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식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파리호텔 뷔페인 '르 빌라쥬(le village)'에서 먹기로 했다.

파리호텔에 들어가 보니 내부 천정이 인공 하늘처럼 만들어져 있어서, 아무때나 실내에 있어도 마치 오후 대여섯시경의 어둑어둑한 실외에 나와 있는 것같은 느낌을 주었다. 역시 그 명성대로 우리는 이 뷔페식당에서 마치 프랑스 시골마을에 온 듯한 독특한 분위기와 맛난 음식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파리호텔 뷔페에서 배를 채운 후, 우리는 스트립 주변에 있는 유명 호텔 탐방에 들어갔다. 먼저 세계 4대 호텔의 하나로 손꼽힌다는 벨라지오 호텔로 향했다. 

벨라지오 호텔은 호텔 앞 거대한 호수에서 30분 간격으로 멋진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분수쇼로도 유명하지만 그 호텔 내부의 아름다운 생화 장식으로도 매우 유명한 곳이었다. 아래 사진은 호텔 로비에서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위치한  실내 정원의 모습이다.

 

벨라지오를 나온 우리는 다음으로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에서도 나왔다는(거기는 마카오 베네치안 호텔이었던 듯^^) 베네치안 호텔로 향했다.

호텔 입구의 물길과 곤돌라도 인상적이었지만 인공 운하(운하라고 하기엔 너무 작긴 하지만^^)를 호텔 내부에까지 관통하도록 만들어 놓아 호텔 안의 모습도 매우 이국적이었다. 호텔 내부의 샵 역시, 나 같이 헐렁한 갭 후드티에 백팩을 맨 사람들은 괜히 들어가봤자 천대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고급스러웠다(나는 샵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멀찍이 서서 윈도우 쇼핑만 했는데도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촌스럽기는...^^)



여러 호텔을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는 슬슬 배가 고파졌다.

그래서 여행가이드 책에서 추천한 저렴하고 맛있다는 이탈리아 음식점인 BUCA di beppo라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레스토랑은 과연 책에서 추천할만큼 깔끔하고 친절했으며 가격 대비 양도 많고 맛도 좋았다. (스파게티 사진은 먹다가 찍은 거라 좀 더럽다^^) 

 
저녁을 먹은 후, 어머님은 하은이를 데리고 호텔방으로 돌아가 쉬시고, 우리 부부는 그 유명하다는 cirque du soleil 극단의 '오(O) 쇼'를 보러 벨라지오 극장으로 향했다. 이 쇼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수 십 년간 가장 유명한 수중쇼라고 하는데 이 쇼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은 쇼라고 입을 모으곤 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도 큰맘먹고 한 달 전에 1인당 165불이라는 거금을 들여 가장 좋은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쇼는 저작권상 사진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찍을 수 없었지만 벨라지오 호텔의 O theater는 정말 발디딜 틈 없이 꽉 찼으며, 공연 역시 그동안 내가 봤던 어느 공연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었다.(울 남편은 총각시절 갔었던 금강산 여행에서 본 '평양기예단'의 개인기가 더욱 멋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화려한 무대장치와 큰 스케일은 역시 오 쇼가 최고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하여 약 1시간 반 가량이 소요된 오 쇼가 끝나고, 우리 둘은 자동차에 올라 다시 한 번 스트립의 야경을 오붓히 감상한 후, 밤 10시 30분이 되어서야 호텔로 돌아왔다. 어머님과 하은이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어머님이 같이 오셔서 하은이를 봐주시니 카지노에서 도박도 즐길 수 있고 쇼도 관람할 수 있어 나는 너무 좋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둘째 날은 이렇게 끝이 났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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