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우주왕복선 엔데버를 보러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를 찾아 가다가 우연히 보게 된 내추럴 히스토리 뮤지엄(Natural History Museum). 정문 옆에 서 있는 이 공룡 모양의 조각상이 왠지 인상적이어서 언젠가 한 번 들러 봐야겠다고 생각했더랬다.

당시 나는 우리나라 말로 '자연사'라고 번역되는 이 '내추럴 히스토리'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며, 그 범주(카테고리)는 어디까지를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이렇게 공룡 조각상을 전면에 내세울거면 아예 공룡박물관이라고 명명하지 왜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이름 붙였는지 등 여러 가지가 궁금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여러 가지 궁금증들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이 박물관을 한 번 탐방해 보기로 결심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박물관으로 가까이 걸어가 보니, 예전에 길을 지나면서 살짝 스치며 봤던 것보다는 건물도 훨씬 크고 또 고급스러워 보였다^^

 

언제나 윤요사의 관심사항인 입장료 얘기 역시 빠질 수 없다^^  입장료는 아이들 5달러, 어른은 12달러인데 박물관을 딱 보니깐 하루에 둘러 보기엔 너무 넓은 것 같아서 적어도 세 번은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게다가 7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애뉴얼 패스가 20% 세일을 한다고 하길래 나는 고민하지 않고 흔쾌히 패밀리 애뉴얼 패스를 구입해 버렸다. 

게다가 레고랜드와 롱비치 아쿠아리움의 애뉴얼 패스가 며칠 전 종료되어서, 나는  마지막으로 미국 생활을 정리하면서 어떤 애뉴얼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효과적일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애뉴얼 패스 구입하고 표를 내고 들어가면, 처음으로 만나는 중앙 홀(foyer)에는 이렇게 공룡 뼈가 전시되어 있다. 이 박물관에서 제일 밀고 있는 컨셉은 역시 공룡인가보다^^

 

그래, 알았다. 공룡아! 하지만 그래도 동선을 고려해서 순서대로 한 번 천천히 둘러 보는게 좋겠지? 넌 나중에 만나줄께!^^  

먼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북아메리카 포유동물관'부터!

 

여기엔 실제와 아주 유사하게 박제된 동물들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나는 살아있는 동물이 아니라서 아이들이 흥미없어 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하은이는 동물원에서 살아 있는 동물들을 볼때보나 더욱 흥미있어 했다.

아마도 대상이 움직이지 않으니 안심하고 더 오래동안 자세하게 지켜볼 수 있어서 그런가 보다. 특히 하은이는 자기가 젤로 좋아하는 동물인 무스(Moose)를 만나자 꽤 오래동안 그 뿔을 들여다 보면서 아주 좋아했다. 

 

이제 메인 전시관 격인 다이노소어 홀로 들어가보자.

한쪽에서는 영상으로 공룡 뼈를 발견하고 또 그것을 보존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또 다른 쪽에서는 이를 토대로 정교하게 복원된 공룡의 형체를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해 놓아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었다. 

 

이날 하은이는 처음으로 화석(fossil)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배웠는데, 비록 아직은 완벽하게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킨더가튼에서 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배움의 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니,

황금같은 주말에 본능(?)을 거스리면서도 자녀교육을 위하여 백화점이 아닌 박물관을 찾은 열혈엄마 윤요사의 마음에도 어느덧 뿌듯함이 샘솟았다^^  

 

그뿐인가. 그녀는 초기 인간의 뼈를 보면서 자신이 묻는 질문에 엄마의 대답이 시원치 않자, 도우미를 찾아가 직접 물어 보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ㅋㅋ(그래, 이런 적극적인 태도! 아주 좋아!^^)

 

박물관 곳곳을 용감하게 누비며 돌아다니기에 바쁜 두 자매들.

이것들아! 천천히 좀 다녀라! 엄마가 쫓아다니기 힘들단 말이다~~~^^

 

결국 지쳐버린 나는, 야외에 있는 보태니컬 가든은 담번에 와서 보기로 하고 걍 스킵했으나

 

하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는 이 '버터플라이 파빌리온'은 담번에 오면 없을지도 몰라서, 먼저 시간을 예약한 후 예약시간에 맞춰서 제 장소에 도착해 주시었다.  

 

가이드와 함께 나비들을 사육하는 커다란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보니 나비들이 워찌나 많은지 나는 살짜꿍 위협을 느낄 정도였는데, 그래도 하은이와 주은이는 여러 종류의 나비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하은이가 발견한 캐러필러의 모습. 자세히 보면 사진 중앙 하단부에 큰 줄기에 붙어 있는 캐러필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난 그냥 지나쳤는데 울 딸은 시력도 좋다 ㅋㅋ

 

파빌리온 안에 나비들은 굉장히 많았는데 다들 어찌나 바삐 날아다니는지 대부분 사진 찍는데는 실패하고, 그나마 아래 사진에서 겨우 꽃에 앉아 있는 대여섯 마리의 나비들을 간신히 찍을 수 있었다ㅋㅋ

 

다음은 내추럴 히스토리 뮤지엄이 자랑하는 네이처 랩(nature lab)의 모습. 내가 파악하기에 이 랩의 컨셉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나 마을, 심지어 우리 집 안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의 생태를 주제로 꾸며진 것 같았다. 

 

맨날 우리가 주변에서 어쩌다 마주치면 재수없게 여기거나 징그러워 하는 쥐(rat)의 생태라든가,

 

집 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거미(spider)의 종류와 그들의 생활 방식,

 

그리고 심지어는 집안 카펫이나 침대, 화장실 등에 살고 있는 세균들을 확대해서 보여주기도 했는데, 솔직히 이거 보면 구역질 나와서 집에서는 살기도 싫은 마음이...^^ 

 

게다가 우리가 길거리를 걷거나 운전하며 가다 보면 간혹 발견할 수 있는(그것도 대부분 죽은 채로... 우웩!) 새나 작은 동물들에 대해서 동물 전문가들이 직접 나와 설명을 하고 또 관람객들의 질문을 받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무식이 용감이라고 우리 하은이도 딱 지 수준에서 말도 안되는 질문들을 던져 주신다. 그래도 그들은 웃으며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굿 퀘스천이라는 칭찬 아닌 칭찬과 함께^^ 그러면 하은이는 어깨를 더 으쓱대면서 입은 귀에 걸리다 못해 거의 찢어지기 일보직전이 된다^^

 

여긴 무슨 재단이 후원하는 '인섹트 주' 전시장이란다.

 

거기서 하은이는 나비의 모습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기도 하고

 

백스테이지에 가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오늘 아주 지 세상 만났구만~^^

 

그 밖에도 새 박물관이나

 

다이노소어 랩 등도 구경했는데,

 

아이들도 점차 지쳐가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저질체력이 되어 버린 나 역시도 다리가 너무 아파와서 나는 남편에게 나머지는 담번에 와서 다시 구경하자고 양해를 구하고 오늘은 이만 철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참! 박물관에서 나오다가 마주친 안내판을 보니, 사실 이 부근은 내추럴 히스토리 뮤지엄 뿐 아니라, 우주왕복선 엔데버가 있는 사이언스 센터나 아프리칸 아메리칸 뮤지엄, 콜로세움, 엑스포 센터, 스포츠 아레나 등이 운집된 복합 문화공간임을 알게 되었다. 담번엔 이 안내판에 쓰여진 다른 문화공간들도 꼭 한 번 둘러봐야겠다.

 

게다가 내추럴 히스토리 뮤지엄 바로 맞은 편에는 내가 늘 동경해 마지 않던 USC도 자리잡고 있었다. 내 서울대 행정대학원 동기들과 선후배 여러 명이 지금도 여기서 공부하고 있을텐데... 그들은 잘 적응하면서 공부하고 있을까...

 

예전에 우리는 한 대학원, 한 교실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던 같은 처지였는데, 지금 누구는 당당히 이곳에 유학와서 교수로서의 꿈을 담금질하고 있고, 또 누구는 얼라들 데리고 나와서 인근 박물관이나 전전하는 전업 주부가 되어 있다니... 순간 만감이 교차하면서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차안에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건물 사진을 찍어대는 나를 보며, 남편은 무심하게 '뭘 찍어?" 라고 물어 본다. 그러면 난 그냥 '응, USC. 저기 우리 대학원 사람들이 많이 유학와 있거든'이라고 대답한다.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하지만 남편도 내 서글픈 마음을 알았으리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누구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이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여기서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 있다 보니 마음 한 켠에는 그만 둔 직장에 대한, 그리고 그만 둔 학업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연히 신문을 읽다가 행정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 혹은 그 분야에서 잘 나가는 동기들을 보면, 그리고 하다 못해 이렇게 학교 건물만 봐도 가슴 한 구석에 묻어 놓은 내 꿈에 대한 기억이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그래! 한국에 돌아갈 날도 이제 8개월 밖에 남지 않았네... 일단 8개월 동안은 다른 생각일랑 접어 두고 최선을 다해서 미국 생활을 즐겨야지... 그리고 올 하반기에는 이미 등록해 놓은 UCI TEFL 과정에만 집중하고, 한국에서의 일은 한국에 가서 부딪혀 봐야겠다.

애걔? 여행 포스팅이 갑자기 넋두리 포스팅 모드로 바뀌어 버렸네 ㅋㅋ 그럼 오늘도 여기서 급수습하며 갑자기 진지해진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서,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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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요일, 우리 가족은 주일 예배를 마치고 드디어!!! 바우어스(Bowers) 뮤지엄에 다녀왔다.

한 달쯤 전부터 싸우스 코스트 플라자에 쇼핑하러 갈때면, 길거리 가로등마다 이렇게 바우어스 뮤지엄에서 메디치 가문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배너가 곳곳마다 나부끼고 있었다. 게다가 그곳은 키즈 박물관인 키즈세움(kidseum)으로 유명한 바로 그 박물관이 아니던가? 이렇게 지난 한 달동안 바우어스 뮤지엄은 어느새 나의 위시리스트 맨 위쪽으로 쑥쑥!! 올라오고 있었다. 

사실 나와 메디치 가문은 나름 깊은(우웩~) 인연이 있다. 내가 23살때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25일간 유럽 배낭 여행을 떠난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메디치가 저택을 잠깐(자세히 본 것도 아니다ㅋㅋ) 본 순간 어찌나 멋지던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쏘리, 이런 개소린 다 집어 치우고, 다시 본론이다!!!

