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은퇴한 우주왕복선 엔데버(space shuttle 'endeavour').

작년에 은퇴한 후 커다란 보잉기에 실려 떠들석하게 LA를 한 바퀴 순회하고는 몇 달 전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에 새 둥지를 틀었다는 뉴스를 접한 이후부터, 이 녀석은 어느새 내 관람리스트 맨 윗순위에 올라와 있었다(10여년 행정학도 윤요사, 요즘 갑자기 웬 과학자 모드냐? ㅋㅋ)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작심하고 엔데버를 보러 간만에 LA에 다녀와 봤다.

 

여기다.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벽 전체를 엔데버 사진으로 아예 도배를 했구만^^

 

요건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건물로 들어가다보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지레대 원리를 이용한 자동차 들기 기구.

우리 하은이는 요거 한 번 잡아 당긴 이후부터 자기가 맨손으로 자동차를 들었다며 줄곧 급흥분 하셨음 ㅋㅋ

 

이제 건물 내부로 들어가보자. 음... 로비부터 천정에 비행기들이 매달려 있는 것이 그 포스가  심상치 않구만^^

 

하은이와 주은이가 엔데버를 만나기 위하여 긴 줄애 서있는 모습. 참! 요즘 엔데버는 워낙 인기가 많아서 사전에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고 가는 것은 필수다(사이언스 센터 입장 자체는 무료이지만 엔데버를 보기 위해서는 따로 1인당 2달러씩 내고 표를 사야 한다).

 

30분 간격으로 관람 시간이 정해진 표를 사전에 예매하고 가서 그런지, 한 10분 정도 줄서서 기다렸더니 벌써 입장하란다.

드디어 엔데버와 만날 시간이다. 

 

넓은 홀의 한 쪽에는 이렇게 우주왕복선을 탄듯한 기분을 체험하는 시뮬레이터가 있다. 1인당 5달러라지만 윤요사는 그 돈도 아까워서 또 스킵(뭐냐... 윤요사 넌 비싼 기름값 들이고 LA까지 도대체 왜 간거냐^^)!

 

그리고 전시장의 사면을 둘러싼 벽에는 엔데버가 그동안 우주와 지구를 오가며 수행한 각종 미션들이 자자세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당시 엔데버 안에서 촬영한 비디오를 보면서 시청각 교육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우주비행사들이 착용했던 각종 소품들과

 

우주선에서 썼던 변기같이 생긴 것도 있었다. 하긴, 무중력 상태에서는 배설물을 처리하는 것도 꽤나 힘들었을꼬야~^^  

 

영화 속 로켓을 발사하는 우주센터 등에서 자주 보았던 관제실의 모습도 이렇게 재현되어 있었는데, 우리 하은이가 마치 NASA 직원이나 된 듯 그럴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건물 안 제일 마지막 코스인 소형 영화관에서는 인데버의 퇴역과 사이언스 센터로 이동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도 영화를 잠시 보고는 정해진 통로를 따라 나왔는데 벌써 복도로 나와 버려 엔데버는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이냐며 왕따시 황당해 하고 있는 찰나, 기다리고 있던 사이언스 센터 직원 왈, 인데버는 워낙 큰 몸집 때문에 건물 밖에 별도로 특설 전시장을 만들어 놓았으니 어서 그리로 내려 가란다 ㅋㅋ 

그제서야 비로소 안심하며 우리의 윤요사, 얼라들 손을 부여 잡고 특설 전시장으로 향했다.

특설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내 눈 앞에 들어온 엄청 큰 요녀석, 엔데버!  뒤로 여러 걸음 물러나면서, 나는 어렵사리 녀석의 전신 사진을 간신히 찍을 수 있었다.

 

먼저 사람들 한산한 틈을 타서 윤요사 특유의 촌스런 기념 샷 한 번 찍어 주시고!

