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남편 아침밥 차려주고 도시락 싸서 7시 이전에 출근시키고 나면, 하은이 깨워서 8시 반까지 프리스쿨에 데려다 주는 얼바인에서의 일상적인 나날들이 시작되었다. 

올 3월 둘째를 낳기까지 반복될 이러한 일상 속으로 돌아온 나는, 이번 한주간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12월 한달간 한국에 다녀오느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는 반가운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그 첫 타자는 고3때 친구 지윤이와 그의 20개월 된 딸 앨리슨! 우리가 만난 장소는 인근 마켓 플레이스에 위치한 '마카로니 그릴'이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다. 인근을 지나치면서 어떤 곳일까 늘 궁금했었는데 마카로니 그릴은 분위기는 최고!  맛은 그럭저럭! (오늘의)웨이트리스 서비스는 제로!라고 간단히 평할 수 있겠다^^      



다음날,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된 헌주엄마네 집에 처음으로 놀러갔더랬다. 헌주엄마는 29개월된 아들 때문에 처음 보는 나같은 손님을 위하여 손수 음식을 장만하는 것이 수고스러울텐데도 굳이 맛난 홈메이드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어서 나는 너무도 감동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나와 같은 77년생이라 더욱 반가웠는데 아이를 종일반에 보내 놓고 지내는 나보다도 집이 더 깔끔하고 음식솜씨도 좋아서 앞으로도 수 년간 주욱~ 펼쳐칠 외로운 얼바인 라이프 속에서 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 한 달간 만나지 못했던 콘코디아 대학 영어반 언니들과의 만남은 내가 매우 좋아하는 '모찌라또'에서 이루어졌다.  우리는 떡뽁이와 왕만두, 떡국 등 추억의 한국 분식을 먹으면서 지난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이제 혜정 언니는 1월 말이면 5년간의 이곳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영구귀국을 하게된다. 언니가 많이 보고싶을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히히. 나만 너무 잘 먹고 돌아다니면 남편에게 미안한 법!

오늘은 남편이 김치두부두루찌개가 먹고 싶다고 해서 한 번 만들어 보았다. 먼저 어머님이 보내 주신 김치를 하나 꺼내서 쫑쫑 썰은 다음 갖은 양념을 넣고 푹 끓여 주었다. 그리고 충분히 물렁물렁해진 김치를 다시 꺼내어 들기름을 두르고 프라이팬에서 달달 볶은 후 통깨를 뿌려 마무리! 그리고 두부를 프라이팬에 살짝 데펴서 큰 쟁반에 담아내었다. 



그렇다고 저녁상으로 꼴랑 김치두부두루치기만을 내놓을 순 없기에, 나는 남편이 평소 좋아하는 '멸치호두볶음'과 두루치기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는 '왕계란말이'를 만들어서 같이 차려 주었다.(하지만 왕계란말이는 둘둘 말다가 옆구리가 터지는 바람에 비주얼로는 왕실패... ㅋㅋ)



새해가 시작된 이후로 주욱~ 어깨와 목이 결린다고 집안 일은 일절 하지 않았던 남편은, 김치두부두루찌개에 만족했는지(?) 오늘은 간만에 하은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육아서비스를 제공(?)하였다! ㅋㅋ 



이곳에서의 일상은 이렇게 평화로우면서도 약간은 무료하게 전개된다. 할일도 없는데 이제 미뤄둔 논문 준비나 슬슬 시작해 볼까나?^^
Posted by 모델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