 

얼바인 바로 옆 도시인 Santa Ana 시에 위치한 Bowers 뮤지엄. 사실 나같은 애들 엄마에게는 뮤지엄 그 자체보다도 이 뮤지엄에서 운영한다는 키즈박물관인 키드세움(kidseum)으로 더 유명할게다. 게다가 나는 몇 달 전, 우연히 이 뮤지엄이 매달 첫번째 주 일요일은 무료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 그렇다면 당연히 공짜인 날 가야지... ㅋㅋ  '주일예배가 12시 반쯤 끝나니까, 교회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출발하면 약 1시... 우리 교회에서 박물관까지는 차로 딱 10분 거리니깐 1시 10분에 박물관에 도착하구, 박물관이 4시면 문을 닫는다니 그럼 2시간 50분 동안 열나게 놀다와야겠다...'고 미리 아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우리의 윤요사, 이 날 정말 그대로 움직여주는 기염을 토하심 ㅋㅋ

 

여기다. 바우어스 뮤지엄. 참 이쁘게 생겼다. 솔직히 초현대식 건물에 천편일률적으로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보다는 이렇게 고풍스런 모습의 박물관이 더 운치있지 않은가? 

 

여긴 입장권을 구매하는 데스크. 안내원들이 데스크를 통째로 찍어대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야! 나 이상한 사람 아냐! 나름 파워블로거 윤요사라구! 이거 찍어서 내 블로그 손님들에게 입장료 정보를 가르쳐 주려고 그런단 말야 ㅋㅋ 

주중 요금은 어른 13달러, 주말 요금은 어른 15달러이고, 메디치가 특별전을 보려면 여기에 2달러씩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참! 12살 미만의 아이들은 무료이다. 하지만 솔직히 싼 가격은 아니니 다른 분들도 나처럼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운영되는 프리데이를 활용하면 좋을듯 하다. 아, 하지만 아무리 프리데이라 하더라도 파킹비 6달러는 내야 한다.

 

박물관 안의 메인 홀과

 

복도, 그리고 기념품샵의 모습.

 

사실 바우어스 뮤지엄에서는 메디치 가문 보석전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전시회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오직 메디치가 전시회만 유료로 운영하고 있었다. 물론 오늘은 프리데이라 메디치 특별전도 무료이긴 했지만, 전시회장 안에서 곳곳에 배치된 직원들이 사진 찍는걸 워낙 엄격하게 제한하는 통에 몰래사진찍기의 대가인 윤요사도 사진 한 장 찍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13~17세기 동안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3명의 교황과 다수의 피렌체 통치자들을 배출하고, 훗날 혼인을 통해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일원이 된 피렌체 가문이 사용했던 각종 보석과 그릇, 호화로운 생활 용품 등을 보니, 그 옛날에도 돈있는 사람들을 이렇게 호화롭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무식한 윤요사는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미학적 분석이나 예술적 의미부여를 할 줄은 전혀 모름 ㅋㅋ) 

 

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오히려  court yard에서 시작되었다. 바우어스 박물관 안의 풍경들은 다른 박물관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우연히 지나치게 된 '코트 야드'에서 접하게 된 라이브 음악회는 우리 가족에게 있어 기대하지 못했던 큰 선물이었다.

'코트야드'란 안뜰. 그러니깐 성이나 저택 등에서 건물들로 감싸여져 내부에 만들어진 뜰을 의미한다. 오늘 이곳에서는 러시아와 이탈리아 등의 전통 악기와 노래가 어우러진 콘서트와 전통무용 등이 공연되고 있었다.

멋진 코트야드의 모습.

 

코트 야드 한 켠에서는 각국의 음식과 수공예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어린 아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빠지지 않는 페이스 페인팅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제 공연 현장의 열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게다가 관객들의 호응도 어찌나 높은지 비디오로 촬영하는 사람부터 숨을 죽이고 공연을 지켜보다 끝이나면 진심어린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까지, 그 열기는 어느 유명 공연장 못지 않았다.

 

우리 하은이도 아빠의 어깨에 올라가 난생 처음보는 이국적인 악기와 노래, 춤 속으로 흠뻑 빠져 들었다.

 

이제 오늘의 진짜 목표(?)인 키드세움으로 가보자. 여긴 똑같이 바우어스 뮤지엄에서 운영하는 키즈박물관이지만 뮤지엄의 메인 건물과는 좀 떨어져 있다. 하지만 차로 이동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코트 야드를 빠져나와 약 3,4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여기도 원래는 1인당 6달러의 입장료가 있지만, 오늘은 여기도 무료란다! 아싸라비야!

 

키드세움은 모두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1층의 모습부터 구경해 보자. 

참! 이 키드세움의 컨셉은 아이들에게 각 나라마다 고유한 문화가 있음을 소개하고, 또 그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취지인 듯 했다.  

 

하지만 그런 컨셉이나 취지 따위를 알아챌 리 없는 우리 하은이는, 그저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탈바가지도 써보고, 구식 마차도 타보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고고학적 컨셉의 룸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으며

 

각국의 전통의상들을 입어볼 수 있는 스테이지도 구비되어 있었다. 아마도 드레스 갈아입기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들이 놀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 아닐까?^^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보자.

2층은 '아트 앤 크래프트'를 위한 전용 공간이었는데, 오늘도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이 나와서 아이들이 직접 크래프트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자신만의 '러시안 어니언 돔'을 만들어 보는 것이란다. 난 언제나 이 키세스 초컬릿 모양의 지붕을 영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궁금했는데, 이걸 어니언 돔이라고 부르나 보다. 하긴 키세스 초컬릿이 나오기 전에는 요 지붕을 양파 모양이라고 볼 수도 있었겠다 ㅋㅋ (와아~ 오늘 윤요사, 분석력 쩐다 ㅋㅋ)

 

하은이가 자신만의 러시안 어니언 돔을 만들고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긴 2층 한켠에 마련된 크래프트 전시장. 하지만 수준이 그닥 높지 않은 걸 보니 여기서 운영하는 아트 클래스에서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인가보다.  

 

그리고 그 옆 책상에서 우연히 한국 것으로 보이는 작은 병풍 비스무리한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끝으로 오늘도 아침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낸 윤요사의 독사진 한 컷.

울남편, 이 사진을 찍고 난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제 넌 어떻게 찍어도 별로 예쁘게 안나온다며 조만간 바지가 터지겠다나...  그래, 내가 요즘 피트니스에서 폼나게 '운동'하는게 아니라, 집구석에서 맨날 '노동'만 하고 있어서 살이 좀 쪘다. 어쩔래? 그리구 이 바지가 살짜쿵 배기팬츠 디자인이라 엉덩이랑 허벅지가 커보이는 거거덩? 이라고 애써 변명을 하고 싶지만... 그러나 나도 안다. 갈수록 하체비만이 심각해져 이제는 바지가 터지기 직전임을 ㅋㅋ

 

에잇! 인정할 건 쿨하게 인정하자. 그래! 나 미국와서 3년 반동안 아이들 낳고 키우느라 살은 뒤룩뒤룩, 영어는 전혀 못한다. 됐냐?

이제 슬픈(?) 신경질은 그만 부리구, 오늘의 포스팅도 여기서 마무리하련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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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맞이하여 우리 가족은 소박하게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s)에 다녀왔다. 원래는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에 여행가려고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지만 아직은 쌀쌀할 것 같아서 시애틀 여행은 인디펜던스 데이 즈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이번엔 그냥 하루 코스로 가족끼리 소박한 나들이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사실 데스칸소 가든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는 꽤 오래 되었다. 하지만 2년전, 불볕 더위에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헌팅턴 라이브러리에 갔다가 말 그대로 '개고생'을 했던 생각에 나는 그동안 'XX 가든'이라는 곳들은 몽조리 피해 오던 터였다. 하지만 그 사이 시간이 꽤나 흘러 아이들은 조금이나마 더 자랐고, '헌팅턴 라이브러리 앤 가든'에서 개고생했던 제작년 8월과는 달리 지금은 아직 5월 말이니깐 이번에는 '가든 개고생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스칸소 가든은 La Canada Flintridge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도시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내가 여행했었던 파사데나(Pasadena)와 바로 인접한 곳에 있어서 찾아가는 길이 그리 어렵진 않았다. 얼바인의 우리 집에서 딱 한시간(정확히 말하면 58분^^) 걸려서 도착했으니, 얼바인 주민들은 이 점 참고하셔도 좋겠다.   

 

주차장에 차를 댄 후, 데스칸소 가든으로 들어가는 입구 모습. '맴버스 온리'라고 써 있는 줄이 따로 있는 걸 보니, 여기도 나름 애뉴얼 패스가 있나부다^^

 

여기 입장료 안내판도 참고하시길. 가든을 다 둘러본 후 드는 생각은, 파킹비가 없으니 이 정도면 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가이디드 트램 투어를 하진 않았고(사실 여기는 가이디드 투어를 할만큼 넓지도, 그리고 대단하지도 않다^^), 대신 여기에 나와 있진 않지만 아이들을 위한 트레인을 탔는데 트레인 가격은 1인당 3달러였더랬다.

 

입장료를 내고 메인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아기자기한 기프트 샵이 나온다. 여기를 지나가면

 

이렇게 귀여운 동화 속 숲속나라 같은 전경이 안구를 정화시켜 준다. 초록색은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나보다.

 

그리고 바로 오른편으로 정말 작고 귀여운(혹은 구린?) 기차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기차를 보는 순간, 애걔? 내가 인터넷에서 보았던 기차가 겨우 요거야? 하는 실망이 밀려왔지만, 하은이와 주은이는 지 수준에 꼭 맞는 기차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좋아 난리가 났다.

 

그렇게 대충 기차를 타고 한 10분 정도(어쩌면 더 짧았을 수도 있다 T.T) 가든을 둘러 본 후, 이번에는 로즈 가든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아직 제철이 아닌지 장미꽃이 그닥 만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싱그러운 나무 냄새와 곳곳에서 뛰노는 토끼며 다람쥐, 그리고 도마뱀 등을 보며 무슨 비밀의 화원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가든 곳곳에는 작은 연못들이 많이 있었는데 물 속에는 잉어들이 춤을 추고 물 위에는 수면식물들이 유유히 부유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평화롭게 느껴졌다. 나무와 풀이 가득한 파크야 얼바인에도 많이 있다만, 이렇게 운치있는 숲속 연못들은 거의 없어서 그런지, 하은이와 주은이는 연신 연못가에 있는 돌바닥에 주저 앉아 연못을 구경하기에 바빴다.

 

게다가 오늘은 날씨가 별로 덥지 않아서 선선하게 가든을 산책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는데, 그 밖에도 이벤트 운도 따라 주어서 더욱 즐거운 날이 되었다.

