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월 3일부터 남편의 새해 근무가 시작된다. 일주일 이상 잘 쉬었으니 일할맛도 나겠지만 그래도 또 다시 시작되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각종 업무들을 (그것도 영어로! 뜨앗~) 수행해 나가야 한다니 남편도 다소 심난한 모양이다. 그래서 내 배가 더 불러와 음식을 하기 힘들어 지기 전에 뭘 얻어 먹고 싶은지 얘기하랬더니 소박하게도(아님, 내 실력을 고려해서?^^) '골뱅이 무침'과 '연근 조림'이 먹고 싶단다.

그래서 새해 벽두에 처음으로 어머님의 도움 없이 나혼자 골뱅이 무침과 연근조림을 만들어 보았다.

먼저 골뱅이 소면 무침!
우선 파와 양파를 씻어 물에 담가 매운맛을 제거해 준다.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쑥갓과 깻잎과 당근 등 야채를 썰어 준비해 둔다(이때 오이를 넣는 것이 대세이나 집에 없는 관계로 과감시 행략!^^).  골뱅이는 유동골뱅이 통조림을 따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약간의 골뱅이 국물도 따로 남겨 두어 양념장에 활용해 준다. 

양념장은 고추장과 고춧가루, 식초, 진간장, 매실청, 다진 마늘 약간, 올리고당, 설탕 등을 대충~ 넣고 만들어 준 후 골뱅이와 각종 야채를 섞어 버무린 후, 맨 마지막에 참기름 약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해 준다. 

삶은 소면과 함께 골뱅이 무침을 수북하게 접시에 담아 주었더니 남편은 손담비가 그려진 소주 박스에서 소중히 소주병을 꺼내어 골뱅이무침과 함께 한 잔 들이켜 주신다. (하지만 그는 차마 신앙인으로서 소주의 사진 촬영은 허용치 않겠노라고 말했다 ㅋㅋ) 



다음 날, 연근조림에 도전해 보았다. 언제나 어머님이 연근조림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이건 너무 쉽잖아?'를 연발해 온 나였지만 막상 혼자 도전해 보려니 과연 내가 그 맛을 그대로 낼 수 있을까 슬쩍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도전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 먼저 연근의 껍질을 벗기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 후 식초를 약간 넣고 끓는 물에 10여분간 데쳐 주었다. 그리고 물을 따라 내고 조림 냄비로 옮겨 진간장과 물을 적당히 섞고 청주와 매실청, 그리고 설탕을 약간 넣어 중불에서 다시 15분 이상 서서히 조려냈다. 이 때 수저로 연근을 계속 뒤집으며 간장물이 베어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국물이 거의 졸아 들면 물엿을 상당히 넣고 좀 더 졸인 후 참기를과 통깨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연근조림만 딸랑 해서 밥을 줄 순 없기에, 올만에 국물 불고기(나는 빡빡한 불고기보다는 국물이 좀 풍성한 불고기를 선호한다)를 좀 해 보았다.

먼저 마트에서 불고기 거리를 사와 양념장에 재워 한 시간 정도 양념이 베어들게 놔둔 다음, 멸치와 다시마, 무우 등을 넣고 다싯물이 우린다. 다싯물에 양념된 불고기를 넣고 표고버섯과 송이버섯, 그리고 양파와 파와 당근, 다진 마늘 등을 넉넉히 넣어 부르륵~ 끓이기만 하면 된다.

거기에 남편이 젤로 좋아하는 시금치 된장국까지 끓여서 내 놓으니 남편도 맛있다며 좋아했다.  그래... 내 배가 더 부르면 맛난 음식을 더 해주고 싶어도 못해 주니 지금이라도 많이 먹으시게나... 나도 괜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산후도우미 면접을 보러 빗길을 뚫고 LA에 다녀왔다. 총 두 명의 산후도우미 면접이 예정되어 있는데 오늘 뵌 분은 그 중 첫번째 분이시다. 나는 이런 류의 면접을 한번도 안해봐서 사실 약간 긴장이 되었지만 그동안 좋은 산후도우미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으니 조만간 좋은 분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리고 LA까지 간김에, LA  한인타운의 CGV영화관 몰 내에 위치한 '스쿨푸드'(여기 생긴지 한 6개월이나 되었다는데 이제야 와본다^^)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예전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먹었던 그 맛일까... 나름 기대하면서 라볶이와 찹쌀순대, 그리고 맛탕을 시켜 보았다. 

음식은 정갈한 편이었고 식당 내부 인테리어도 매우 깔끔했으며  떡볶이 종류만도 7가지에 이르렀으니 나름 한국 분식의 세계화를 표방하기에 손색이 없어 보이긴 했지만,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음식 맛은 한 80점 쯤 주련다 ㅋㅋ  


출산이 다가오면서 이것저것 사야 할 것도 많고 산후도우미 비용(한 달에 소개비 포함 300만원이 넘는다)이나 병원 비용 등(지난 주에 같은 병원에서 아기 낳은 언니가 그러는데 총 병원비가 3만불, 그 중 환자 부담분이 20퍼센트인 6천불이란다. 거의 800만원 가까이 드는 비용이다) 목돈을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려면 남편의 벌이는 고정되어 있으니 내가 집에서 알뜰하게 밥을 해대서 외식비를 줄여 저축하는 길 밖에 없는데 몸이 무거워 자꾸 사먹고만 싶으니 참으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집에서 한 끼라도 더 만들어 먹을수록 통장 잔고가 올라간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지 말고, 새해에도 비록 밥순이로서나마 집안 경제에 이바지하는 내가 되어야겠다 ㅋㅋ
Posted by 모델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