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오면 누구나 꼭 가는 곳 중 하나가 라스베이거스다.
마침 이번 부활절 연휴를 맞이하여 휴가 안주기로 유명한(^^) 울남편 회사에서도 금요일과 월요일, 이틀의 휴가를 주었기에 우리 가족은 큰맘먹고 아직 하은이가 어린데도(27개월) 불구하고 금, 토, 일, 월 나흘간 3박4일의 일정으로 라스베이거스 및 그랜드캐년에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아! 그것도 비행기가 아니라 온리 자동차로 말이다ㅎㅎ

금요일 아침 7시경, 우리는 드디어 얼바인을 출발했다.
황량한 사막을 4시간 반 가량 미친듯이 달려, 우리는 점심때 쯤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먼저 차로 strip이라 불리우는 main street을 쭈욱 둘러보았다. strip은 온갖 종류의 호텔과 쇼핑몰, 음식점 등이 꽉 차 있는 정말이지 매우 흥미로운 거리였다.  

스트립 구경의 볼거리는 뭐니뭐니해도 거대한 테마호텔들일 것이다. 큰 사자상이 상징인 MGM 호텔, 에펠탑과 개선문을 내세우는 파리 호텔, 자유의 여신상이 상징인 뉴욕뉴욕 호텔, 그리고 넓은 호수에서 펼쳐지는 분수쇼가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 등이 주로 유명하다. 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테마로 한 호텔사진은 바로 우리 가족이 묵었던 '럭서호텔' 되시겠다.

 

자동차로 스트립을 한 번 쭈욱 둘러본 후, 우리는 거대한 스핑크스 모양의 정문을 가진 피라미드 형태의 럭서(LUXOR)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은 벨라지오 호텔이나 베네치안 호텔 등에 비하면 숙박비가 절반 가량(퀸사이즈 베드 두 개짜리 방 하나의 하룻밤 숙박비가 약 125불 정도)에 불과한 보통 호텔(결코 특급호텔이 아님^^)이다.

그러나 이번 가족여행의 모토가 "호텔에서는 잠만 잔다. 대신 그 돈 아껴서 잘 먹고 좋은 쇼 보고, 도박에 올인한다"였기에 나는 럭서호텔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그만큼 럭서호텔은 그런대로, 아니 저렴한 숙박비에 비하면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호텔이었다.

아래 사진은 내가 묵었던 10층 복도에서 호텔 내부를 찍은 사진이다. 럭서호텔은 건물 자체가 피라미드 모양을 하고 있기에 그 내부 풍경도 좀 독특할 수 밖에 없었다. 호텔의 전층이 가운데는 뻥 뚫려있고 다만 피라미드 벽면 쪽에 복도식으로 객실이 붙어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런 식의 호텔을 설계한 건축가의 발상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뷔페도 맛은 괜찮으면서도 다른 호텔보다는 가격이 좀 싼편이었기에 그런대로 만족할 만했다. 
 


호텔을 나온 우리는 튼튼한 두 다리로 다시 strip을 활보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것이 얼마나 무모한 도전이었음을 알게 됐다). 스트립은 생각보다 길어서, 절반도 채 가지 못했는데도 다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차는 호텔 주차장에 두고 나온 것을...흑흑
 
스트립에는 각종 호텔과 쇼핑몰 이외에도 m&m's초콜릿과 코카콜라 테마샵과 할리 데이비슨 카페, 하드락 카페 등 볼거리와 먹을거리들이 풍성했다.


그리고나서 우리는 호텔로 다시 돌아와 저녁을 근사하게 먹었다. 그리고 어머님께 하은이를 맡긴 후, 나와 남편은 각각 달랑 100달러짜리 지폐를 한장씩 들고 카지노에 들어가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룰렛 게임을 즐겼다. 결국 나는 150달러를 전부 잃었고 남편은 50달러를 가지고 76달러를 만들어 그나마 26달러를 벌긴 했다.

한 시간 안에 거의 20만원을 잃은 나는 호텔방에 올라가서 돈을 더 가지고 내려와 손실을 만회하겠다고 고집을 피웠지만 결국 남편에게 질질 이끌려 카지노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첫째 날 일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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