데스칸소 가든에서는 매주말마다 숲속 원형 극장에서 각종 이벤트를 여는데, 사실 나는 인터넷으로 미리 이 이벤트를 확인하지 않았더랬다. 그런데 막상 입구에서 표를 살때 딸 아이가 두명 있다고 했더니 안내원이 오늘 11시 반에 숲속 원형극장에서 '뷰티 앤 더 비스트' 뮤지컬이 있다고 알려 주는게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시간에 맞춰 원형극장에 도착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녀와 야수'라면 사족을 못쓰는 우리 하은이는 쇼가 시작되자마자 급흥분 모드로 빠져들었다(하은아! 너는 아직도 판타지와 현실의 구분이 이토록 안된단 말이냐! 쯧쯧^^)

뮤지컬 내내 스피커 옆에 앉으신 덥수룩한 수염의 성우 아저씨(한국 마당극에서의 '변사' 정도 되는 것 같다)는 과장된 감정 몰입으로 시종일관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아 주었고, 또 금발의 하피스트 아줌마는 적절한 순간마다 하프로 음향 효과를 넣어 주어 극의 재미를 돋워 주었다.

 

등장인물은 완존 간단하다. 저기 흰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주인공 벨이고 거기에 그 아버지와 벨을 괴롭히는 두 자매, 그리고 야수가 전부다 ㅋㅋ

 

그래도 배우들의 열연과 원형극장을 꽉 메운 수준높은 관객들 때문에 공연은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쇼가 끝나고 등장인물들이 꼬마 관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지만 워낙 줄이 길어서 우리 가족은 그만 스킵!^^

 

그리고 우리는 이벤트가 열린 원형 극장 바로 옆에 위치한 재패니즈 가든으로 향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에도 재패니즈 가든과 차이니즈 가든이 있었는데, 여기에도 재패니즈 가든이 있네... 하지만 일본식 기와를 얹은 정자에 연못과 오렌지색 브릿지 정도가 전부여서 그리 감동적이진 않았는데, 어서 코리안 가든도 하나 들어왔음 좋겠다^^ 

 

이제 마지막으로 Boddy House로 가보자. 나무가 울창한 이런 숲길을 따라서 가든의 안쪽으로 주욱~ 들어가면

 

예전에 이 가든의 주인이었던 Boddy의 호화저택이 나온다. 사실 내가 뉴포트비치에서 하도 호화저택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여길 보고 그닥 많이(?) 놀라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집이 1930년대에 지은 집이고 방이 22개나 된다니 그 당시엔 무~지 호화저택이었을 것 같긴 하다 ㅋㅋ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사진과 함께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해 놓은 안내벽이 눈에 띈다. 다른 건 잘 모르겠고 1953년에 Boddy가 LA 카운티에 데스칸소 가든을 팔았고, 1966년에 재패니즈 가든이 생겼으며, 2007년이 데스칸소 가든 50주년이었단다.

 

이제 역사 공부는 그만하고, 저택을 좀 둘러보자. 하긴 이렇게 부자이니 정원도 가꿀 여유가 있었을테지. 나는 먹고 살기 바빠서 우리 집에 붙은 코딱지만한 backyard도 관리하기 힘든데 말이다 ㅎㅎ

 

Boddy House 옆에는 이렇게 Sturt Haaga Gallery라는 작은 갤러리도 하나 있는데

 

갤러리 안은 뭐 이렇게 소소하게 아기자기했구

 

갤러리 밖의 작은 정원도 사진찍기에 딱 좋게 꾸며져 있었다.

 

끝으로, 오늘 아이들과 함께 정원 이곳 저곳을 거닐면서 찍은 예쁜 꽃 사진들을 몇 컷 올려 본다. 나는 원래 사진 찍는 솜씨가 젬병인데다 오늘은 내 전용 싸구려 디카마저도 안가져가서(울 남편 왈, 내가 블로거이기를 포기했다나ㅋ). 모두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이지만, 그래도 아래 나비가 꽃에 앉아 있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다. 

 

그렇게 숲속 나라에 취해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점심때를 훌쩍 넘겨 버렸다. 원래 나는 데스칸소 가든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인근 아케디아 시의 유명 맛집인 '딘타이펑'에 가려고 했는데, 애들이 피곤했는지 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버려서 차에서나마 길~게 자라고 얼바인 인근의 부에나팍까지 내려와서 그곳에 있는 '세븐쓰 홈'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세븐쓰 홈! 작년에 오픈 소식이 들릴 때부터 그동안 맨날 와야지, 와야지...하고 벼르다가 오늘에서야 드디어 오게 됐다. 실내도 꽤 넓은 편인데 안은 벌써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우리는 패티오가 있는 야외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젤로 맛있다는 세븐쓰 홈 3총사(해물 스타게티와 철판 볶음 우동, 그리고 클럽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역시 소문대로 모두 손색없이 맛있었는데, 내가 메인 메뉴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여기의 하이라이트인 조각케익과 팥빙수, 카페라떼 등 디저트를 흡입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뭐 오늘만 날이겠는가? 조만간 또 와서 너희 디저트 3총사들도 모두 폭풍 흡입해주마. 우하하~ ^^

 

끝으로 데스칸소 가든에 다녀온 감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7살 미만의 아이들과 함께 하루 코스로 나들이 가기에는 정말 최고라는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아이들을 데려가면 별로 놀 것이 없다는 것이 좀 안타깝다.

아마도 '헌팅턴 라이브러리 앤 가든은 샌디에고 주에, 그리고 데스칸소 가든은 산타애나 주에 비유하면 딱이 아닐까 싶다. 꽤 큰 아이들과 함께 넓고 볼 것이 많은 정원을 가고 싶다면 헌팅턴 라이브러리로, 그리고 어린 아이들과 함께 아담하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정원을 가고 싶다면 데스칸소 가든으로 고고씽하면 좋을 것 같다.   

아유... 윤요사, 누가 비교해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또 저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났다. 그럼 여기서 순전히 '윤요사지맘대로이자 싸구려B급감성으로 갈겨쓴' 여행후기를 마치고자 한다 ㅋㅋ 모두들 해브 어 굿 데이~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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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월의 첫 날. 빅베어 레이크에 다녀온지가 벌써 한 달이나 되었는데 오늘에야 그 포스팅을 하려니 새삼스럽기 짝이 없다. 그래도 지난 한 달간 밀린 포스팅을 올리려면 갈 길이 멀기에 거두절미하고 빅베어 레이크 포스팅, 바로 시작하련다.  

레이크 애로우헤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금 차에 올랐다. 빅베어 레이크가 코 앞인데 목적지를 앞에 두고 얼바인으로 되돌아갈 순 없었다. 두 호수 간의 거리는 약 30마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꼬불꼬불 산길이다보니 차로 열심히 달렸는데도 약 45분 이상이 걸려 우리는 겨우 빅베어 레이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4월이 다 되었는데도 아직 산 정상에는 눈이 덮여 있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그것도 4월 초에 이렇게 icd capped mountain을 볼 수 있다니 참으로 색다른 경험이 아닐 수 없다(우리가 빅베어 레이크로 향하는 길목에는 아직도 스키장과 아이스 튜빙장이 운영 중에 있었으나 사실 눈은 그리 많지 않았더랬다).

 

여기가 빅베어 레이크다. 애로우헤드 호수보다 훨씬 더 크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랄까... 그러니까 애로우레드 호수는 깔쌈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였다면, 빅베어 레이크는 크면서도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애로우헤드 레이크에서 보았던 고급 별장들까지는 아니지만, 이곳에도 호수를 배경으로 곳곳에 운치있는 랏지와 캐빈 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이제 빅베어 빌리지로 가보자. 애로우헤드 호수의 빌리지는 호수와 붙어 있었지만, 빅베어 레이크의 빌리지는 호수에서 조금 떨어져 자리잡고 있었다.

애로우헤드 호수 빌리지는 뭔가 있어 보이는 서래마을이나 가로수길의 이미지라면, 빅베어 레이크 빌리지는 약간 신촌이나 신림 사거리의 느낌이랄까(쯧쯧... 윤요사, 아무렇게나 끼워 맞추기는 ㅋㅋ) 

 

여긴 비지터 센터. 하지만 여기서 받은 책자보다는

 

길거리 게시판에 붙어 있던 이 빅베어 만화 지도가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누가 이렇게 이쁘게 빌리지 지도를 그려놨을꼬~ 그대는... 센스쟁이!

 

빅베어 빌리지의 거리 풍경. 애로우헤드 레이크 빌리지의 그것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황량하면서도 뭔가 미국적인 냄새가 풍긴달까...

 

아이들은 여기가 빅베어인지 애로우헤드인지 개념도 없으면서 빅베어 레이크 빌리지를 신나게 돌아 다녔다.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 이처럼 힘들지만 보람있는 일이 세상에 또 있을끼?  겉으로는 아이들이 부모의 피와 땀을 빨아먹고 성장하는 것 같지만, 요즘들어 나는 오히려 부모들이 아이들의 순수함과 천진함을 누리며 살아간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곳은 내가 아이들만 없었다면 꼭 시도해봤을 세그웨이(Segway)와 짚라인(Zipline) 샵. 내 오늘은 그냥 지나쳐 가지만, 나중에 애들 다 키우고 다시 여기 올 때는 반드시 트라이해주마 T.T

 

그리고 여긴 오늘 빌리지 전체를 통틀어 가장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던 한 아이스크림 가게.

 

호기심에 안으로 들어가보니, 마치 아이스크림 어린이 왕국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천정에는 칙칙폭폭 장난감 기차가 돌아가고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로 만든 집에서나 보았을 법한 각종 초컬릿과 쿠키와 아이스크림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나도 정신없이 가게 안을 구경하다가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오랜 자동차 여행에 지쳤을 우리 아이들 생각에 얼른 아이스크림 하나를 샀다. 하지만 하은이와 주은이, 한 개 가지구 나눠 먹게 했더니 서로 조금이라도 더 얻어 먹으려고 난리가 났다^^(미안하다. 얘들아, 사실 이 엄마가 돈이 없는 게 아니구, 이게 다 어릴적부터 경쟁심과 승부욕을 키워주려는 엄마의 큰 뜻 때문이란다 ㅋㅋ)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우리 가족은 좀 더 빅베어 레이크 빌리지를 걸으면서 오늘의 빅베어 레이크 여행을 접기로 했다. 끝으로 빅베어 여행 인증샷으로 곰조각상과 함께 찍은 사진 두 컷 올리련다.

