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요즘 영 잠이 모자라는 관계로 주말이라도 시체놀이를 하고 싶어하는 남편의 강렬한 열망을 개무시(?)한채, 남편의 등을 떠밀어 온가족이 얼바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에 놀러갔다.

내가 즐겨보는 공짜 잡지인 OCFamily(오렌지 카운티 가족이랄까? ㅋㅋ) 라는 잡지에 보니,
지금 이곳에서 '플레이 하우스'라는 무슨 프로젝트를 한다기에, 
요즘 자꾸 배개랑 쿠션을 가지고 자기만의 작은 공간을 만들어 스스로 캐슬이라고 부르고는 그 안에서 도통 나오질 않는 큰 딸 하은이를 위해서 우리의 윤요사, 산더미 같이 밀린 집안일들을 차치하고 이렇게 특별히 거동해 주시었다^^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의 에드워드 극장 앞 코트야드에 나가보니 이 행사를 알리는 요런 작은 팻말이 하나 붙어있다.



뭐 말은 프로젝트니 뭐니 해서 근사해 보였지만, 사실은 극장 앞 빈공간에 이렇게 작은 펜스로 약간의 공간을 확보한 후  난쟁이 집 같은 몇 개의 집을 이쁘장하게 지어 놓은 채 우리 하은이같이 공주병에 빠진(?) 얼라들을 푼돈을 뜯어내고 그 수익금으로 무슨 좋은 일에 쓰는 그런 행사였더랬다.



1인당 2달러씩 내고 펜스 안으로 들어가면 겨우 7~8채 정도의 작은 집이 있고 집 안에는 모두 이렇게 귀여운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거두절미하고 플레이하우스 사진 대방출~~~ 

 


물론 하은이야 매우 좋아했지만 30여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싱겁게 끝나버린 우리의 플레이하우스 프로젝트.
나는 요즘 누가 우리 하은이로 하여금 나를 찾지 않고 오래도록 놀 수 있게만 해준다면 거의 달나라까지도 우주선을 타고 날아갈 기세다 ㅋㅋ(이런 불량엄마 같으니라고...^^)

이에 우리 가족은 허탈하게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를 구경하면서 점심때가 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쇼핑몰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는 이렇게 생겼다. 곳곳의 분수와 쉼터,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들까지... 

서울은 땅덩이가 좁아서 그런지 백화점 건물은 있을지언정 미국과 같은 진정한 쇼핑거리는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신사동 가로수길이든 서래마을이든 대부분의 핫플레이스라 부르는 곳들도 작은 골목길이나 도로를 끼고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반해, 이곳은 어찌나 이런 넓직넓직한 쇼핑몰들이 많은지 유모차 가지고 쪼리 신발 짝짝 끌면서 애엄마들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기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그것도 애가 둘이다 보니 다 귀찮긴 하지만 알이다ㅎㅎ



이제 이곳의 3대 명물인 회전목마와 자이언트 휠(관람차), 그리고 기차놀이를 소개한다.

오늘도 하은이가 회전목마 한 번 타게 해달라고 애걸복걸하였으나 나는 이런저런 거짓부렁을 둘러대며 하은이의 주의를 딴데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왜냐구? 싸우스코스트플라자 회전목마는 에브리데이 1달러인데, 여기는 주중에는 2달러, 주말에는 3달러나 하기 때문이다. 이건 동심을 이용한 폭리이며 우리엄마들은 절대로 이런데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내가 왜 5분도 안되는 이런 회전목마에 3달러나 써야한단 말인가??? ㅋㅋ




이제 서서히 배가 고파진다.
오늘 나에게 선택된 맛집은 어제 얼바인 스펙트럼 센터의 맛집을 인터넷으로 부지런히 검색한 결과 찾아내고야 만 "베지 그릴" 되시겠다. 



필 충만한 샐러드와



고기 대신에 왕 버섯이 들어간 베지 버거들... 맛은 따봉이다! 다만, 가격은 만만치 않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굳이 애플 스토어에 들러 내 아이폰4 케이스를 사주고 싶단다. 이게 웬 떡이냐며, 나는 케이트 스페이드 걸로 42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케이스를 덥석 집어들었다.  

그러나 울남편 왈 이게 일주일 후면 돌아올 우리 결혼 5주년 선물이란다. 뭐시라고라고? 그 선물로는 루이비통 가방을 사달라고 이몸이 지난 멸 달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계속하여 말해오지 않았던가? 허나 울 남편,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명품가방이 아니라 휴대폰 케이스라며 계속 헛소리를 해댄다. 그리고는 명품 가방 살 돈은 줄 수 있지만 제발 가방만큼은 사지 말고 다른 유용한걸 사란다. 끄응~(실은 그 상당액을 줄런지가 더 의문임 ㅋㅋ)



끝으로 남편이 우리 하은이를 위해 어제 갓 만들어준 따끈따끈한 기린 종이 인형을 소개한다. 하은이가 자랑한다고 프리스쿨에 가져갔기에 주차장에서 기념사진 한 컷 찍어봤다.



다음날인 주일, 디사이플 교회 유치부 아이들이 어른예배에서 헌금송을 불렀다. 흰 티에 청바지를 입혀 오라 해서, 일부러 좀 튀어보이게 하려고 청반바지에 흰색 반스타킹 신겨줬다. 우리 하은이, 내 눈에만 귀여운가?^^



아래 사진은 내가 요즘 블로그에 소홀한 이유인 바로 '디사이플 교회 제자반 훈련' 사진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마다 세시간 이상씩 모여서 성경공부를 하고 그 과제를 매일 조금씩 해가야 하다보니 시시콜콜한 다른데 맘 돌릴 여유가 없다.



나를 포함한 9명의 귀한 자매님들과 또 우리를 인도하시는 윤목사님의 은혜로운 말씀이 언제나 나에게 좋은 신앙적 자극이 되곤 한다. 아마도 2년 후에 내가 한국에 돌아갈 때 쯤이면 그 유명했던(?) 예전의 모난 성격들이 다 바뀌어서 성인군자 아님 홀리워먼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푸하핫!

Posted by 모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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