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그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러나 이곳에 와보니 많은 사람들이 샌디에고 근방 칼스베드라는 시티에 있는 레고랜드에 하은이를 데리고 가 보라고 추천하는데다 여행 가이드 책에도 여기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어 우리 가족은 즐거운 새러데이를 맞이하여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레고랜드에 가 보았다.

여행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레고랜드! 레고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다 만들어 놓았다. 특히 전 세계 각종 유명 건물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미니랜드는 매우 인상적이다" 라고.

아래 사진은 레고랜드 입구와 그 가격표이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하루 이용권이 어른 한 명당 67달러나 하는데, 우리는 마침 교회의 같은 다락방 집사님 부부가 애뉴얼 패스를 빌려주셔서 나랑 남편은 공짜로 들어가고 어머님만 하루이용권을 한 장 구입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요즘 맨날 놀러다니다 보니 나는 입장료에 늘 민감할 수 밖에 없다 ㅎㅎ)


그럼 이제, 레고랜드 내부를 둘러볼까나^^
레고랜드 입구를 들어서면 제일 먼저 아주 작은 레고블럭으로 만든 대형 동물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 동물 모양 레고들은 물을 뿜거나 팔다리를 흔들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어린 아이들이 매우 신기해하곤 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한 시간이나 기다려서 공중 레일에서 페달을 밟아서 이동하는 놀이기구를 탔다. 하지만 한시간이나 기다린 것에 비하면 그다지 재밌지는 않았다. 물론 하은이는 요런 유치한 놀이기구조차도 매우 즐거워했다^^

하도 오래 기다려서 놀이기구를 탔더니 우리는 배가 촐촐해져서 레고랜드 안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식당 안 역시 레고로 온갖 귀여운 캐릭터들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우리가 먹은 샐러드와 닭튀김, 츄러스 등도 맛이 꽤 괜찮았다. 



이제 레고로 각종 유명 건축물들의 미니어처를 만들어 놓은 미니랜드를 구경해 보자!
각각의 미니어쳐 건축물 주변에는 분재로 만든 나무와 각종 호수까지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아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작은 레고블럭들이 모여 이렇게 다양한 모습들을 연출할 수 있다니 참 신기했다.  



미니랜드를 나오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투탕카멘을 거대한 레고상으로 만들어 놓은게  있어서 한 컷 찍어보았다. 그리고 하은이가 서운해 할까봐 간단한 놀이기구를 하나 더 탔는데, 그 이후에 하은이가 갑자기 깊은 낮잠에 빠져 버리는 바람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늘의 레고랜드 투어를 마칠 수 밖에 없었다. 

잠든 하은이를 데리고 우리는 마지막으로 레고샵으로 들어갔다.  하은이는 지금 레고 듀플로 가장 초보용인 71피스 짜리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이제 하은이 성장단계에 맞춰서 좀 더 고차원적인 레고블럭을 사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고른 것이 '집만들기 세트'와 650피스짜리 '빌더스 오브 투머로우'이다. 우선 한 두 달은 집만들기 세트로 버티다가 좀 더 지나서 650피스짜리를 꺼내 줄 예정이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 남편이 레고샵에서 자기도 하나 레고세트를 사고 싶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세상에... 낼 모레면 마흔을 바라보는 사람이... 쯧쯧)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트럭 레고세트'를 사주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옆에서 울 시엄니가 돈도 안내주실꺼면서 돈버느라 수고하는 우리 아들 레고 하나 사주라고 도끼눈을 뜨시는 바람에 ㅋㅋ ). 어쨌든 트럭세트를 사고 좋아라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나도 좋긴 했다.



오늘도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사실 나와 시엄니는 오늘 레고랜드에 갈만큼 몸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다. 어제 밤에 큰 손님을 치르느라 어머니는 눈의 실핏줄이 터지셨고 나는 양쪽 눈의 눈꺼풀이 계속해서 가늘게 떨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바로 어제 저녁, 우리 부부는 남편 회사 동료인 짐과 랄프 부부를 초대해서 우리 집에서 식사를 대접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랄프 부부와 짐, 그리고 어제 LA로 출장오자마자 엉겁결에(^^) 우리집으로 초대된 송대리님이 보인다. 짐의 아내는 LA공항에서 일을 하는데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프리웨이가 막혀서 조금 늦게 참석한 관계로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식탁 위에 불고기와 잡채, 떡국, 그리고 손수 만든 김밥과 고기전/호박전 등이 보일 것이다. 마치 쉽게 만든 음식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와 어머니는 하루 종일 이 모든 음식들을 만드느라 거의 죽을뻔했다. 흑흑...

게다가 이들 부부가 자꾸 영어로 나에게 말을 시키는 바람에(미국인이니까 물론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나는 너무 긴장해서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잘 몰랐다. 알아듣지 못한 대목에서도 다들 웃으면 나도 마치 알아들었다는듯이 뒤늦게 어색하게 웃고 말이지... 그들이 떠난 후 나는 밤늦게 산더미같은 설겆이를 하면서, 말하고 싶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말들, 그리고 내가 알아듣지 못한 그들의 조크는 과연 무슨 내용이었을까를 골똘히 생각하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여기 온 지 3개월이 좀 넘었다. 내 영어는 여전히 진전이 없어 참 안타깝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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