좀전에 애로우헤드 빌리지의 코치 아울렛에서 170달러를 주고 구입한 핫핑크 트렌치 코트를 입고 곰돌이에게 똥침을 가한 장난꾸러기 엄마와

 

길가의 곰돌이 벤치 위에서 포즈를 취한 귀여운 두 딸들의 모습.

 

우리는 오늘 빅베어에서 그 유명하다는 스키도 아이스 튜빙도 집라인도, 그리고 보트 낚시도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호수와 빌리지를 거닐며 한가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과 함께 돌아다니다 보면 어른들끼리 다니면서 누릴 수 있는 여행 즐거움의 70%도 채 만끽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의 체력은 물론, 낮잠 스케줄과 똥 치우는 일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정신없을테고 우리 가족의 미국 생활은 내년 2월이면 끝날 것이기에, 나는 앞으로도 이런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을 계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가는 곳을 100% 다 보고 또 다 느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런 나만의 여행을 계속 계획하고 또 실행해 나갈테다.

힘내라, 윤영란!  너는 어린이 동반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여행사 '두근두근 얼바인'의 명가이드 윤영란이 아니더냐!!! ㅋㅋ ㅋ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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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지막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어제 사과마을 줄리안에 다녀온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았지만 우리 가족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아침 일찍부터 다시금 분주하게 떠날 채비를 시작했다. 우리의 윤요사, '오늘은 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동안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레이크 애로우레드와 빅베어 레이크를 반드시 찍고 돌아올테다'라고 되뇌이며, 항상 아이들 뒤치닥거리 하느라 퀭한 눈빛으로 돌아다니곤 했던 나는, 간만에 안광이 지배를 철하는 강한 포스를 뿜어내며 행동을 개시했다ㅋㅋ

혹자들은 빅베어가 겨울에는 스키를 타거나 아이스 튜빙(tubing)을 하고 여름에는 짚라인(zipline)이나 보트 타기, 혹은 낚시를 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스키를 젤로 싫어하는데다 또 12월마다 한국에 들어가다보니 눈구경을 하도 많이 해서 미국에서까지 오돌오돌 떨면서 눈구경을 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저 햇빛 쨍한 날, 공기 좋은 산속으로 들어가 시원한 호수 위에서 배도 타보고 아이들과 함께 한적한 곳에서 실컷 노닥거리고 싶어서 굳이 눈이 다 녹고난 이 시즌을 택해 봤다.

먼저 우리 집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레이크 애로우헤드 빌리지를 네비게이션에 찍으니 약 두 시간 가량이 걸린단다. 그래, 바로 고고씽이다!  그렇게 우리는 저 아래 보이는 흡사 대관령 꼬부랑길 같은 산길을 약 두시간 가량 쉼없이 달려, 산봉우리를 덮은 구름이 층층히 내려다 보이는 해발 수천미터에 이르렀을 즈음, 

 

드디어 이런 표지판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잠깐 레이크 애로우헤드에 들렀다가, 다시 빠져나와서 우회전 방향으로 달려서 빅베어 레이크까지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먼저 레이크 애로우헤드에 도착했다.

 

여기다. 레이크 애로우헤드 빌리지!

나는 도착한 순간 입이 쫙 벌어졌다. 이렇게 높은 산 위에 그리고 이렇게 깊은 산 속에, 이토록 멋진 호수와 세련된 빌리지가 자리잡고 있었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주차장에서 본 빌리지 모습, 호수가를 걸으며 쳐다 본 빌리지 모습 그리고 멀리 호수 위 페리호에서 바라본 빌리지 모습. 전부 다 아름다웠다. 

 

게다가 얼라들을 위한 펀 파크와 놀이터까지도 있단 말이냐! 아싸라비야! ㅎㅎ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 먼저 비지터 센터를 방문하여 맵과 소개 책자를 받아들었다. 이제 오늘의 투어를 시작해 볼까나?

 

게다가 레이크 애로우헤드가 빅베어 마운틴에 있어서 그런지, 이렇게 귀여운 곰돌이 조각상이 파크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훌륭한 포토존이 되어 주었다.

 

그림같이 예뻤던 빌리지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사진 속에 담아봤다. 먼저 전체적인 풍경들부터~ 

 

다음은 빌리지의 양 옆으로 들어서 있던 다양한 샵들.

 

그리고 그중에서 그 규모와 엄청난 물량에 깜짝 놀랐던 코치 아울렛 매장까지. 현금이 풍부한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코치를 아예 박스로 사간다는 소문대로, 코치 팩토리 매장은 역시나 가격 할인폭도 큰데다 다른데서 볼 수 없는 물건들도 많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남편이 화장실 간 틈을 타서, 50% 세일하는 핫핑크색 트렌치 코트 하나 잽싸게 업어왔다ㅎㅎ(나중에 울 남편, 마누라가 자기 몰래 질러댈까봐 불안해서 샵 앞에서는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겠다고 ㅋㅋ)

 

참! 빌리지 입구의 센터 스테이지에서는 때마침 이스터를 맞이하여 이스터 바니와 함께 사진 찍는 이벤트가 한창이었고 멋진 모자와 조끼를 착용한 웬 할아버지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기에 바빴다. 

 

여긴 아이들을 위한 펀 파크 되시겠다. 시원한 호수를 바라다보며 메리 고 라운드는 물론 미니 골프와 기차, 카트 등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작지만 아주 실한 놀이동산이었다. 우리 하은이와 주은이도 이 놀이동산에 어찌나 열광하던지, 아침부터 아이들 깨워서 데려와 미안해했던 내 어깨도 괜시리 으쓱해졌다^^

 

이제 빌리지와 펀파크를 지나, 본격적으로 레이크 애로우헤드를 즐길 시간이다.

눈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크고 아름다운 호수를 보니, 나도 모르게 풍경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님 미국까지 와서 어린 아이들을 키우며 힘들게 보냈던 지난 시간들이 위로받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설명할 수 없는 기쁘고 뭉클한 마음이 순식간에 몰려 왔다. 

 

이제 배가 슬슬 고프다. 우리는 여기서 젤로 유명하다는 한 벨지안 와플 집에 들어갔다. 다른 레스토랑과는 달리 사람들로 북적이던 패티오를 지나

 

안으로 들어갔더니 실내 인테리어도 이렇게 고급스럽고 아늑하다.

 

우리는 웨이트리스가 추천하는 여기서 젤로 유명하다는 와플과 햄버거를 먹었는데 모두 굿굿! 

 

맛난 와플을 뱃 속에 저장했으니 이제는 페리 퀸 타고 호수 투어에 나서볼까나? 표 가격이 어른 16달러, 아이 12달러이니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만, 그래도 오늘 기분 째지신 우리의 윤요사, 과감하게 표를 사주시었다!

 

우리가 탈 페리 퀸의 모습.

 

밖은 조금 조악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내부는 나름 근사하다.

 

그리고 유창한 영어 나레이션과 함께 능숙하게 배롤 운전하던 이 멋쟁이 마도로스 아자씨 덕분에 우리는 즐겁고 쾌적한 구경을 할 수 있었더랬다.

 

이제 내가 배 안에서 찍은 호수 주변 고급별장의 사진들을 감상해 보자.

선장님의 설명을 들으니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헐리우드 배우들이나 유명 운동선수들은 여기에도 어김없이 별장을 소유하고 있었다(야! 너희들은 뉴포트 비치에도 별장 여러 채 갖고 있더니, 여기 산속마을까지 들어와서 또 부동산질 하고 있냐?  부럽당 ㅋㅋ).

 

 

그리고 모든 별장들이 이렇게 어김없이 개인 요트 선착장을 구비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선장님 말씀에 의하면 이렇게 좀 호화로운 별장들은 보통 방이 15개 이상에 화장실만 10개가 넘는다는데, 소시민인 나로서는 도대체 개인별장이 왜 그렇게 커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차라리 누군가가 콘도를 지어서 분양하거나 아님 그걸 분양받으면 더 경제적일텐데(하긴 별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그닥 경제적이진 않지만 ㅋㅋ). 난 지금의 방 3개 짜리 집도 충분히 크더만 ㅋㅋ (쯧쯧... 윤욧, 이렇게 뼛속까지 생각이 빈티나서야 ㅋㅋ)

 

환상적이었던 보트 투어를 마치고 우리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한 안목있는 아트 갤러리였다. 한국으로 돌아갈때 예쁜 그림이나 사진 좀 사가야겠다며 야심차게 한 번 들어가 봤는데, 그 가격이 어찌나 세던지 나는 바로 깨갱거리며 문닫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봤다. 저기 걸려 있는 비싼 그림들이 다 무슨 소용이야? 좋은 풍경, 예쁜 모습들은 이미 내 머릿 속에, 그리고 여기 내 싸구려 디카 속에 다 담았는걸... 라고. 마치 여우가 먹지 못한 포도를 보며 저 포도는 너무 시어서 못먹는 포도일게야... 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긴 우린 거기서 지체할 시간도 없었다. 오늘 해가 지기 전, 빅베어 레이크까지 뛰기로 마음 먹었으니깐. 우리는 그렇게 다시 애마 베라크루즈에 올라 탔다. 그리고 빅베어 레이크를 향해 다시 힘차게 차를 몰았다.

(빅베어 레이크는 다음 편에...)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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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스터가 돌아왔다. 내가 그동안 이스터를 많이 기다린 이유는 (뭐 홀리한 기독교인이라서가 아니라) 현대자동차 미주법인이 다른 미국 회사들에 비해서 그나마 관대하게 주는 휴가가 바로 이스터 휴가이기 때문이다(다른 회사들은 대개 토,일 이외에 하루만 더 휴가를 주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현대차는 금,월까지 이틀이나 휴가를 주기 때문에 잘 만하면 3박 4일 휴가도 가능해진다^^). 그래서 지난 몇주간 나는 야심차게 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 3박 4일 코스를 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제자훈련을 받고 있어 신앙심이 뻗친(^^) 울 남편이 일주일 전, 부활절 예배는 물론 부활절 전 한주 동안 드려지는 고난주간 새벽기도와 성금요 저녁예배까지 빠지지 않고 드리고 싶다는 너무도 홀리한(?) 제안을 나에게 걸어온 고로, 겉으로는 불량신자이나 알고 보면 목사님 딸인 우리의 윤요사,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여 금요일은 사과마을 줄리안에, 토요일은 레이크 애로우헤드와 빅베어 레이크에 다녀 오기로 재빠르게 코스를 급변경하는 센스를 발휘해 주시었다. 우하하~ 윤요사의 이 놀라운 적응력!ㅋㅋ

그렇게 코스를 급변경하여 출발하게 된 사과마을 줄리안. 미리 가본 사람들로부터 어느 정도 입소문을 들어온데다 사전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하루 코스 일정을 머리 속에 싹 그리고 출발한 여행이었건만, 얼바인으로부터 편도 두 시간, 도합 왕복 네 시간의 여행에 어린 두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오는데에는 굉장한 인내심과 체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부부의 마음을 기뻐하셨는지 해발 2000미터 이상의 산속마을이었는데도 바람 한 점 없이 맑고 따뜻한 날씨와, 가고 오는 길이 전혀 막히지 않는 축복을 주셨던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  

얼바인에서 약 1시간 정도 남쪽으로 향하는 프리웨이를 달리고 칼스베드 부근부터는 점차 좁아지는 꼬부랑 산길을 1시간 가량 더 달려, 우리는 딱 두시간만에 줄리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Julian은 시티 이름인데 10월 첫째 주는 사과 축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꼭 그 시기에 가지 않아도 맘스 파이라는 매우 유명한 애플파이 가게가 위치해 있고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사과주스(cider) 공장은 물론, 오래된 흥미로운 박물관과 멋스러운 앤틱 샵, 그리고 미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한 거리가 있어 아무 때라도 가볼만하고 생각된다.

