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씨월드 갔을 때 구입한 1년짜리 자유이용권이 방 한쪽  구석에서 썩고 있는 것이 늘 안타까웠던 나는, 피곤해하는 우리의 민기사를 설득하여 샌디에고 씨월드로 향했다.

씨월드까지 가는 1시간 20여분 동안 나는 지난 번에 봤던 샤무(범고래)쇼를 하은이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지, 이번에는 어떤 동물에 주안점을 두고 하은이에게 설명해 줄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드디어 씨월드에 도착했다.

역시나 첫 번째 코스는 언제나 그렇듯이 또! 샤무쇼!!!
하지만 나는 지난 번에 한 번 봤던 터라 솔직히 지난 번처럼 많이 흥분되지는 않았다. 더구나 얼마 전 샤무쇼를 하다가 고래가 조련사를 물어 죽인 사고가 발생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조련사가 고래 등에 올라탄다거나 고래와 친밀하게 스킨십하는 장면 등은 거의 사라졌다. 하긴 그래도 하은이는 이번에도 역시 연신 손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며 쇼에 몰입하더라...

특히 샤무쇼에 들어가기에 앞서 펭귄 모양이랑 샤무 모양을 한 캐릭터 인형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우리의 겁보 민하은이 얼마나 울어제꼈는지 나는 캐릭터 인형들에게 너무 미안했더랬다. (아마 인형탈 쓴 사람들이 이 동양여자애는 내가 무슨 드라큘라인 줄 아나...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을거다)     


다음은 Sea Lion쇼다.
이 쇼의 느낌은 뭐랄까... 어쩔 수 없이 샤무쇼에 비하여 영원한 2위가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2% 부족한 느낌이랄까?

그건 아마도 Sea Lion이라는 동물은 샤무처럼 공중으로 높이 뛰어오를 수도 없고 몸매도 흑백의 선명한 대비보다는 어설픈 그레이 톤의 약간 둔한 느낌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이건 순전히 내 주관적인 느낌이다^^)

어쨌든 하은이는 난생 처음 본 Sea Lion이라는 동물에 대하여 몹시 흥미를 갖는 눈치였다.



우리는 슬슬 배가 고파져서 씨월드 안에 있는 '마마 스텔라즈'라는음식점에 들어갔다. 이 곳은 내가 평소 탐독하는 여행 가이드 책에 나와 있어서 걍 들어가 봤다.

이곳은 뭐 메뉴보면서 주문하고 자시고 하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그냥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바로 줄을 서서 선반 위에 올려진 음식들을 쟁반에 담아 바로 계산하는 구조였는데, 이런 유원지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구조인 것 처럼 보였다. 피자랑 파니니, 샐러드. 초코케익 등 맛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 밖에도 우리는 미션 베이 띠어터에 가서 4D 영화관(나도 4D는 첨 들어봤다. 안경 끼고 보는 3D에다가 가스, 비누방울, 물세례, 에어콘 강풍 등이 더 나온다고 보면 된다 ㅋㅋ)에 가서 아기들용 영화도 보고, 홍학이랑 불가사리 서식지도 보고 놀이기구도 타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위의 사진은 하은이가 너무 즐거워서 자기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일종의 행위예술을 펼치고 있는 장면이다 ㅋㅋ

이 날도 햇빛이 어찌나 뜨겁고 날씨가 더웠는지 할머니를 비롯한 엄마, 아빠는 늙어서 헉헉대고 있는데 우리 하은이만 쌩쌩하게 뛰어다니곤 했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연신 목을 꺾어대며 졸았고 울 남편 역시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버렸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두 번째로 씨월드에 다녀왔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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