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Canada 서부 여행 - 세째날(8.4. 2010)

모델윤 2010. 8. 12. 02:05
오늘은 가이드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볼 곳이 많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야 한단다. 그래서 나와 남편은 아직 비몽사몽 중인 하은이를 새벽 6시부터 깨워서 아침도 먹이지 못한채 버스에 올라타야만 했다.
 
첫번째 관광지는 재스퍼(JASPER) 국립공원의 아싸바스카 폭포였다. 이름은 꽤 거창했지만 이 폭포는 나아아가라나 이과수 폭포 쯤 되는 뭐 그런 장대한 폭포라기 보다는 그저 빙하가 녹은 물이 귀엽게(?) 흘러주시는 정도였다고나 할까? (아마도 특별히 봐야할 만한 가치가 있다기보다는 다음 관광지인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설상차를 타러 가기 위한 중간 지점에 있어서 걍 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바로 록키산맥 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리우는 콜롬비아 아이스 필드이다. 아싸바스카 빙하에서 녹아내린 두꺼운 얼음층 위를 달려서 설상차가 얼음판 한복판에 사람들을 내려 놓으면 미리 준비해 간 컵으로 몸에 좋다는 빙하수를 한 잔 마시고 거기서 사진도 찍고 그러는 코스였다.

처음 타보는 특수 제작된 설상차도 신기하고 맨날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만 받다가 두꺼운 얼음판 위에 서서 칼바람을 맞아 보는 것도 좋았지만,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솔직히 말하면 여기 꽤 괜찮네~ 하는 정도의 기분이 드는 게 전부였다.  

그래도 여기서 우리 일행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체사진도 한 컷 찍었는데 정말이지 마흔 명의 사람들이 다들 친절하시고 또 하은이를 귀여워해 주셔서 그나마 이번 여행을 수월하게 잘 마칠 수 있었다.  



그 곳을 떠나 우리는 또다시 버스를 타고 꽤나 달려서 밴프(Banff)시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마다 우리 하은이는 착하게도 내 무릎에서 자주 잠이 들어 주었다. 하은이가 일어나 떠들때면 야! 빨리 좀 자라... 하고 윽박지르다가도 불편한 버스 안에서 군말없이 스르르 잠이 드는 하은이를 보면 왠지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우리 일행은 먼저 밴프 인터내셔널 호텔에 여장을 풀고 난 후(이 호텔에서는 운좋게도 복층식 룸을 배정받았는데 매우 로맨틱하고도 정감있는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정말 좋았다), 래프팅을 하기 위하여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라는 보우강(Bow river)으로 향했다.



보우강은 깨끗하고도 강의 깊이가 얕은 곳이어서 래프팅을 하기에는 꽤 좋은 코스였다. 말이 래프팅이지, 노는 전문적으로 노젓는 사람이 다 저어주고 우리들은 그저 주변의 절경만 구경하면 되었다. 약 45분가량 좋은 공기를 마시며 나무와 기암괴석들을 구경하고 나니... 어느덧 배가 고파졌다ㅋㅋ



그래서 우리는 밴프 시내로 다시 내려와서 그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의 운영하는 식당에 들어가 감자탕으로 맛난 저녁을 먹어 주시었다. 이번에 여행하면서 느낀 거지만 아무리 절경을 구경한다 하더라도 하루 세끼를 양식으로는 도저히 먹지 못하겠더라. 그나마 곳곳에 한인식당이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나는 이 날 저녁, 생애에서 가장 맛있게 감자탕을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밴프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나는 이 날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내느라 배가 많이 땡기는 생황이어서 정말 아름다운 이 거리를 뒤로 하고 호텔로 들어와 대충 씻고 누워버렸다. 남편은 나 때문에 자유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해 조금 섭섭해하는 듯 했지만 어쩌랴 임신한 마누라가 배가 아프다는데...쯧쯧^^
 
아래 사진은 음식점에서 숙소로 돌아오면서 찍은 밴프시내의 모습이다. 많은 상점들과 예쁜 건물들, 낭만적인 꽃 장식 등이 어우러져 밴프는 이번 여행 중 내가 본 거리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도시였다. 



오늘은 그래도 설상차도 타고 래프팅도 하고 예쁜 시내 구경도 한 즐거운 하루였다. 가이드 선생님 말씀이 내일 코스가 더 좋다니깐 빨리 푹 쉬고 컨디션 회복을 해서 내일 여행은 자유시간도 다 즐겨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