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남편이 미국으로 발령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미국에 가기만 하면 영어를 한 번 제대로 배워봐야 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다. 그래서 인근의 U.C.Irvine 부설 ESL 종일반 혹은 반일반(하루 4시간)을 알아보기도 하고 사설 영어 학원이나 개인 tutor를 찾아 보는 등 나름대로 야심찬 사전 준비를 하여왔다.

그러나 막상 미국에 오고 보니... 하은이가 25개월 밖에 되지 않은데다가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해서 하은이를 받아주는 preschool이 없었다. 하은이를 어떤 곳에든 맡기지 못하면 나의 영어공부도 전혀 진척시킬 수 없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싫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마냥 마트를 돌아나디며 한 달여간 소일거리를 하던 차에, 1월 25일 시엄니께서 이 곳으로 따라와 주셔서 나는 극적으로 1월 26일부터 개강하는 어덜트 스쿨에 등록할 수 있었다.

어덜트스쿨의 영어수업은 그 질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기를 어머님께 맡겨 놓고 하루에 2시간, 일주일에 두 번씩 하은이로부터 떨어져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너무 기뻤다.

얼바인의 어덜트스쿨은 8주 수업에 130불을 내는 다소 비싼 수업이지만(미국의 타 지역 어덜트 스쿨은 대부분 무료이다) 그 곳에서 약간의 영어와 덤으로 맘에 맞는 한국인 아줌마들을 몇 명 사귈 수 있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하지만 하은이가 어서 30개월이 넘고 기저귀를 떼게 되면 하은이를 preschool에 넣고 나도 대학 부설 ESL 종일반 같은 클래스를 수강하여 진정한 영어의 세계로 한 번 빠져보고 싶다.

아래 사진은 어덜트스쿨 장소인 creekside education center 건물과 마당의 모습이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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