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간 격렬한(?) 여행들을 소화한 덕분에, 나와 남편은 약 1주일간의 이번 애프터 크리스마스 연휴를 집에서 푹 쉬며 보내기로 결심했다. 집에서 푹 쉰다는 말인즉슨, 아침과 저녁식사는 내가 집에서 해대고 대신 점심은 바람을 쐬러 인근의 간단한 곳에서라도 외식을 즐기자는 말씀 되시겠다.

먼저 며칠 전에 새로 바꾼 나의 애마를 소개한다. 바로바로 2011년형 투싼! 쨔잔~(뭐 내가 호화스러워서 1년만에 차를 갈아치운 것은 아니고, 그냥 현대차 주재원들에게는 매년 새로운 리스 차량을 제공하는 것이 관례라서^^) 지난 번엔 몰던 세도나는 7인승의 미니밴이라서 아무래도 기름값이 꽤 나갔었는데 이번 투싼은 5인승 SUV라 그래도 새해 우리집 긴축정책에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듯 하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새차를 몰고 IKEA에 들러 4단 서랍장을 하나 샀다. 왜냐하면 3월에 태아날 둘째를 위한 옷들을 한국에서 많이 가져왔는데(예전 하은이가 입던 옷과 남들에게 물려받은 옷 등을 합하니 총 50여벌은 될 듯하다^^) 기존의 옷장으로는 둘째 옷들을 구분해서 수납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4단 서랍장의 가격은 물론 가장 싼 걸루 골라서 99.99달러! 12만원으로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울 남편이 두 시간이나 땀을 뻘뻘 흘려가며 조립하는 모습을 보니 살짝~ 안쓰럽기도 ㅋㅋ 



28일, 오늘은 점심 식사로 마켓 플레이스에 위치한 '덤플링 앤 누들'이라는 식당에 다녀왔다. 비록 영어 간판이지만 한국사람이 운영하고 각종 분식류를 제법 맛나게 한다는 입소문을 들었던 터라 그동안 꼭 한번 다녀오고 싶은 곳이었다.

우리는 라볶이와 수제비를 시켜 먹었는데 맛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외국인 손님들이 진짜 많은 것에 깜짝 놀랐다. 나는 한국형 분식만 파는 곳이라 한국인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실내 장식도 깨끗하고 맵지 않은 만두나 칼국수류는 외국인 입맛에도 딱 맞는가 보다. 



그리고 역시 집에서 계속 쉬어대니, 울 남편은 주로 XBOX라는 게임을 하거나 종이모형 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그럴때면 남편은 책 한권만 읽어달라는 하은이의 애절한 부탁도 주로 거절한다. 쯧쯧...)

여기 지난 수 개월간 울남편이 공들여 완성한 일본 사원 종이 모형을 공개한다. 실제로 보면 훨씬 정교한데 내 사진 실력이 좀 떨어져서리^^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단 몇 시간이면 만들수 있는 하은이를 위한 쉬운 종이모형이 더 좋다. 바로바로 하은이가 젤로 좋아하는 캐릭터인 뽀로로 모형~ (하지만 남편은 진정한 장인은 이런 쉬운 걸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하는지 이런 거 만들어 주는데는 좀 인색하다 ㅋㅋ)



29일, 오늘은 집에서 약 10여분 거리에 있는 대형 쇼핑몰인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에 놀러갔다. 쇼핑보다는 하은이에게 오랜만에 회전목마도 태워주고(단돈 1달러면 되니까^^), 또 그 유명하다는 Lawry's 의 샌드위치 전문점인 Lawry's carvery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마침 하은이는 회전목마 앞에서 드림랜드 프리스쿨 레이디버그반 친구인 라일라를 우연히 만나서 같이 의자에 앉아 회전목마를 즐겼다. 말은 아직 무섭다고 해서 그냥 의자에 둘이 앉혀 주었다.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는 아직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하은이에게 좋은 구경거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나는 샌드위치를 먹으러 가다가 우연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컬릿 메이커인 고디바 카페를 발견하였다. 난 그동안 고디바는 완성된 초컬릿을 포장해서 비행기 기내라든가 스타벅스, 혹은 각종 면세점에서만 판매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직접 초컬릿을 만들어서 디스플레이 해놓고 맛난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직영 매장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담번에 아는 언니들이랑 오붓히 와서 그 진한 초컬릿의 세계에 풍덩 빠져봐야겠다^^



여기는 디즈니 매장이다. 하은이가 제일 좋아하는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알라딘 왕자, 미녀와 야수 등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고 또 그 관련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하은이가 뭐 하나라도 사달라고 떼를 쓰면 못이기는 척 하나 사 줄 요량으로 이 매장에 들어갔으나 하은이는 '이거 사줘' '저거 사줘' 말만 반복하다가 제 아빠가 같이 화장실 가자고 하니 '그럼 있다가 사줄꺼야?' 하며 힘없이 끌려 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화장실 잠깐 들렀다가 바로 점심 먹으러 갔음은 물론이다 ㅋㅋ 



여기가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 2층에 위치한 바로 그 유명한 '로리스 카버리'라는 샌드위치 가게이다. 그 명성대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꽤나 많았는데, 우리는 여기서 가장 유명하다는 립 프라임 샌드위치와 또 다른 샌드위치를 하나씩 시켰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 정말이지 빵 안에 얇게 썰은 고기만 딸랑 들어있었지 야채라든가 소스 같은 것이 샌드위치 안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약간의 감자칩과 간장 소스를 따로 주기는 했지만 이건 뭐... 이런 샌드위치를 미국인들을 왜 이렇게 줄서서 먹으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은 우리 입맛은 아니지만 외국인들은 좋아할만한 입맛인가보다며 문화체험의 기회로 삼자고 위로했지만 이럴 바엔 차라리 인앤아웃버거를 먹을걸 그랬다... 흑흑 



30일, 우리 가족은 집에서 약 30분 가량 떨어져 있는 라구나 비치로 향했다. 바로 사파이어라는 레스토랑에 가기 위해서다.  예전에 같은 교회 식구인 현경씨가 소개한 곳인데 와서 음식을 먹어본 적은 없어서 오늘은 큰 맘먹고 바다바람을 쐬며 외식을 즐겨보기로 결심했다.

하은이에게는 어린이용 누들 수프를, 그리고 우리는 콥 샐러드와 퀘사딜라를 시켰다. 분위기가 좋아서 맛은 별로여도 용서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맛도 꽤 좋았다. 하은이도 오랜만에 아기자기한 장식들이 가득한 레스토랑에 오니 기분이 좋은지 괜히 오버해대며 즐거워했다.  



사파이어 레스토랑은 실내식당 이외에도 야외 테라스의 식당과 초컬릿 하우스, 서점, 그리고 신발과 의류를 파는 부틱 등을 같이 소유하고 있었다. 우리는 점심을 먹은 후 인접 시설들을 주욱~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내일이면 2011년 새해가 시작된다. 새해에는 둘째아이가 태어날 것이고 나의 미국생활이 2년차로 접어들어 아무래도 올해보다는 모든 면에서 이곳 생활이 익숙해질 것이다.

좋은 엄마가 되고 좋은 아내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해에는 무엇보다도 '행복한 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누군가의 무엇으로 살아가면서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먼저 내가 행복해야 내 남편도 내 아이들도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해에는 성경 일독 앤드 매일 QT를 생활화하는 내가 되었음 좋겠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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