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은 미국 독립 기념일. 그리고 나에게 있어 그 날의 더 큰 의미는 바로 남편의 휴일이라는 것 ㅋㅋ

"며칠 전에 시엄니도 오셨는데, 여보 우리 어디 한 번 가자!" "(마지못해) 그, 그래... 근데 어디?" "걱정마. 내가 다 생각해 놨어. 당신은 무뇌 상태로 그냥 운전만 하면 돼ㅋㅋ"

내 마음 속에서 예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곳, 그 곳은 바로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였다.

아침을 일찍 먹고 프리웨이를 2시간 가량 쉼없이 달려 우리는 결국 산타 바바라에 도착하고 말았다. 날씨까지 우중충해서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바깥을 마구 싸돌아 다녀야 하는데 햇빛마저 작렬하는 건 딱 질색이기 때문이다.  

먼저 여행의 팁을 좀 알려 드리자면, 산타 바바라를 편안하게 구경하려면 이 트롤리를 이용해도 좋겠다. 하지만 어른 1명당 19달러인가를 내야 한다는데 너무 비싼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우리 차로 돌아다니기로 했다. 이 트롤리도 충분히 낭만적이긴 하지만, 산타 바바라는 거의 대부분의 볼거리들이 차로 5분 거리에 몰려 있기 때문에 굳이 요걸 이용하지 않아도 별로 불편함이 없다(사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디즈니 크루즈 비용을 결제하느라 요즘 돈이 왕 쬐이기 때문ㅋㅋ) 

 

이제부터 거두절미하고 오늘의 첫번째 코스인 산타 바바라 미션(성당)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미션 앞의 드넓은 잔디밭과 그림 같은 집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햇빛이 있었으면 사진이 더 예쁘게 나왔을텐데 좀 아쉽당. 이 풍경은 정말 직접 봐야 되는데...

 

가든에 들어가기 전, 먼저 고풍스런 예배실에 들어가 봤다.

 

복도에서 하은이와 장난스런 느낌의 사진도 한 방 찍고^^

 

드디어 가든으로 들어서자 시간이 멈춘 듯한 고즈넉한 풍경이 눈에 들어 왔다.

 

어머님이 찍어 주신 이 날의 유일한 가족사진.

근데 나 빼곤 웃는 사람이 없네... 이거 왜 이래? 그동안 내가 집안 군기를 너무 잡은 겨? ㅋㅋ 

 

나도 선인장 옆에서 간만에 독사진 한 컷. 윤요사, 애 둘 낳더니 허벅지 살 엄청 쪘구만 ㅋㅋ

 

건물들로 둘러싸였던 중앙 정원을 지나 후원(뒷뜰)으로 들어가자 탁트인 공간과 오래된 나무들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이 미션은 싼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가든이 아름답기로는 싼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이 더 좋았지만, 미션과 커뮤니티의 조화 측면에서는 산타 바바라 미션이 단연 압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산타 바바라 미션을 둘러싸고 있는 마을이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이 예뻤기 때문이다.

 

내가 짠 여행 계획의 두 번째 코스는 산타 바바라 법원(courthouse)이었다. 이 스페인풍 건물은 그 자체도 무척 아름답지만 3층의 시계탑과 4층의 전망대가 정말 예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법원 건물의 앞면과 옆면, 그리고 뒷면의 모습. 건물 뒷면을 보면 오늘이 독립 기념일이라 대형 성조기를 접어 걸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실제로 보면 파란 하늘과 흰색 건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훨씬 더 예쁘다.

 

법원 건물 내부 모습.

 

법원 안에 있는 잔디밭. 우리가 갔을 때에는 오늘 있을 독립 기념일 행사를 위해서 가수가 노래 연습도 하고 관계자들이 음향 시설도 점검하고 있었더랬다.

 

요 뒷뜰을 4층 전망대에서 보면 요렇게 생겼다.

