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오늘이 벌써 1월 26일이니 뭔가 포스팅이 자꾸 밀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ㅋㅋ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사진을 일괄적으로 쫘악~ 업로드해 놓은 것이 아까워서, 요 포스팅도 숙제를 해치우는 마음으로 빨랑 올려버려야겠다^^


이번 한국 여행은 1년만에 만난 나의 부모님과 하나 뿐인 오빠네 가족을 맘껏 만날 수 있어서 특히 좋았다. 내가 서울에서 직장 다닐 때 1년 반 동안 부모님께서 하은이를 맡아서 키워주셨기 때문에 하은이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각별한데다, 미국에 오는 바람에 한창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또래의 여자 외사촌들과 떨어져서 지내야 하는 하은이가 늘 안스러웠는데 이번엔 그런 점에 있어서도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런 가족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먼저 하은이가 파트너를 바꾸어가며 세 번이나 갔었던 반포 센트럴시티의 테디베어 키즈테리아 카페 사진을 몇 장 올려 본다. 나의 고3때 친구 승은이의 딸 서영이와, 얼바인 산타로사 네이버후드였던 강민이와 강윤이, 그리고 정신줄 놓고 폭풍 수다를 떠느라 비록 기념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너무도 아끼는 동생 원영이 딸래미인 락은이와 함께 갔었던 이 곳.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하은이가 옆에서 여기 너무 재밌었다며 연신 쫑알거리고 있다 ㅋㅋ 



이제 본격적인 가족 이야기!

지난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강화도의 작은 군인교회에서 오래동안 목회를 하셨던 아빠가 정년퇴임을 하게 되셨다. 크리스마스 예배가 아빠가 설교하시는 마지막 예배였는데 마침 나도 한국에 잠시 들어와 있는 고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올만에 나랑 오빠네 가족이 모두 가서 크리스마스 예배 및 아빠의 퇴임예배를 같이 드릴 수 있었다.

아빠가 직장을 그만두시고 목회를 시작하신게 내가 대학교 1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예전에는 그런 아빠에 대해 불만도 많았었는데, 점점 커가면서 느끼는 거지만 내가 아빠의 인생에 대해 뭐라고 말할 권리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나를 이만큼 키워주시고 지금까지 그저 건강히 계셔주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나 아이 둘 키우더니 완죤 철들었다 ㅎㅎ)
  



아빠가 이 날 새로온 장병을 위하여 기도하시는 모습. 하지만 아마도 그는 크리스마스 특별 간식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닐까? ㅎㅎ



예배가 끝나면 장병들은 이렇게 줄을 서서 군종병으로부터 간식을 받아간다. 아... 생소한 이 모습. 울 오빠도 옛날 군생활 생각이 나는 건지 아님 간식이 궁금한지 같이 줄을 서있네 ㅋㅋ



예배가 끝난 뒤에는 교회에 출석하시는 직업군인 집사님들의 가족 및 후임 목사님과 함께 군부대 옆 식당에서 조촐한 송별 식사를  했다. 해물파전과 팥죽, 바지락 칼국수 모두 예술이었다. 역시 진정한 맛집은 이렇게 도시 외곽에 있다니깐^^



요건 친정집에서 정답게 놀고 있는 하은이와 주은이 모습. 언니가 그림을 그리면 주은이는 꼭 이렇게 참견을 한다. 서로 종이와 펜을 가지고 실갱이를 벌이는 모습까지도 너무 귀엽다. 이럴 때면 아이 둘 낳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이렇게 둘째를 낳았다는 이유로 동사무소로부터 예쁜 선물을 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ㅋㅋ 비록 둘째가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나와 남편의 주소지가 계속 서울에 있기 때문에 감사하게도 출산장려금 수혜 대상자도 되었단다. 조만간 내 통장에 50만원이 입금된다니... 푸하핫~~~  



서초동 서석대와 사당역 오리와 참게 식당에서 부모님 및 오빠네 가족과 함께 가진 즐거운 식사 풍경.

내가 그토록 귀여워했던 첫째 조카 예은이와, 아주 어릴적에만 봤었는데 내가 미국 온 사이에 훌쩍 커버린 둘째 조카 예진이를 올만에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나는 마지막으로 서점에 들러 읽고 싶은 책을 몇 권 사서 짐을 꾸린 후 아이 둘과 함께 단촐하게 LA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나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들어오는 길은 예상 그대로 최악이었지만 1월 말에 조만간 울 친정 부모님이 얼바인으로 오신다는 생각에 마음을 추스리며 무사히 LA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드디어 얼바인 우리 집 도착. 20여일간 홀로 지내며 햇반과 라면으로 연명하던 우리 남편이 그래도 내가 온다고 청소를 깨끗이 해 놓았다.

내가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다름 아니라 주은이의 이유식을 만드는 일이었다. 흑흑... 이 놈의 이유식 지겨워 지겨워~~

 



그리고 나서 다시 내가 매일 아침마다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하은이 프리스쿨 도시락을 싸는 일이다. 맨날 김밥, 김밥... 우리 하은이는 다른 반찬을 싸면 맨날 남겨 오는데 김밥은 절대 남겨오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쳇! 한국은 초중고생도 다 급식을 한다는데 왜 미국은 프리스쿨부터 도시락을 싸야 한단 말이냣!!!

 

 

이렇게 한국 여행이 여러 가지로 좋았지만 그래도 얼바인에 돌아오니 내 집은 여기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편안해진다.

하지만 얼마 후엔 둘째 주은이의 돌 잔치가 다가온다.... 도대체 이놈의 엄마노릇은 어째 쉴 틈이 없냐... ^^*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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