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해비치 리조트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나는 침대에서 눈을 뜨자 마자 한량없이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바로 섬모래 레스토랑에서의 아침 뷔페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여기 아침 뷔페는 내가 그동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먹었던 그 어떤 아침 뷔페식사보다 최고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늘 그렇듯이 순전히 내 주관적인 생각임. 하긴 내가 그동안 너무 안좋은 호텔만 돌아다녔기 때문일 수도 있고^^).

 

오전 7시경, 해비치 호텔의 모습. 글구 아침 먹으러 온 기념으로 사진 찍기 좋아하는 나는 또 다시 어제와 같은 장소에서 찰칵! ㅋㅋ

 

이날 아침, 나는 거의 네 접시나 가져다 먹었는데, 여기 와플이랑 연어는 정말 beyond description 이다. 비쥬얼만 훌륭하고 맛은 그럭저럭인 뷔페들은 가라! 여긴 무조건 먹어봐야 그 진가를 안다니깐 ~ ㅋㅋ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후 우리는 대형 버스에 몸을 싣고 오늘의 첫번째 코스인 미천굴로 향했다.

 

먼저 미천굴 밖에 있는 공원의 모습. 이렇게 조경이 잘 되어 있는 넓은 공원을 산책하면서 지나가다 보면

 

미천굴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굴 안도 그냥 저냥 볼만 했는데 너무 어두워서 사진은 잘 나오지 않았다. 가이드가 이게 화강암 동굴인지 석회암 동굴인지 뭐라뭐라 떠들어대긴 했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포스팅을 하려니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아... 이 구린 기억력이여 ㅋㅋ) T.T

 

미천굴을 구경하고 굴 밖으로 나오면 길은 또 다시 공원과 작은 동물원, 그리고 식물원으로 연결된다.

그래... 캘리포니아에서 맨날 차만 타고 돌아다니느라 하체비만이 심각했는데 오늘 지대로 한 번 걸어보자...는 심정으로 우리의 윤요사와 남편은 신나게 손을 잡고 걸어다녔다는 후문이ㅋㅋ

요건 하루방과 자유의 여신상을 센스있게 결합한 국적불명의 statue 되시겠다 ㅎㅎ

 

그리고 요건 마치 축사 같았던 작은 동물원. 다른 건 미국에도 다 있지만, 이 제주도 똥돼지(흑돼지)만큼은 여기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진에 담아 봤다. 너희들... 나 잘 알지? 왜 예전에 언니가 서울에서 회사 다닐때 소주와 함께 너희들 많이 먹어줬잖아^^

 

끝으로 미천굴 옆에 불어 있던 작은 실내 식물원 모습. 뭐 종합 공원으로서의 구색을 맞추느라 만들어 놓은 것 같긴 했는데 솔직히 선인장을 제외하고는 그닥 볼만한게 없었던 곳이었다~

 

다음 코스는 한화에서 얼마 전 새로 지어 오픈했다는 '아쿠아 플래닛' 되시겠다.

 

우선 이 아쿠아 플래닛은 위치가 진짜 쮝인다. 저 유리 너머로 보이는 제주의 모습을 보라...

 

결국 나는 기어코 유리문을 열고 나가 이렇게 사진을 찍고야 말았다^^

 

이제 안을 한 번 둘러 볼까?

먼저 하은이 같은 어린 아이들을 위한 해양생태 교육 공간인 키즈 플라넷을 지나면

 

청소년들을 위한 시청각 교육 공간이 이어진다. 이곳 사진을 별로 찍지는 않았지만 초중학생들을 위해서 교육적인 내용들을 여러 가지 실험과 사진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나름 훌륭한 공간이라고 생각된다.

 

그곳을 지나면 각종 대형 수조 안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해양 생물들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귀요미인 펭귄들을 위한 전용 공간도 매우 잘 마련되어 있는데  

 

심지어 펭귄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작은 통로도 만들어 놓았다(요거 줌으로 당겨 찍은 거 절대 아님!).

 

여긴 '아쿠아 사파리'라는 곳인데, 아쿠아리움에 밀림의 사파리 개념을 혼용한 나름 재밌는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관람객들이 좁고 긴 관을 통해 빠르게 돌아다니는 해양 동물들을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어 참 좋았더랬다. 

