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할로윈 시즌이 돌아왔다.
작년에는 그래도 미국 오고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할로윈이었고, 아직 세상에 나온 자식이 하나 뿐이라서(그때도 둘째는 비록 뱃속에 있었지만ㅋ) 나름 열정적으로 할로윈을 즐겼던 것 같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해는 내가 두 아이들을 케어해야 하는데다, 제자반 성경공부도 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얼마 전에는 예전에 내가 다니던 직장으로부터 연구용역을 하나 의뢰받아서 12월 첫째주까지 끝내줘야 하기 때문에 요즘은 정말 눈코뜰새가 없기 때문이다. (고로 이 포스팅도 초간단 초긴급으로 작성하련다 ㅎㅎ)

먼저 하은이의 올해 할로윈 커스튬을 소개한다. 바로 레이디버그 의상이다.
왜냐구? 아~~무 이유 없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작년에 한국으로 영구귀국한 혜정 언니가 자기 딸이 입던 거라며 주고 간 커스튬이 요것이기 때문이다.

하은아! 이것도 나름 괜찮지 않니? ㅋㅋ 하지만 우리 하은이 예쁜 드레스를 상상했다가 실망이 큰 듯 하다^^



아무리 바빠도 커스튬만 꼴랑 입혀 보내면 안된다. 친구들과 장난치면서 서로 교환할 24개의 초컬릿 구디백이 있어야 한다나? 나는 요즘 하도 정신이 없어서 할로윈 전날까지도 그 사실을 까먹고 있다가 감사하게도 같은 프리스쿨 유정 엄마가 가르쳐 주는 바람에 전날 밤 12시에 집에 있는 초컬릿 부스러기와 스티커들을 재활용해서 이렇게 급조해 주었다. 

우리 하은이... 이것도 영 성에 안차는 눈치다 ㅎㅎ 엄마가 미안타!!! 
 



이건 하은이가 프리스쿨에서 할로윈 파티를 하고 친구들에게 받아온 선물들. 구린 것 주고 좋은 것 받았으니 우리가 수지맞은건가?^^



할로윈 2부는 이웃사촌 도윤이가 사는 산타 로사 아파트에서 다시금 이어진다. 도윤 엄마의 초대를 받고 우리의 윤요사, 그 바쁜 와중에도  주은이를 들쳐업고 산타로사 아파트 레크레이션 센터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하은이를 위한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말나온 김에 요즘 우리 하은이의 근황을 살펴보면, 아빠가 종이로 하마도 만들어 주시고



프리스쿨에서 찍은 독사진을 붙인 가방도 받았다. 이 날 사진 찍는다고 혼자 벨공주 드레스를 입고 갔다가 촌스러운 사진만 작렬되었다는 후문이 ㅋㅋ



참! 하은이는 반 친구들이랑 단체사진도 찍었다. 20명이 넘는 아이들 중에 한국아이는 하은이를 포함해서 단 두 명이지만 인도와 일본, 중국계 아이들이 진짜 많다. 미즈 킴벌리 선생님과 체나라 선생님의 모습도 보인다.

아직도 대부분의 말을 거의 못알아 듣고 눈치만 늘은 우리 하은이... 그래도 장하다! 오늘의 이 고생들이 나중에 네가 글로벌 인재로서 자라나는게 자양분이 될 것이야. (자양분은 무슨! 젠장~ 한국 가면 빛의 속도로 까먹을게 뻔한데 ㅋㅋㅋ)



2011년 11월 4일, 금요일.
오늘은 나의 결혼 5주년 기념일이다. 
원래 근사한 곳에서 예쁘게 옷을 입고 우아하게 칼질을 하면서 값비싼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상상했으나...

나도 남편도 바빠서 별다른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으며,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기엔 주은이의 땡깡이 너무 심한 관계로 우리는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아무 거나 한 끼 외식하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저녁 만찬을 하기에 앞서 하은이를 가베 수업에 라이드해 주고, 잠깐 짬을 내서 오후 5시부터 우리 동네 근처에서 열린 홀리데이 페어에 한 번 찾아가봤다. 얼바인시 홈페이지를 찾아 보니, 얼바인 인근 주민들이 자기들이 만들어 온 핸드메이드 작품들을 내다 놓고 파는 자리라고 했다. 나 그런거 짱 좋아한다! 어디 한 번 구경해 볼까나!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즐거운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그래도 결혼기념일이랍시고 나름 7시에 조기 퇴근(?)한 남편과 함께 우리의 5주년 결혼기념일 외식 장소로 차를 몰았다.

대단한(?) 경쟁률을 뚫고 우리의 결혼기념일 파뤼 장소로 선정된 곳은 커스텀 빌트 버거집인 The Counter 되시겠다. 왜 이런 수제 버거집을 선택했냐면... 일단, 여기 와서 근 2년간 거의 십 여명의 사람들에게 이 집에 대한 강력 추천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후달리는 관계로 모든 재료를 영어로 말하면서 골라야 하지 않을까하는 부담감에 늘 뒷전으로 미루어 왔으나

얼마 전 지인 왈, 말할 필요 없구 그냥 표시된 종이 위에 체크하기만 하면 된다기에 변덕쟁이 윤요사의 생각이 급바뀌었으며 또 집에서 가까운 데다가 캐쥬얼 레스토랑이라 주은이가 좀 시끄럽게 보채도 남들 눈치를 덜 봐도 될 것 같아서였다. 



저녁이라 사진이 어둡게만 나왔다. 어쨌든 레스토랑 분위기는 이렇다.



그리고... 맛은 정말 정말 정말 최고다! 완전 번해버렸다.
특히 in a bowl이라고 불리우는 햄버거를 2개 시켰는데 접시에 샐러드를 깔고 그 위에 빵을 제외한 햄버거 속이 올려져서 나온다. 먹기에도 훨씬 편하고 야채도 듬뿍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고기 종류부터 고기 양, 각종 소스, 야채, 옵션까지 모두 선택해서 먹다보니 딱 내가 좋아하는 재료들로만 구성된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참! 고구마 튀김과 프렌치 프라이를 반반씩 주는 fifty fifty도 맛나다.

이제 얼바인에서 가장 맛있는 고급 햄버거는 더 카운터고 값싸고 맛있는 햄버거는 인앤아웃이라는 공식이 영원한 진리가 될 듯 하다.



어떻게 기다린 결혼기념일인데, 나는 커플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왜냐구? 이 날 샤워는 커녕 세수도 안해서 몰골이 진정 구렸기 때문이다. 선물이나 편지? 사러 갈 시간도 없고 끄적거릴 시간도 엄따. 다 스킵이야! ㅋㅋ

끝으로 지난 주에 장보러 갔다가 주은이를 위해 충동구매한 원피스와 라텍스 배게를 올려본다. 보고만 있어도 너무 예쁘다. 헤에~



아 참! 반찬 하기 싫어서 맨날 카레나 볶음밥 같은 일품요리만 만들다가, 간만에 만든 멸치호두잣조림, 우엉, 호박나물 밑반찬 사진도 올려 본다. 앞으로는 살림의 달인, 육아의 달인 윤영란이라고 불러다오(우웩 우웩)



이렇게 바쁜 하루하루가 흘러간다.
게다가 12월 10일에 한국에 들어간다니 마음이 정말 설렌다. 1년간 못봤던 친정 식구들, 친구들, 지인들을 몽창 만나고 와야지하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분주하지만 두 아이들을 데리고 그것이 과연 가능할지 생각해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설레지만 걱정되는 것, 그것이 인생인가보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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