참! 만약 이 고즈넉한 마을이 대부분의 미국 관광지들이 그러하듯이 너무 넓고 볼 것 또한 드문드문하게 존재한다면 그건 좀 문제인데, 이곳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줄리안의 메인 스트릿은 매우 짧고 모든 볼 것들은 쫙! 몰려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누리는데 있어서 4시간이면 떡을 친다(뭐냐, 이 속된 표현은ㅋㅋ).

 

우리가 차를 세우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바로 줄리안 시청. 표지석을 보니 1870년부터 있었던 마을이라는데 얼바인에 비하면 정말 그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여기서 줄리안 시의 소개 책자 한 권씩 받아 챙겨 주시고,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마을 둘러보기~ 시작!

 

아, 참!  우리 아이들이 시청 계단 난간에 걸터앉아 찍은 사진 한 컷. 나는 개인적으로 이 사진이 참 맘에 든다. 하은이는 언니답게 동생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고 주은이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난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쩍벌녀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유~ 이 깨물어 먹어도 시원치 않은 귀여운 것들 ㅋㅋ

 

타운 홀 옆에 있는 주민 게시판들을 보니 무슨 퀼트 강습을 한다는 소식부터 집을 판다는 내용까지 별별 게시물들이 많다.  3베드의 근사한 2층 집이 월 1200달러에 나와 있는걸 보니, 줄리안의 부동산 시세는 얼바인에 비해서 정말 싼 걸 ㅋㅋ

 

시청에서 맵을 받아든 뒤, 우리는 약 150년 전 골드러시를 따라 줄리안 마을을 개척했던 사람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긴 박물관으로 향했다. 겉은 이렇게 초라해 보이지만 안은 참 볼게 많았다. 만일 이 포스팅을 보고 줄리안을 방문하실 분들은 꼭 한 번 들러보시길 강추한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 간만에 독사진 한 컷. 우악~ 머리도 부스스한데다 사진 찍어준 울 남편 말마따나 이젠 정말 레깅스 바지가 터지려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현재의 내 모습을 사랑하련다 ㅋㅋ

 

그리고 박물관 입구에서 포즈를 취한 나의 두 보물들까지.

 

이곳은 박물관 내부 모습. 원래 박물관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우리의 윤요사,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한 야욕(?)에 관리자의 감시를 틈타 떨리는 손으로(ㅋㅋ 걸릴까봐 심장 터지는 줄 알았당) 사진 몇 장 찍어봤다.

약 150년 전부터 개척자들이 줄리안에 정착하며 살게 된 소중한 자료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당시의 사람들이 쓰던 가구들과 식기, 옷이며 책, 사냥도구는 물론 실감나는 동물 박제까지 세월을 거스른 삶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이제 세월의 흔적을 느꼈으니 다시 현재의 삶 속으로 돌아와 볼까나?

정원은 물론 실내 디스플레이까지 참으로 예뻤던 앤틱 샵. 말이 앤틱샵이지 남이 쓰다만 오래된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앤틱풍의 가구 및 소품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 어쨌든 이런 산골 마을에 이렇게 안목있는 앤틱샵이 있을 줄이야! 

 

앤틱샵 앞마당에서 우리의 윤요사, 터질듯한 다리 샷을 제거하고 상반신 샷만 다시 한 번 시도해 봤다(비록 울 남편은 이러나 저러나 구린 건 마찬가지라며 혀를 끌끌 찼다만ㅋㅋ). 돈 아끼려고 내 손으로 자른 어설픈 앞머리 하며, 어정쩡하게 어깨까지 자라 제멋대로 뻗쳐 버린 뒷머리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맘에 드는 구석이 없어져 버린 외모이건만, 그래도 뭐 어쩌랴, 나중에 한국가서 돈 좀 들이면 괜찮아지겠지 모. 우하하~

사실 내 모습 뒤로 보이는 저 두 것들만 없었어도 내 외모가 이렇게 구려지지는 않았을테지만, 그래도 아이 둘과 지지고 볶는 지금의 삶이 그리 싫지는 않으니 나두 이제 아줌마가 다 되었나부다 ㅎㅎ

 

어이~ 우리 두 딸들! 이제 제발 철 좀 드세요! 둘째는 빨랑 기저귀 좀 떼고, 첫째는 어서 밤에 혼자 잠 좀 자고! 아랐지?

 

쥔장은 안의 디스플레이도 굉장히 깔끔하게 해 놓으셨다. 게다가 맘씨 좋게 생긴 백인 아줌마는 이렇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오느라 힘들었겠다며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도 아끼지 않으셨다.

 

이방 저방 둘러보며 우리도 나중에 저렇게 멋지게 꾸미고 살자며 쓴웃음을 지으면서 앤틱샵을 나온 우리 부부는 이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산속 줄리안의 메인 스트릿을 조용히 걸어 보기로 했다. 산속 마을 줄리안에서 우리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지난 3년간 남편은 바쁜 회사 생활로 그리고 나는 아이들 라이드와 살림, 육아로 지친 몸과 마음을 서로 위로받을 수 있었다. 

이 날, 우리가 즐겼던 줄리안의 고즈넉한 거리 풍경들.

 

하지만 이렇게 평화로운 마을처럼 보이는데도 그래도 여기가 관광지이긴 한가부다. 이처럼 관광객들을 위한 말이 끄는 마차들이 가끔 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저 마차를 타지 않으리. 맨날 자동차만 타고 다니다가 이렇게 가족끼리 모처럼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 다니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렇게 몇 십분을 걸었을까... 걸어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시장기가 몰려온다. 이젠 줄리안 마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맘스 파이 하우스에 들러볼 시간이다. 미국 3대 파이 집이라는 그 명성에 걸맞게 애플파이가 정말로 그렇게 맛있는지 오늘 이 몸이 몸소 검증해 주시겠노라.^^ 

 

인터넷에서 검색할때는 정말이지 건물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선 진풍경의 사진들이 많았는데, 오늘이 이스터 직전 금요일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회사들이 아직 일을 하는 고로 줄리안 전체는 물론 이 유명한 파이집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 오늘 같은 날 휴가를 준 현대차미국기술연구소(HATCH)에게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ㅋㅋ

레스토랑 안은 이렇게 그림처럼 예뻤다. 그냥 무미건조하게 테이블만 좌악 깔아놓고 공장에서 애플파이 찍어내듯 미친듯이 팔아대서 돈을 많이 벌수도 있었을텐데, 주인장은 역시 멋을 나는 사람인가보다. 이렇게 가게 안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한 것도 모자라 여백의 미를 많이 추구한 걸 보니 말이다^^

 

가게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은 우리는 판매원의 추천을 받아 이 가게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파이 두 개를 주문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는 아이들을 위하여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참! 옆의 저 애플 주스! 정말 세상에서 먹어본 애플 주스 중에 젤로 맛있었다. 단것을 무지 싫어하는 울 남편도 사이다와 애플파이가 정말 맛있다면서 종이 그릇째 싹싹 먹어치웠다.

하지만 이 맘스파이 사장님은 장인정신만 있을 뿐 사업감각은 없나부다. 얼바인에 분점을 내면 저기 85도씨 베이커리는 저리가라 할만큼 최고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텐데... 그리고 그 프랜차이즈는 사업필 충만한 내가 운영하면 진짜 좋으련만 ㅋㅋ

 

여기, 애플파이 앞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울 남편과 두 딸의 모습.

 

이제 배도 불렀으니 2차 산책에 들어가 봐야겠다. 뭐하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까 12시 정오에 마을 전체에 멋진 종소리를 울려펴지게 했던 줄리안 히스토릭 소사이어티와,

 

 

줄리안의 메인 스트릿에 위치한 아담한 호텔,

 

그리고 제법 많은 종류의 물건을 파는 복합 상가(?)까지 우리 줄리안에도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그뿐인가. 이런 산속마을에 드레스가 왜 필요한지 몰라도, 무슨 드레스 샵에

 

이렇게 아기자기한 엠포리움도 짱짱한 볼거리를 과시하고 있었다.

 

하아~ 신선놀음을 마쳤으니 이제 속세로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하산 하기전 줄리안 기념품들을 좀 사가야겠기에 우리는 여기서 젤로 유명한 사이다 가게에 들렀다.

 

여기서는 사과잼이나 사과주스는 물론 과일을 그 자리에서 직접 말려 팔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해 과일을 넣어 만든 젤리도 파는데 우리는 교회 순장,순모님께 드릴 사과주스 2병과 우리 가족을 위한 사과 주스 2병을 사서 차에 몸을 실었다.

 

다시 얼바인으로 돌아오는 길. 비록 간만의 여행에 몸은 많이 지쳤고, 아이들은 이미 곯아 떨어졌지만, 나는 덕분에 차길 양 옆으로 펼쳐진 넓은 구릉에서 소와 말, 그리고 그림같은 축사들을 실컷 볼 수 있었다.   

