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일상

요리와 산책, 그리고 수다에 몰두하는 요즘(9.30. 2010)

모델윤 2010. 10. 1. 10:13
요즘 입덧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긴 이제 다음주면 벌써 5개월째에 접어드니 그만할 때가 되기도 했다.

약간 살만해진 나는 가계부에 점철된 외식 기록들을 보니 마음이 아파져서 이제는 내가 꼭 삼시 세끼 다 집에서 해 먹으리라 다짐해 본다. 그래서 그저께 저녁에는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감자전을 부쳐 보았다. 예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불판같은데 구워진 감자전을 사먹던 기분이 갑자기 생각나서리^^

요건 레서피가 매우 간단하다. 그래서 그냥 "아, 오늘은 감자전 부쳐 먹을까?"라고 마음 먹는게 가장 핵심이다 ㅋㅋ

일단 감자 3개와 버섯 반개, 그리고 호박과 당근 약간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았다. 그리고 약간의 부침가루와(그래야 그나마 점성이 좀 생겨 부쳐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전체 감자의 양에 비해서 부침가루 양은 매우 적어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라면 포인트라 하겠다!) 계란 한 개를 넣고 쓱쓱 비벼준다. 그리고 그냥 후라이팬에 부쳐 주면 된다. 

그래도 울남편 맛있다고 난리났다. 역시 내가 입덧한다고 최근에 여러 날 밖에서 사먹였더니 그저 집에서 해주기만 해도 좋아하는군 ㅋㅋ
  



다음으로 어제는 새송이버섯과오뎅굴소스무침을 만들어 보았다.
힘들다고 며칠 동안 반찬을 하나도 안만들고 마트에서 사온 종가집 배추김치, 열무김치, 동원야채참치캔, 뭐 이런 걸로만 반찬을 내놨더니(하지만 나도 양심은 있어서 국은 매일 새걸로 끓여줬음^^) 냉장고에 홈메이드 반찬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 냉동실에 사다 둔 오뎅 생각이 나서 인터넷에서 간단 레서피를 찾아 대충 도전해 보았다. 

요것도 진정 간단하다. 먼저 끓는 물에 오뎅을 살짝 데쳐서 기름을 빼주고 쫑쫑 썬다. 그리고 버섯이랑 파프리카, 그리고 양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볶은 다음 굴소스, 후추로 간 맞추고 맨 마지막에 참기름이랑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한다.



그리고 버섯오뎅굴소스무침만 내놓을 수 없으므로 간단한 야채 볶음밥을 준비했다.
호박과 양파, 파프리카, 버섯 등 각종 야채들을 몽창 쓸어넣고 밥과 함께 볶아서 야채 볶음밥을 만들고 계란 위에 케찹으로 하트 하나 만들어서 고기무우국과 함께 내 놓았더니 남푠이 만족스러운 표정과 함께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려 주었다.



그리고 오늘 점심은 HJ 언니가 나랑 혜정 언니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중국식 냉면을 만들어 주었다. 요 오이와 계란과 햄, 그리고 미역 안에 면발과 중국식 냉면 소스가 차분히 숨겨져 있었는데 맛이 정말 좋았다.

언니는 후식으로 역시 직접 만든 홍차잎찐케익을 만들어 내놓았는데 이것도 쫄깃쫄깃하고 어찌나 맛있는지...

그리고 다 먹고 배 두드리며 집에 가려고 일어섰더니 HJ언니는 직접 만든 딸기 쨈을, 그리고 혜정언니는 한국에서 공수해 온 쑥떡을 내 가방에 고이 넣어 주었다. 언니들... 정말 눈물나게 고마워용~ 



저녁 때는 올만에 온가족이 집 근방 산책에 나섰다. 미리 준비해 간 버블 놀이를 가지고 남편이 버블을 불어 주면 하은이는 그걸 터트리면서 걸어가고 나는 뒤에서 그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며 뒤따라 걸었다. 곧 해가 어두워져서 비록 많이 걷진 못했지만 앞으로 남편이 일찍 들어오는 날은 같이 이렇게 산책을 나오기로 약속했다.

참! 우리 옆 집은 벌써 대문에 할로윈 장식을 해놓았더라... 할로윈은 10월 마지막 날이라 아직 한 달도 더 남았는데, 좀 빠른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그런 모습을 보니 여기가 정말 미국이 맞긴 맞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아직 하은이가 어려서 할로윈이 뭔지 몰라 그나마 다행이다. 안그랬다면 할로윈 커스튬(의상)을 사달라고 엄청 나를 졸라댔겠지?^^ㅋㅋ