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시엄니와 남편의 누나 식구들이 우리 집에 장기 체류(?)하게 되면서 나의 일상이 거의 무한 서버로 바뀌어 버렸다. 총 9식구의 삼시 세끼 끼니 해결하랴, 하은이 라이드 하랴, 별명이 음식분쇄기인 주은이 먹이고 똥치우랴, 게다가 시댁 식구들 모시고 인근 명소들 가이드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국이다. 더구나 지난 주에는 디즈니 크루즈까지 다녀오는 바람에 블로그 관리가 본의 아니게 소홀하게 되었다. (마치 자신이 파워블로거인 것처럼 말하는군 ㅋㅋ)  

하지만 우리의 윤요사, 바쁜 시간을 쪼개어 최근에 다녀온 디즈니랜드부터 포스팅 해보련다. 이번 디즈니랜드 방문은 총 4번째 방문이자 꼭 2년만에 다시 가 본 것이었는데 하은이는 프리스쿨에 데려다 주고, 디즈니랜드에 별관심 없는 남편과 시엄니는 집에서 주은이를 봐주셨기에, 나는 오늘 간만에 형님네 식구들과 함께 아이들을 모두 떼어버리고 홀가분하게 디즈니랜드에 다녀올 수 있었다.

그럼 어디 디즈니랜드 투어를 시작해볼까... 나의 디즈니랜드의 첫 코스는 언제나 변함없이 기차타기로 시작한다!!!

 

기차에서 내 앞에 앉으신 백발 노인분. 오늘 미키마우스 티셔츠로 센스있는 패션을 선보이셨다. 나도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젊은 취향, 열린 마음을 가지고 살고 싶다^^ 

 

기차를 타고 워밍업을 한 후, 나는 조카들 중 한 명이 아직 7살인 것을 감안해 "잇츠 어 스몰 월드"로 바로 고고씽했다. 괜히 최성수기 여름방학 시즌에 이리 저리 줄서가며 시간 낭비할 필요가 무엇인가, 맞춤형으로 엑기스만 봐야지!^^ 7살 수준엔 요기가 딱이니깐 ㅋㅋ

 

그리고 한 20여분쯤 기다린 후, 우리는 배를 타고 실내로 들어가 예쁘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들의 세계로 차례차례 빠져들었다.

 

예전엔 그냥 각국의 특징을 묘사한 인형들만 눈에 띄었는데 이번에 자세히 보니 인어공주와 토이스토리 인형들도 눈에 띄었다. 이럴땐 디즈니 캐릭터를 유난히 좋아하는 윤요사, 35살 나이가 무색하게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어린 아이가 되고 만다.

 

이 날 내가 유일하게 줄 길게 늘어서서 사진을 찍은 우리의 미키마우스!!! 최근 워낙 강행군을 하다 보니 내 얼굴이 아주 삭았다. 흑흑.

 

요건 월트 디즈니 동상 앞에서 중3 조카와 함께.

 

어린 시절, 내 마음 속 동심의 나라 한 켠에 언제나 자리 잡고 있었던 그 디즈니 성. 언제 봐도 나를 미소짓게 한다.

 

그리고 예전엔 나도 이렇게 멋진 왕자님 만나서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았지 ㅋㅋ 그런데 20살 무렵 연애 시작한 때부터 30살에 결혼할 때까지 10년간 고르고 고른 남자가, 동화 속 왕자님하고는 거리가 먼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울 남편이라니... 푸하핫!

 

아... 벌써 배가 고프다. 우리는 요기 '빌리지 하우스'로 들어가 비싸고 맛없기 짝이 없는 햄버거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그러자 한쪽에서 올 여름 새로 나온 영화 BRAVE의 공주 메리다가 우리를 반겨준다. 요 철부지 스코틀랜드 소녀를 누가 제대로 소화해낼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씽크로율 100%였다 ㅋㅋ

 

다음은 매번 여기 올때마다 시간이 안맞아서 스킵해 버리곤 했던 프린세스 판타지 페어. 이번엔 우리가 운좋게도 쇼가 시작하기 바로 5분전에 들어가는 바람에 전혀 기다리지 않고 공주쇼(?)를 지대로 볼 수 있게 됐다. 아싸라비야!  

 

무대는 이렇게 생겼고 반대편의 객석은 또 요렇게 생겼다.