 

작년 11월 말 땡스기빙 휴가에 자이언 브라이스 캐년에 다녀온 이후 꼭 4개월만의 가족 여행. 그것도 하루 코스의 짧은 여행에 불과했지만 오늘 줄리안 사과마을 여행은 아마도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비록 차 개스비와 박물관 입장료 4달러, 그리고 싸구려 애플파이 두 개 밖에 안 사먹은 저렴한(?) 여행이었지만, 내 기억 속에는 다람쥐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그 어떤 명소에 다녀온 것보다도 더욱 감동적이었던 그런 여행으로 말이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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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요일. 그리고 내가 다니는 디사이플 교회의 한글학교에서 이번 봄학기 필드 트립으로 LA ZOO에 가는 날이기도 하다. 앞서 누차 밝혔듯히 나는 동물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하은이는,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물원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올 봄의  필드트립 코스 역시 또 동물원이 간택된 듯 하다^^  

나는 그동안 얼바인에 와서 샌디에고 zoo, OC(오렌지 카운티) zoo, 산타애나 zoo 등을 두루 섭렵하였는데, 이제 오늘 LA zoo까지 다녀 오면 나는 거의 캘리포니아 동물원 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게다 ㅋㅋ 

게다가 얼바인에서 LA 동물원까지 한시간도 넘게 걸리는데 그래도 교회에서 50인승 대형 버스를 대절해 주셔서 나는 하은이와 둘이서 모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인조이할 수 있었다. (그럼 우리 주은이는 그동안 뭐했냐고? 당연히 울 남편이 집에서 잘 데리고 놀았지 ㅎㅎ)

출발하기 전 교회 앞 마당 풍경. 전세버스 측에서 이렇게 작지만 정성스런 이벤트도 준비해 주어서 나는 살짜쿵 감동 먹었더랬다^^ 

 

그렇게 환대를 받고 출발한 우리는 프리웨이를 한시간 가량 달려 드디어 LA 동물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어른 14달러, 아이 11달러 되시겠다. 이 가격은 샌디에고 주보다 굉장히 싼 편인데, 사실 들어가 보니 싼데는 다 이유가 있긴 하더라 ㅋㅋ

 

입장료를 내고 입구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동물 투어를 시작하기 전, 이렇게 생긴 먹거리와 기념품 샵 코너들을 만날 수 있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 동물은 바로 미어캣. 한국말로는 몽구스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하은이가 난생 처음으로 미어캣을 보고는 신기해하고 있다. 그녀 왈, 이건 분명 엄마 다람쥐라나 ㅋㅋ

 

그 다음으로 만난건 블랙 넥 스완. 하은이는 백조들에게 목이 터져라 오데트를 외치며 마법메 걸려 낮에는 백조가 된 오데트 공주는 밤이 되면 다시 공주로 돌아올 것이라고 침튀기며 설명했다. 하지만 같이 동행한 남자 아이는 이게 뭔 시추에이션인가 황당한 표정이었음 ㅋㅋ

 

요건 하은이가 핑크색 때문에 좋아라하는 플라밍고. 영롱한 깃털색도 그렇지만 얇디 얇은 두 다리로 큰 몸을 지탱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플라밍고 앞에서 한글학교 선생님과 기념 사진 한 컷! 선생님께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하은이는 언제나 한글학교가 열리는 토요일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곤 한다. 하은아! 한글학교를 기다리지만 말구 어디 한글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해보렴 ㅎㅎ

 

이렇게 동물원 입구에 배치된 동물들을 살펴 본 우리는 곧이어 LA Zoo의 투어 셔틀에 몸을 싣었다. 사실 오늘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이 바로 이 셔틀이었다. 첨에 이 셔틀은 인당 4달러라서 10달러를 호가했던 샌디에고 주의 셔틀 가격에 비해 착한 가격이라 맘에 들었었는데, 역시 싼게 비지떡이었다. 

샌디에고 주에서는 번거롭게 셔틀에서 따로 내리지 않아도 원스톱으로 셔틀 안에서 모든 주요 동물들을 관람하고 또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었었는데, 여기서는 셔틀이 그저 주요 스팟에 사람들을 내려 주는 단순한 이동수단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 셔틀을 타고서는 동물 꼬랑지 하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게으른 우리의 윤요사. 이 땡볕에 하은이를 데리고 버스에서 내려 동물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너무 귀찮아 그냥 이 셔틀을 타고 한바퀴 빙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버렸다는 후문이 ㅋㅋ)  

 

이건 기차를 타고 가면서 찍은 사진들. 동물원 안의 작은 공원에는 기차도 있었고 놀이터도 있었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장사진을 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공원은 얼바인에도 쌔고 쌨으므로 과감히 스킵!ㅎㅎ

 

셔틀에서 내린 나는 아이들과 함께 LA  동물원 안에 별도 섹션으로 마련되어 있는 칠드런스 주로 향했다. 나름 여기는 괜찮겠지 하구 굉장히 기대를 했건만

 

보이는 동물 중, 좀 특이한 것이라고는 펠리칸,

 

해치 호그(미국에서는 매년 2월 2일이 그라운드 호그(hog) 데이인데, 하은이가 그래서 늘 실물을 보고 싶어했던 바로 그 호그!) ,

 

(안내원이 두더지(porcupine)와는 어떻게 틀린지 사진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유리곽 안에 손을 넣어서 호그를 만져봐도 된다고 했으나 겁이 많은 우리 하은이는 뒷걸음질만 ㅋㅋ)

 

그리고 프레리 도그 정도였다.(진짜 귀여웠던 이 프레리 도그는 이름에는 도그가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다람쥐과의 동물이라고 한다)

 

프레리 도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이렇게 반원 모양의 관찰 스팟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가서 프레리 도그를 보고 있는 선생님과 하은이 모습.

 

그리고 칠드런스 주 한켠에는 이렇게 양이나 염소, 돼지 등의 가축을 직접 만질 수 있는 페팅 주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불행히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가 갔던 시간대에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단순한 우연일까, 아님 사람들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해서일까... 내가 3년 좀 넘게 얼바인에서 살면서 샌디에고 주나 사파리 애니멀 파크에 대해서는 여러 번 추천을 받았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LA 동물원에 대해서는 리뷰를 들어본 바가 없었더랬다.

그래서 호기심 많은 내가 먼저 '저기요, LA Zoo가 봤어여?' 하고 물어보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 혹은 '응. 그냥 동물원이지 뭐' 였더랬다. 하지만 오늘 와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딱히 꼭 꼬집어서 뭐가 나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솔직히 샌디에고 동물원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너무 퀼리티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들었던 의문은 이렇게 동물원이 별론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까?라는 점이었다. 입장료가 싸서 그런지 아님 LA 라는 대도시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은 전세버스 일정 때문에 이렇게 동물원만 보고 돌아가지만, 담번엔 온가족이 같이 와서 그나마 볼만하다는 LA zoo 보태니컬 가든에나 한 번 와봐야겠다. 

하지만 간만의 비판적 포스팅에 대해 너무 오해하시진 않았음 좋겠다. 사실 하은이는 오늘 이 동물원도 충분히 좋아했다. 하지만 그런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말구(그건 너무 나이브하단 말이다 ㅋㅋ), 나는 그저 입장료나 시간 투여의 기회비용 등을 고려했을때 좀 비싸더라도 샌디에고 동물원을 가는 것이 더 낫다는 충정어린 레코멘데이션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구럼 오늘의 포스팅도 여기서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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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은퇴한 우주왕복선 엔데버(space shuttle 'endeavour').

작년에 은퇴한 후 커다란 보잉기에 실려 떠들석하게 LA를 한 바퀴 순회하고는 몇 달 전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에 새 둥지를 틀었다는 뉴스를 접한 이후부터, 이 녀석은 어느새 내 관람리스트 맨 윗순위에 올라와 있었다(10여년 행정학도 윤요사, 요즘 갑자기 웬 과학자 모드냐? ㅋㅋ)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작심하고 엔데버를 보러 간만에 LA에 다녀와 봤다.

 

여기다.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벽 전체를 엔데버 사진으로 아예 도배를 했구만^^

 

요건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건물로 들어가다보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지레대 원리를 이용한 자동차 들기 기구.

우리 하은이는 요거 한 번 잡아 당긴 이후부터 자기가 맨손으로 자동차를 들었다며 줄곧 급흥분 하셨음 ㅋㅋ

 

이제 건물 내부로 들어가보자. 음... 로비부터 천정에 비행기들이 매달려 있는 것이 그 포스가  심상치 않구만^^

 

하은이와 주은이가 엔데버를 만나기 위하여 긴 줄애 서있는 모습. 참! 요즘 엔데버는 워낙 인기가 많아서 사전에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고 가는 것은 필수다(사이언스 센터 입장 자체는 무료이지만 엔데버를 보기 위해서는 따로 1인당 2달러씩 내고 표를 사야 한다).

 

30분 간격으로 관람 시간이 정해진 표를 사전에 예매하고 가서 그런지, 한 10분 정도 줄서서 기다렸더니 벌써 입장하란다.

드디어 엔데버와 만날 시간이다. 

 

넓은 홀의 한 쪽에는 이렇게 우주왕복선을 탄듯한 기분을 체험하는 시뮬레이터가 있다. 1인당 5달러라지만 윤요사는 그 돈도 아까워서 또 스킵(뭐냐... 윤요사 넌 비싼 기름값 들이고 LA까지 도대체 왜 간거냐^^)!

 

그리고 전시장의 사면을 둘러싼 벽에는 엔데버가 그동안 우주와 지구를 오가며 수행한 각종 미션들이 자자세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당시 엔데버 안에서 촬영한 비디오를 보면서 시청각 교육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우주비행사들이 착용했던 각종 소품들과

 

우주선에서 썼던 변기같이 생긴 것도 있었다. 하긴, 무중력 상태에서는 배설물을 처리하는 것도 꽤나 힘들었을꼬야~^^  

 

영화 속 로켓을 발사하는 우주센터 등에서 자주 보았던 관제실의 모습도 이렇게 재현되어 있었는데, 우리 하은이가 마치 NASA 직원이나 된 듯 그럴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건물 안 제일 마지막 코스인 소형 영화관에서는 인데버의 퇴역과 사이언스 센터로 이동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도 영화를 잠시 보고는 정해진 통로를 따라 나왔는데 벌써 복도로 나와 버려 엔데버는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이냐며 왕따시 황당해 하고 있는 찰나, 기다리고 있던 사이언스 센터 직원 왈, 인데버는 워낙 큰 몸집 때문에 건물 밖에 별도로 특설 전시장을 만들어 놓았으니 어서 그리로 내려 가란다 ㅋㅋ 

그제서야 비로소 안심하며 우리의 윤요사, 얼라들 손을 부여 잡고 특설 전시장으로 향했다.

특설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내 눈 앞에 들어온 엄청 큰 요녀석, 엔데버!  뒤로 여러 걸음 물러나면서, 나는 어렵사리 녀석의 전신 사진을 간신히 찍을 수 있었다.

 

먼저 사람들 한산한 틈을 타서 윤요사 특유의 촌스런 기념 샷 한 번 찍어 주시고!