 

그리고 진짜 바닷 속 그대로를 옮겨 놓은 듯한 거대한 대형 수족관에는 마치 바닷 속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리얼한 환경을 배경으로 큰 바다거북과 돌고래 등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나에게 전혀 새롭지 않은 풍경이다! 왜냐구? 이런건 캘리포니아 롱비치시에 있는 '아쿠아리움 오브 더 퍼시픽'에서 다 본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새로왔던 건 바로 대형 수조가 설치된 극장에서 해양동물 사육사들이 직접 먹이를 주면서 훈련을 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과

 

현직 해녀들이 직접 나와 물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갑자기 좀 생뚤맞지만) 인어공주 옷을 입은 미녀들이 수중쇼를 보여 주는 것 등은 전혀 새로운 경험들이었다. 오늘 우리 하은이랑 주은이를 데리고 왔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얘들아! 담번엔 우리 꼭 같이 오자꾸나~

 

이곳은 또 다른 원형극장인데 여기도 참 재밌는 곳이었다. 여기서 싱크로나이즈와 결합된 수중발레쇼와 동물 공연이 있다고 해서 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중앙 화면에서 무작위로 잡아서 보여주는 코너에서(이런 건 예전에 프로야구 경기 보러 잠실 야구장에 갔을때 한 번 본적이 있긴 했^^) 우리 부부가 딱 걸린 것이었다.

뽀뽀해! 뭐 이런거 나왔으면 확 해줄라 했는데 그런 요구를 하지는 않고 그저 love forever 하란다. 아마도 아이들이 없어서 우리를 연인으로 알았나부다. 하여튼 러브 포에버는 당근이지! ㅋㅋ 그리구 남편은 그저 허허 웃고 있었지만 나는 순식간에 사진기를 꺼내서 5초도 안되는 이 소중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놀랍다. 윤요사의 순발력^^)

 

곧이어 쇼가 시작되었다. 수중발레를 하는 러시아 미녀들의 이야기가 먼저 화면으로 방영되고

 

다음으로 수중발레가 이어졌다. 솔직히 뭐 그리 수준 높은 묘기들이 나오고 그렇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공연이었다.

 

이제 동물 쇼 관람 시간이다. 물개와 씨라이언 등이 나와서 저마다 훈련된 묘기들을 보여 준다. 사육사 아저씨들도 저마다의 입담을 뽐내며 웃음을 불러 일으킨다. 씨월드의 그것처럼 감동을 추구하기 보다는 오히려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하는데 포커스를 맞춘 듯 했다.

 

거기엔 어김없이 관람객 하나를 데려다가 바보로 만드는(?) 리얼 버라이어티적 요소도 가미되구... 그래도 재밌었다^^

 

끝으로 '펭귄'과 함께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인 '돌고래'가 나와 쇼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런 건 샌디에고에 있는 씨월드에서도 많이 본 풍경이지만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쇼가 이루어지고 있다니 참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늘 천편일률적으로 진열되어 있곤 했던 기념품 샵도 이렇게 세련되고 앙증맞게 마련되어 있어 내 마음은 더 뿌듯해졌다. 

 

결론적으로 한화 아쿠아 플래닛. 생각보다 대박이다.

그래서 혹시 이 포스팅을 보고 가고 싶어 하는 블로거가 있을까봐 운영 시간, 이용 요금, 위치에 대한 정보를 올려 본다. 35000원이 넘는 고가이지만 하루 종일 둘러봐도 다 보지 못할만큼 소소한 볼거리들이 많이 있어 강추한다.

 

벌써 점심 시간. 우리 일행은 섭지코지가 훤히 보이는 어느 회집에 들어가서 맛난 회정식을 먹었다(여기선 다른 주재원들 앞에서 먹는거 사진 찍는게 쪽팔려서 소심한 윤요사, 사진기를 감히 꺼내지도 못했당^^). 대신 횟집 앞마당에서 푸른 제주의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 몇 장 찍어 봤다.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또 운동을 좀 해야겠다. 그래서 선택한 다음 코스는 '비자림'이라는 삼림욕 코스였다.

 

비자림이란 그냥 비자나무가 많이 있는 숲인데 피톤치드 향이 많이 나와서 삼림욕엔 그만이란다.

 

뭐 나무와 흙길 이외에는 별로 볼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파워 워킹을 하다 보니 살이 1킬로그램 정도는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요건 천년이 되었다는 비자나무인데 그 앞에서도 어김없이 한 컷! ㅋㅋ

 

다시 숙소로 돌아온 우리들은 끝으로 호텔에서 준비해 놓은 해물만두전골로 저녁 식사를 하고는 즐거웠던 제주도에서의 둘째날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아이 둘을 낳고 나서 우리 부부끼리 여행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렇게 제주도에서 이틀이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먼저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남편 회사측에도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이만 오늘의 포스팅을 마친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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