 

이제 4층 전망대로 올라가 보자. 웬 전망대가 겨우 4층? 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 곳 산타 바바라는 지진이 심한 곳이라서 모든 건물을 4층 이내로 짓게 법으로 되어 있단다.

그래서 이 곳 법원 정망대에서 보면 정말 산타 바바라 시내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붉은 지붕과 곳곳의 녹색 나무들이 오묘한 보색 대비를 이루며 안구를 정화시켜 준다^^

 

우리 가족도 간만에 높다란 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한참을 그 자리에서 넋놓고 있었다.

 

야! 니네들도 뭘 알긴 아는겨? 특히 둘째! 너는 정신줄이 있긴 한거냐... ㅎㅎ(아침에 자는 애 깨워서 데려 오느라 우리 둘째 옷이 잠옷 바람 그대로구만^^ 너의 비주얼은 안중에도 없는 이 엄마를 용서해라)

 

그리고 3층의 시계탑 모습. 매 시간마다 이 태엽들이 돌아가면서 큰 종을 울리는 시스템인 듯 하다.

이런 사소한 것들도 유리벽으로 관광객들이 볼 수 있게 해 놓고 또 벽면도 예쁘게 장식해 놓은 걸 보니, 관광거리를 만드는 것은 역시 아이디어와 세심한 배려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참, 법원 전망대의 이 모든 것이 다 무료이니 월매나 다행인지! 돈을 내고 보라고 해도 봤을만큼 법원 전망대, 굿이어요!!! 

 

세번째로 간 곳은 산타 바바라 다운타운. 정말이지 산타 바바라답게 이쁘고 고풍스런 다운타운이었다. 개인적으로 산타 모니카의 3th street promnade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이런 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다녀도 되지만, 역시나 우리는 가난한 뚜벅이들이라네 ㅋㅋ

 

산타 바바라 다운타운은 예쁜 상점과 레스토랑, 그리고 멋진 건물들 사이로 많은 사람들이 돌아 다니는 활기찬 거리였다. 특히 담쟁이 넝쿨이 건물벽을 뒤덮고, 차도보다 넓은 인도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아... 이제 허기가 몰려 오는구만... 이제 산타 바바라를 뜰 시간이 된게야 ㅋㅋ

안목은 서구적이라도 입은 지극히 한국적인 우리의 윤요사, 오늘의 저녁 식사는 LA 한인타운의 명소 팔색 삼겹살에서 먹기로 했다. 바로 요기!

 

회사 다닐 때부터 다른 팀 회식까지 쫓아 다니며 소주와 삼겹살을 즐겼던 나는 미국 와서 삼겹살이 아닌 스테이크와 바베큐 문화에 젖어 한동안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요기 소식을 접해 듣고 오매불망 오늘을 기다리심... ㅋㅋ 8가지 다른 소스에 삼겹살을 재워 팔기 때문에 이름이 팔색 삼겹살이라고 하니, 삼겹살 감별사 윤요사가 당연히 그 맛을 봐줘야 하지 않겠는가!

자다가 아침 댓바람부터 끌려 나온 주은아! 너도 요기가 좋으니?^^

 

이것이 바로 8색 삼겹살이다. 와인, 커리, 된장, 고추장, 허브... 또 뭐였더라? 

 

세트 메뉴를 시키면 이렇게 매운 해물탕도 제공되고 나중에 볶음밥도 비벼 준다. 물냉면도 개인적으로는 강추!

 

우왕~ 나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그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오늘까지는 먹고 죽는거야 ㅋㅋ

 

이렇게 우리 가족의 유니크한! 독립 기념일이 지나갔다^^

17개월 주은이는 오늘도 가는 곳곳마다 똥을 뿌려대며 나를 힘들게 했지만, 이제는 굴하지 않고 마구마구 싸돌아 다니리라^^  주은아! 이제부터 이 엄마의 별명은 "얼바인 수치 여사"가 아니라  "이사도라(24시간 싸돌아 다니는)"야. 알겠니? ㅋ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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