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크루즈에서의 셋째 날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저녁때 해적 파티(pirate party)가 있는 걸 제외하고는 비교적 한가한 날이라서, 나는 간만에 크루즈 이곳 저곳을 작정하고 싸돌아 다니기로 결심했다.

잠깐! 아무리 싸돌아 다니더라도 크루즈 곳곳에서 진행되는 캐릭터 인형들과의 사진 촬영은 절대 놓칠 수 없지. 먼저 웨딩 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나의 페이버릿 캐릭터 미니마우스와 한 컷!(그런데 우리의 윤요사, 눈주름 없애려다 오히려 놀란 토끼 표정만 되어버렸넹... 쯧쯧)

 

그리구 캐슬 모양의 유리장식을 배경으로 벨 공주와도 한 컷 찍어 주시공...

 

다음은 급히 하은이를 팅커벨이 그려진 옷으로 갈아 입힌 후, 팅커벨과 함께 사진을 찍어 주는 센스!(팅커벨이 자기가 그려진 옷 입고 왔다고 엄청 칭찬해줬음 ㅋㅋ 뿌듯뿌듯^^)

 

마지막으로 피터팬과의 사진 촬영은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과감히 스킵! ㅋㅋ(사실 난 남자 캐릭터는 그닥.. ㅋㅋ)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념 사진 촬영을 한 후, 나는 상쾌한 바람을 쐬고자 드디어 배 꼭대기에 올라가 봤다.(사실 지난 이틀 동안은 한 번도 야외에 안나왔음 T.T  아... 항상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엄마의 비애랄까...) 

그동안은 아이들 때문에 위험해서 꼭대기의 실외 체육관은 물론, 야외 식당 역시 한 번도 안나갔었는데, 오늘 이렇게 짬을 내서 멋진 바다를 직접 바라보면서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그냥 서있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나는 너무나 감동이었다.  

야외 식당과

 

Goofy 미니 골프장이 있는 실외 체육관 모습. 미니 탁구대와 농구장 뿐 아니라, 야외 칵테일바에 앉아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고, 넓은 나무 갑판에 마련된 긴의자에 마냥 누워서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까지도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여긴 우리가 자주 이용했던 11층의 부페식 식당.

통유리 너머로 평온한 바닷가를 바라 보면서,  신선하고 맛있는 연어요리와 킹크랩 그리고 새우 등을 배부르고 질리도록 먹을 수 있었던 꿈같은 시간들이었다.  

 

다음으로 가본 곳은 3층에 위치한 디즈니 샵.

나야 뭐 지척에 있는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에서 훨씬 더 큰 디즈니샵을 많이 드나들어 봤지만, 그래도 여기는 크루즈여행답게 선원 및 배 모양을 본 딴 제품들이 많이 있어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고나 할까? 

 

그리구 여기는 디즈니 캐릭터들로만 이루어진 작은 갤러리.

너무 예쁜 작품들이 많아서 웬만한 가격이면 꼭 하나 사오고 싶었지만, 어찌나 고가인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그래서 가난한 월급쟁이의 마누라에 불과한 우리의 윤요사 역시 그저 눈요기로 만족할 수 밖에 ㅋㅋ

 

이건 모나리자 미니마우스라나 ㅋㅋ

 

참! 오늘은 해적 파티가 있는 날이어서 오후가 되면서부터 레스토랑 인테리어가 바뀐 것은 물론, 선원들이나 디즈니 캐릭터들 역시 새하얀 선원복을 벗고 울긋불긋한 해적 복장으로 갈아 입기 시작했다.

그렇담 해적 미니와 미키마우스와의 사진 촬영도 절대로 놓칠 수 없지... 싸랑해요~ 해적 미키와 미니마우스 ㅋㅋ 

 

그리고 역시나 저녁 식사가 예정된 레스토랑두 모두 다 해적 모드로구만 ㅋㅋ

메뉴판부터

 

인테리어와

 

서버들의 복장까지... 야호~ 해적 파티 분위기 물씬 나는걸~

 

아까 계단에서 봤던 이 가족들만큼 완벽하게 준비하진 못한다 하더라도

 

크루즈 측에서 나누어 준 두건을, 하은이 머리에도 한 번 씌워 주고

 

주은이 목에도 한 번 둘러 주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깐 ^^

 

말 나온 김에 디즈니 크루즈의 음식 이야기를 좀 하자면... 나는 별 다섯 개 만점에 별 네 개 이상 줄 수 있다고 단언한다. 11층에 있던 부페식 레스토랑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배 곳곳에 위치한 네 개의 다이닝 레스토랑 역시 맛과 서비스가 매우 뛰어 났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각 레스토랑들의 멋진 인테리어들였는데, 레스토랑마다 각각 디즈니 테마별로 매우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더랬다.   

 

 

뿐 만 아니라, 파스타 면 모양도 미키 마우스고 심지어 케첩도 미키마우스 모양으로 뿌려주는 센스까지!!!

 

우리의 황홀했던 저녁 식사도 끝나고, 드디어 배 위 갑판에서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해적 파티가 시작되었다.

배 위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해적 복장을 한 선원들과 캐릭터들이 나와 신나게 춤을 추며 흥을 돋군다.

 

이에 화답하는 관중들의 반응도 결코 만만치 않다. 다들 멋드러진 해적 복장을 한 것은 물론이고, 서너 살 아이들부터 머리가 희끗한 할아버지들까지 개구쟁이처럼 해적 흉내를 내며 발을 쿵쿵 굴러 댄다. 어이! 당신들은 정말 쫌 놀 줄 안다니깐 ㅋㅋ

 

우리 하은이, 해적이 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해적 아저씨가 나타나 같이 춤추자고 들이대니 완전 얼어 버렸다 ㅋㅋ

 

해적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불꽃 놀이(firework) 차례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걍 방으로 돌아와 주은이와 곯아 떨어져 버렸다.

우리 남편을 포함하여... 이러한 나를 저질 체력이라고 놀려대도 나는'아이 돈 케어'다(울 남편, 자기만 불꽃놀이 보고 들어와서 자랑질해댔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면서 애들이 잘 때는 나도 자둬야 되니깐, 졸리지 않아도 애써 잠을 청하는데 익숙해졌는데, 하물며 이토록 졸리면 세상 없어도 자야 하지 않겠는가?^^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은 아마 내 심정 알 것이다. 애 엄마들에게 숙면보다 더 가치있는 일은 단연코 없다!^^

비록 내 블로그에서 사진이나 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나는 오늘 하루도 정말 좋았다. 이렇게 화장실 인테리어까지도 맘에 들어서 사진기를 들이댔다면 할 말 다하지 않았을까?   ㅋㅋ

이렇게해서 디즈니 크루즈 셋째날도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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