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섬 메리어트에서 이번 여행의 다섯번째 밤이 지나고 드디어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우리 일행은 마지막 관광지인 빅토리아 섬 부처트 가든 투어만을 남겨두고 있었는데, 지난 닷새간의 여행 동안 운좋게 한 번도 내리지 않았던 비가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은 아침부터 그것도 꽤나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는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일정대로 부처트 가든으로 향했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기에 가든 측에서 미리 준비해 둔 우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은이를 유모차에다 싣고 또 한 손으로는 사진을 찍으면서 비오는 가든을 구경하기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비에 촉촉히 젖은 부처트 가든은 소문대로 매우 아름다웠다.



역사가 100년도 넘은 이 부처트 가든에는 장미 가든, 재패니즈 가든 등 몇 개의 테마 가든들이 아기자기하게 몰려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하은이 유모차 안으로 들이치는 비를 막아대랴 사진기에 물 안들어가게 사진 찍으랴 영 정신이 없어서 꽃을 제대로 음미하기 보다는 그저 대충 사진을 찍으며 발걸음을 옮기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런 내가 자세히도 둘러본 곳이 있었으니... 그 곳은 바로 꽃씨와 선물을 파는 매장이었다. 왜냐하며 이곳은 우리 일행이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둘러 본 어떤 기념품샵보다도 가장 예쁘고 특색있는 물건으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지갑을 꼭꼭 닫고 있던 나 역시 여기서 식탁매트와 찻잔 세트, 그리고 500피스 퍼즐과 아로마 향초 등을 아낌없이 구입해 주었다^^



아름다운 꽃 구경과 또 예쁜 기념품샵을 끝으로 이렇게 캐나다 서부 여행 5박 6일의 일정이 모두 끝이 났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밴쿠버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우리 일행은 저녁 6시 비행기를 타고 LA국제공항에 밤 9시경 쯤 도착했는데 거기서 다시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를 몰고 우리가 사는 얼바인까지 오니 어느덧 밤 11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여행사에 낸 돈만 2500불, 기타 옵션 투어와 가이드팁, 드라이버팁까지 총 3100불의 돈을 마구(?) 써대면서(간식비와 선물비는 완전 별도) 완수한 이번 캐나다 여행의 교훈은...
역시 여행은 "체력"과 "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 !! ㅋㅋ

임신 초기라는 악조건 속에서 무리하개 감행한 여행이었지만 아마 내년 3월에 둘째가 태어나고 나면 요 방울이들을 둘씩이나 데리고 캐나다까지 여행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임을 잘 알기에, 우리 부부는 그래도 이번에 여행 다녀오기를 잘했다며 서로를 격려해 주었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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