동물원 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게다 ㅋㅋ 

게다가 얼바인에서 LA 동물원까지 한시간도 넘게 걸리는데 그래도 교회에서 50인승 대형 버스를 대절해 주셔서 나는 하은이와 둘이서 모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인조이할 수 있었다. (그럼 우리 주은이는 그동안 뭐했냐고? 당연히 울 남편이 집에서 잘 데리고 놀았지 ㅎㅎ)

출발하기 전 교회 앞 마당 풍경. 전세버스 측에서 이렇게 작지만 정성스런 이벤트도 준비해 주어서 나는 살짜쿵 감동 먹었더랬다^^ 

 

그렇게 환대를 받고 출발한 우리는 프리웨이를 한시간 가량 달려 드디어 LA 동물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어른 14달러, 아이 11달러 되시겠다. 이 가격은 샌디에고 주보다 굉장히 싼 편인데, 사실 들어가 보니 싼데는 다 이유가 있긴 하더라 ㅋㅋ

 

입장료를 내고 입구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동물 투어를 시작하기 전, 이렇게 생긴 먹거리와 기념품 샵 코너들을 만날 수 있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 동물은 바로 미어캣. 한국말로는 몽구스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하은이가 난생 처음으로 미어캣을 보고는 신기해하고 있다. 그녀 왈, 이건 분명 엄마 다람쥐라나 ㅋㅋ

 

그 다음으로 만난건 블랙 넥 스완. 하은이는 백조들에게 목이 터져라 오데트를 외치며 마법메 걸려 낮에는 백조가 된 오데트 공주는 밤이 되면 다시 공주로 돌아올 것이라고 침튀기며 설명했다. 하지만 같이 동행한 남자 아이는 이게 뭔 시추에이션인가 황당한 표정이었음 ㅋㅋ

 

요건 하은이가 핑크색 때문에 좋아라하는 플라밍고. 영롱한 깃털색도 그렇지만 얇디 얇은 두 다리로 큰 몸을 지탱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플라밍고 앞에서 한글학교 선생님과 기념 사진 한 컷! 선생님께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하은이는 언제나 한글학교가 열리는 토요일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곤 한다. 하은아! 한글학교를 기다리지만 말구 어디 한글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해보렴 ㅎㅎ

 

이렇게 동물원 입구에 배치된 동물들을 살펴 본 우리는 곧이어 LA Zoo의 투어 셔틀에 몸을 싣었다. 사실 오늘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이 바로 이 셔틀이었다. 첨에 이 셔틀은 인당 4달러라서 10달러를 호가했던 샌디에고 주의 셔틀 가격에 비해 착한 가격이라 맘에 들었었는데, 역시 싼게 비지떡이었다. 

샌디에고 주에서는 번거롭게 셔틀에서 따로 내리지 않아도 원스톱으로 셔틀 안에서 모든 주요 동물들을 관람하고 또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었었는데, 여기서는 셔틀이 그저 주요 스팟에 사람들을 내려 주는 단순한 이동수단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 셔틀을 타고서는 동물 꼬랑지 하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게으른 우리의 윤요사. 이 땡볕에 하은이를 데리고 버스에서 내려 동물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너무 귀찮아 그냥 이 셔틀을 타고 한바퀴 빙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버렸다는 후문이 ㅋㅋ)  

 

이건 기차를 타고 가면서 찍은 사진들. 동물원 안의 작은 공원에는 기차도 있었고 놀이터도 있었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장사진을 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공원은 얼바인에도 쌔고 쌨으므로 과감히 스킵!ㅎㅎ

 

셔틀에서 내린 나는 아이들과 함께 LA  동물원 안에 별도 섹션으로 마련되어 있는 칠드런스 주로 향했다. 나름 여기는 괜찮겠지 하구 굉장히 기대를 했건만

 

보이는 동물 중, 좀 특이한 것이라고는 펠리칸,

 

해치 호그(미국에서는 매년 2월 2일이 그라운드 호그(hog) 데이인데, 하은이가 그래서 늘 실물을 보고 싶어했던 바로 그 호그!) ,

 

(안내원이 두더지(porcupine)와는 어떻게 틀린지 사진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유리곽 안에 손을 넣어서 호그를 만져봐도 된다고 했으나 겁이 많은 우리 하은이는 뒷걸음질만 ㅋㅋ)

 

그리고 프레리 도그 정도였다.(진짜 귀여웠던 이 프레리 도그는 이름에는 도그가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다람쥐과의 동물이라고 한다)

 

프레리 도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이렇게 반원 모양의 관찰 스팟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가서 프레리 도그를 보고 있는 선생님과 하은이 모습.

 

그리고 칠드런스 주 한켠에는 이렇게 양이나 염소, 돼지 등의 가축을 직접 만질 수 있는 페팅 주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불행히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가 갔던 시간대에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단순한 우연일까, 아님 사람들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해서일까... 내가 3년 좀 넘게 얼바인에서 살면서 샌디에고 주나 사파리 애니멀 파크에 대해서는 여러 번 추천을 받았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LA 동물원에 대해서는 리뷰를 들어본 바가 없었더랬다.

그래서 호기심 많은 내가 먼저 '저기요, LA Zoo가 봤어여?' 하고 물어보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 혹은 '응. 그냥 동물원이지 뭐' 였더랬다. 하지만 오늘 와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딱히 꼭 꼬집어서 뭐가 나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솔직히 샌디에고 동물원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너무 퀼리티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들었던 의문은 이렇게 동물원이 별론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까?라는 점이었다. 입장료가 싸서 그런지 아님 LA 라는 대도시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은 전세버스 일정 때문에 이렇게 동물원만 보고 돌아가지만, 담번엔 온가족이 같이 와서 그나마 볼만하다는 LA zoo 보태니컬 가든에나 한 번 와봐야겠다. 

하지만 간만의 비판적 포스팅에 대해 너무 오해하시진 않았음 좋겠다. 사실 하은이는 오늘 이 동물원도 충분히 좋아했다. 하지만 그런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말구(그건 너무 나이브하단 말이다 ㅋㅋ), 나는 그저 입장료나 시간 투여의 기회비용 등을 고려했을때 좀 비싸더라도 샌디에고 동물원을 가는 것이 더 낫다는 충정어린 레코멘데이션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구럼 오늘의 포스팅도 여기서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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