 

이제 어디 한 번 인데버를 자세히 살펴 볼까나? 먼저 과거에 멋진 불길을 내뿜으며 화려하게 대기권 밖으로 날아오르는데 한 몫 했을 녀석의 뒷꽁무니부터 공개요~ 

 

그리고 앞모습과 옆모습두!

 

이건 녀석의 아랫 바닥 모습. 왜 우주선 표면을 큰 철판 하나로 떡~ 불이지 않고 이렇게 작은 조각들을 이어 붙였을까? 아마도 다 이유가 있겠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꼭 욕실 바닥 타일 같다^^

하지만 수천도의 온도도 이기는 저 타일 하나가 빠지면서 산화했다는 챌린저 호 승무원의 이야기도 있다 하니, 어느 하나도 빠지면 안되는 소중한 놈들임에는 틀림 없다.    

 

특설 전시장 벽 역시 그동안 인데버가 활약한 스토리들로 도배가 되어 있다. 하긴 이제 이 녀석이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라고는 오랜 동안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낡아 버린 자신의 몸뚱아리와 그가 만들어낸 이런 역사(history)들 밖에 없을테니 아주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이건 또 뭐여? orbit과 관련된 건가본데... 아~ 난 몰러 몰러... 난 걍 아줌마란 말야... 그냥 호기심에 온거여~^^

기계공학도인 울 남편도 처음엔 날 이해시킨답시고 뭐라뭐라 설명해댔지만 목만 아픈지 금방 그만뒀다 ㅋㅋ 

 

특설 전시장 한 켠에는 이렇게 기념품 샵도 마련되어 있었다. 만일 하은이, 주은이가 아들래미들이었다면 아마 여길 그냥 지나치지 못했겠지만, 공주병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이곳을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더라는 후문이! 

 

그래, 미국 나이로 이제 5살, 2살인 너희들이 뭘 알겠냐... 너희들은 그저 이런 알록달록한 곳이나 좋아할테지! (사실 엄마도 이런데가 더 좋아^^)

 

그래도 체험교육에 열성적인 우리의 윤요사, 하은이에게 뭐라도 하나 더 가르쳐 보겠다며 이렇게 사이언스 센터 곳곳을 더 헤매어 주신다.

 

여긴 하은이가 요즘 맨날 사달라고 조르는 각종 망원경이 전시되어 있는 코너.

야, 웬만큼 보이는 현미경 사려면 그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ㅋㅋ 오늘도 윤요사는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데 여념이 없다^^)

 

음... 여기는 아폴로 프로젝트니 아폴로 소유즈니... 뭔가 어설프게 들어봤지만 정확하게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들만 전시해 놓았던 곳이었지...

이건 도대체 뭥미? 하는 표정으로 대략난감해 하던 나와는 달리, 괜시리 고개를 더 크게 끄덕이며 흥미있는 척 하는 남편이 얄미워 애들 손 잡고 얼렁 나와 버렸던 기억이...( 이거 뭐야? 괜히 울 남편 기만 살려준 꼴이 됐잖아? ㅋㅋ).

 

참!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는 이 곳 아이맥스 영화관(여긴 유료임)이 무척 유명하다고 한다(현재는 엔데버 관련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듯 하다). 나는 비록 아이들이 어려서 이것까지 체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여기도 꼭 한 번 들러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지난 두 달 동안 하은이가 다니는 킨더에서 solar system에 대한 theme으로 수업을 진행했기에, 하은이가 집에 오면 나에게 우주선이나 망원경, 태양, 행성 등에 대해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하은이의 지식을 좀 더 넓혀주고자 여기에 온 것이었는데, 하은이에겐 너무 어려운 것들이 많아서 오늘의 투어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의문이다 ^^  

어쨌든 '과학적 기초 지식도 전혀 없고 일반 교양도 별로 없으면서 괜한 의욕만 넘치는' 윤요사의 두서없는 엔데버 관람기는 여기서 얼른 끝내야겠다. 그럼 오늘의 포스팅도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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