 

이제 어디 한 번 인데버를 자세히 살펴 볼까나? 먼저 과거에 멋진 불길을 내뿜으며 화려하게 대기권 밖으로 날아오르는데 한 몫 했을 녀석의 뒷꽁무니부터 공개요~ 

 

그리고 앞모습과 옆모습두!

 

이건 녀석의 아랫 바닥 모습. 왜 우주선 표면을 큰 철판 하나로 떡~ 불이지 않고 이렇게 작은 조각들을 이어 붙였을까? 아마도 다 이유가 있겠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꼭 욕실 바닥 타일 같다^^

하지만 수천도의 온도도 이기는 저 타일 하나가 빠지면서 산화했다는 챌린저 호 승무원의 이야기도 있다 하니, 어느 하나도 빠지면 안되는 소중한 놈들임에는 틀림 없다.    

 

특설 전시장 벽 역시 그동안 인데버가 활약한 스토리들로 도배가 되어 있다. 하긴 이제 이 녀석이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라고는 오랜 동안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낡아 버린 자신의 몸뚱아리와 그가 만들어낸 이런 역사(history)들 밖에 없을테니 아주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이건 또 뭐여? orbit과 관련된 건가본데... 아~ 난 몰러 몰러... 난 걍 아줌마란 말야... 그냥 호기심에 온거여~^^

기계공학도인 울 남편도 처음엔 날 이해시킨답시고 뭐라뭐라 설명해댔지만 목만 아픈지 금방 그만뒀다 ㅋㅋ 

 

특설 전시장 한 켠에는 이렇게 기념품 샵도 마련되어 있었다. 만일 하은이, 주은이가 아들래미들이었다면 아마 여길 그냥 지나치지 못했겠지만, 공주병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이곳을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더라는 후문이! 

 

그래, 미국 나이로 이제 5살, 2살인 너희들이 뭘 알겠냐... 너희들은 그저 이런 알록달록한 곳이나 좋아할테지! (사실 엄마도 이런데가 더 좋아^^)

 

그래도 체험교육에 열성적인 우리의 윤요사, 하은이에게 뭐라도 하나 더 가르쳐 보겠다며 이렇게 사이언스 센터 곳곳을 더 헤매어 주신다.

 

여긴 하은이가 요즘 맨날 사달라고 조르는 각종 망원경이 전시되어 있는 코너.

야, 웬만큼 보이는 현미경 사려면 그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ㅋㅋ 오늘도 윤요사는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데 여념이 없다^^)

 

음... 여기는 아폴로 프로젝트니 아폴로 소유즈니... 뭔가 어설프게 들어봤지만 정확하게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들만 전시해 놓았던 곳이었지...

이건 도대체 뭥미? 하는 표정으로 대략난감해 하던 나와는 달리, 괜시리 고개를 더 크게 끄덕이며 흥미있는 척 하는 남편이 얄미워 애들 손 잡고 얼렁 나와 버렸던 기억이...( 이거 뭐야? 괜히 울 남편 기만 살려준 꼴이 됐잖아? ㅋㅋ).

 

참!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는 이 곳 아이맥스 영화관(여긴 유료임)이 무척 유명하다고 한다(현재는 엔데버 관련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듯 하다). 나는 비록 아이들이 어려서 이것까지 체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여기도 꼭 한 번 들러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지난 두 달 동안 하은이가 다니는 킨더에서 solar system에 대한 theme으로 수업을 진행했기에, 하은이가 집에 오면 나에게 우주선이나 망원경, 태양, 행성 등에 대해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하은이의 지식을 좀 더 넓혀주고자 여기에 온 것이었는데, 하은이에겐 너무 어려운 것들이 많아서 오늘의 투어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의문이다 ^^  

어쨌든 '과학적 기초 지식도 전혀 없고 일반 교양도 별로 없으면서 괜한 의욕만 넘치는' 윤요사의 두서없는 엔데버 관람기는 여기서 얼른 끝내야겠다. 그럼 오늘의 포스팅도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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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일찍 주은이를 데이케어에 맡기고, UCLA에서 강의하는 다락방 자매의 차를 얻어 타고, 평소 내가 그토록 가고 싶어하던 UCLA에 다녀왔다.

나는 평소 대학 캠퍼스 투어를 좋아하는 편인데, 울 남편은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대학에 구경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다, 나는 도저히 혼자서 LA까지 운전할 실력은 못되기 때문에, UC계열 중에서 캠퍼스가 가장 아름답다는 UCLA 캠퍼스는 평생 구경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다락방 자매가 자기가 강의하러 가는 김에 왕복 라이드를 해주겠다길래 얼씨구나! 하고 따라나서게 된 것이다^^

다락방 자매와 조잘거리며 차를 타고 가다 보니 어느새 UCLA에 도착했다(그새 한 시간이나 떠들어단 얘기다 ㅋㅋ). 

어쨌든 우리의 윤요사, 학교 입구의 주차관리 부스에서 얻은 UCLA 지도를 보며 오늘의 투어 코스를 미리 생각해 본다.

 

그런데 동행해 준 다락방 자매가 자기 강의 시작하기까지 30분 정도 남았다며 갑자기 커피를 사주겠단다. 그래서 들어가게 된 분위기 좋았던 한 카페. 카페 바깥에는 이렇게 실외 테이블들이 놓여져 있었고 저 뒤로 보이는 건물 1층에 카페가 있었다.  

 

카페 안의 모습은 이렇게 멋졌다. 아~ 커피와 빵을 앞에 두고 공부하는 저 학생들의 모습. 그 자체로 미드의 한 장면이다 ㅋㅋ 

 

한 손에는 자매가 사 준 아이스커피 한 잔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지도를 들고 캠퍼스를 본격적으로 누비기 시작한 우리의 늙은(?) 윤요사. 애 둘 딸린 늙은이 티 안내려고, 나름 아베크롬비 후드 티에 청바지, 그리고 백팩을 매고 형광색 스니커즈까지 신어주셨다ㅋㅋ

그래도 주욱 늘어선 각종 알림판과, 동아리 호객 행위나 캠페인 참여 독려 등을 위해 캠퍼스 중앙 도로에 마련된 테이블들을 보니, 십 수년전 내가 대학 다닐때의 향수가 아련히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십 수년 전, 이화여대 캠퍼스 안에서 동아리 회원모집이나 개강 혹은 방학 맞이 동문회를 알리는 색색깔의 각종 대자보들을 보며 눈길을 떼지 못했던 여대생 시절의 내 모습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거리 곳곳에서는 이렇게 공식캠퍼스 투어도 진행되고 있었다. 재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십여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이리 저리 돌아 다니면서 설명을 해주고 있었는데, 나도 같이 듣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영어가 안되는 고로 그저 이렇게 어설픈 셀프 투어에 만족할 수 밖에^^

 

먼저 내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그 유명하다는 애커먼 유니언(Ackerman Union)이었다. 한국으로 말하면 학교 로고가 그려진 문구류 등을 파는 생활협동조합 쯤 되는 것 같다.

오늘은 앞에서 이렇게 특별 도서 할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나도 괜히 학생인양 어색하게 이책 저책 들추어 봤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그 규모가 참 크다. 나도 대학 다닐때 생협에서 시간당 4000원을 받고  알바를 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 대학교의 생협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크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당연히 서점은 기본이고

 

어른들 츄리닝부터 아이들 옷과 인형,

 

UCLA 로고와 상징 동물인 곰돌이(여기서는 BRUINS라고 부르는 듯)가 박힌 바인더 등 문구류 코너도 이렇게 예쁘게 구비되어 있었다. 사실 하나 사오고 싶었는데 사오면 괜히 남편에게 놀림 받을 것 같아서 걍 관뒀다 ㅋㅋ

 

게다가 헬로키티 문구류 코너와 발렌타인 데이 선물들까지... 역시 젊음은 유치하기에 아름답다^^

 

이제 애커먼 유니언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캠퍼스 투어를 시작해 볼까나?

나는 우선 지도에 Wilson Plaza라고 표시된 곳으로 가서  Janss Steps라 불리는 계단을 올려다 보았다. 바로 저 계단이다.

 

내가 서 있던 윌슨 플라자에서 왼편으로 보이는 이 건물은 Kaufman Hall이고

 

오른편에 위치한 이 건물은 Student Activities Center란다.

 

하지만 나는 이 두 건물의 손짓(?)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단을 향해 저벅저벅 올라갔다. 그리고는 계단 끝까지 올라가 반대로 내가 걸어왔던 윌슨 플라자를 내려다 보았다. 참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계단을 올라가자 마자 왼쪽으로 보이는 이 건물이 가장 유명한 건물이라는 로이스 홀(Royce Hall)이다.

 

로이스 홀 안으로 들어가 독특한 천장 문양을 사진에 담아 봤다. 한 마디로 말해 참 멋졌다. 근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더 멋진 게 좀 안타깝다.

 

이건 지성의 요람에서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포웰 도서관(Powell Library) 모습. 하지만 나는 조각공원을 둘러 보고 다시 돌아올 것이기에 일단은 스킵!

 

조각공원까지 가는 동안 둘러본 캠퍼스 곳곳에는 이렇게 오렌지색 벽돌모양으로 만들어진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모양의 건물들이 조화롭게 지어져 있었다.

내가 다녔던 대학은 회색 돌로 지어진 건물들이 많아서 캠퍼스를 떠올리면 전체적으로 우거진 녹음들과 회색빛 건물들이 떠오르는데, 앞으로는 이곳을 생각하면 조금씩 다른 빛깔의 고풍스런 오렌지색 벽돌이 만들어낸 건물들이 떠오를 것 같다.

 

건물 뿐 아니라, 넓은 잔디밭도 인상적이었는데 그늘에 모여 앉아 야외수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예 햇빝 아래 드러 누워서 일광욕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저마다의 모습들이 모두 한가롭고 멋져 보였는데, 캠퍼스가 이렇게 넓다는 건 재학생들에겐 정말 축복이다.(비록 다락방 자매의 말로는 UCLA 캠퍼스는 미국에서는 별로 넓은 편이 아니라지만 ㅋㅋ) 

 

드디어 캠퍼스 안쪽에 자리 잡은 머피 조각 공원(Murphy Sculpture Garden)에 도착했다.

 

이날 따라 조각공원에서는 무슨 촬영을 하는 듯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조명판을 들고 있는 사람,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있는 사람, 마이크를 잡고 뭐라고 말하는 사람 등, 그리 넓지 않은 조각공원 안은 수 십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조각공원까지 둘러본 나는 다시금 도서관으로 향했다. 화장실도 이용하고(ㅋㅋ) 도서관 내부도 한 번 둘러볼겸 해서 말이다.

