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돌아온지 이제 겨우 이틀. 하지만 시차에 허덕이는 저질체력의 엄마와는 달리, 두 딸래미들은 벌써 쌩쌩해져 나가자고 난리다. 야, 이년들아! 너네들은 왜그렇게 이기적이냐? ㅋㅋ 어쨌든 그리하야 우리의 윤요사는 오늘도 터벅터벅 집을 나서게 된 것이었다(몬테소리스쿨은 왜 1월 7일에 개학하는 거시야~ 얼른 우리 큰 딸을 맡아줘~^^).
오늘 내가 선택한 행선지는 친구 정민의 추천으로 알게 된 애너하임에 있다는 작은 놀이동산인 '어드벤처 시티' 되시겠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애너하임이지만 Beach Blvd상에 있기 때문에 얼바인에서는 차로 한 25분이면 너끈하다. 오늘은 감사하게도 친구 정민이와 그 아들래미 이헌이도 동반해 주시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입구에서 촌스런 인증샷 하나!
첫 코스로는 도대체 어드벤처 시티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전체적으로 둘러보기 위하여 요 기차 타기를 선택했다. 요렇게 귀엽게 생긴 기차역으로 들어가면
더 앙증맞고 자그마한 기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 하은이와 주은이는 얼씨구나 하며 얼른 기차에 껑충 뛰어 오른다.
하지만 귀여운만큼 코스는 약간 싱겁다. 이런 레일을 타고 한 10분 정도 돌면 끝이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래도 아이들은 열광한다는 것 ㅋㅋ
이젠 몸풀기 용으로 1인용 비히클(?)을 탈 시간이다. 레일 위를 가는 건 분명 기차의 형상인데 1사람씩 타는 것이라서 딱히 기차라고 부를 수는 또 없다 ㅋㅋ 하지만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하은이가 좋아하니 그저 다행일뿐^^
다음은 한국에서 꼬마 버스 타요에 푹 빠져 돌아온 우리 하은이, 주은이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버스 놀이 되시겠다. 그냥 강약완급을 조절하며 원 모양으로 360도 회전하는 아주 간단한 놀이기구일 뿐인데, 하은이와 주은이는 마치 하늘을 나는 버스에 올라탄 양 급흥분 모드다.
하지만 버스가 갑자기 위로 올라가서 멈췄다가 또 쉬잉~ 하고 내려가자 아이들의 표정이 급 심각해진다. 하은이는 나름 큰언니랍시고 애써 안무서운 척 하면서 동생을 안심시켜보지만, 정작 자기도 무서운 걸 어떡하냐(니 표정에 다 보인다, 보여~) ㅋㅋ 이 귀여운 것들!
그러다 급기야는 체면이고 뭐고 동생의 손을 놓고 그저 고개를 푹 숙인채 온몸으로 두려움을 표출하는 우리 하은이! ㅎㅎ 야! 너보단 오히려 동생이 더 안무서워하는 것 같다 ㅋㅋ
이건 소방차 놀이라나? 그냥 소방대원 조끼 입구 삐뽀삐뽀 사이렌을 울리면서 소방차처럼 생긴 탈것을 타고 레일을 달리는 초간단 놀이기구인데, 아까 1인용 비히클은 그나마 발로 페달을 밟아야 했지만 이건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저절로 차가 움직이게 되어 있다.
이렇게 생긴 초소형 휠(관람차)도 있다. 그래도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에 있는 자이언트 휠 정도는 되어 줘야지 도대체 이게 뭥미?ㅋㅋ
놀이동산 한 켠에는 이렇게 토마스 기차놀이를 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도 있다. 엄마들은 여기서 그동안 아이들을 따라다니느라 지친 다리를 잠시 쉬면서 커피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다.
나름 이렇게 회전 목마도 있다. 하지만 주은이가 아직 어려서 회전목마에 앉지 못하기 때문에, 하은이는 주은이와 함께 의자에 앉아주는 자매애를 과시했다.
어드벤처 시티 에어포트에 가면, 빙글빙글 돌면서 위아래로 올라 갔다 내려 갔다 하는 비행기 놀이와 알록달록 열기구 놀이도 있다. 내가 보기엔 별거 아닌데, 그래도 너댓살 아이들에겐 이것 역시 나름 모험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놀이기구가 되나 보다^^(아... 도대체 동심을 이해하기 위해선 얼마나 더 순수해져야 하는 것인가!)
오늘의 백미는 바로 이 청룡열차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하은이는 무섭다고 당연히 안탈 줄 알았는데 보자마자 나보구 같이 타자고 난리다. 하지만 나는 나와 한시도 떨어져 주지 않는 주은이 때문에 같이 타줄 수가 없어 마음이 아픈데, 이때 친구 정민이가 자기가 대신 하은이를 데리고 타주겠다며 선뜻 제안하는 것이 아닌가! 정민아! 고맙다 T.T
하은이의 신나는 비명소리를 들으며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며 내려올 하은이를 상상하고 있었는데, 하은이가 너무 좋아하면서 자기는 반드시 또 타야 한다고 난리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아예 맨 첫번째 자리에 타보겠다나?
원래 우리 하은이는 얼마 전까지 회전목마도 무서워하던 아이였는데 언제 이렇게 컸누... 이에 정민이는 다시금 하은이를 데리고 청룡열차에 올랐다.
제일 앞자리에서 신나게 질주하는 하은이의 사진이 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래... 너도 이제 한국 나이론 벌써 일곱살이구나... 마니 컸다^^
끝으로 청룡열차에서의 흥분을 식힐겸 이렇게 구리게 생긴 오락장에도 한 번 들어가 봤다. 별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 아이들은 역시 아무데나 좋아한다.
어드벤처 시티에 대한 총평을 좀 하자면,
1인당 입장료가 노인에서부터 1살짜리 주은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1인당 15달러나 되니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나도 이 날 45달러나 썼다). 하지만 모든 놀이기구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고 대부분의 놀이시설이 서너살 정도의 아주 어린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설계되어 있어서 프리스쿨러를 키우는 엄마들에겐 오히려 디즈니랜드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엄마는 오늘도 이렇게 고된 하루를 보냈다. 삼시세끼를 차려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을 데리고 이리 저리 돌아다녀야줘야 하고 집나서면 다 돈이니까 돈도 물쓰듯 써줘야 한다. 그뿐인가. 집에 와서 애들 씻기고 좀 쉬려고 하면 아이들이 책을 가지고 달려와서 읽어 달라고 난리다. 너 혼자서 읽으란말얏!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떡하겠는가, 아직 아이들이 글씨를 모르는 걸... 흑흑
나도 이젠 더이상 아이들의 눈높이가 아니라, 인간 윤영란의 눈높이로 세상을 좀 살아보고 싶다. 오늘도 궁시렁대며 오늘의 포스팅,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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