 

쇼가 시작하기 전, 공주와 왕자 복장을 한 사람들이 나와서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춤도 춰준다. 우리 하은이도 같이 왔더라면 환장하고 사진 찍겠다고 아우성을 쳤을 테지만, 나는 오늘 간만에 여유있게 전체적으로 공주쇼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곧이어 쇼가 시작되었다. 사회자격인 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니까, 조금 있다가 공주들이 떼거지로 쏟아져 나온다ㅋㅋ 

 

자... 여기 오로라, 신데렐라, 백설공주 납시오~~

그리고 공주들 특유의 우아한(?) 손놀림과 몸짓 작렬에 내 손발이 다 오그라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주병 말기 환자인 우리 하은이가 이걸 봤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걸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인가 보다.

 

참! 이 공주쇼의 가장 좋은 점이라면, 이 쇼가 결코 그들만의 쇼로 끝나지 않고 공주들이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와 아이들과 같이 놀아 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녀들은 팬서비스가 아주 훌륭해서, 나같은 늙은이(?) 역시 어린 아이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연신 헤벌레 웃으며 그녀들과 함께 신나는 시간을 보냈더랬다.

 

공주쇼가 끝난 후, 우리는 7살 아이의 눈 높이에 맞추어 별 거는 없지만 안 둘러보면 웬지 섭섭한 '미키스 툰타운'에 잠시 들러 주신 후,

 

오후 4시경부터 시작되는 퍼레이드를 보기 위하여, 메인 스트리트 좋은 자리를 골라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엉덩이를 딱 붙인 후에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퍼레이드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먼저 퍼레이드의 전체적인 감상평을 이야기하자면, 2년 전의 그것과 확 바뀐 내용을 들 수 있겠다. 2년 전에는 공주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미키, 미니, 구피, 도날드, 데이지, 플루토 등의 인형 캐릭퍼들과 남녀 무용수들이 꾸미는 무대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구경하고 있는 아이들을 거리로 불러 내어 같이 손잡고 춤을 춰주는 시간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공주들이 떼거지로 등장할 뿐 아니라, 아이들과 무용수, 캐릭터들이 같이 어우러지는 코너도 없어졌더랬다. 하지만 나는 지난 번 것은 지난 번 것대로, 이번에는 또 이번 것대로 퍼레이드가 다 좋게 느껴졌다. 맨날 똑같은 내용으로 재탕, 삼탕하느니 어쨌든 변화를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니깐^^

먼저, 언제 봐도 귀여운 미키와 미니마우스, 그리고 도날드 등장~   

 

곧이어 알라딘의 지니와 아부가,

 

또 리틀 멀메이드의 애리얼 공주와 세바스찬,

 

이제는 공주님들 차례.

 

백설공주와 오로라 공주,

 

긴머리가 인상적인 라푼젤 공주와

 

신데렐라, 벨 공주

 

끝으로 개구리 왕자의 티아라 공주까지... 아이고, 오늘 내가 공주들 아주 원없이 보는구만^^ 

 

끝으로 밀림의 왕자 레오와

 

피터팬의 후크 선장과 팅커벨, 그리고 피터팬까지 모두 만난 후, 한여름 밤 꿈같은 디즈니 퍼레이드가 모두 끝이 났다.

 

그럼 이제 집으로 가기 전, 선물 가게로 고고씽 해야지 ㅋㅋ  그 중 내가 제일 맘에 들어했던 건 바로 베이비 미키, 미니 인형과

 

웨딩 미키, 미니. 그리고 환타지아에 나오는 마법사 미키 인형이었다. 

 

여기까진 내가 다 참았지만

이렇게 순수하게 웃어대는 캐릭터 아이폰 케이스들 앞에서는 결국 닫고 닫았던 지갑을 열고 말았으니... 쯧쯧^^

 

그래서 결국 나는 아래와 같이 냉장고 자석 집게와 공주님 액자, 공주님 스티커와 미니 마우스 아이폰 케이스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었다 ㅋㅋ

 

오늘의 여행은 내가 아이들을 낳고 나서 처음으로 하은이, 주은이 없이 조카들만 데리고 떠난 테마파크 여행이라서, 몹시 홀가분하고 좋을 줄 알았는데, 예쁜 공주들, 귀여운 캐릭터들을 볼때마다 자꾸 하은이 생각이 나서 마음 한 켠이 짠해지곤 했다.

"안돼! 윤요사! 넌 지금 오랜 육아로 가치관이 아이들에게 너무 경도되어 있어. 넌 좀 더 주체적이고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구. 아이들에게 얽매여 사는 건 지금까지로도 충분하단 말이야! "

오늘도 나는 이렇게 되지도 않는 말로 스스로를 타이르며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늘의 디즈니랜드 포스팅 끄읕~ ^^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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