 

내부 서고의 모습은 한국의 대학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고 옆에 배치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작은 책상들도 그렇고. 

 

그래도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이렇게 높은 천정과 큰 창문을 가진 로비와 열람실이 있다는 것 정도랄까?  

 

이렇게 해서 내가 당초 계획했던 얼렁뚱땅(?) 투어가 대충 끝이 났다.

게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 새벽밥 차려 주고 도시락을 싸준 것은 물론, 두 아이들 아침 먹여서 라이드까지 하고 와서 캠퍼스를 두 시간 동안이나 싸돌아 다녔더니 시장기가 마구 몰려 온다. 

그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막 강의를 마치고 나온 다락방 자매가 교수 식당에서 점심을 사준단다. 아싸라비야!

 

다락방 자매가 사준 오늘의 점심 식사는 새우와 스테이크 되시겠다. 그런데 스테이크 위에 새우가 놓여 있어서 오늘의 주인공인 스테이크가 잘 안보이네 ㅋㅋ 그래도 맛은 무지 좋았다~

 

오늘은 이렇게 공짜로 차 얻어타고 평소 보고 싶던 캠퍼스 투어도 하고 맛난 점심에 커피까지 얻어 먹은 즐거운 날이었다. 하지만 내 머릿 속은 다소 우울했던 날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었는데 첫번째는 대학 다니던 시절의 내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자 마자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시고 개척교회를 시작하는 바람에 집안 형편이 갑자기 많이 어려워졌었다. 나는 졸지에 성적장학금을 타기 위해 고등학교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했고, 용돈을 벌기 위해 근로장학금을 타고자 4년 내내 학교 박물관, 우체국, 도서관 등을 전전하며 시간당 5000원짜리 아르바이트에 목을 매야 했다. 그뿐인가! 남들은 졸업앨범 찍는다고 메이크업에 헤어 손질까지 비싼 미용실에서 받았는데 나는 정장 한 벌 살 돈이 없어서 친구 정장을 빌려 입고 어설프게 내 손으로 화장을 하고 졸업사진을 찍었으니 할 말 다했다(그래서 졸업앨범을 보고도 마담뚜들에게 전화 한 통 안왔나부다ㅋㅋ).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오래동안 묻어둔 기억이었는데, 오늘 캠퍼스 투어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 시절의 나와 마주하게 되었다.

두번째 이유는 현실의 내 처지 때문이었다. 사실 오늘 나를 이렇게 극진히 대접해 준 자매는 내 대학 3년 후배인데 그녀는 지금 UCLA에서 강의를 하는 부러운 삶을 살고 있고(물론 그녀에게도 나름의 애환이 있겠지만^^), 나는 지금 그 캠퍼스에서 사진이나 찍고 있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었다T.T  나도 그동안 나름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나는 언제쯤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서 좀 벗어나 나의 커리어를 가꿀 수 있을 것이냔 말이닷!!!

음... 아줌마가 되고 보니 이노무 끝도 없는 넋두리에는 약도 없구나 ㅋㅋ 

어쨌든 오늘은 그래도 즐거운 날이었구, 끝으로 오늘 이렇게 값진 추억을 나에게 안겨준 다락방 자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의 포스팅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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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샌페드로 항구에서 아이오와 전함(Battleship Iowa)를 보고 온 후, 이런 종류의 박물관 보는 재미에 눈을 뜬 우리의 윤요사. 이번에는 주말을 이용하여 샌디에고에 있는 미드웨이 항공모함(Aircraft carrier Midway)에 다녀와 봤다.

내가 이런 종류의 여행을 즐기는 이유는,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리 큰 인사이트를 주지 못할지라도 기계공학을 전공한 남편에게도 리프레쉬를 줄 수 있고, 또 무엇보다도 1년 후에 우리가 한국으로 영구귀국하게 되면 이런 류의 경험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 미드웨이 박물관으로 들어가보자. 박물관 건물(?)과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하지만 퇴역한 항공모함 자체를 항구에 접안시켜 놓고 이를 통째로 박물관으로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따로 건물이랄게 없긴 하다^^

 

먼저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영문도 모르고 아침 댓바람부터 끌려 나온 불쌍한(?) 자매의 사진 한 컷!^^

 

입장료를 내고 항공모함 안으로 들어가면(성인 입장료는 인당 18달러이고 6세 미만의 아이들은 무료다. 우린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해서 1인당 1달러씩 할인받았다. 아! 주차비 8달러는 별도다.) 갑판 아래 층으로 바로 연결되는데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넓은 공간이 턱~ 하니 펼쳐진다.

 

우선 당시 이 미드웨이 항공모함과 함께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각종 비행기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에서 몇 가지는 직접 시승해 볼 수도 있는데 한 대당 시승 가격이 10달러 내지 16달러에 이른다. 짠순이 윤요사는 이런 건 비싸서 당연히 스킵한다^^

 

이제 갑판 위로 올라가 보자.

이곳에서 비행기들이 뜨고 내려야 했을테니 이 정도의 넓은 공간을 필수였겠지만, 정말 배가 크긴 엄청~ 크다. 하은이를 배경으로 찍은 이 사진을 보라. 이게 항공모함의 갑판인지 아님 그냥 아스팔트 광장인지 알 수 없다.

 

이 넓은 갑판 위에는 당시 이 항공모함에서 뜨고 내렸던, 그리고 아까 아래 층에서 봤던 것보다도 훨씬 더 크고 멋있는 많은 종류의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관람객들이 탈 수 있도록 허용되어 있는 헬리콥터 안에는 직접 들어가 보기도 하고.

 

갑판 곳곳에서 진행되는 설명회에도 슬쩍 참석해 보았다. 땡볕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자원봉사자(아마도 퇴역 군인들인듯)들이 나와서 예전에 이 항공모함에서 어떻게 비행기가 이착륙했는지 등을 비디오와 함께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아... 나도 궁금한 게 참 많았는데 영어가 안되서 당췌 질문을 할 수가 없구만^^(질문은 무슨, 설명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ㅋㅋ)

 

갑판을 둘러 본 우리는 브리지와 콘트롤 타워 투어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 20여명씩 모이면 해설자들이 따라 붙어서 곳곳을 돌며 설명해 주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갑자기 한 군인이 우리 주은이가 너무 어려서 참여할 수 없단다. 결국 나는 주은이를 데리고 갑판에 남았고 남편만 하은이를 데리고 투어에 참여했다.

투어를 끝내고 나온 남편에게 어땠냐고 물으니, 울 남편 왈... ' 응, 별거 없었어!' ㅋㅋ  

 

항공모함에서 주변을 둘러 보면 바다를 물론, 샌디에고 다운타운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긴 항공모함의 한 부분을 개조한 노천 카페인데, 박물관을 둘러 본 우리는 배가 고파서 밥을 먹으러 바루~ 딴 곳으로 고고씽!!! ㅋㅋ

 

항공모함에서 나온 우리는 미드웨이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씨포트 빌리지(seaport village)로 향했다.

 

그리고 시장기를 면하기 위하여 여기서 가장 유명하다는 하버 하우스를 찾았다.

 

레스토랑 분위기도 이렇게 근사했지만

 

맛도 꽤 좋았다. 왜 엘프닷컴에서 별점이 좋은지 알겠다. 우리는 애피타이저로 내가 젤로 좋아하는 골드 코스트 코코넛 슈림프를 시키고, 메인 메뉴로는 씨푸드 파스타와 연어 요리를 주문하여 싹싹 먹어 치웠다.

 

이제 배도 좀 꺼뜨릴 겸 씨포트 빌리지 일대를 좀 산책해 볼까?

 

여긴 시원한 바다와 잘 꾸며진 산책로가 일품이다.

 

이제 샵들이 몰려 있는 몰로 들어가보자. 캔들 가게, 악세서리 가게, 서점, 디저트 샵 등 여러 가지 귀여운 샵들이 저마다 이목을 끈다. 하지만 주의하시길! 지금 일부 구간은 공사중이라 아예 접근금지랍니다~ 

 

그리구 씨포트 빌리지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이 광고판에서 보여지듯이 샌디에고 다운타운 일대를 구경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이 오렌지색 투어 버스를 타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샌디에고 다운타운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요 올드 타운 트롤리 투어버스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주요 정거장으로는 시포트 빌리지와 호톤 플라자 쇼핑 센터, 가스램프 쿼터, 코로나도 섬, 발보아 파크, 리틀 이탈리 등이 있단다.

생경한 길을 운전해야 하는 수고 없이, 시원하게 뚫린 창문으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저렴한 가격에 각종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것 같아, 나도 담번에 다시 오게 되면 꼭 이 버스를 타고 투어하리라고 마음 먹었다.

 

이건 내가 길에서 마주쳤던 스플래쉬 실 버스. 지상에서 버스로 달리던 요것이 물로 들어가면 갑자기 배로 변해서 SEAL Tour를 할 수 있단다(이거 무슨 트랜스포머도 아니구 ㅋㅋ).

 

끝으로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워서, 우리는 역시 시포트 빌리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가스램프 쿼터'라는 길에 들르기로 했다. 원래는 인근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이들과 함께 한가롭게 거리를 주욱~ 걸어볼 예정이었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깊은 낮잠 속으로 빠져 버리는 바람에 계획을 변경해서 그냥 차로 한 바퀴 빙~ 둘러보고 말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항상 이렇다. 늘 나의 계획보다는 아이들의 컨디션에 맞추어 행동해야 하는 애로가 존재한다.

원래 나는 샌디에고까지 내려간 김에 '포인트 로마'라는 등대도 가보고 싶었고, 코로나도 섬에 들러서 그 아름답다는 델 코로나도 호텔에 들어가 우아하게 차도 한 잔 마셔보고 싶었는데, 이 모든 것들을 눈 앞에 두고 우리는 그냥 얼바인으로 돌아와야 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얼바인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이상을 잘 자주었지만, 계획한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해서 그런지 오늘 여행은 약간 아쉬움이 남는 그런 여행이었다. 울 남편은 오늘만 날이냐며 못내 아쉬워하는 나를 위로했지만, 아휴~ 이 윤요사 평소 승질 같아서는 기냥~ 자는 아이들을 확 들쳐메고서라도 예정된 여행을 완수(?)했어야 하는데 말이다ㅋㅋ 

어쨌든 난 담번에 다시 꼭 여기 올테다. 그래서 저 오렌지 색 버스를 타고 샌디에고 다운타운 곳곳을 둘러보고 저 파란 버스를 타고 물 속으로 들어가 Seal tour도 해야겠다.

불끈 결의를 다지며, 오늘의 포스팅도 끄읕~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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