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 화요일과 이번 주 월, 화요일은 어바인 교육구 전체가 쉬는 날이었다. 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캘리포니아 주 예산 부족으로 인하여 더이상 교사들의 임금을 감당할 수 없어 어바인 내의 유치원부터, 초, 중, 고, 그리고 어덜트 스쿨까지 모든 공립학교가 나흘동안 모두 휴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로 내 어덜트스쿨도 쉬는 관계로 어디로 놀라갈까 고민하던 중, 마침 예전에 팔로스 버디스에 사시다가 어바인으로 이사오신 김집사님이 내가 예전부터 가고 싶어했던 팔로스 버디스를 구경시켜 주시겠다고 먼저 제안을 해 주셨다. 그것도 김집사님 차로!!! 그렇다면... 나는 그저 눈만 뜨고 구경만 하면 된다는 말인가? 앗싸ㅋㅋ.

그렇게 해서 화요일 오전, 나랑 어머님이랑 하은이는 김집사님의 차를 얻어타고 그 아들 매튜와 함께 LA 남해안에 위치한 팔로스 버디스 페닌슐라를 구경할 수 있었다.

먼저 도착한 곳은 부동산 재벌 도날드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코스와 리조트인 TERRANEA였다. 그곳엔 멋진 바다를 향해 넓은 잔디와 수영장, 그리고 골프코스와 레스토랑을 겸비한 환상적인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 다음 행선지는 Redondo beach. 여기는 뭐 그리 뛰어난 절경이 있다기 보다는 한국횟집이 있다는 사실로 한국인에게 더 유명한 곳이란다. 우리는 이 곳에 들러 킹크랩(2마리에 자그마치 80달러!!!)과 매운탕(약 25달러?)을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미국 한 복판에서 광어 사시미랑 매운탕, 전복, 굴 등을 파는 우리나라 횟집을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담번엔 친정 부모님 모시고 한 번 꼭 다시 와야겠다.



게와 매운탕을 배부르게 먹은 우리는 그 유명하다는 팔로스버디스의 오션뷰 스타벅스에 가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사실 미국에 오면 깔린 게 스타벅스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변가 도로에 떡하니 자리 잡은 채, 매장 내부 혹은 테라스에서 운치있게 석양의 지는 해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이 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곳 테라스에는 일종의 숯불로 난로처럼 불을 피우는 시설까지 구비해 놓아 저녁에 쌀쌀할 때에도 테라스에서 바다와 석양을 감상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비록 우리는 오후 두 서너시 경에 방문하는 바람에 그 아름답다는 노을 풍경을 미처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꼭 한 번 오고 싶었던 팔로스 버디스 오션뷰 스타벅스에 오게 되어 기분은 날아갈 듯 했다.  



나는 오늘의 팔로스버디스 투어를 시작으로 이제 담주부터 LA 해안의 마리나 델 레이, 산타모니카, 말리부 해안 등의 명소들를 차례로 공략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러한 나의 계획에 대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남편에게 상의를 헸다. 순진하게도 나보다 여행을 더 좋아하는 울 남편이 아마 이런 나를 크게 칭찬해 줄 것이라 생각하면서... 

하지만 요즘 지대로 피곤에 찌든 우리 남편 왈, '야! 너 혼자 다녀와라. 난 주말이라도 그저 좀 쉬고 싶다' 뜨앗!!! 남푠은 오늘 내가 팔로스버디스 다녀온 이야기를 침 튀기며 들려 주고 사진을 열심히 보여 주어도 그저 시큰둥해했다. 여기 온 지 어언 6개월인데 아직도 회사일이 많이 힘든가보다. 맨날 나만 돌아다녀서 쬐끔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남편을 잘 구슬려서 LA인근 해안을 빨리 공략하겠다는 계획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나 할까. 헤헤^^

끝으로, 오늘 가이드 겸 기사로 물심양면 수고해 주신 김집사님과 하은이를 잘 돌봐준 매튜에게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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