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Newport Beach의 Roger's Garden을 가다(10.8. 2010)
모델윤
2010. 10. 9. 09:11
월화수목 내내 오전엔 영어 배우러 가기, 오후엔 청소 빨래 등 소소한 집안 일들 처리하기, 그리고 저녁 땐 사력을 다해(?) 저녁식사 준비하기... 너무 단조로운 생활들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금요일이 되자마자 같이 영어배우는 HJ언니를 꼬셔서 인근 뉴포트비치에 있는 '로저스 가든'에서 식물들을 구경하고 바로 옆에 위치한 '패션 아일랜드'에 들러서 한동안 발끊었던 쇼핑을 즐길 계획을 세워 집을 나섰다.
요 로저스 가든은 내가 가끔 뉴포트비치의 바닷가를 구경갈 때마다 길에서 지나치던 곳이었는데 맨날 간판만 보았을 뿐 정작 그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오늘 막상 들어가보니 입장료도 없는데다 너무나도 다양한 꽃과 나무들을 볼 수 있었고 또 그것들을 구입할 수 있어서 나는 대만족이었다.
게다가 단순히 식물들만 진열해 놓은 것이 아니라 예쁘고 제법 큰 기프트샵도 구비하고 있었는데 그 곳은 이미 어여쁜 할로윈 장식용품들과 크리스마스 소품들로 점령되어 있었다. 얼바인에서 차로 10분 정도만 가면 되는 그 곳에 예상외로 예쁜 식물원이 있었던 것이다.
로저스 가든 구경과 인근의 패션 아일랜드 쇼핑을 마치고(말이 쇼핑이지... 임부복 몇 개와 썬블록 하나 샀을 뿐이다. 흑흑...) 집에 돌아오니 벌써 하은이를 픽업할 시간이 다 되었다. 쇼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나는 얼른 하은이를 픽업해 와서 무조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틀어준 후(요건 내가 너무 바빠서 애를 완전방치할 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부억으로 들어가 오늘의 특별메뉴 베이컨새우볶음밥에 도전해 보았다.
그동안 야채 볶음밥은 많이 해줬지만 이제 다음주면 동부로 출장을 가는 남편을 위하야 오늘은 특별히 난생 처음 베이컨새우볶음밥에 도전! 뭐 제목은 거창했지만 하는 방법은 완전 노가다다.
먼저 당근, 양파, 호박, 파프리카, 버섯 등 각종 야채를 미친듯이 채를 썬다. 그리고 청주를 조금 넣은 물에 새우를 살짝 삶은 뒤, 껍질을 벗기고 등을 갈라서 일일이 내장을 떼어낸 후(요게 은근히 짜증나는 일인데 하지만 그렇다고 내장을 안발라내면 웬지 먹기가 좀 찝찝하다)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그 다음엔 베이컨을 약 1센티 크기로 잘라준다. 마지막으로 계란 스크램블을 만들어 준다.
이젠 프라이팬에 오일과 버터를 1대 1로 두르고(인터넷 레서피에는 이렇게 나와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해 먹어보니 버터의 맛이 너무 강해서 좀 느끼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버터는 향이 날 정도로 쬐끔만 넣어주면 될 것 같다)밥을 먼저 볶아 준 후, 채 썬 야채와 스크램블, 베이컨, 새우 등을 더 넣고 잘 볶아주면 끝이다.
남편은 내가 만들어 준 요리를 단숨에 먹어 치우고 행복하게 배를 두드려댄다. 하지만 야채볶음밥과 같은 단품요리를 만들 때면 정작 나 자신은 언제나 허무가 밀려온다. 왜냐하면 다음 끼니는 또 완전히 from the scratch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수고를 해서 국을 끓이거나 반찬을 만들면, 적어도 다음 한 끼는 더 써먹을 수 있는데 단품요리는 언제나 그게 안되서 쫌 아쉽다.
그래도 오늘은 올만에 가든도 구경하고 백화점도 구경했기에 나는 후회없는 하루를 보냈노라고 자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